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계절과 시간을 담아낸 산수가 펼쳐지다. 강서경 개인전 《마치 MARCH》

국제갤러리 서울, K3에서는 강서경 개인전, K1, K2에서는 김윤신 개인전, 한옥에서 김
기사입력 2024.03.28 00:00 조회수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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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지난해 리움미술관에서 작가의 갑작스런 암투병에도 불구하고 그의 초기 대표작에서 발전된 작업부터 새롭게 확장된 신작에 이르기까지 총 130여 점을 선보인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강서경: 버들 북 꾀꼬리)이 진행되었었다.

 

당시 강서경은 더 많은 작품으로 채우고 싶었다.”고 할 정도로 투명중에도 작품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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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경 작가 [사진제공=국제갤러리]

 

 

회화란 눈에 보이는 사각형과 보이지 않는 사각 공간을 인지하고, 그 안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를 고민하는 작업이다.”

 

강서경(b. 1977)은 평면, 조각, 설치, 영상, 퍼포먼스(액티베이션)를 아우르는 다양한 매체와 방식으로 회화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 온 작가로 동양화를 전공한 그는 전통 회화, 음악, 무용, 건축 등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연구를 보여주면서도, 이러한 전통을 동시대 예술 언어와 사회문화적 문맥으로 새롭게 재해석하며 매체, 형식, 시대의 구분을 뛰어넘는 조형적, 개념적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그는 그리는 행위의 기본틀인 사각 형태의 프레임을 전통에서 발견한 개념 및 미학과 연계하여 회화라는 매체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확장하는 기제로 활용, 그들의 움직임과 더불어 관계를 통해 진정한 풍경(眞景)’을 늘 고민해오고 있다.

 

강서경 작가는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Mudam Luxembourg, 2019),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Institute of Contemporary Art, Philadelphia, 2018)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고, 베니스 비엔날레(2019), 리버풀 비엔날레(2018), 광주비엔날레 (2018, 2016) 등에 참여하며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또한 2013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 2018년 아트바젤 발루아즈 예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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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강서경 개인전 《마치 MARCH》, 전시장

 

 


국제갤러리, 강서경 개인전 마치 MARCH, ‘시간공간에 펼쳐내다.

국제갤러리 K3에서 진행되는 이번 강서경 개인전은 그의 주요 개념 ()’ 모라(Mora)’를 중심으로 선보이고 있다.

 

강서경 작가는 다양한 형태의 사각 그리드()을 여러 회화 및 조각의 물리적 틀로서 기능하며 무한한 시공간을 담는 그만의 회화를 구축해왔다.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이 사각 그리드의 논리는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창안한 유량악보인 정간보(井間譜)’의 기호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바둑판처럼 생긴 정간보 안에서 우물 정()’자 모양의 각 칸은 음의 길이와 높이를 나타낸다. 작가는 이 음이 연주되는 방식을 서술하는 이 사각의 틀을 개념적으로 번안해 회화의 확장의 무대로 삼았다. 이는 마치 땅속 깊이 파고든 우물과 같이 의 터전 위에서 다양한 시간의 층위를 쌓아 올리며 자신의 회화가 서술하는 시공간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국제갤러리] 강서경_정 井 #01, 정 井 55 × 40 #08.jpg
[국제갤러리] 강서경_정 井 #01, 정 井 55 × 40 #08

 

 

또한, 언어학에서 모라는 음절 한 마디보다 짧은 단위를 칭한다. 강서경에게 모라는 회화, 즉 서사가 축적될 수 있는 시간의 시각화된 단위를 뜻한다. ‘이 자신의 회화에서 음의 길이와 높이를 나타낸다면, ‘모라는 시간을 담는 틀로 활용하고 있어 모라누하연작은 시간성을 그리고자 하는 작가의 열망을 어쩌면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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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누하〉 연작

 

 

강서경은 캔버스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그림을 그린다. 수평으로 눕힌 캔버스 위로 쌓아 올리는 물감은 캔버스의 네 옆면으로 흘러내리게 마련이다. 이런 방식으로 도출되는 캔버스의 옆면은 일찍이 강서경 회화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모라누하연작은 오랜 시간 캔버스의 면면을 따라 흘러내려 밑으로 떨어지는 물감을 모아 종이에 비단의 층위를 덧대어 완성한 작품으로 각기 다른 물감이 흘러내린 흔적을 통해 시간의 층위를 직관적으로 목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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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강서경_아워스 ㅡ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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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갤러리] 강서경_산 ㅡ 아워스

 

 

이 외에도 아워스연작과 신작 아워스, 도 만나볼 수 있다. 아워스연작 안에서 강서경의 모라회화는 둥근 나무 프레임 안에 담긴다. 실을 꼬아 수놓은 나무 프레임은 생()에 대한 작가의 예찬이자 여성의 노동의 시간에 대한 기록이다. 나아가 나무 프레임의 둥근 형태는 그 모양으로서 직접적으로 시간의 순환을 상징한다. 여기에 나무 프레임이 감싸고 있는 반투명한 비단은 새벽과 석양의 하늘빛을 닮도록 은은하게 염색하였다.

   

천장과 바닥에 작가의 새로운 조각군 아워스은 브론즈를 구부리고 표면을 두드려 제작한 신작으로 공중에서 낮게 매달려 관람객을 맞이한다. 나무 좌대 위에 선 둥근 형태의 작업은 벽면의 다른 회화를 작품 내부의 공간으로 함께 담아내며, 꽃잎을 닮은 곡선 고리를 두른 은 돌고 도는 시간의 순환을 상기시키며, K3 넓은 전시장이 마치 작가가 그려낸 계절을 달리하듯 변화하는 산수가 펼쳐지는 듯하다. 전시는 428()까지 진행된다.

 

한편, 국제갤러리 서울에서는 현재 K3에서는 강서경 개인전, K1, K2에서는 김윤신 개인전, 한옥에서 김용익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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