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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덕수궁에서 아동한복 통해 한국인의 일생의례가치 조명하는 전시 진행
[전시] 덕수궁에서 아동한복 통해 한국인의 일생의례가치 조명하는 전시 진행
[서울문화인] 덕수궁 덕홍전에서 ‘전통한복 일생의례, 탄생에서 성년례까지’ 전통한복을 소개하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일생의례란 한 사람이 태어나 평생 겪는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그 변화를 잘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예를 갖추는 의식을 말하는 것으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권점수)가 한국인의 ‘일생의례’와 전통복식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속에 담긴 한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권혜진, 김미정, 김혜순, 엄정옥, 안혜선(가나다 순) 등 총 5인의 중견 한복디자이너가 참여하여 백일, 첫돌, 관례, 계례 등을 주제로 다양한 아동한복 10종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소개되고 있는 한복은 공진원과 한국실크연구원이 개발한 전통원단 11종을 활용하여 전통방식의 직물원단 소재가 주는 색감과 문양, 독특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잘 느낄 수 있다. 공진원 한복진흥센터 김승배 센터장은 “이번 전시에 나온 10종의 전통한복작품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바로 입힐 수 있을만큼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고 밝힌 뒤, “전통한복의 일상속 향유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가정의달을 맞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세대를 이어주는 한복문화의 가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복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9일까지 진행되며, 덕수궁을 방문하는 누구나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권수진 기자]
미술시장의 바로미터, 2024 화랑미술제 156개 갤러리가 참여... 4월 3일 VIP 프리뷰
미술시장의 바로미터, 2024 화랑미술제 156개 갤러리가 참여... 4월 3일 VIP 프리뷰
[서울문화인] 2024 화랑미술제가 오는 4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코엑스(Coex) C, D홀에서 개최된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화랑미술제는 42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로 매년 한 해를 여는 대형 아트페어로 국내 미술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올해 총 156개의 국내 갤러리가 참가, 기성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재기발랄한 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여서 기존 컬렉터들에게는 또 다른 취향 발견의 기회가, 신규 컬렉터들에게는 미술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라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화랑미술제는 모든 회원 화랑에게 동일한 부스 크기를 제공하여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부스당 6명 이하의 작가의 작품을 출품하도록 권고하여 나열식 전시가 아닌 세심하게 큐레이션 된 전시를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국제갤러리는 최근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김홍석을 비롯해 쟝-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 등 지속적으로 조명해온 저명한 국내외 작가들을 선보일 예정이며, 갤러리현대는 1세대 행위예술가 이건용과 실험미술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강소의 작품 등을 소개한다. 금산갤러리는 지난 Kiaf SEOUL 2023에서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주목받은 윤필현의 위트 있는 작품을 다시 한 번 선보이며, 학고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프론티어들과 함께한다. 또한, 솔로 부스를 통해 단일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갤러리도 다수 있다. PKM 갤러리는 '붓질'이라는 근원적인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 온 신민주, 더페이지갤러리는 재료의 고유한 물성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미니멀리즘 추상 조각 작업을 해온 조각가 박석원, 갤러리마크는 스페인 출신의 다원 예술가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 우손갤러리에서는 넓은 색면과 선, 점 등의 요소를 자유자재로 섞어서 화면을 구성하는 허찬미의 정물화, 갤러리세줄은 한지와 먹이라는 대표적인 한국적 요소를 주재료로 다루는 차계남의 2미터가 넘는 대형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이번 화랑미술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나아트는 90년대 이후 일본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인정받는 작가 히로시 스기토의 개인전을 조현화랑은 일본의 모노하 운동을 이끈 키시오 스가의 작품을 출품하며, 갤러리조은은 국내외 유망 작가들을 조망하는 가운데 Kiaf SEOUL 2023에서 솔드아웃되며 성공적으로 국내에 데뷔한 타츠히토 호리코시의 신작을 선보이며, 갤러리밈에서는 일본 미술전문지 미술수첩에서 2021년 ‘일본작가 100인’에 선정되며 차세대 작가로 꼽히는 카이토 이츠키의 작품을 소개한다. 2024 화랑미술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5, 미술시장의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 프로그램 ART&ARTIST TALK, 그리고 엄선된 작품을 행사 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특별 온라인 프리뷰가 준비되어 있다.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5회차를 맞은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이하 줌인)은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만 39세 이하의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한 화랑미술제의 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사전에 작가 10인이 선정되었고, 페어 현장에서 관람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합산해 최종 2024 ZOOM-IN 어워즈의 수상자 3인이 가려진다. 어워드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특별 프로모션 혜택이 제공된다. 올해는 약 570여명의 작가가 공모에 지원한 가운데 10명의 작가가 선발되었다. 선발된 작가는 곽아람, 김보경, 김한나, 송지현, 심예지, 이성재, 이호준, 장수익, 최명원, 최혜연 (ㄱㄴㄷ 순)으로, 특히 출품 장르의 다양성과 한국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ART&ARTIST TALK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ZOOM-IN 작가들과 비평가들과의 ARTIST TALK(이하 아티스트 토크)를 비롯한 다양한 ART TALK(이하 아트 토크)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 애호가와 미술시장에 새로이 진입하는 컬렉터에게 유용한 전문 지식을 제공하며 호평을 받았다. 2024 화랑미술제에도 더욱 다채로운 토크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4월 4일(목)부터 4월 6일(토)까지 D홀 토크 라운지에서 진행될 이번 행사는 작가와 갤러리, 비평가를 아우르는 미술시장의 균형 잡힌 성장과 올바른 컬렉팅 문화 형성에 초점을 맞춘다. 