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미술관, 한국 미술사에 ‘추상’의 장(場)을 연 김환기의 40년의 예술세계

김환기의 40년 추상 여정을 따라가는 대규모 회고전
기사입력 2023.05.29 00:00 조회수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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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도_1938_60.7×72.6cm_캔버스에 유채_국립현대미술관 소장

 

 

 

- 유화와 드로잉, 신문지작업, 조각, 스케치북 등 약 120점 전시

- 도자기와 화구, 청년 시절의 사진, 작가 수첩, 편지, 50년대 스크랩북 등 100여 건의 자료 최초 공개

 

[서울문화인] 2015, <19--71#209>(1971년 작)이 서울옥션 홍콩 경매서 한화 472100만원(31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면서 이전의 최고가로 남아있던 박수근의 <빨래터>를 제치고 국내 작가 미술품 경매 중 최고가 기록한데 이어 2019, 김환기의 <Universe 5-IV-71#200>(1971년 작)가 크리스티 홍콩 경매서 한화 1323600만원(880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면서, 한국 미술품 중 최초로 한화 100억을 넘긴 작품을 기록하며, 한국의 미술품 경매의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는 작가 김환기.

 

20세기 한국 미술사에 추상이라는 새 장()을 연 김환기(1913~1974)는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과 함께 국민화가로 불리며, 한국 미술사에서 빠질 수없는 작가이다. 올해는 그의 탄생 110년을 맞이하는 해로 호암미술관(경기도 용인)1년 반 동안 전시환경 개선을 위한 내부 리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새롭게 선보이는 첫 전시로 수화 김환기를 선택했다.

 

 

김환기 (좌, 1937년 4월 귀국 직전의 모습)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김환기 (좌, 1937년 4월 귀국 직전의 모습)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김환기는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서구 모더니즘을 한국화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활동하며 한국 미술의 국제화를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추상 계열에서 벗어나 구상을 추구하면서도 조형수단의 자율적인 표현을 추구했다. 또한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면, , 형태, 색체, 리듬 등으로 대상을 조형적으로 새롭게 표현했다.

 

30년대 일본으로 유학을 떠나 입체주의와 초현실주의, 구축주의 등 당시의 전위미술인 추상미술사조를 익히고 1937년 귀국, 한국 미술사에 추상이라는 새로운 장을 열며, 명실상부 한국 최초의 추상화가가 되었다. 당시는 김환기가 작업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인 한국의 전통과 자연에 눈을 뜨기 시작한 시기로 민족예술의 계승을 주창한 김용준, 이태준, 최순우 등과 교류하며 전통미술에 대한 식견과 사랑을 키웠고, 자연과 전통의 현대적 표현을 목표로 평생을 추상에 매진했다.

 

1963, 50세에 건너간 뉴욕에서 김환기는 무수한 이방인 무명작가의 한 사람이었지만, 자신만의 독창적 예술을 찾기 위해 치열하고 꾸준하게 조형실험을 이어갔고, 만년에 이르러 자연과 인간, 예술에 대한 동양적 사유와 관조를 담은 전면점화에 도달하게 된다. 그의 점화에는 1930년대부터 이어져온 그의 추상 여정이 함축되어 있고, 그 작은 점 하나하나에는 자연과 인간, 예술을 아우르는 보편적 세계에 대한 확장된 사유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호암미술관 1,2층 전시실 전관에서 약 120점을 선보이는 전시 <한 점 하늘_김환기 a dot a sky_kim whanki>는 김환기의 40년 예술세계 전반을 살펴보는 대규모 회고전으로 꾸며져 시대별 대표작은 물론, 도판으로만 확인되던 여러 초기작들과 미공개작, 작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스케치북과 드로잉들을 최초로 선보일 뿐만 아니라 유족의 협조로 김환기의 유품과 편지, 청년시절의 사진, 낡은 스크랩북 등이 처음으로 전시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

 

