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점’과 ‘선’으로 이어가며 시.공간이 움직이듯 그려낸 도시의 야경, 윤협 《녹턴시티》

롯데뮤지엄, 윤협 《녹턴시티》展
기사입력 2024.02.28 00:00 조회수 279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윤협 작가 03.jpg
윤협 작가

 

 

 

[서울문화인] 별빛마저 삼켜버린 도시의 야경, 화려함 보다는 왠지 쓸쓸해 보인다. 마치 어둠이 내려앉은 도시의 밤을 움직이는 차창에서 보듯 도시가 움직이고 있다. ‘만으로 도시의 야경을 표현하고 있는 윤협 작가의 개인전이 지난 24일부터 롯데뮤지엄에서 선보이고 있다.

 

윤협(b.1982)은 산업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을 졸업 후 서브컬처에 영향을 받은 다양한 작업을 시작했다. 스케이트보드를 기반으로 한 벽화, 라이브 페인팅, 그래픽 디자인, 음악 앨범 커버 작업을 통해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러다 2010년 새로운 도시에 대한 꿈을 가지고 뉴욕으로 이주한 윤협은 2014년 패션브랜드 랙앤본(rag & bone)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뉴욕 맨해튼 하우스턴 가 소호에 벽화를 선보인 것을 계기로 뉴욕 예술계와 대중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으며, 유니버설 뮤직 그룹(Universal Music Group), 바비브라운(Bobbie Brown), 유니클로(Uniqlo), 베어브릭(Be@rbrick), 허프(HUF), FTC, 나이키 SB(Nike SB) 등을 포함한 여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였다.

 

 

11.jpg

 

 

윤협의 작업은 나이키(Nike) 오레곤 본사와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 뉴욕, 티파니앤코(Tiffany & Co.) 오렌지카운티, 페이스북(Facebook) 뉴욕, 와이덴 케네디(Widen&Kennedy) 뉴욕 등에 설치되어 있으며, LA와 뉴욕, 밀라노, 빌바오, 런던, 도쿄, 홍콩, 상하이 등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개최된 전시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다방면으로 자신의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오늘날 그를 상징하는 작업 방식은 2004년 라이브 페인팅을 하면서 그 공간과 순간의 감각의 이미지를 즉흥적으로 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그 이후 점과 선은 작가 특유의 작업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즉흥성은 작가가 어린 시절부터 드러냈다. 작가는 어린시절 어머니의 피아노 학원에서 바이올린을 8년 정도 배웠다. 악보에 따라 연주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곡을 듣고 자유롭게 연주하는 것을 더 즐겼다. 아마 당시 선생님은 싫어했을 것이라 말한다. 작가는 힙합, 펑크 등 다양한 인디펜던트 음악을 선호하고, 때론 작업에 몰입하기 위해 음악을 듣는다. 이 가운데 재즈가 큰 흐름의 계획안에서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방식이 유사하다고 말한다.

 

 

윤협 작가 01.jpg
윤협 작가

 

 

도시는 다양한 에너지로 가득찬 거대한 유기체로, 이를 표현하는 것은 도시 속 개성과 문화를 보며 직접 느낀 에너지를 보여주는 것

 

이번 전시 녹턴시티의 녹턴(nocturne)이라는 시간에 영감 받은 예술을 의미한다. 밤은 기억의 조각들을 상기시키며, 낮에는 보이지 않던 여러 개성이 더욱 선명하게 빛을 발하는 매력적인 시간이라 작가는 말한다.

 

모든 것이 멈춘듯한 고요한 ’, 녹턴시티는 도시와 작가 사이 무언의 대화 한 장면이자, 뉴욕에 사는 이방인으로서의 낯선 시선을 그대로 담아냈다. 밤의 옷을 입는 도시가 주는 적막함 그 고요하고 생경한 장면을 즉흥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시각언어로 조합, 선의 리듬과 색상의 화음은 관람자로 하여금 청각적 경험을 부여함과 동시에 21세기 시각 미술의 새로운 형태를 제시하고 있다.

 

 

06.jpg
16미터의 대형 파노라마 작품 <Night in New York>(2023)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맨해튼의 야경을 그려낸 16미터의 대형 파노라마 작품 <Night in New York>(2023)이다. 작가가 자전거로 브루클린에서 베어마운틴까지 왕복200km를 달리며, 허드슨 강에서 바라본 야경이 마치 대기권 밖에서 지구를 보는 듯 했다고 회상하는 이 작품은 허드슨강 수면 위에 반사되는 도시 불빛을 보며, 모네(Claude Monet)<수련> 연작을 떠올리며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Walking by the River (The River #2), 2023. Acrylic on canvas, 200.6 x 495.3 cm © Yoon Hyup.jpg
Walking by the River (The River #2), 2023. Acrylic on canvas, 200.6 x 495.3 cm © Yoon Hyup

 

 

01.jpg
<베어 마운틴에서 돌아오는 길 On the Way Back from Bear Mountain>(2023)

