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화려하기가 으뜸인 조선의 공주·옹주가 입었던 활옷(혼례복)을 만나다.

국립고궁박물관,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특별전
기사입력 2023.09.21 16:44 조회수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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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특별전_ 복온공주 홍잠삼, 1930년

 

 

 

[서울문화인] 진한 붉은 비단 위에 자수 등 아름다운 장식이 더해진 활옷은 과거 공주, 옹주, 왕자의 부인 등이 입었던 혼례복으로, 양질의 염색기술과 수준 높은 왕실 자수로 제작된 만큼 의례복 중에서도 손꼽히게 아름다운 옷이다.

 

활옷은 민간에서 내려온 용어로 조선 전기 국가기록물에는 긴 홍색의 옷이라는 뜻의 홍장삼(紅長衫)’으로 기록되어있다. 이 활옷은 고유 복식의 전통을 이은 긴 겉옷으로, 치마와 저고리 등 여러 받침옷 위에 착용하는 대표적인 조선왕실의 여성 혼례복이다.

 

활옷은 사치를 배격했던 조선시대에 유일하게 화려한 자수, 가장 진한 붉은 빛깔인 대홍(大紅)의 염색, 아름다운 금박 기법 등 많은 노력을 들여 제작되어 화려하기가 으뜸이다. 또한, 예로부터 엄격한 신분제 사회인 조선시대에는 신분에 따라 절차부터 물품과 입는 옷까지 세세히 차별을 두었지만 혼례를 치르는 주인공의 삶이 행복하게 바라는 마음은 신분을 넘어 혼례를 축복하는 의미를 가득 담아 왕실뿐 아니라 민간까지도 함께 입을 수 있도록 허락한 의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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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조선 왕실 여성들의 활옷과 이와 관련 유물까지 총 110여 점을 선보이는 특별전시 활옷 만개(滿開)-조선왕실 여성 혼례복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순조의 둘째 딸이 입었던 복온공주 활옷을 비롯하여 국내에 전하는 활옷 3점과 미국 필드 박물관(Field Museum), 브루클린 박물관(Brooklyn Museum), 클리블랜드 미술관(The Cleveland Museum of Art),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활옷을 비롯한 국외소장 활옷 6점 등 조선왕실 활옷의 특징을 잘 간직한 작품들이 대거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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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 소장 활옷 보존처리 [사진제공=국외소재문화재재단]

 

 

특히 복온공주 활옷’(1830,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은 국내외에 현존하는 총 50여 점의 활옷 중 유일하게 연대와 착용자가 알려진 것으로, 조선왕실 활옷의 기준작이라 할 수 있다. 더불어 로스앤젤레스카운티 미술관(LACMA) 소장 궁중활옷은 방탄소년단 알엠(RM)의 후원으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지난해 국내로 들여와 보존처리를 마쳤으며, 돌아가기 전 국내에서 최초 전시하는 유물이다.

 

이 외에도 의례에 대한 설명, 활옷 제작에 관한 문화를 다양한 유물과 아름다운 영상으로 확인하실 수 있으며, 조선왕실 혼례 절차 중 가장 중요한 동뢰연(同牢宴)을 재현한 공간도 준비되어 있어 활옷 문화 전체를 폭넓게 체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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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긴 홍색의 옷, 홍장삼(紅長衫)과 활옷, 가례(嘉禮), 아름다운 왕실의 혼례, 공주, 궁을 떠나다 의 3개 세부 주제를 통해 왕실 여성들의 의례복, 혼례복과 그에 관한 왕실 문화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왕비, 왕세자빈의 육례(六禮)와 비교하여 간소한 절차로 치렀던 공주, 옹주의 사례(四禮)와 이 중 활옷을 착용했던 동뢰를 각종 문헌과 혼례 물품 등 관련 자료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유일하게 현존하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의 대형 왕실 교배석(交拜席)’을 영상으로 선보여 왕실 혼례 핵심 공간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활옷의 자수 무늬를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중앙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등에서 소장 중인 총 6점의 국내외 활옷과 함께 민간 혼례에서 착용되었던 사진자료 등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 육례 : 왕비, 왕세자빈, 왕세손빈의 혼례 절차. 납채-납징-고기-책례-친영-동뢰

* 사례 : 공주, 옹주, 군부인(왕자의 배우자)의 혼례 절차. 육례 중 고기와 책례가 생략됨

* 동뢰 : 조선왕실 혼례의 맨 마지막 절차로 음식(, 희생)을 함께 나눔으로써 부부가 된다는 의미

* 교배석 : 동뢰 때 신랑, 신부가 맞절하며 식을 시작하는 교배례(交拜禮)를 위해 설치하는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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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에서는 여러 손길로 정성스레 만든 활옷에서는 상의원(尙衣院) 등 관청과 장인을 중심으로 온갖 재료를 조달하고 각 재질이나 작업에 따라 세분화되어 완성되는 활옷의 제작과정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소장 활옷의 보존처리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활옷 등에 활용되었던 순조의 셋째딸 덕온공주(德溫公主, 1822-1844) 홍장삼 자수본(1837)’은 조선 왕실 자수의 섬세함과 우수함을 증명해 주는 유물들로서 완성된 활옷과 견주어 볼 수 있다. 수놓을 도안을 종이에 먹으로 그려 놓은 이 자수본은 당시 화원(畫員)이 담당하였다.

 

 

덕온공주 홍장삼 (오른쪽)소매자수본, 1837년, 39.2×77.9㎝, 국립고궁박물관.jpg
덕온공주 홍장삼 (오른쪽)소매자수본, 1837년, 39.2×77.9㎝, 국립고궁박물관 [사진제공=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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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그림, 대한제국, 종이에 채색

 

 

한편, 특별전시 기간 중에는 활옷의 역사, 제작 방법 등에 대해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는 왕실문화 심층탐구 강연’(성인 대상, 9.20, 10.4.~10.25 중 매주 수요일, 5)공주의 웨딩드레스 활옷’(초등학교 1~3학년 어린이 대상, 9.22. ~ 12.8. 매주 금요일, 9) 체험교육도 함께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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