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전 미국 외교관, 여행가, 조선총독부, 외신이 본 서울의 모습

서울역사박물관, 학술총서19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네 개의 시선’
기사입력 2024.02.13 15:42 조회수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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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생활상태조사의 기초자료인 미공개 사진 등 163점 공개

1880년대부터 80여 년 간 격동의 서울의 모습을 다양한 시선으로 조명

 

 

[서울문화인] 서울역사박물관은 2010년부터 국내외 흩어져있는 서울학 자료를 발굴, 조사하여 학술총서로 발간하여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네 개의 시선>을 발간하였다.

 

이번 학술총서는 2020년부터 진행된 미국 소재 서울학 자료 조사의 3번째 결과물로, 2023년에는 필라델피아 소재 장로회 역사협회(Presbyterian Historical Society)와 워싱턴 D.C. 소재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을 조사한 후, 그중 의회도서관 판화사진 분과(Prints & Photographs Division)의 사진 163점을 엄선하여 선보인다.

 

미국 의회도서관은 1800424일 미국의 제2대 대통령 존 애덤스가 서명한 의회법 제정으로 생겨난 세계 최초의 공공 국립도서관 중 하나로 1897년 본격적으로 종합도서관으로 재출범하였고 이때 생겨난 시각예술부(Department of Graphic Arts)가 판화사진 분과(Prints & Photographs Division)의 전신이다.

 

의회도서관의 아시아 분과(Asian Division)는 그간 국내 여러 연구기관이 조사했지만 판화사진 분과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판화사진 분과는 미국 저작권청에 저작권 등록을 위해 납본된 사진들을 기반으로, 2021년 기준 1,470만여 건에 달하는 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며 베인 뉴스 서비스(Bain News Service)의 원판사진 등 다수의 희귀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이번 조사를 통해 산재하여 알려졌던 자료들의 원 출처와 촬영 맥락을 파악하고, 정리되지 않은 불명의 자료들을 조사, 연구하여 새롭게 소개하였다.

 

그중 이번에 소개하는 자료들은 조선 말기부터 1960년대까지 4개의 컬렉션으로, 미국 외교관, 여행 저널리스트, 조선총독부, 미국 언론사라는 각기 다른 네 개의 시선으로 본 서울의 모습을 조명하였다.

 

1(조지 C. 포크 컬렉션)에서는 통역사로 조선에서 온 보빙사 일행을 수행하고 이를 계기로 조선의 미국공사관에 외교 무관으로 파견된 미국의 해군 장교 포크(George Clayton Foulk, 1856-1893)가 촬영한 사진들로 1884년 부임 후부터의 1년간의 사진들로, 미국의 외교관으로서 고종의 근대화 사업의 자문 역할을 하기도 했던 포크의 시선으로 본 조선 말기 서울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사진 2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1884-1885), 조지 C, 포크 컬렉션.jpg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1884-1885), 조지 C, 포크 컬렉션

 

 

사진 3  숭례문과 성벽 바깥의 민가(1884-1885), 조지 C, 포크 컬렉션.jpg
숭례문과 성벽 바깥의 민가(1884-1885), 조지 C, 포크 컬렉션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과 숭례문과 성벽 바깥의 민가의 사진은 현존하는 숭례문 사진 중 가장 이른 사진들로 귀중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남산에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한양도성의 성벽과 그 주변 마을, 숭례문 바깥에 바로 접해있는 민가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2(프랭크 G. 카펜터 컬렉션)에서는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며 수많은 책과 저서를 남긴 미국의 사진가, 여행 작가인 카펜터(Frank George Carpenter, 1855-1924)의 사진들로 1888년 고종을 인터뷰한 저널리스트이기도 한 카펜터는 짧은 기간 방문한 여행자의 단편적인 시선이었지만 많은 여행 기록과 신문 기사, 책 발간을 통해 20세기 전반 미국인들이 조선을 바라보는 하나의 창구를 제공하였다.

 

 

사진 9  종로 2가 엿 파는 아이(191년 이전), 프랭크 G.jpg
종로 2가 엿 파는 아이(191년 이전), 프랭크 G. 카펜터 컬렉션

 

사진 10 초가집(1911년 이전),  프랭크 G.jpg
초가집(1911년 이전), 프랭크 G. 카펜터 컬렉션

 

 

종로 2가에서 엿 파는 아이(사진9)와 초가집 사진(사진10)조선의 어린 소년들은 어깨 위에 줄을 매단 쟁반을 들고 다니며 사탕을 판다”, “조선의 집들은 말발굽 모양을 띠고 있으며 주로 나무로 지은 집이나 짚을 얹어 돌과 진흙으로 만든 초가집에 산다는 책의 기록과 함께 20세기 전반 서울의 세밀한 모습을 미국인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하였다.