아트 토크 강연으로는 ‘크리스티 홍콩’의 정윤아 부사장이 국내외 미술시장 트렌드를 살펴보며 컬렉팅 가이드를 제시하고, 이유경 변호사가 미술세법, 진흥법, 문화재 보호법 등 미술과 관련된 법률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는 패션과 아트라는 다르면서도 닮은 두 산업 간의 융합을 주제로 콜라보레이션 사례와 브랜드 컬렉션 등을 소개한다. 또한, 신진작가 특별전 줌인과 연계한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안진국, 이문정, 이태호, 고동연, 김수진, 김허경 평론가와 줌인 선발 작가 6인(곽아람, 김보경, 김한나, 이성재, 이호준, 최명원)의 대담이 진행된다. 모든 토크 프로그램은 한국화랑협회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td4xh3io7r)을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S.I.VILLAGE 와 함께하는 온라인 프리뷰 2024 화랑미술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프리미엄 온라인 부티크 S.I.VILLAGE(이하 에스아이빌리지)와 협업해 행사 2주 전인 3월 18일(월)부터 행사 종료일인 4월 7일(일)까지 에스아이빌리지 홈페이지(https://www.sivillage.com/)에서 특별 온라인 프리뷰를 진행한다. 화랑미술제 출품작 중 엄선된 47점을 온라인에서 선보일 예정으로, ▲한국 모노크롬을 대표하는 ‘윤형근’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지난해 아트선재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 ‘서용선’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는 ‘이우성’ ▲ZOOM-IN EDITION 4 대상 수상자 ‘젠박’ ▲최영욱 ▲아트놈 등 다수의 국내 인기 작품이 중점적으로 선보여진다. 또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선발 작가 일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프리뷰에는 최예림, 심성아 도슨트가 온라인 큐레이션을 통해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특징,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전달한다. 또한 아트페어 감상 팁과 컬렉터를 위한 온라인 가이드 등이 제공, 초보 컬렉터나 미술시장에 입문하는 신규 고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2024 화랑미술제의 일반 입장권의 가격은 20,000원이며, 학생(초ž중ž고등학생) 및 예술인 패스 소지자와 미술협회 회원은 할인된 금액인 15,000원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2024 화랑미술제 도록을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된다. [권수진 기자]
[전시] 상상과 책을 통해 예술을 펼쳐내다. 리너스 반 데 벨데 개인전
[전시] 상상과 책을 통해 예술을 펼쳐내다. 리너스 반 데 벨데 개인전
[서울문화인] 영화와 그 영화 속의 소품과 세트가 전시장에 펼쳐져 있고 벽면에는 대형 목판화(차콜 드로잉)와 마치 여러 작가의 화풍을 모아 놓은 듯한 오일 파스텔화가 가득하다.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의 작업세계를 조망하는 국내 첫 개인전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가 아트선재센터와 스페이스 이수, 두 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리너스 반 데 벨데(Rinus van de Velde, b.1983)는 가상과 실제, 평행우주 안의 무한한 개연성에 대하여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는 작가로 그는 실제적 사건들과 상상력 속에서 혼합된 가상의 이야기를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 매체에서 클리핑 한 이미지나 역사적 인물의 삶에 대한 기록 등 일차적 사료를 기반으로 각 작품 속 독특한 세계관을 영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실제적 사건들과 상상력 속에서 혼합된 가상의 이야기를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영상화하고 있다. 영상(영화)에는 작가와 유사한 용모의 인물을 등장시켜 도플갱어, 평행우주 개념을 작품 세계에 끌어들여 회화를 확장시키고 있다. “상상력은 인간에게 주어진 재능이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무언가를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보다 상상하는 것이 더 흥미로운 경우가 많다. 공상은 강력한 도구이며 우리가 현실을 성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고, 창문 틈으로 내다보지 않고도 하늘의 도를 볼 수 있다.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그만큼 덜 알게 된다.’는 도덕경의 노자의 말처럼 작가의 특이점은 여행을 거의 하지 않고 매일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자신의 작업실 안에서 상상과 공상만으로 스스로 설계한 내적 여행을 떠나고 이를 영상과 회화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11세 때 부모와 그랜드 캐니언을 보기 위해 미국여행을 떠났지만 장시간 비행과 이동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서 도착하여서도 차에서 내리기를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는 ‘차라리 집에 머무는 게 낫다’, ‘내적 여행’, ‘안락의자 여행자’ 등 최근 그의 작품 제목에도 잘 드러난다. 반 데 벨데는 직접 여행하는 대신 잡지, 미술 서적, 역사서, 인물 전기 등 책과 영화, 뉴스 등에서 영감을 얻어 상상력만으로 모험을 즐기고 이를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이번 그의 첫 한국에서의 개인전에서도 자신을 찾아가는 작가 특유의 상상적 여행을 회화와 조각 그리고 영상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먼저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회화는 어딘가 익숙하듯 하면서도 어떤 것이 작가의 특징인지 모호하게 느껴질 정도로 화풍이 다르다는 점에서 마치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최근의 오일 파스텔화는 인상주의나 표현주의 같은 20세기 초의 외광파 작가들과 상상의 대화를 나누고 상상의 풍경을 그린 것들이기 때문이다. 반 데 벨데가 많은 미술 사조들 속에서도 외광파를 주요하게 다루는 이유에 대해 “내 현실과 가장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 중요한 것은 꿈과 욕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무언가를 상상하여 상상의 풍경에 도달하거나 과거의 외광파 화가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것, 그 예술 운동을 이해하고 더 깊이 이해하려는 꿈과 욕망이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는 반어적으로 ‘빛과 자연을 찾아 작업실 밖으로 나간 외광파 작가들이 작업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자신과는 가장 다르기 때문’이라 한다. 외광파 화가들이 밖으로 나가서 실제로 보고 겪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면, 반 데 벨데는 작업실 안 안락의자에 머물며 상상의 여행을 하고 상상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외광파 작가로서의 반 데 벨데가 그린 하늘, 바다, 호수, 숲, 들판을 담은 풍경화들로 가득하지만 작가의 회화는 마치 미술사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작가의 예술을 세계를 마주하는 듯하다. 