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조선 후기 한글로 노래한 ‘서울’, 『한양가』와 함께 떠나는 서울 여행

국립한글박물관, 기획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
기사입력 2023.10.11 11:28 조회수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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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오만사년 누릴 도읍 한양성중 거룩하다. 산천누각 성곽지당 웃글에 하였으니 다시 할 말 아니로되 예의동방 장할시고, 원생고려 한단 말은 중원사람 말이로세. 추차언이 관지하면 제일강산 가지로다. 산악수가 받아나니 충효인물 총총하다. 범절이 이러하니 천하제국 제일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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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본 풍물한양가(국립중앙도서관)

 

 

1844년(헌종 10) 조선 후기 한산거사(漢山居師, 생몰년·신원미상)는 『한양가漢陽歌』을 통해 수도 한양의 풍경을 눈으로 직접 본 듯 조선의 왕도인 한양성(漢陽城)의 연혁을 시작으로 풍속, 문물, 제도, 도국(都局) 및 왕실의 능행경(陵幸景)등을 최초로 한글 가사로 노래하였다.

 

지금의 서울은 조선시대부터 600년간 우리나라의 중심 도시이자 모든 문화의 중심이 되는 곳이다. 현재의 서울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일일생활권을 넘어 반나절 생활권이 된지도 오래고 모든 소식은 실시간으로 전해들을 수 있지만 여전히 서울은 그 어느 도시보다 핫한 도시이자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도시이다.

 

조선시대 한양은 500년 도읍이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일생동안 한 번 다녀가기가 쉽지 않은 곳이었을 것이다. 그런 만큼 그 호기심은 지금보다 더 컷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선시대에는 수도 ‘한양’을 어떻게 보았을까?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영수)은 조선 후기 풍요롭고 구경거리가 넘쳐나던 서울의 풍경을 담은 한글 노래 『한양가』를 중심으로, 한글로 노래한 한양을 살펴보는 기획특별전 <서울 구경 가자스라, 한양가>를 국립한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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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글의 관점에서 『한양가』의 가치를 조명한 최초의 전시

“남쪽은 숭례문과, 동쪽은 흥인문과, 서쪽은 소의문(昭義門)과, 북쪽은 창의문이 사관이 되었으니, 수문장 부장 호군(扈軍), 수문군 영통(領統)하며, 칼을 꽂고 신칙(申飭:타일러 삼가게 함)한다.”

 

『한양가』는 한양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한글 문학이자, 한양 시장에서 파는 물건, 별감의 승전(承傳)놀음 등 다른 사료나 개인 문집 등에는 없는 조선 후기 한양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내용이 다수 수록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묘사가 매우 생생하여 한양을 이해하는 데 더할 나위 없는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하며 당시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상업용 출판물인 방각본으로도 간행되었음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

 

『한양가』의 중요한 내용을 문단별로 추려보면, ① 한양의 지세와 도국, ② 궁전 보탑(寶榻), ③ 궁방(宮房) · 내시(内侍) · 나인(内人), ④ 정원(政院) · 의정부(議政府), ⑤ 육조관아(六曹官衙), ⑥ 조마거동(調馬擧動)과 여러 관서(官署), ⑦ 선혜청(宣惠廳)과 여러 관서, ⑧ 성첩(城堞)과 백각육의전(百各六矣廛), ⑨ 마루저자, 광통교와 구리게 전방(廛房), ⑩ 유희와 유희처, ⑪ 승전노름과 복식(服飾) 및 기생점고(妓生點考)와 가무(歌舞), ⑫ 능행경, ⑬ 과장풍경(科場風景)과 유가경(遊街景), ⑭ 한양찬(漢陽讚) 등 2율각 1구로 하여 총 1,528구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및 국립중앙도서관 등 여러 기관에 흩어져 전하는 『한양가』의 목판본과 목판, 다양한 필사본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이다. 또한 『한양가』의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한 유물로 한글로 풀어쓴 전염병 치료서 『간이벽온방언해』(1578)(보물), 김천택이 엮은 우리나라 최초의 가집 『청구영언』(1728)(보물), 허준이 저술한 동아시아 최고의 의학서 『동의보감』(1613)(초간본), 조선 후기 거문고 악보 『삼죽금보』(국립국악원,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등 중요 자료 및 희귀본들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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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가 목판(국립중앙박물관)

 

 

이 외에도 조선 전기 한양의 열 가지 경치를 노래한 한시로,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국내 유일본 『한도십영漢都十詠』(1479년경, 국립한국문학관)가 실물로 처음 공개되었다.

 

전시는 『한양가』에 묘사된 조선 후기 한양의 여러 공간을 거니는 것처럼 전시장을 구성되었다. 왕의 공간 궁궐에서부터 관아가 있는 육조거리, 왁자지껄 시장, 별감의 승전놀음, 왕의 능행길, 궁에서 열린 과거 시험장 풍경 등을 관련 유물 및 인터랙티브 영상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장 마지막은 『한양가』 이후의 서울 관련 문학 작품을 비롯해 사진 및 지도, 서양 서적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근대 도시로 변모하고 끊임없이 도약하는 수도 서울의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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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전시의 안내는 종이 출력물 대신 온라인 형태로 전환해 개인 모바일 기기 등에 파일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중요 전시 유물 36건은 전시장에서 정보 무늬(QR코드)를 통해 개인 모바일 기기 등에서 전시 설명 및 이미지, 음성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였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오는 10월 13일(금)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1층 강당에서 <『한양가』로 그려낸 조선 후기 한양>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문학, 국악, 역사, 복식사, 미술사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조선 후기 한양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아낸 한글 노랫말의 가치를 조명할 예정이며, 또한 11월 한 달간 기획전시실 입구에 비치된 문제지를 풀고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증정한다.

 

전시는 2024년 2월 12일(월)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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