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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한반도의 허리를 4km의 폭과 250km의 길이로 잘라 남북의 경계로 삼은 DMZ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인간의 출입을 허용하지 않는 비극적 땅이다. 이곳은 또 다시 남북의 비극적인 상황을 막기 위한 비무장지대이지만 한국 전쟁 이후, 무장을 가속해 온 역설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12월에 남과 북이 합의하여 일부 감시초소(GP: Guard Post)의 시범 철수도 있었지만, 여전히 쉽게 접근할 공간이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평화 시대로 가기 위한 상징이기도 하며, 분단 이후에도 이곳은 군인으로서의 삶과 민간인으로서의 삶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지난 3월 21일(목)부터 문화역서울 284에서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 학자들과 함께 무장지대가 진정한 의미의 비무장지대로 변화하는 과정을 그려보고, 비무장지대와 접경 지역을 정치‧사회적, 문화‧예술적, 일상적인 측면에서 다각도로 살펴보는 ‘디엠지(DMZ)’ 전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지난해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냉전의 산물에서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는 휴전선 감시초소(GP)의 시대적 의미와 감시초소 철거에 담긴 남북 관계의 새로운 변화를 전달한다. 특히 비무장지대에 도착하기까지 거쳐야 하는 민간인 통제선과 통제구역, 통문, 감시초소 등의 ‘공간적 구성’과 함께 비무장지대가 만들어진 과거부터 감시초소가 없어진 미래의 비무장지대까지를 아우르는 ‘시간적 구성’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안규철, 이불, 정연두, 백승우, 김준, 노순택, 오형근, 문경원·전준호, 임민욱, 조민석, 승효상, 최재은, 민정기, 김선두, 강운 등 예술가 50여 명이 참여하여 ▲ 비무장지대의 변화를 상상해보는 ‘비무장지대(DMZ), 미래에 대한 제안들’, ▲ 평화로 나아가고 있는 남과 북의 현재의 모습을 반영한 ‘전환 속의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전방관측소(OP)’, ▲ 군인·민간인·작가들의 서로 다른 시선이 교차하는 ‘비무장지대(DMZ)와 접경지역의 삶: 군인·마을주민’, ▲ 비무장지대의 역사를 다루는 과거의 공간으로서 관련 구축 자료(아카이브)와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비무장지대(DMZ), 역사와 풍경’, ▲ 비무장지대(DMZ)의 현재와 미래를 접하는 공간인 ‘비무장지대(DMZ)의 생명환경’ 등 총 다섯 개의 구역으로 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는 비무장지대에 대한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학술행사, ‘북 콘서트’, 영화 상영, 접경 지역 특산물인 쌀을 활용한 ‘디엠지(DMZ) 장터’와 비무장지대(DMZ) 상품을 선보이는 ‘선물의 집’, 도라산 및 철원 지역의 ‘비무장지대 열차관광’ 등 다채로운 부대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또한, 전시가 열리는 문화역서울 284(구 서울역사)는 남과 북을 연결했던 경의선 열차의 ‘출발점’이라는 장소적 의미를 가지고 있어, 남북 정상이 만나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던 비무장지대와의 공통된 상징성으로 그 의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엠지(DMZ)’ 전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 이하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최봉현, 이하 진흥원)이 주관하며, (재)광주비엔날레(대표이사 김선정)의 협력으로 오는 5월 6일(월)까지 개최된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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