이번 전시 제목은 그의 작품 제목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2023)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 글은 앙리 마티스가 그림 그리기에 가장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한 말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인용문을 여러 색의 빛으로 가득한 추상화 밑에 손 글씨로 써서 빛을 찾아 여행한 20세기의 야수파 화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편 사실 자신은 실제로 떠나지 않고도 자기 집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작업관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앞서 그는 실제적 사건들과 상상력 속에서 혼합된 가상의 이야기를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영상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영상(영화)에는 작가와 유사한 용모의 인물을 등장시켜 도플갱어, 평행우주 개념을 작품 세계에 끌어들이고 있다. 아트선재센터 2, 3층에는 회회 외에 두 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되었다. 먼저 영화 <라 루타 내추럴>(2019-2022)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제목처럼 초현실적인 세계로의 여행을 통해 자아의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고, <하루의 삶>(2021-2023)은 외광파 작가의 하루 동안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은 작가의 얼굴을 본뜬 마스크를 쓰고서 작가의 도플갱어를 연기하며 가상과 실재, 모험과 일상, 삶과 죽음을 되풀이하며 저마다의 ‘하루의 삶’을 살아간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치들은 모두 작가가 작업실에서 목재와 골판지 등으로 직접 만들어 제작하고 있다. 스페이스 이수에서는 상상의 여행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영화 세트이자 조각인 ‹소품, 터널›(2020) 외에도 공상을 하고 영감을 얻는 자리이자 여러 평행우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인 빈 침대를 그린 차콜 드로잉 그리고 탐험가, 예술가 등의 실존 인물들의 전기에 기반해 ‘허구적 자서전’을 담은 오일 파스텔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상상과 현실, 가짜와 진짜, 미술과 언어 등이 충돌하고 또 서로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작가의 삶과 내적 모험을 풀어낸 작품과의 동행을 통해 기존의 미술 시야를 벗어나 예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주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이번 전시는 5월 12일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 이수에서 전시를 마치고 5월 말 전남도립미술관으로 이동해 전시를 이어간다. 전시 기간에 평일 오후 3시, 주말 오후 3시, 5시에 도슨트 전시해설이 진행된다. 스페이스 이수는 토, 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성인기준 10,000원이며, 스페이스1, 스페이스2, 더그라운드의 전시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공연극장에서 만나는 공연콘텐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 국립극장 ‘별별실감극장’
공연극장에서 만나는 공연콘텐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 국립극장 ‘별별실감극장’
[서울문화인] 요즘 국립박물관을 방문하면 전시 외에도 관람객의 사로잡는 곳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선보이는 실감 영상실이다. 그런데 이런 실감 영상을 박물관이 아닌 공연극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국립극장(박인건 극장장) 공연예술박물관(관장 이주현)이 박물관 1층, 기존 별오름극장 공간에 2023년 3월 개관한 ‘별별실감극장’에서 공연예술을 프로젝션 매핑 기술과 멀티 센서 등을 활용해 만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귀토><온춤><호두까기 인형> 등 신규 콘텐츠 3편, VR백스테이지 투어 등 체험존 마련 ‘별별실감극장’이 2월 27일(화)부터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신규 콘텐츠는 실감 영상 3편과 증강·가상현실을 접목해 개발한 체험 프로그램 2개로 구성되어, 국립극장 공연을 새로운 방법으로 감상하고 작품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몰입형 실감 영상 3편은 창극·전통무용·발레 등 인기 레퍼토리 공연 속의 주요 장면을 생생하게 구현해 관람객이 작품 속에 있다는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관람객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션 기법은 더욱 생생한 경험과 강력한 몰입으로 이끈다. 새롭게 공개된 영상 3편 중, 국립창극단 <귀토, 토끼의 팔란>은 작품의 배경인 깊은 바닷속 신비한 용궁의 모습을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내었다. 토끼의 수궁 탐험에서부터 깨달음을 얻고 육지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이어 국립무용단 <온춤>의 ‘월하정인’과 ‘산수놀음’ 영상에서는 무용수의 움직임과 감정선에 맞추어 바뀌는 시공간이 눈길을 끈다. 달에서 등장하는 남녀, 한량무를 추는 선비의 손끝을 따라 움직이는 나뭇잎 등 다양한 효과로 눈을 즐겁게 한다. 공연에서 안무·출연을 맡은 국립무용단원 박기환, 박지은, 황태인, 이도윤이 제작에도 참여해 실감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고전 발레의 대표작 <호두까기 인형>은 ‘눈의 나라’ ‘과자 나라’ 장면을 생동감 넘치는 실감 영상으로 구현했다. 130분 공연을 6분 영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용걸 교수가 안무를 새롭게 짜고, K-Arts 발레단의 정예 단원들이 출연한다. 실감 영상 외에도 체험존도 마련되었다. ‘별별체험존’에서는 해오름극장의 숨겨진 공간을 가상현실에서 탐색해 보는 VR 백스테이지 투어와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고 꾸민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만들어 보는 AR 무대 체험을 할 수 있다. 박인건 극장장은 “실감 영상과 체험 콘텐츠를 통해 관객들이 공연을 보다 가깝게 경험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신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미래의 공연예술을 이끄는 국립극장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별별실감극장’은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운영시간(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수∙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까지 연장 운영)에 방문하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홈페이지(www.ntok.go.kr/museum)에서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권수진 기자]
[전시] 필립 파레노, 미술관을 마치 살아있는 거대한 생명체로 변신시키다.
[전시] 필립 파레노, 미술관을 마치 살아있는 거대한 생명체로 변신시키다.