2층 전시실에서 시작되는 전시 1(/항아리)는 김환기의 예술이념과 추상형식이 성립된 193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초까지의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시기에 작가는 한국의 자연과 전통을 동일시하며 작업의 기반을 다지고 발전시켜 나간 시기로 전시에서는 달과 달항아리, , 구름, 새 등의 모티프가 그림의 주요 주제로 자리잡으며 그의 전형적인 추상 스타일로 정착되어 가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1부에서는 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론도>(1938)는 물론, 김환기 특유의 한국적 추상의 서막이라 할 수 있는 <달과 나무>(1948), 도자기가 빼곡한 성북동집 작업실 나무선반을 연상시키는 <항아리>(1956), 시간을 초월한 자연과 예술의 영원성을 표현한 <영원의 노래>(1957), 전통미술양식과 점화의 씨앗이 함께 공존하는 <여름달밤>(1961) 등이 전시되며, 다수의 초기 작업들이 전시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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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나무_1948_73×61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달과 나무_1948_73×61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항아리_1956_100 x 81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항아리_1956_100 x 81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특히 작가의 유일한 벽화대작 <여인들과 항아리>가 이전에는 1961년 작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 전시를 계기로 발견된 작가 수첩을 통해 제작연도가 1960년으로 확인되었다.

 

여인들과 항아리_1960_281×568cm_캔버스에 유채_국립현대미술관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여인들과 항아리_1960_281×568cm_캔버스에 유채_국립현대미술관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1층 전시실로 이어지는 2(거대한 작은 점)에서는 김환기가 뉴욕 이주 이후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며 한국적 이면서도 국제무대에서 통할 새로운 추상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는 뉴욕 시기 초기까지 이어지던 풍경의 요소를 점과 선으로 흡수하여 추상성을 높이고 다채로운 점, , 면의 구성으로 수많은 작업을 시도한 끝에 점화에 확신을 얻고 1969년과 1970년 사이에 전면점화의 시대에 들어가게 된다.

 

달과 산 등 풍경요소들이 선과 점, 색면으로 대체되는 <북서풍 30–Ⅷ–65>(1965), 김환기의 점화를 처음으로 알린 작품이자 김광섭의 시 저녁에를 늘 맘속으로 노래하며 그린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1970), 한국 미술품 경매가 최고 기록한 작품이자 우주라는 별칭으로 사랑받고 있는 <5IV71 #200>(1971), 동양적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 <하늘과 땅24–Ⅸ–73 #320>(1973) 등이 함께 전시되며, 작고 한 달 전에 죽음을 예감하듯 그린 검은 점화 <17VI74 #337>(1974)로 전시는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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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서풍 30–VIII–65_1965_178x127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북서풍 30–VIII–65_1965_178x127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_1970_232x172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16-IV-70 #166_1970_232x172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5–IV–71 #200_1971_254x254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5–IV–71 #200_1971_254x254cm_캔버스에 유채_개인 소장_©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이번 회고전에는 그간 전시를 통해 보기 어려웠던 여러 초기작뿐 아니라 최초로 공개되는 1950년대 스케치북과 70년대 점화 등이 소장가들의 협조로 선보이게 되었다. 또한, 스물네살 청년 김환기의 사진, 작가가 애장한 도자기와 선반, 삽화와 기고문이 꼼꼼히 정리된 스크랩북, 파리 개인전의 방명록, 문화예술인 160명이 이름을 올린 1974년 추도식 팸플릿 등 작가의 유족이 수십 년 간 간직해온 김환기의 흥미로운 자료들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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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 파리 첫 개인전 때의 방명록(윤이상).jpg
1956년 파리 첫 개인전 때의 방명록(윤이상)

 

 

김환기의 삽화 스크랩북(1950년대)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jpg
김환기의 삽화 스크랩북(1950년대) ©Whanki Foundation·Whanki Museum.

 

 

 

전시를 담당한 태현선 리움미술관 소장품연구실장은 김환기는 한국현대 미술의 역사이자 상징같은 존재로 고전을 만들고자 했던 작가의 바람대로 그의 예술은 오늘날에도 공명한다라며, “그러나 김환기를 수식하는 최근의 단편적인 수사들은 김환기의 예술세계를 다시 한 번 총제적으로 살펴보는 전시가 필요함을 일깨운다며 회고전의 의미를 밝혔다.

 

전시는 910()까지 진행되며, 관람요금은 14,000원이다. 관람예약은 호암미술관 홈페이지(www.hoammuseum.org)을 통해 관람 2주전부터 온라인 사전 예약 후 관람가능하며, 현장발권도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은10:00~18:00(매표마감 17:00))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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