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조선 왕실의 이념이 담긴 궁중 현판을 한자리에 선보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
기사입력 2022.06.20 11:44 조회수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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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궁궐을 방문하면 모든 건물마다 마주하는 것이 현판이다. 조선의 궁궐에는 건물의 성격과 기능을 알 수 있도록 좋은 글귀를 따와 이름을 짓고 현판으로 걸었다.

 

현판에는 건물을 세운 목적과 과정에 대한 기록을 새겨 건물의 성격을 명확히 드러낼 뿐만 아니라 왕이 신하에게 내린 명령과 지침, 이상적 군주인 성군이 되기 위한 도리와 노력, 백성을 위했던 마음, 나라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심 등 교훈과 경계의 글을 새겨 게시판 역할을 했다. 관청 업무 정보 및 소속 관리 명단, 업무 분장, 국가 행사 날짜를 새긴 현판은 나라 운영에 필요한 공문서와 같은 역할도 하였다. 또한, 현판의 글씨는 왕에서부터 당대 명필가와 내시에 이르는 등 다양한 서체로 이뤄졌다.

 

현판은 삼국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보이며 조선시대에 널리 사용되었다. 궁궐을 비롯해 종묘,왕릉, 행궁 등 조선 왕실 관련 건물에 걸린 현판에는 조선이 지향한 유교적 이상 사회에 대한모습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유교 경전에 전거를 두어 해당 건물의 성격과 건립 목적에 어울리는 글귀와 좋은 뜻을 담아 함축적으로 표현하였다.

 

조선시대 궁중 현판은 궁궐을 세울 때, 화재나 전쟁 등으로 궁궐을 보수할 때, 다른 궁궐의 건물을 헐어 옮겨 지을 때 제작 · 수리되어 궁궐 건축에 걸렸다. 제작 과정에서 당대의 상황을 반영하여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뜻과 소망을 담기도 했다. 그 예로, 고종高宗(재위 1863~1907)은 나라가 위태하던 1906, 화재로 덕수궁을 수리하면서 본래 있던 대안문 현판을 내리고 큰 하늘이라는 뜻의 대한大漢한양이 창대해진다는 대한제국의 소망을 담은 대한문으로 이름을 바꿔 달도록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1910~1945) 때 조선 왕실의 권위를 상징했던 다섯 궁궐이 관광지, 오락시설, 박람회장으로 전락, 훼손되면서 현판 대다수는 제자리를 잃고 떠돌아야 했다. 건물에서 내려온 현판은 원래의 기능을 잃고, 제실박물관(이후 이왕가李王家박물관) 전시실로 사용됐던 창경궁昌慶宮의 명정전明政殿과 명정전 회랑, 경춘전景春殿, 환경전歡慶殿 등에 진열되었다.

 

해방 이후 1963년에는 624점의 현판이 경복궁 근정전 회랑에 전시되었다. 경복궁에 보관되던 700점이 넘는 현판은 1982년 창경궁에, 1986년 창덕궁昌德宮에 보관되다가 1992년 덕수궁에 궁중유물전시관을 개관하면서 옮겨졌고, 이후 2005년 국립고궁박물관이 이전 개관하면서 다시 이동되었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된 궁중 현판 775점은 조선 상실 문화를 의미를 담은 소중한 유물이자 또한, 역사 · 건축 ·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8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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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은 조선 왕실이 궁중 현판을 통해 널리 내걸고자했던 유교적 이상과 가치를 조명하고자 박물관 소장 현판 가운데 81점의 궁중 현판을 한자리에 공개하는 전시를 마련했다.

 

전시에는 조선 궁궐의 현판과 더불어 1719(숙종 45)에 숙종이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여 만든 첩 형태의 책 기사계첩(耆社契帖)(국보) 등 관련 유물을 포함해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각자장(刻字匠)이 사용하는 작업 도구 등 총 100여 점의 전시품을 선보인다.

 

전시에 소개되는 현판으로는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현판(124x374cm) 가운데 가장 큰 현판이자 근대사의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경운궁(현 덕수궁)의 정문에 걸렸던 대안문(大安門) 현판’,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현판 가운데 가장 오래된 현판이자 당대 명필인 한호(韓濩, 1543~1605)가 쓴 의열사기(義烈祠記) 현판(1582년 제작, 백제 의자왕 때와 고려 공민왕 때 충신을 모신 사당인 의열사의 내력을 새긴 현판)’을 비롯하여 왕의 개인적인 감회나 경험을 읊은 시를 새긴 현판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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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현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나오는 홍화문사미도(弘化門賜米圖)그림과 관련 문헌기록을 바탕으로 창경궁의 정문인 홍화문 앞에서 왕이 백성에게 쌀을 나눠주던 장면 등을 만화영상으로 마날 수 있으며, 창덕궁과 창경궁의 배치도인 <동궐도>를 배경으로 관람객이 직접 현판의 글씨를 디지털 기술로 써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그 의미를 되새겨 보기 힘들었던 궁궐의 현판을 한자리에 관람함과 동시에 현판에 담긴 조선 왕실의 정치이념과 소망을 이해할 수 있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전시는 815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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