[서울문화인] 리움미술관 옥상에 마치 통신탑을 연상하는 낯선 구조물이 눈에 띈다. 리움미술관의 새로운 전시 필립 파레노의 개인전 《보이스(VOICES)》를 관람하려는 관람객은 이미 그의 작품과 첫 대면을 한 것이다. 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14M 크기의 타워구조물은 색다른 인지력을 가진 인공두뇌로 새롭게 탄생한 목소리인 <∂A>(2024)와 상호작용하며 전시의 모든 요소를 조율하는 필립 파레노의 신작 <막(膜)>이다. <막>은 센서 기능을 갖고 있어서,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미세한 진동까지 지상의 모든 환경 요소를 수집된 데이터는 미술관 로비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상을 소개된다. 유입된 이 데이터는 사운드로 변환되기도 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자극하기도 하며 전시를 활성화시킨다. 이 소리는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 운율을 활용한 새로운 신호를 해석하여 ‘단어’와 ‘문구’로 표현하는 동안에 탑의 양태를 기반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전시장 외부에서 이미 경험한 이 작품은 필립 파레노가 이번 전시에서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필립 파레노(1964년생, 프랑스에서 거주 및 활동)는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데이터 연동과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 하는 유기적인 방식을 탐구하는 작가로 여러 전문가들과의 협업으로 영상, 사진,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와 전시 형식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이 둘이 결합되는 영역을 탐구하다 보니 이러한 전시는 국내대중들에게는 익숙하게 다가오는 전시는 아니다. 필립 파레노의 90년대 초기작부터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하는 대형 신작을 포함한 조각, 설치, 영상 등 총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 이번 전시에 대해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 공연과 같이 경험하는 전시이다. 시간에 따라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 전시의 작품은 미술관 한 곳에 고정되어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2 B1 전시장에는 전시장 곳곳을 부유하는 물고기들(〈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은 마치 전시장이 자신의 집인양 돌아다니고 있어 관람객이 오히려 그들의 영역(어항)에 들어온 것 같다. 또한 동심 가득했던 눈사람(〈리얼리티 파크의 눈사람〉(1995-2023))은 더위에 전시장 바닥에서 일그러지고 있다. M2 1층은 여러 협업자들과 제작한 1990년대 - 2000년대 초기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프랑스 그래픽 디자인 듀오 M/M(Paris), 네덜란드 패션사진 듀오 이네즈 앤 비누드, 동료 작가 피에르 위그 등과 제작했던 10여 점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유년기를 배경으로 한 희망과 디스토피아에 대한 사진과 영상 〈엔딩 크레딧〉(1999)과 이름도 역할도 없는 일본 망가 캐릭터 ‘안리’에 목소리를 부여해준 영상 작품 〈세상 밖 어디든〉(2000)은 대상이 여러 형태의 목소리로 가시화 되어 존립의 (불)가능성과 예술의 저작권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며, 피에르 위그, M/M(Paris)와 다양한 매체의 협업 방식을 소개하는 조명 및 가구 설치 작품 〈루미나리에(피에르 위그, 필립 파레노, M/M)〉(2001)과 그래픽 포스터 〈안리: 유령이 아닌, 그저 껍데기(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2000)를 만나볼 수 있다. 그라운드갤러리는 키네틱 공간으로 변신하였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깜박이고 움직이며, 관람객은 ‘섬광’을 인식하며 ’찰나’를 경험케 한다. <차양> 연작(2014-2023)은 기능이 부재하는 극장 차양의 모습을 닮아 있다. 이 작품 또한 미술관 외부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디지털 멀티플렉스 기술과 연동되어 사이키델릭한 풍경과 안무를 펼친다. 이와 함께 벽을 따라 〈깜빡이는 불빛 56개〉(2013)의 공연이 펼쳐지며 공간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움직이는 〈움직이는 벽〉(2024)은 마치 건물의 벽면이 떨어져 나와 움직이는 듯하다. 블랙박스는 영화관으로 변신,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여배우 마릴린 먼로를 환생시킨 영상 〈마릴린〉(2012)은 기계 장치를 통해 시선과 음성, 필체를 구현하여 유령처럼 허구의 눈속임으로 관객을 이끌며, <최초의 차양>(2016-2024)은 영화 상영이 끝나면 공간을 환하게 밝히며 막간을 알리는 사이니지 조명 역할을 한다. 잊고 있었다면 전시 제목이 《보이스(VOICES)》라는 것이다. 필립 파레노는 “사물은 관람객과 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물이 소통하는 세계를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가 말하는 소리는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수의 목소리’다. 전시장에는 작품마다 저마다 소리가 있다. 가까이서는 그 작품이 내는 소리를 또 어떤 곳에서는 여러 작품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가 겹쳐서 들리기도 한다. 이처럼 ‘다수의 목소리’는 작가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요소이자 작품과 전시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목소리(들)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다수의 목소리’를 하나의 공간으로 집결시키며 주체적 대상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한편, 전시기간 토크, 세미나와 함께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어린이 대상 <그림자 인형극 워크숍>이 열리며, 매주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자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성인 기준 1만8000원이다. [허중학 기자]

전시 인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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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덕수궁에서 아동한복 통해 한국인의 일생의례가치 조명하는 전시 진행
[전시] 덕수궁에서 아동한복 통해 한국인의 일생의례가치 조명하는 전시 진행
