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복잡하고 혼란스럽지만 독특하고 강렬한 공포를 가진 무서운 영화 <곡성>

기사입력 2016.05.10 00:48 조회수 121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서울문화인] 영화 <곡성(哭聲)><추격자>(2007), <황해>(2010)를 연출하면서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을 확고하게 드러낸 나홍진 감독이 무려 6년 만에 가지고 나온 세 번째 작품이다. 나홍진 감독이 오랜 시간 각본에 매달리고 캐스팅에도 공을 드린 작품이며, 20세기 폭스사가 2008년 설립한 폭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FIP; Fox International Production)이 제작을 지원한 영화로 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중요한 한 획을 그을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영화는 53일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언론 시사회 이후부터 영화에 대한 의견이 극과 극으로 엇갈리는 미스터리 작품이다.


 


영화는 누가복음 2437~39절의 성경구절을 자막으로 보이며 시작한다. 곡성의 한적한 한 시골 마을에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나타난 후 의문의 연쇄 살인 사건들이 일어난다. 온 방안이 피범벅이 된 사건 현장에 온몸에 괴상한 발진이 생기고 정신이 나가 있는 범인이 그대로 있는 사건 현장이 계속 생겨난다. 겁 많고 소심한 경찰 종구(곽도원)도 현장에 나가지만 독버섯 중독으로 생긴 사건이라는 경찰서 형사들의 이야기와 언론보도와는 달리 외지인이 들어오면서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는 이상한 소문을 듣고 호기심을 갖는다.


 



 


사건현장에서 우연히 만난 목격자 무명(천우희)을 만나면서 종구는 외지인에 대한 소문을 더욱 확신하게 되는데 자신의 딸 효진(김환희)에게 살인사건 범인들과 비슷한 피부발진이 나타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병원에서도 원인을 알아 내지 못하자 딸을 치료하기 위해 급기야 무당을 부르게 되고 무당 일광(황정민)은 종구에게 건드려서는 안 될 놈을 건드렸다는 말로 종구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든다. 급기야 종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영화는 끝을 향해 간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실제 곡성(谷城)지역에서 촬영되었다. 영화제목의 곡성(哭聲)곡소리라는 뜻으로 공간적 배경의 의미가 아닌 소리만 같다. 영화의 의미를 더욱 함축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 156분의 긴 러닝타임을 자랑하는 영화는 의외로 초반 60여분 동안은 이야기는 진전시키지 않는다. 비 오고 안개 낀 마을의 불안한 공기와 외지인의 기분 나쁜 음산함을 보여주면서 지역 토착민이자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 종구뿐만 아니라 관객들까지 미끼를 물도록 유도한다.


 


영화는 종구의 딸이 아파오면서 갑자기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결국 영화는 후반 60여분동안 모든 것을 쏟아낸다. 일광의 절대 현혹되지 말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불행과 공포를 이겨내기 위해서 종구가 선택한 방법들이 가져오는 결과를 무섭게 보여준다. 또 아직 믿음이 완벽하지 못한 채 사제가 되지 못한 부제가 동굴 속에서 악과 대결하는 장면도 보여준다. 일광과 무명, 외지인에 의해 매섭게 휘몰아치는 광기를 통해 샤머니즘과 엑소시즘, 반기독교적 세계관이 극단적으로 혼재된 후반부의 전개는 무서운 반전을 숨기고 있다. 여기에 오프닝 성경구절이 왜 등장하는지를 보여주는 엔딩은 흥미롭다 못해 충격적이었다.


 



 


배우들의 연기가 흥미로운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배우 곽도원은 시골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평범하고 소심한 경찰이지만 혼란의 중심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약한 한 사람으로 영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풍부하게 잘 표현했다. 쉽게 소문에 노출되어 갈등하고 딸이 아파하게 되자 이성을 상실하는 소시민의 역할을 잘 연기했다.


 


영화가 시작된 후 90분가량 이후에 등장하는 황정민 배우는 영화의 전환점이 되는 무당의 역할을 진짜 신들린 듯 잘 연기했다. 천우희 배우 역시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으로 상징성이 강한 자신의 역할을 잘 연기해 주었다. 외지인 역할을 연기한 일본배우 쿠니무라 준은 강렬한 이미지를 너무나 잘 표현해 주었다. 특히 황정민, 천우희, 쿠니무라 준은 역할이 가진 무게감을 너무나 능숙하게 잘 표현해주어 영화의 복잡함을 극대화시키는 역할을 잘 소화해 주었다.


 



 


영화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나홍진 감독의 의도에서 비롯된다고 불 수 있다. 감독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에게 영화 속 사건들이 전개되는 과정을 관객들 스스로 추리하고 해석할 수 있도록 하는 여지를 많이 남겨 놓았다. 아니 나홍진 감독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논리적인 추리가 어렵게 만들어 다양한 해석이 나오게 했다. 그는 이야기 줄기를 잘 만들고 능숙하게 연출하여 관객들에게 영화의 결말과 캐릭터들에 대한 해석을 맡긴 것이다.


 


굉장히 독창적이고 낯설지만 영화는 제64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세션인 비경쟁부문에 초청되어 그 진가를 일정부분 인정받았다. 영화는 512일 개봉하고, 15세 이상 관람가능하며, 러닝타임은 156분이다. [김종현 기자]


 


 


 


 


 


 

[서울문화인 기자 ]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