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4점 남아있는 조선 16세기 나전함 1점, 국내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친구들(YFM), 국립중앙박물관에 나전함 기증
기사입력 2023.01.11 00:00 조회수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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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공개회 01.jpg

 

 

 

[서울문화인] 국외에 있던 조선시대 나전함 1점이 환수되어 11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에서 공개되었다. 이 나전함은 조선 16세기 나전칠기 공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수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회(회장 윤재륜) 젊은친구들(위원장 조현상)이 구입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좌)YFM위원장 조현상, 국립중앙박물관회장 윤재륜, 국립중앙박물관장 윤성용.jpg
(좌)YFM위원장 조현상, 국립중앙박물관회장 윤재륜, 국립중앙박물관장 윤성용.

 

 

단체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회).jpg
단체사진(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회).

 

 

이번 기증 나전함과 매우 유사한 조선시대 나전함으로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전함 1점과 동경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본중요문화재 나전함 1점 등 4점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될 정도로 이 시기에 제작된 나전칠기는 전해지는 수량이 많지 않아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환수 기증된 나전함이 국내에 처음 알려진 것은 1991년 크리스티경매를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경매에 나올 당시 소장자는 일본 오우츠 가문이 소장하고 있던 유물로 당시 또 다른 일본소장가가 경매로 구입하였으나 최근 다시 경매에 나오게 되어 낙찰을 받게 되었다. 1991년 당시 경매 도록에 16세기 조선에서 제작된 나전함이라는 기록을 통해 제작 시기를 추정했다.

 

 

기증 조선 나전함.jpg
국립중앙박물관회기증 나전함

 

 

이 나전함은 31.0(세로)×46.0(가로)cm 정도로 귀중품이나 문방구 등을 보관하는 용도였을 것으로 파악된다. 칠을 하기 전 함을 직물로 싸, 습기로 나무가 변형되는 것을 방지했다. 이는 주로 고급 칠기를 제작하는 데에 사용된 기법이다. 상자 전체에 여러 모양의 나전 연꽃들이 꽉 차게 배열되어 있으며, 각 꽃 장식을 동그랗게 감싸듯 배치된 넝쿨 줄기, 잎사귀 그리고 띄엄띄엄 들어간 칠보문이 그 화려함을 더한다. 나전함 뚜껑의 네 변과 각 모서리는 촘촘한 나전 장식으로 마무리하여 정돈된 느낌을 준다. 장식을 위해 나전 조각을 이어붙이는 타찰 기법이 사용되었으며 밝은 갈색 빛의 바탕 칠색이 조선시대 나전칠기의 자연스러운 멋을 보여준다.

 

참고로 북송 황제 휘종(재위 1100-1125)이 고려에 파견한 사신 서긍(徐兢)이 고려 방문 이후 저술한 고려도경(高麗圖經)(1123)극히 정교하고(極精巧),’ ‘솜씨가 세밀하여 가히 귀하다라고 저술한 것이 있다. 우리가 흔히 고려를 대표하는 예술품을 꼽으라면 고려청자와 고려불화를 꼽는다. 그럼 서긍이 정교하고 솜씨가 세밀하다고 밝힌 것은 무엇일까... 고려청자? 아님 고려불화? 아니다. 바로 고려를 대표하는 또 다른 공예품 고려 나전공예품을 일컫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칠기공예는 당시에도 인정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고려 나전칠기의 기술을 이어받은 조선의 나전칠기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공예품이다. 고려시대 제작된 나전칠기는 무늬가 촘촘한데 반해 조선시대 나전칠기는 좀 더 여백을 두고 제작된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고려와 조선시대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고려 나전칠기 또한, 현재 전 세계 약 22여 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완형은 약 15점이 남아있다. 국내에는 2019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환수된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합(나전합) 포함 총 6점이 남아있으며, 완형은 단 2(경함 1, 불자 1) 뿐이다. 당시 경매를 통해 환수된 나전합은 모자합(母子盒, 하나의 큰 합 속에 여러 개 작은 합이 들어간 형태)의 자합(子盒) 중 하나로, 전 세계에 단 3(미국, 일본)만이 온전한 형태로 전해지는 상황에서(대영박물관에 손상된 1, 국립중앙박물관에 일제강점기 출토품 2점이 불완전한 잔편으로 소장) 유일하게 매입 가능했던 개인 소장품이었다. 현재 남아있는 대부분은 미국과 일본의 주요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 매입이 불가능하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019년 일본의 한 소장가로부터 환수하여 국내로 들어온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합.jpg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2019년 일본의 한 소장가로부터 환수하여 국내로 들어온 고려 나전국화넝쿨무늬합

 

 

한편, 이번 나전함을 기증한 국립중앙박물관회는 1970년 박물관 후원자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탄생해 1981년 사단법인으로 정식 발족했다. 현재는 성보문화재단 이사장인 윤재륜 서울대 명예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다. 그 중 젊은 친구들이라는 이름을 내 건 YFM(Young Friends of the Museum)2008년 당시 50세 미만의 젊은 후원자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소모임으로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박진원 두산산업차량 부회장 등이 주축이 됐고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 남수정 썬앳푸드 대표, 이정용 가나아트 대표 등 현재 100여명이 활동 중이다. 50세가 넘으면 자연스럽게 YFM의 이름을 내려놓고 일반 기부회원이 된다. 지금은 조현상 효성 부회장이 YFM 위원장을 맡고 있다.

 

 

기증 고려불감.jpg
2018년 YFM이 기증한 고려불감

 

 

관음보살상.jpg
2018년 YFM이 기증한 고려불감과 함께 기증한 관음보살상

 

 

YFM2009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 내 청자정(靑瓷亭)’7452점의 청자기와를 기증했을 뿐만 아니라 2014년에는 고려나전경함900년 만에 일본에서 들여왔으며, 2018년에도 일본에 유출됐던 고려 시대 불감을 구입해 기증했으며, 이 외에도 현재 박물관에 상설전시 중인 인도 간다라불상, 간송미술관 소장품으로 경매에 올랐던 보물 금동불상 등을 구입하여 기증함으로써 연간 유물구입 예산이 30억 원 안팎의 국립중앙박물관에게 YFM의 활약은 매우 요긴하였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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