 

 

3(무라카미 텐코 컬렉션)에는 의회도서관에서 아직 등록하지 않은 미공개 사진들로, 해방 직후 미국이 일본에서 입수한 조선총독부 문건들 중의 일부이다. 일제강점기 경성을 비롯한 전국의 생활상태(生活狀態)’, ‘경제사정(經濟事情)’ 등에 대한 방대한 사진들로 조선총독부 생활상태 학술조사의 기초자료로 추정된다. 다양한 지역과 분야를 망라하고 있어 조선총독부가 식민 지배를 위해 조사했던 다양한 맥락을 파악할 수 있는 연구 가치가 큰 사진들이다.

 

특히 이 사진들은 해방 직후 미국이 일본 도쿄에서 입수한 자료들 중 일부가 의회도서관으로 이관된 것으로, 이번 조사를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경성 외에도 평양인천수원대전강릉경주부산광주제주황해도함흥간도 등 전국의 생활상태’, ‘경제사정’, ‘상업’, ‘부락등 사진 뒷면의 기록을 통해 조선총독부 생활상태 학술조사의 기초자료로 추정된다. 이번에 소개되는 경성 사진의 경우, 당시 서울에서 사진관을 운영했던 무라카미 텐코(村上天紅) 등이 촬영한 것으로 판단되어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이라고 명명하였다.

 

 

사진 13  돈화문로 일대 시가(1931.9.25..jpg
돈화문로 일대 시가(1931.9.25..),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

 

사진 14  종로 5가 일대 전경(1921년 이후),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jpg
종로 5가 일대 전경(1921년 이후),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

 

사진 15 종로 3가에서 바라본 남산 일대 시가지 전경(일제강점기),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jpg
종로 3가에서 바라본 남산 일대 시가지 전경(일제강점기),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

 

 

돈화문로 초입 단성사 뒤쪽에 위치한 경성 소방서 부설 종로지서의 고층 망루에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돈화문로 일대 시가(사진13), 종로 5가 일대 전경(사진14), 남산 일대 시가지 전경(사진15) 사진들이 특히 흥미롭다. 모두 같은 지점에서 북쪽-동쪽-남쪽을 향해 촬영한 것으로, 기존의 종로대로 외에 잘 포착되지 않았던 시가지의 면면을 담고 있어 의미가 크다.

 

 

4(뉴욕 월드 텔레그램&선 컬렉션)은 뉴욕에서 발행한 일간지 뉴욕 월드 저널 트리뷴(New York World Journal Tribune)1920년대부터 폐간되는 1967년까지의 사진 약 100만 장을 의회도서관에 기증한 사진들로, 모두 미공개 사진들이다. 이번에 소개된 서울 사진들은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을 거쳐 국가를 재건하는 1960년대 초반까지의 사진들로, 사진에서 보여주는 이미지와 뒷면 기록 사이의 간극을 통해 전쟁에서의 미군의 역할을 강조하려는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사진 24  위에서 내려다 본 안국동 일대(1950.6.26.jpg
위에서 내려다 본 안국동 일대(1950.6.26.), 뉴욕 월드 텔레그램&선 컬렉션

 

사진 25  인천상륙작전 후 서울을 통과하는 미군(1950.9.jpg
인천상륙작전 후 서울을 통과하는 미군(1950.9.), 뉴욕 월드 텔레그램&선 컬렉션

 

 

위에서 내려다 본 안국동 일대 사진은 상공에서 바라본 안동별궁과 풍문여학교(지금의 서울공예박물관)의 모습을 담고 있는 것으로, 사진 뒷면의 기록을 통해 이 사진이 1950626일 북한군의 남침 등 한국 전쟁 발발에 대응한 국내외 정황을 기사로 작성하기 위해 선별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인천상륙작전 후 서울을 통과하는 미군은 서울 탈환을 위해 전투가 격렬해졌을 당시, 미군이 서울의 한 도로를 통과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사진에 대한 개별 해설 외에도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자료의 의미와 학술적 가치(석지훈), 한국에 사는 미국인: 프랭크 G. 카펜터의 여행과 기록, 1888-1924(구르셀 바하르), 사진과 식민권력: 조선총독부의 생활상태조사사업과 무라카미 텐코 컬렉션의 관계를 중심으로(권혁희)라는 3편의 전문가 논고도 함께 수록되어 사진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학술총서19 <미국 의회도서관 소장 서울 사진: 네 개의 시선>은 서울책방(store.seoul.go.kr, 02-733-7033)과 서울역사박물관 내 기념품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권수진 기자]

 

 

 

 

 

 

 

 

 

[권수진 기자 ksj93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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