 

 

<베어 마운틴에서 돌아오는 길 On the Way Back from Bear Mountain>(2023)은 베어 마운틴 정상에서부터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을 기록한 것으로, 작가가 브루클린 자신의 집에서부터 뉴욕 동부에 위치한 베어 마운틴까지 약 200km의 거리를 자전거로 왕복한 순간을 다섯 개의 캔버스에 시간의 흐름 순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해가 질 무렵 주황빛으로 물든 가을 단풍 사이로 자전거에 몸을 싣고 하산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점점 어둠이 짙게 깔리는 화면에는 앞 자전거의 후미 등과 자동차 불빛에 의지하며 조지 워싱턴 대교 위에서 맨해튼으로 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양한 색상의 자유로운 선들이 펼쳐지는 다음 장면에서는 도심 속 화려한 네온사인과 자동차 불빛, 사람들의 에너지가 가득한 맨해튼의 타임스퀘어 사이를 질주한다. 이어서 마지막 장면에는 복잡한 도시를 빠져나와 브루클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의 모습을 표현하며 긴 하루의 여정을 담고 있다.

 

 

Seoul City, 2023. Acrylic on canvas, 200.6 x 495.3 cm © Yoon Hyup.jpg
Seoul City, 2023. Acrylic on canvas, 200.6 x 495.3 cm © Yoon Hyup /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본 서울의 야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세 폭으로 이어진 긴 화면 위에 남과 북을 가로지르는 한강과 강 양쪽으로 위치한 대로변과 다리들,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 그리고 도시를 빽빽하게 채우고 있는 건물들의 모습을 빛의 선율을 담은 선과 점을 활용하여 대형 회화를 완성했다.

 

 

이번 서울에서 전시를 위해 고향을 찾아 서울에 대한 감정을 그려낸 <Seoul City>(2023), 런던에서 개인전 개최 후 방문한 파리의 기억을 표현 <Walking by the River>(2023)까지 뉴욕, 서울, 런던 등 다양한 도시의 야경을 그려낸 작품뿐만 아니라 스케이트보드 문화와 DIY(Do It Yourself)문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자유롭게 표출한 작품과 회화에서 조각으로 탄생한 <저글러(Juggler)>와 새롭게 발전시킨 <리틀 타이탄(Little Titan)> 시리즈를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 특유의 회화 작업 방식인 이 조각으로 발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12.jpg


 

특히 스케이트보드는 윤협의 작품세계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작가는 9세부터 스케이트보드를 타기 시작했다. 1995년 중학생 윤협은 이태원 스케이트보드샵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때부터 해외 스케이트보드 매거진의 로고나 페이지를 콜라주하고 드로잉하기 시작한다. 당시 스케이트보드 시설이 없어 벽돌이나 사물들을 모아 직접 스케이트보드 기물을 창작했다. 이러한 DIY 방식으로 버려진 물건을 소재로 작업하면서 음악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박스 마스크도 디자인했다. 작가는 창작의 과정과 스케이트보딩은 정신적으로 유사하다고 말한다. 또한, 무언가 상상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칠전팔기와 같은 인내력이 그 공통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오래된 스케이트보딩도 만나볼 수 있다.

 

 

08.jpg

 

09.jpg

 

 

또한, 윤협이 손으로 직접 빚어 도자기로 만든 자신만의 캐릭터 <저글러>와 함께 공상과학 속 로봇의 형태를 띈 새로운 캐릭터 <리틀 타이탄>은 그리스 아테네의 바위 지대에 있는 성과 요새, 전설 속 유적지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운 감정이 녹아있는 작품으로 작가의 호기심과 상상력으로부터 탄생한 저글러와 타이탄 시리즈는 작가의 어린 시절의 소망과 소중한 추억이 투영되어 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흔히 서브컬처를 기반으로 하는 작가가 국내 미술관에서 개인적으로 가지는 것은 흔치않은 일이다. 그런 면에서 롯데뮤지엄의 윤협 작가의 개인전은 신선함을 넘어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롯데뮤지엄은 마지막 섹션에서 윤협의 작품을 미디어로 제작하여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와 함께 윤협 작가에게 직접 작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아티스트 토크 : 윤협>이 마련되었다. 202431() 14시 롯데월드타워 31층 오디토리움에서 윤협 작가와의 대담이 진행된다. 김찬용 전시해설가가 사회를 맡아 윤협 작가와 함께 작품과 예술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며, 매일 3(11, 14, 16) 전문 도슨트가 전시장에서 무료로 전시를 해설해 준다.

 

 

07.jpg

 

 

전시는 526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성인 18,000, 청소년 15,000, 어린이 12,000원이며, 4세 미만은 무료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관람권이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제공된다. 관람 시간은 매일 10:30-19:00이며 마지막 입장은 18:30까지다. 휴관일은 월 1회이며, 롯데뮤지엄 홈페이지에 별도 공지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