[서울문화인] 덕수궁 덕홍전에서 ‘전통한복 일생의례, 탄생에서 성년례까지’ 전통한복을 소개하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일생의례란 한 사람이 태어나 평생 겪는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그 변화를 잘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예를 갖추는 의식을 말하는 것으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과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소장 권점수)가 한국인의 ‘일생의례’와 전통복식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속에 담긴 한문화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권혜진, 김미정, 김혜순, 엄정옥, 안혜선(가나다 순) 등 총 5인의 중견 한복디자이너가 참여하여 백일, 첫돌, 관례, 계례 등을 주제로 다양한 아동한복 10종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에 소개되고 있는 한복은 공진원과 한국실크연구원이 개발한 전통원단 11종을 활용하여 전통방식의 직물원단 소재가 주는 색감과 문양, 독특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잘 느낄 수 있다. 공진원 한복진흥센터 김승배 센터장은 “이번 전시에 나온 10종의 전통한복작품은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바로 입힐 수 있을만큼 세련되고 현대적인 디자인을 자랑한다” 고 밝힌 뒤, “전통한복의 일상속 향유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기획되었으며, 가정의달을 맞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세대를 이어주는 한복문화의 가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복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9일까지 진행되며, 덕수궁을 방문하는 누구나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권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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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시장의 바로미터, 2024 화랑미술제 156개 갤러리가 참여... 4월 3일 VIP 프리뷰
미술시장의 바로미터, 2024 화랑미술제 156개 갤러리가 참여... 4월 3일 VIP 프리뷰
[서울문화인] 2024 화랑미술제가 오는 4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코엑스(Coex) C, D홀에서 개최된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화랑미술제는 42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로 매년 한 해를 여는 대형 아트페어로 국내 미술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에 따르면 올해 총 156개의 국내 갤러리가 참가, 기성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재기발랄한 신진 작가의 작품들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여서 기존 컬렉터들에게는 또 다른 취향 발견의 기회가, 신규 컬렉터들에게는 미술시장 입문의 기회가 될 것이라 전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화랑미술제는 모든 회원 화랑에게 동일한 부스 크기를 제공하여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부스당 6명 이하의 작가의 작품을 출품하도록 권고하여 나열식 전시가 아닌 세심하게 큐레이션 된 전시를 선보일 것이라 밝혔다. 국제갤러리는 최근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김홍석을 비롯해 쟝-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 등 지속적으로 조명해온 저명한 국내외 작가들을 선보일 예정이며, 갤러리현대는 1세대 행위예술가 이건용과 실험미술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강소의 작품 등을 소개한다. 금산갤러리는 지난 Kiaf SEOUL 2023에서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주목받은 윤필현의 위트 있는 작품을 다시 한 번 선보이며, 학고재는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프론티어들과 함께한다. 또한, 솔로 부스를 통해 단일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갤러리도 다수 있다. PKM 갤러리는 '붓질'이라는 근원적인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 온 신민주, 더페이지갤러리는 재료의 고유한 물성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미니멀리즘 추상 조각 작업을 해온 조각가 박석원, 갤러리마크는 스페인 출신의 다원 예술가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 우손갤러리에서는 넓은 색면과 선, 점 등의 요소를 자유자재로 섞어서 화면을 구성하는 허찬미의 정물화, 갤러리세줄은 한지와 먹이라는 대표적인 한국적 요소를 주재료로 다루는 차계남의 2미터가 넘는 대형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이번 화랑미술제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가나아트는 90년대 이후 일본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인정받는 작가 히로시 스기토의 개인전을 조현화랑은 일본의 모노하 운동을 이끈 키시오 스가의 작품을 출품하며, 갤러리조은은 국내외 유망 작가들을 조망하는 가운데 Kiaf SEOUL 2023에서 솔드아웃되며 성공적으로 국내에 데뷔한 타츠히토 호리코시의 신작을 선보이며, 갤러리밈에서는 일본 미술전문지 미술수첩에서 2021년 ‘일본작가 100인’에 선정되며 차세대 작가로 꼽히는 카이토 이츠키의 작품을 소개한다. 2024 화랑미술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Edition 5, 미술시장의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하는 토크 프로그램 ART&ARTIST TALK, 그리고 엄선된 작품을 행사 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특별 온라인 프리뷰가 준비되어 있다.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5회차를 맞은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이하 줌인)은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만 39세 이하의 신진작가를 대상으로 한 화랑미술제의 작가 발굴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사전에 작가 10인이 선정되었고, 페어 현장에서 관람객 투표와 전문가 심사를 합산해 최종 2024 ZOOM-IN 어워즈의 수상자 3인이 가려진다. 어워드 수상자들에게는 상금과 특별 프로모션 혜택이 제공된다. 올해는 약 570여명의 작가가 공모에 지원한 가운데 10명의 작가가 선발되었다. 선발된 작가는 곽아람, 김보경, 김한나, 송지현, 심예지, 이성재, 이호준, 장수익, 최명원, 최혜연 (ㄱㄴㄷ 순)으로, 특히 출품 장르의 다양성과 한국화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ART&ARTIST TALK 화랑미술제는 지난해 ZOOM-IN 작가들과 비평가들과의 ARTIST TALK(이하 아티스트 토크)를 비롯한 다양한 ART TALK(이하 아트 토크)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미술 애호가와 미술시장에 새로이 진입하는 컬렉터에게 유용한 전문 지식을 제공하며 호평을 받았다. 2024 화랑미술제에도 더욱 다채로운 토크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4월 4일(목)부터 4월 6일(토)까지 D홀 토크 라운지에서 진행될 이번 행사는 작가와 갤러리, 비평가를 아우르는 미술시장의 균형 잡힌 성장과 올바른 컬렉팅 문화 형성에 초점을 맞춘다. 아트 토크 강연으로는 ‘크리스티 홍콩’의 정윤아 부사장이 국내외 미술시장 트렌드를 살펴보며 컬렉팅 가이드를 제시하고, 이유경 변호사가 미술세법, 진흥법, 문화재 보호법 등 미술과 관련된 법률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김영애 이안아트컨설팅 대표는 패션과 아트라는 다르면서도 닮은 두 산업 간의 융합을 주제로 콜라보레이션 사례와 브랜드 컬렉션 등을 소개한다. 