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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내 유일의 판화전문박물관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이 불기2567년 부처님오신날 기념으로 “불교도상의 향연 - 동 아시아 밀교만다라 특별전”을 오는 5월 17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한다.
올해로 개관 20여년을 맞이한 고판화박물관은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한선학관장이 30여년 동안 수집한 6,000여점의 고판화를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연스럽게 불교 판화가 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불교 판화가 많이 만들어진 장르인 정토와 밀교와 관련된 판화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정토 판화 소개에 이어 올해는 밀교판화를 소개함으로써 불교판화의 다양성을 선보이는 전시라 할 수 있다.
전시 소개에 앞서 밀교는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이것이 밀교라고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밀교는 대승불교의 한 분야로 7세기 경 인도에서 성립되었다. 밀교가 성립될 당시의 인도불교는 부파불교시대(소승불교시대)로서 실천보다는 전문적 이론과 승려중심의 경향이 매우 짙었다. 이러한 불교계의 흐름은 교학(敎學)의 찬란한 발전을 가져오는 장점도 있었지만, 많은 신도를 잃게 되고 교단의 위축을 스스로 가져오는 단점도 있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고 실천을 위주로 한 대중불교운동이 밀교라 한다. 밀교는 중국 당나라 때에 성향, 국내에도 삼국시대 유입되어 고려나 조선시대까지 민중신앙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한다.
특히 불교미술에서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밀교 미술이며, 이는 판화로 많이 표현되어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밀교가 발전하였던, 티벳과 일본의 작품들이 그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간의 바퀴, 주기(순환) 이라는 뜻하는 티벳의 ‘칼라차크라(Kalachakra)’ 만다라를 찍을 수 있는 판목을 비롯하여 일본의 대형 태장계만다라와 금강계만다라를 흑백판화와 채색판화,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밀교 문두루법(국가를 위한 진호국가 기도법)을 그림으로 볼 수 있는 중국 당시대 그림을 일본에서 판화로 복각한 승적비사문천왕(勝敵毘沙門天王)판화 등 일본의 수준 높은 판화 작품과 한국의 유물로는 고려시대 판각된 금강계, 태장계다라니와 유가심인도, 밀교의식을 종합해서 보여주는 500여 년 전 조선에서 만들어진 강원도 유형문화제 151호인 안심사 제진언집, 강원도 문화재자료 153호인 만연사판 중간진언집 등 밀교 미술을 대표하는 수준 높은 판화 작품이 소개될 예정이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고판화박물관 개관 20주년 기념 두 번째 대규모 전시회로, 특히 그동안 수집된 고판화박물관 유물 6,000여점 중 불교 회화사와 판화사에 주목 받는 ‘밀교’와 관련된 목판과 전적, 불화 판화 등 200여점을 선별하였으며, 관련학자들과 전문가들 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동 아시아인들이 꿈꿔왔던 현생에서 성불하는 즉신성불의 길인 밀교의 세계를 고판화를 통해 더욱 쉽게 이해 할 수 있어 동양 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였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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