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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19세기 중반 이후 미술은 르네상스 이후에 계속되었던 전통적인 미술을 거부하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조형언어, 재료, 기법과 매체 등 다양한 형태로 표출되었다. 이는 현재까지 이어지며 예술이 시각적 아름다움 보다는 개념적 미술로 변화하면서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면 어려운 대상이 되어버렸다.
20세기 이후 대세가 된 추상미술 속에서도 회화에서 색은 여전히 미술에서 가장 기본이고 그것을 어떻게 조화롭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어떤 위치의 화가인가를 가늠하는 하나의 역할을 한다. 이런 점에서 샤갈은 작품 속 대상보다 원색의 색채가 먼저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원색의 색채로 자신의 삶과 관심사를 녹여내었고 이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 감성을 자극하며, 20세기의 가장 사랑받는 화가 중 한 사람으로 자리하고 있다.
“우리 인생에서 삶과 예술에 의미를 주는 단 한 가지 색은 바로 사랑의 색이다.”
일찍이 피카소는 샤갈을 두고 “마티스가 죽은 후, 진정으로 색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는 화가는 샤갈뿐이다. 르누아르 이래 샤갈처럼 빛을 잘 이해한 화가는 없다.”고 말할 정도로 샤갈하면 떠 올리는 수식어는 ‘색채의 마술사’이다.
마르크 샤갈(Marc Zakharovich Chagall, 1887-1985)은 1887년 러시아 제국의 도시였던 비테스크의 독실한 유대인 가정에서 모이셰 샤갈(Moyshe Shagal)이라는 이름으로 태어났다. 스물네 살이던 1911년 처음 러시아를 떠나 파리에서 야수파와 입체파에 이르는 모더니즘 회화를 습득하였고, 이름 또한 프랑스식인 마르크 샤갈(Marc Chagall)로 개명하며 파리에서 자신의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게 된다.
그는 야수파의 색채를 자기 나름대로 이용하여 아름답고 아담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파리 유학 도중 제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자, 다시 고국 러시아로 돌아와 8년간 우울하게 보내다가, 1922년 다시 파리로 돌아와서 프랑스에 귀화하였다. 이 때 선명한 색채로 사람과 동물을 섞어, 환상적이며 신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부터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되면서 ‘색채의 마술사’라는 수식을 얻게 되었다.
샤갈은 90년을 넘게 장수하며 수천 장의 작품을 남겼다. 작품이 많은 만큼 국내에서도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는 많이 개최되었고 전시 때에는 그 어느 작가보다 많은 작품이 소개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남긴 작품에 비하면 여전히 일부분이라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국내에서 소개된 전시에서 많은 사람들이 ‘회화’에 비해 ‘판화’가 다수를 차지하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는데 그는 판화에도 뛰어나 판화에서도 회화 못지않은 색채감을 드러내는 작품을 많이 남겼다. 특히 성서 이야기를 소재로 한 걸작 동판화를 많이 남겼다.
샤갈이 들려주는 성서의 메시지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진행하는 ‘샤갈 특별전, Chagall and the Bible’은 샤갈에게 가장 중요한 예술 창조의 원천이었지만 그간 국내에선 단독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성서’라는 주제 진행하는 전시이다.
샤갈은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남겼지만 ‘전쟁’, ‘사랑’, 그리고 ‘종교’는 가장 큰 키워드가 아닌가 싶다. 생전 두 번의 전쟁과 러시아의 10월 혁명을 겪은 샤갈의 인생은 전쟁과 피난의 연속이었다. 또한, 아내를 향한 그의 헌신적이고 사랑은 그녀의 죽음 이후에도 계속되어 생의 마지막까지 화폭에 담아내었다.
샤갈이 ‘성서’를 주제로 그리게 된 것은 1930년 처음 성서 작업을 의뢰 받고 처음으로 예루살렘을 방문하고 깊은 감명을 받아 성서에 대한 주제로 작업을 이어간다. 이를 시작으로 샤갈은 유대인의 운명과 고난에 대한 주제로 수많은 작품을 남기게 된다.
그는 자신의 말년을 성당을 위한 스태인드글래스, 태피스트리, 발레 무대세트와 의상 그리고 석판화 작업에 매진하며 보냈다. 특히 1973년 자신의 86살 생일에 성서적 메시지를 주제로 한, 국립샤갈 미술관을 니스에 건립하면서 그의 평생의 꿈을 실현했다. 샤갈은 성서를 주제로 한 작품을 그리는 시간 동안 전쟁과 학살로부터 고통 받는 인류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그의 예술세계를 펼쳤다고 한다.
이번 전시가 ‘성서’라는 단일 주제로 소개하는 전시이지만 소개되는 작품은 굉장히 방대하다. 샤갈의 유족이 소장하고 있는 <강기슭에서의 부활>, <푸른 다윗 왕> 등 유화, 과슈를 포함한 19점의 명작과 아시아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4m에 육박하는 대형 태피스트리 2점 및 독일 Kunstmuseum Pablo Picasso Münster 소장품 총까지 220여점의 오리지널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문학을 사랑한 샤갈의 시와 함께 이를 표현한 서사적인 판화 시리즈 등 이전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샤갈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한편, 미이아트뮤지엄 이태근 대표는 “이번 전시는 샤갈의 작품 중 ‘성서’라는 주제로 진행하는 전시다. 앞으로 또 다른 주제로 샤갈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시는 오는 4월 10일까지 진행되며, 입장료는 성인기준 2만원이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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