또한, 신진작가 특별전 줌인과 연계한 아티스트 토크에서는 안진국, 이문정, 이태호, 고동연, 김수진, 김허경 평론가와 줌인 선발 작가 6인(곽아람, 김보경, 김한나, 이성재, 이호준, 최명원)의 대담이 진행된다. 모든 토크 프로그램은 한국화랑협회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user-td4xh3io7r)을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S.I.VILLAGE 와 함께하는 온라인 프리뷰 2024 화랑미술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프리미엄 온라인 부티크 S.I.VILLAGE(이하 에스아이빌리지)와 협업해 행사 2주 전인 3월 18일(월)부터 행사 종료일인 4월 7일(일)까지 에스아이빌리지 홈페이지(https://www.sivillage.com/)에서 특별 온라인 프리뷰를 진행한다. 화랑미술제 출품작 중 엄선된 47점을 온라인에서 선보일 예정으로, ▲한국 모노크롬을 대표하는 ‘윤형근’ ▲실험미술의 선구자 ‘김구림’ ▲지난해 아트선재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 ‘서용선’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는 ‘이우성’ ▲ZOOM-IN EDITION 4 대상 수상자 ‘젠박’ ▲최영욱 ▲아트놈 등 다수의 국내 인기 작품이 중점적으로 선보여진다. 또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 선발 작가 일부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프리뷰에는 최예림, 심성아 도슨트가 온라인 큐레이션을 통해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특징,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전달한다. 또한 아트페어 감상 팁과 컬렉터를 위한 온라인 가이드 등이 제공, 초보 컬렉터나 미술시장에 입문하는 신규 고객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2024 화랑미술제의 일반 입장권의 가격은 20,000원이며, 학생(초ž중ž고등학생) 및 예술인 패스 소지자와 미술협회 회원은 할인된 금액인 15,000원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또한, 2024 화랑미술제 도록을 온라인에서 무료로 배포된다. [권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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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상상과 책을 통해 예술을 펼쳐내다. 리너스 반 데 벨데 개인전
[전시] 상상과 책을 통해 예술을 펼쳐내다. 리너스 반 데 벨데 개인전
[서울문화인] 영화와 그 영화 속의 소품과 세트가 전시장에 펼쳐져 있고 벽면에는 대형 목판화(차콜 드로잉)와 마치 여러 작가의 화풍을 모아 놓은 듯한 오일 파스텔화가 가득하다. 벨기에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의 작업세계를 조망하는 국내 첫 개인전 《리너스 반 데 벨데: 나는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가 아트선재센터와 스페이스 이수, 두 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리너스 반 데 벨데(Rinus van de Velde, b.1983)는 가상과 실제, 평행우주 안의 무한한 개연성에 대하여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는 작가로 그는 실제적 사건들과 상상력 속에서 혼합된 가상의 이야기를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사진, 매체에서 클리핑 한 이미지나 역사적 인물의 삶에 대한 기록 등 일차적 사료를 기반으로 각 작품 속 독특한 세계관을 영상, 회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그는 실제적 사건들과 상상력 속에서 혼합된 가상의 이야기를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영상화하고 있다. 영상(영화)에는 작가와 유사한 용모의 인물을 등장시켜 도플갱어, 평행우주 개념을 작품 세계에 끌어들여 회화를 확장시키고 있다. “상상력은 인간에게 주어진 재능이며,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무언가를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는 것보다 상상하는 것이 더 흥미로운 경우가 많다. 공상은 강력한 도구이며 우리가 현실을 성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문밖에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고, 창문 틈으로 내다보지 않고도 하늘의 도를 볼 수 있다. 멀리 나가면 나갈수록 그만큼 덜 알게 된다.’는 도덕경의 노자의 말처럼 작가의 특이점은 여행을 거의 하지 않고 매일 집과 작업실을 오가며 자신의 작업실 안에서 상상과 공상만으로 스스로 설계한 내적 여행을 떠나고 이를 영상과 회화로 제시하고 있다. 실제 11세 때 부모와 그랜드 캐니언을 보기 위해 미국여행을 떠났지만 장시간 비행과 이동에도 불구하고 그 앞에서 도착하여서도 차에서 내리기를 거부하였다고 한다. 이는 ‘차라리 집에 머무는 게 낫다’, ‘내적 여행’, ‘안락의자 여행자’ 등 최근 그의 작품 제목에도 잘 드러난다. 반 데 벨데는 직접 여행하는 대신 잡지, 미술 서적, 역사서, 인물 전기 등 책과 영화, 뉴스 등에서 영감을 얻어 상상력만으로 모험을 즐기고 이를 작품에 녹여내고 있다. 이번 그의 첫 한국에서의 개인전에서도 자신을 찾아가는 작가 특유의 상상적 여행을 회화와 조각 그리고 영상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먼저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회화는 어딘가 익숙하듯 하면서도 어떤 것이 작가의 특징인지 모호하게 느껴질 정도로 화풍이 다르다는 점에서 마치 여러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마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의 최근의 오일 파스텔화는 인상주의나 표현주의 같은 20세기 초의 외광파 작가들과 상상의 대화를 나누고 상상의 풍경을 그린 것들이기 때문이다. 반 데 벨데가 많은 미술 사조들 속에서도 외광파를 주요하게 다루는 이유에 대해 “내 현실과 가장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 중요한 것은 꿈과 욕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무언가를 상상하여 상상의 풍경에 도달하거나 과거의 외광파 화가들과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것, 그 예술 운동을 이해하고 더 깊이 이해하려는 꿈과 욕망이다.”고 밝히고 있는데 그는 반어적으로 ‘빛과 자연을 찾아 작업실 밖으로 나간 외광파 작가들이 작업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 자신과는 가장 다르기 때문’이라 한다. 외광파 화가들이 밖으로 나가서 실제로 보고 겪은 자연에서 영감을 얻는다면, 반 데 벨데는 작업실 안 안락의자에 머물며 상상의 여행을 하고 상상의 풍경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외광파 작가로서의 반 데 벨데가 그린 하늘, 바다, 호수, 숲, 들판을 담은 풍경화들로 가득하지만 작가의 회화는 마치 미술사를 가로지르며 다양한 작가의 예술을 세계를 마주하는 듯하다. 