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가면극에 드러나는 한, 중, 일의 차이점과 공통점

국립민속박물관, 'MASK-가면의 일상日常, 가면극의 이상理想' 특별전
기사입력 2023.10.31 00:00 조회수 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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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흔히 가면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람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얼굴이 아닌 그 이면을 의미한다. 얼굴에 가면을 씀으로써 자신의 정체를 숨길 수 있기에 가면을 쓰고 마음 속 깊숙이 숨겨둔 진짜 속마음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다. 이를 잘 나타내는 것이 가면극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가면극에는 집단의 의식과 정체성이 반영되어 있다. 그리고 가면극이 이루어지는 놀이판에서는 지역, 나라 등 문화에 따라 각자 독특한 세계관이 펼쳐진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지난 24()부터 기획전시실1에서 한국, 중국, 일본의 가면을 통해 그 나라 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 MASK-가면의 일상日常, 가면극의 이상理想을 개최하고 있다. 이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2년간 진행한 아시아의 가면 조사연구를 응축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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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K-가면의 일상日常, 가면극의 이상理想' 특별전

 

 


, , 일 동아시아 삼국의 가면극은 유래와 발전 과정에서 유사성이 보이지만, 언어와 문화가 다른 것처럼 가면극의 내용은 조금씩 다르다. 탈놀이라고 일컫는 한국 가면극은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열린 세계를 통해 풍자로 민중의 한()을 풀어낸다면, 중국 가면극의 놀이판은 영웅에 관한 노래로 마음을 울리는 영웅들의 레드카펫이라 할 수 있으며, 일본 가면극의 놀이판은 신을 위한 신전이다. 서로 다른 공간에서 서로 다른 가면을 쓰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본질적인 바람은 비슷하다. 사람들은 가면극을 통해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을 꿈꿨다. 농사가 잘되고, 동물과 물고기가 많이 잡히고, 질병을 일으키는 액을 없애 아프지 않길 바랐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가면극이 끝나면 현실에 쌓여있던 응어리를 풀어내 끝나가는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한 해 소망하는 바람을 담아 가면을 태우는 탈소제를 통해 연희에 사용했던 가면을 태우고, 관람객들은 다 같이 어울려 춤을 추며 가슴 속 한()을 함께 태운다.

 

하지만 일본의 가면극은 신에게 올리는 제사의 한 과정으로 다양한 신을 형상화한 가면을 쓰고 신을 초대하여 찬양의 기도를 드리고 자신의 소원이 이뤄지길 기도하다보니 가면극이 끝나면 가면을 신사에 소중히 보관한다고 한다. 그런 만큼 이번에 선보이는 일본의 가면은 대여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의 가면극은 나희(儺戲) 라고 하는데 지역과 민족에 따라 명칭과 이야기도 다양하지만 신화의 신, 관우와 같이 역사에 살았던 난세의 인물, 손오공 같은 소설 속 주인공 등 영웅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중국의 가면극은 인생의 멘토와 같은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 평범한 우리도 영웅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준다.

 

전시는 총 200여 점(중국 80여 점, 일본 48)의 가면이 소개되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국보로 지정된 고려시대 하회탈, 1930년대 북청사자놀이 탈 등을 우리나라 가면의 원형을 살펴볼 뿐만 아니라 중국의 다양한 영웅들을 표현한 나희(儺戲)의 가면, 일본의 가장 오래된 예능의 하나인 가구라(神楽) 가면은 이번에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나희에 등장하는 연개소문, 일본 가면극에 표현된 우리나라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의 가면도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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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하회탈, 고려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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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_영웅 이야기에 등장하는 가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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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구라(神楽)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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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나희에 등장하는 연개소문, 일본 가면극에 표현된 우리나라 삼국(고구려, 백제, 신라)의 가면

 


가면극은 지역과 자연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삼국은 대체로 농경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래서 삼국의 가면극에는 풍농과 더불어 다산과 장수를 바라는 마음이 함께 깃들어 있다. 전시는 국가별로 구분하지 않고 삼국의 가면극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풍요의 기원과 벽사, 그 사이에 삼국의 다른 점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어우러짐, 영웅, 기도, 서로 다른 이야기

1. <다른 이야기>에서는 삼국 가면극의 각기 다른 이야기와 그 속에 담긴 삶의 지향을 전시하였다. 말뚝이 대 양반, 취발이 대 노장, 할미 대 영감의 대결 구조로 극을 이끌어가다가 결국 화해하고 다 같이 춤을 추며 끝나는 한국의 탈놀이, 역사 속 영웅과 이웃들의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연희하는 중국의 나희, 신화와 민간 신앙 속의 여러 신들에게 기도를 올리는 일본의 가구라까지 삼국 가면극의 특징적인 이야기를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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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극에 담긴 세계관,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무엇일까?

2. <같은 마음>에서는 멀고 먼 사막을 건너 삼국에 온 사자가 벽사의 왕이 된 이야기, 흉악하게 생겼지만 사실 액을 없애고 복을 주는 착한 가면들, 풍농풍어다산 등 풍요를 목적으로 연행되는 가면극들까지 살맛나는 세상을 꿈꾸는 소망이 담긴 가면과 가면극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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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듯 다른 듯 다양한 얼굴들

3. <다양한 얼굴>에서는 한이 담긴 여인의 얼굴, 웃음기 가득한 익살꾼의 얼굴, 그리고 중국과 일본에까지 위용을 떨쳤던 옛 한국인의 얼굴들을 소개하여, 이웃 국가에서 고대 한국인을 어떻게 보았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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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국립민속박물관은 전시와 동시에 <한국·일본·중국의 가면과 가면극> 3권을 발간하였다. ‘북청사자놀음등 한국 가면극 20, ‘고토 카구라등 일본 가면극 23, ‘무안나희등 중국 가면극 24종을 망라한 학술 총서로 이 총서에는 전경욱(한국나가마쓰 아쓰시(일본장쿤쿤(중국) 등 한··3국의 가면극 연구자 44명이 참여한 국제학술 공동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는 202433()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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