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문화인] 창덕궁 앞에서 종로3가역에 이르는 종로구 돈화문로 일대는 조선시대부터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피맛길’은 조선시대엔 서민들이 고관대작들의 말을 피해 다니던 뒷골목으로 10여 년 전만 해도 원형 그대로 보존된 유일한 골목길이었다. 특히 인사동과 연결된 피맛골은 지금의 북촌이나 익선동만큼이나 젊은이들이 많이 찾던 곳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 난개발로 지금은 오랫동안 이어오던 모습은 사라지고 대형건물이 들어서면서 이제는 서울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자리하고 있다.
뒤늦게 서울시가 ‘피맛길’ 원형을 품고 있는 돈화문로 일대를 비롯해 총 6개 지역을 골목길을 따라 500m 내외 선 단위로 재생하는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 추가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형 골목길 재생사업’은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등 일정 구역을 정해 ‘면’ 단위로 재생하는 기존 도시재생사업과 달리, ‘선’ 단위를 대상으로 하는 현장밀착형 소규모 방식의 재생 사업으로 상반기 공모에는 지난 5월 15일(금)까지 총 9개 자치구, 10개 사업지가 신청되었다. 시는 사업대상지의 적정성과 자치구 추진 역량, 주민 주도 추진 역량 등을 현장실사와 선정 심사위원회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6개 지역을 사업지로 선정했다.
올해 새롭게 골목길 재생을 시작하는 6곳은 ①마포구 어울마당로 일대(전략사업형) ②종로구 돈화문로 11가길(피맛길) 일대(전략사업형) ③용산구 소월로 20길 일대(사업연계형) ④성북구 장위로 15길‧21나길 일대(사업연계형) ⑤구로구 구로동로 2다길 일대(사업연계형) ⑥동대문구 망우로 18다길 일대(사업연계형)다.
마포구 어울마당로 일대는 홍대 걷고싶은거리와 인접한 마포구 어울마당로 일대는 1982년 당인리선 철도가 지났던 곳이지만 지금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서울시는 역사적 흔적을 기반으로 철길을 테마로 한 거리를 조성해 이 일대를 홍익대와 당인리 문화공간, 한강을 연계하는 문화거점 공간으로 재생한다. 홍대에서부터 유입되는 유동인구를 어울마당로 일대까지 자연스럽게 유도해 지역 활성화를 촉진시킨다는 목표다.
용산구 소월로 20길 일대는 올해로 도시재생사업이 완료되는 해방촌 일대 도시재생활성화사업과 연계해 해방촌 오거리~해방촌성당 320m 길이의 골목길을 재생한다. 경사가 급하고 보행로와 차도가 분리되지 않은 골목길의 보행환경을 개선한다. 이 일대에 위치한 신흥시장 간판 등 환경을 개선하고 도로변을 정비하는 등의 방식으로 주변 골목상점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종로구 돈화문로 11가길 일대는 서울시는 옛 피맛길의 역사와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 골목길을 보전하는 동시에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지역의 역사성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방향으로 재생한다.
서울시는 내년 초까지 실행계획 수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골목길 재생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업지마다 10억 원이 투입된다. 10억 중 2.6억 원은 골목길 재생 실행계획 수립 및 공동체 기반 마련과 소규모 사업 추진을 위해 쓰인다. 나머지 7.4억 원은 골목길 주변 보행환경 개선 및 생활 인프라 확충, 골목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 활성화 등의 사업에 투입된다.
또한, 서울시는 하반기에도 자치구 공모를 통해 일반형 15곳을 선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렇게 되면 기존 사업지 25곳과 올 상반기 선정된 6곳을 포함해 골목길 재생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은 총 46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김진수 기자]
-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