이번 전시 제목은 그의 작품 제목 <나는 해와 달과 구름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욕조에서 망고를 먹고 싶다…)>(2023)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 글은 앙리 마티스가 그림 그리기에 가장 좋은 빛을 찾기 위해 프랑스 남부로 여행을 떠났을 때 한 말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 인용문을 여러 색의 빛으로 가득한 추상화 밑에 손 글씨로 써서 빛을 찾아 여행한 20세기의 야수파 화가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한편 사실 자신은 실제로 떠나지 않고도 자기 집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근 채 이국적인 세계로 상상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작업관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앞서 그는 실제적 사건들과 상상력 속에서 혼합된 가상의 이야기를 독특한 스토리텔링으로 영상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영상(영화)에는 작가와 유사한 용모의 인물을 등장시켜 도플갱어, 평행우주 개념을 작품 세계에 끌어들이고 있다. 아트선재센터 2, 3층에는 회회 외에 두 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되었다. 먼저 영화 <라 루타 내추럴>(2019-2022)은 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같은 제목처럼 초현실적인 세계로의 여행을 통해 자아의 죽음과 탄생을 반복하고, <하루의 삶>(2021-2023)은 외광파 작가의 하루 동안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은 작가의 얼굴을 본뜬 마스크를 쓰고서 작가의 도플갱어를 연기하며 가상과 실재, 모험과 일상, 삶과 죽음을 되풀이하며 저마다의 ‘하루의 삶’을 살아간다. 또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장치들은 모두 작가가 작업실에서 목재와 골판지 등으로 직접 만들어 제작하고 있다. 스페이스 이수에서는 상상의 여행으로 들어갈 수 있는 통로가 되는 영화 세트이자 조각인 ‹소품, 터널›(2020) 외에도 공상을 하고 영감을 얻는 자리이자 여러 평행우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인 빈 침대를 그린 차콜 드로잉 그리고 탐험가, 예술가 등의 실존 인물들의 전기에 기반해 ‘허구적 자서전’을 담은 오일 파스텔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상상과 현실, 가짜와 진짜, 미술과 언어 등이 충돌하고 또 서로 간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작가의 삶과 내적 모험을 풀어낸 작품과의 동행을 통해 기존의 미술 시야를 벗어나 예술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열어주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이번 전시는 5월 12일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 이수에서 전시를 마치고 5월 말 전남도립미술관으로 이동해 전시를 이어간다. 전시 기간에 평일 오후 3시, 주말 오후 3시, 5시에 도슨트 전시해설이 진행된다. 스페이스 이수는 토, 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성인기준 10,000원이며, 스페이스1, 스페이스2, 더그라운드의 전시와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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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극장에서 만나는 공연콘텐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 국립극장 ‘별별실감극장’
공연극장에서 만나는 공연콘텐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 국립극장 ‘별별실감극장’
[서울문화인] 요즘 국립박물관을 방문하면 전시 외에도 관람객의 사로잡는 곳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인터렉티브 콘텐츠를 선보이는 실감 영상실이다. 그런데 이런 실감 영상을 박물관이 아닌 공연극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국립극장(박인건 극장장) 공연예술박물관(관장 이주현)이 박물관 1층, 기존 별오름극장 공간에 2023년 3월 개관한 ‘별별실감극장’에서 공연예술을 프로젝션 매핑 기술과 멀티 센서 등을 활용해 만든 인터랙티브 실감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귀토><온춤><호두까기 인형> 등 신규 콘텐츠 3편, VR백스테이지 투어 등 체험존 마련 ‘별별실감극장’이 2월 27일(화)부터 신규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신규 콘텐츠는 실감 영상 3편과 증강·가상현실을 접목해 개발한 체험 프로그램 2개로 구성되어, 국립극장 공연을 새로운 방법으로 감상하고 작품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먼저 몰입형 실감 영상 3편은 창극·전통무용·발레 등 인기 레퍼토리 공연 속의 주요 장면을 생생하게 구현해 관람객이 작품 속에 있다는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관람객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션 기법은 더욱 생생한 경험과 강력한 몰입으로 이끈다. 새롭게 공개된 영상 3편 중, 국립창극단 <귀토, 토끼의 팔란>은 작품의 배경인 깊은 바닷속 신비한 용궁의 모습을 화려한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내었다. 토끼의 수궁 탐험에서부터 깨달음을 얻고 육지로 돌아오는 순간까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장면들이 펼쳐진다. 이어 국립무용단 <온춤>의 ‘월하정인’과 ‘산수놀음’ 영상에서는 무용수의 움직임과 감정선에 맞추어 바뀌는 시공간이 눈길을 끈다. 달에서 등장하는 남녀, 한량무를 추는 선비의 손끝을 따라 움직이는 나뭇잎 등 다양한 효과로 눈을 즐겁게 한다. 공연에서 안무·출연을 맡은 국립무용단원 박기환, 박지은, 황태인, 이도윤이 제작에도 참여해 실감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고전 발레의 대표작 <호두까기 인형>은 ‘눈의 나라’ ‘과자 나라’ 장면을 생동감 넘치는 실감 영상으로 구현했다. 130분 공연을 6분 영상으로 재구성하기 위해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용걸 교수가 안무를 새롭게 짜고, K-Arts 발레단의 정예 단원들이 출연한다. 실감 영상 외에도 체험존도 마련되었다. ‘별별체험존’에서는 해오름극장의 숨겨진 공간을 가상현실에서 탐색해 보는 VR 백스테이지 투어와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고 꾸민 무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만들어 보는 AR 무대 체험을 할 수 있다. 박인건 극장장은 “실감 영상과 체험 콘텐츠를 통해 관객들이 공연을 보다 가깝게 경험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신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 미래의 공연예술을 이끄는 국립극장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별별실감극장’은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운영시간(화~일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수∙금요일은 오후 7시 30분까지 연장 운영)에 방문하면 누구나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국립극장 공연예술박물관 홈페이지(www.ntok.go.kr/museum)에서 사전 예약도 가능하다. [권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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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필립 파레노, 미술관을 마치 살아있는 거대한 생명체로 변신시키다.
[전시] 필립 파레노, 미술관을 마치 살아있는 거대한 생명체로 변신시키다.
