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ONE》

기사입력 2019.03.14 01:02 조회수 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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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건축, 디자인, 패션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지향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신용산 본관으로 이전 후, 세 번째 선보이는 전시로 미술관 소장 현대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개관 기념전으로 26년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교감해 온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출신의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대규모 인터렉티브 미디어 전시에 이어 두 번째 전시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다양한 병풍을 한 자리에 모은 기획전을 선보였다.

 

세 번째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아트 등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현대 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보여주는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공간은 아모레퍼시픽 세계 본사 1층 및 미술관 입구 로비 등 총 8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졌으며, 소장품의 다양한 장르와 성격에 맞추어 서로 다른 분위기로 구성했다.

 

특히 미국 팝아트 거장 로버트 인디애나 작가의 <LOVE>는 뉴욕 맨해튼 55번가에 설치한 작품과 동일한 에디션을 비롯하여 이불 작가의 <Secret Sharer>와 최우람 작가의 <Una Lumino> 등이 국내 미술관에서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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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인디애나(Robert Indiana), <LOVE>, 1966-1999, 알루미늄에 채색, 366.0×366.0×183.0cm / 미국 팝아트의 거장 로버트 인디애나(1928년 출생)는 숫자나 일상적인 단어들을 확대하여 “조각적 시”로 변환한다. 본래 <LOVE>는 뉴욕 현대미술관의 크리스마스 카드를 위한 디자인이었다. ‘사랑’이라는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문구는 1965년 당시 대중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판화, 조각, 우표 등 다양한 형식, 크기, 색상의 작품으로 제작되기에 이르렀다. 붉은색과 파란색의 강렬한 대비가 인상적인 이 작품은 뉴욕 맨해튼 55번가에 설치된 상징적인 작품과 동일한 에디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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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Lee Bul), <The Secret Sharer>, 2012, 스테인리스 스틸, 프레임, 아크릴, 우레탄, 폴리염화비닐 패널, 페트, 유리, 아크릴 구슬, 가변크기 / 이불(1964년 출생)은 개인적 경험을 기반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유토피아’에 대한 욕망과 좌절을 담아내는 대표적 작가이다. 이 작품은 작가가 16년동안 키운 죽은 애완견을 표현한 것이다. 늙은 황구는 종종 먹은 것을 토해내곤 했는데, 이러한 형상을 재현한 것이다. 개의 입에서 쏟아져 내리는 산산조각 난 크리스털 파편들은 작가와 애완견이 나누었던 교감의 언어이기도 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살아있는 것이 동결되어 결정체가 된 영원성의 상징이기도 하다. 크리스털 조각과 유리 파편이 관람객 자신의 얼굴을 반영하여 오늘을 살아가는 인간 실존에 대한 반성을 이끌어 낸다. 국내 미술관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다.

 

 

최우람(U-Ram Choe), Una Lumino, 2009,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플라스틱, 전자장비, 430 x 520 x 430cm.jpg
최우람(U-Ram Choe), Una Lumino, 2009,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플라스틱, 전자장비, 430 x 520 x 430cm / 최우람(1970년 출생)은 “모든 생명이 있는 것은 움직인다”는 믿음을 전제로 움직이는 기계생명체를 창조한다. ‘기계 생명체 연합 연구소(United Research of Anima Machine – U.R.A.M)’라는 가상의 연구 기관을 설립하여 기계생명체를 발견하고 연구한다는 설정이다. 기계생명체들은 인간의 오만과 욕망을 자양분으로 자생하고 진화하는데, 각각의 기계생명체에는 역사와 네러티브가 함축되어 있다. <Una Lumino>는 주로 인구가 밀집된 지역의 공장 기계실, 빌딩의 지하실, 화려한 네온사인의 등에 고착하여 군집생활을 영위하는 종으로, 따개비와 같은 입을 움직여 공기 중의 도시에너지를 끌어 모은다. 이들은 빛을 이용한 상호 소통을 통해 생활을 영위하며, 도시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교류한다. 유생들은 덩어리 군집체를 향해 대기 중에 유영하여 무리에 합류하는데, 간혹 도시의 빛과 군집체의 빛을 혼돈하여 도시의 대기 중에 떠다니는 유생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국내 미술관에서 최초 공개되는 작품이며, 영화 <도둑들>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평양>시리즈 중 하나로 북한에서 가장 규모가 큰 행사인 아리랑 공연에서 진행된 매스게임의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 사진 작품,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레오 빌라리얼의 160여개의 LED 조명의 빛의 세기, 방향, 속도, 지속 시간 등을 프로그램의 설정에 따라 바꾸어가며 다양한 추상 패턴을 만들어내는 작품 <Cylinder>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에 출품되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기념비적인 작품, 백남준의 <마르코 폴로>1254년 베니스에서 태어나 상인의 신분으로 동방을 여행한 마르코 폴로를 표현한 작품으로 자동차의 엔진이 있어야 할 곳에는 꽃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꽃을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마르코 폴로>를 만나볼 수 있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_Gursky), Pyongyang VI, 아드리안 게니(Adrian Ghenie), Favela..jpg
안드레아스 구르스키(Andreas_Gursky), Pyongyang VI, 아드리안 게니(Adrian Ghenie), Fave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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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빌라리얼의 Cylin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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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마르코폴로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인도 태생의 라킵 쇼의 <After George Stubbs "Cheetah and Stag with Tow Indians"였다. 고전 명화와 동서양의 종교적 도상들을 모티브로 작업하는 작가는 이 작품은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흠모해온 조지 스티브스의 "Cheetah and Stag with Tow Indians"(인도인 두 명과 함께 있는 치타와 숫사슴)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작품은 금색 도료로 밑그림을 그린 후 에나멜 안료를 채우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로 표면을 장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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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킵 쇼의 <After George Stubbs "Cheetah and Stag with Tow Indians"

 


이외에도 두 명의 중국 작가의 작품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혁명 직후 세대에 속하는 작가는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과 사회 내에서 성역할에 관련한 작업을 지속해오다 1990년대부터 비단실로 주재료로 삼아 냄비나 주전자와 같은 집안의 도구들을 실로 묶고 싸매는 작업을 하고 있는 린 티안미야오의 <More or less thesame>는 인간 뼈 모형과 작업 공구를 결합시킨 뒤 비단실을 감은 것으로, 공구와 결합된 뼈는 일에 얽매인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상징하고 있다. 유용성을 잃어버린 도구들은 필요성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현대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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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티안미야오의 More or less thesame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로 급격히 변화하며 중국인들이 겪었던 두려움과 매혹의 이중적인 감정을 표현한 <Mask(가면)>연작으로 잘 알려진 작가 쩡 판즈 <Great Man>는 작품들은 마르크스주의 학자와 지도자들인 (우로부터)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의 초상화이다. 옛소련과 중국 공산당의 기원이었던 이들의 사회주의 정신은 문화혁명의 종식과 개혁경제로의 이행, 서구 사상의 유입으로 점차사라지게 된다. 얼굴을 뒤덮고 있는 무질서한 선들과 무채색의 화면은 이들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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쩡 판즈의 Great Man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문필 학예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다양한 소장품 중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대형 회화나 사진, 조각,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새로운 시각과 시도를 담은 세계의 현대미술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이번 소장품 특별전에서도 자체 개발한 모바일 전시 가이드 어플리케이션인 ‘APMA 가이드를 무료로 운영한다. ‘APMA 가이드는 큐레이터가 직접 녹음한 오디오 해설과 고해상도 이미지, 작품 관련 인터넷 정보 링크 및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519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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