[서울문화인] 리움미술관 옥상에 마치 통신탑을 연상하는 낯선 구조물이 눈에 띈다. 리움미술관의 새로운 전시 필립 파레노의 개인전 《보이스(VOICES)》를 관람하려는 관람객은 이미 그의 작품과 첫 대면을 한 것이다. 미술관 야외 데크에 설치된 14M 크기의 타워구조물은 색다른 인지력을 가진 인공두뇌로 새롭게 탄생한 목소리인 <∂A>(2024)와 상호작용하며 전시의 모든 요소를 조율하는 필립 파레노의 신작 <막(膜)>이다. <막>은 센서 기능을 갖고 있어서, 기온, 습도, 풍량, 소음, 대기오염, 미세한 진동까지 지상의 모든 환경 요소를 수집된 데이터는 미술관 로비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영상을 소개된다. 유입된 이 데이터는 사운드로 변환되기도 하고 새로운 목소리를 자극하기도 하며 전시를 활성화시킨다. 이 소리는 배우 배두나의 목소리 운율을 활용한 새로운 신호를 해석하여 ‘단어’와 ‘문구’로 표현하는 동안에 탑의 양태를 기반으로 감정을 전달한다. 전시장 외부에서 이미 경험한 이 작품은 필립 파레노가 이번 전시에서 무엇을 보여주려는지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필립 파레노(1964년생, 프랑스에서 거주 및 활동)는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데이터 연동과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 하는 유기적인 방식을 탐구하는 작가로 여러 전문가들과의 협업으로 영상, 사진,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와 전시 형식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흐릿해지고 이 둘이 결합되는 영역을 탐구하다 보니 이러한 전시는 국내대중들에게는 익숙하게 다가오는 전시는 아니다. 필립 파레노의 90년대 초기작부터 이번 전시에서 처음 소개하는 대형 신작을 포함한 조각, 설치, 영상 등 총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 대규모 개인전 이번 전시에 대해 김성원 리움미술관 부관장은 “감상하는 전시가 아니라 공연과 같이 경험하는 전시이다. 시간에 따라 변화를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 전시의 작품은 미술관 한 곳에 고정되어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2 B1 전시장에는 전시장 곳곳을 부유하는 물고기들(〈내 방은 또 다른 어항〉(2022))은 마치 전시장이 자신의 집인양 돌아다니고 있어 관람객이 오히려 그들의 영역(어항)에 들어온 것 같다. 또한 동심 가득했던 눈사람(〈리얼리티 파크의 눈사람〉(1995-2023))은 더위에 전시장 바닥에서 일그러지고 있다. M2 1층은 여러 협업자들과 제작한 1990년대 - 2000년대 초기작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프랑스 그래픽 디자인 듀오 M/M(Paris), 네덜란드 패션사진 듀오 이네즈 앤 비누드, 동료 작가 피에르 위그 등과 제작했던 10여 점의 작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작가의 유년기를 배경으로 한 희망과 디스토피아에 대한 사진과 영상 〈엔딩 크레딧〉(1999)과 이름도 역할도 없는 일본 망가 캐릭터 ‘안리’에 목소리를 부여해준 영상 작품 〈세상 밖 어디든〉(2000)은 대상이 여러 형태의 목소리로 가시화 되어 존립의 (불)가능성과 예술의 저작권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며, 피에르 위그, M/M(Paris)와 다양한 매체의 협업 방식을 소개하는 조명 및 가구 설치 작품 〈루미나리에(피에르 위그, 필립 파레노, M/M)〉(2001)과 그래픽 포스터 〈안리: 유령이 아닌, 그저 껍데기(피에르 위그와 필립 파레노)〉(2000)를 만나볼 수 있다. 그라운드갤러리는 키네틱 공간으로 변신하였다. 여기서는 모든 것이 깜박이고 움직이며, 관람객은 ‘섬광’을 인식하며 ’찰나’를 경험케 한다. <차양> 연작(2014-2023)은 기능이 부재하는 극장 차양의 모습을 닮아 있다. 이 작품 또한 미술관 외부에서 수집된 데이터와 디지털 멀티플렉스 기술과 연동되어 사이키델릭한 풍경과 안무를 펼친다. 이와 함께 벽을 따라 〈깜빡이는 불빛 56개〉(2013)의 공연이 펼쳐지며 공간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움직이는 〈움직이는 벽〉(2024)은 마치 건물의 벽면이 떨어져 나와 움직이는 듯하다. 블랙박스는 영화관으로 변신, 대중문화의 아이콘인 여배우 마릴린 먼로를 환생시킨 영상 〈마릴린〉(2012)은 기계 장치를 통해 시선과 음성, 필체를 구현하여 유령처럼 허구의 눈속임으로 관객을 이끌며, <최초의 차양>(2016-2024)은 영화 상영이 끝나면 공간을 환하게 밝히며 막간을 알리는 사이니지 조명 역할을 한다. 잊고 있었다면 전시 제목이 《보이스(VOICES)》라는 것이다. 필립 파레노는 “사물은 관람객과 대화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과 사물이 소통하는 세계를 우리가 경험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가 말하는 소리는 하나의 목소리가 아닌 ‘다수의 목소리’다. 전시장에는 작품마다 저마다 소리가 있다. 가까이서는 그 작품이 내는 소리를 또 어떤 곳에서는 여러 작품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가 겹쳐서 들리기도 한다. 이처럼 ‘다수의 목소리’는 작가의 작업에서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요소이자 작품과 전시의 서사를 만들어 내는 목소리(들)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다수의 목소리’를 하나의 공간으로 집결시키며 주체적 대상으로 재탄생시키고 있다. 한편, 전시기간 토크, 세미나와 함께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어린이 대상 <그림자 인형극 워크숍>이 열리며, 매주 토요일 오후와 일요일에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자율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프로그램 참여 신청은 리움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전시는 7월 7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성인 기준 1만8000원이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