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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임인년 호랑이해 설날을 앞두고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23일부터 호랑이 관련 판화 자료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역병을 물리치는 동 아시아 호랑이 판화”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일본을 비롯해 티베트· 베트남 등지의 목판화로 제작된 호랑이 관련 판화와 판목은 물론 호랑이 부적, 종이오리기로 만들어진 호랑이 전지, 호랑이 관련 우키요에와 호랑이 관련 전적 류 등 150여 점을 만나볼 수 대규모 호랑이 판화 특별전이다.
호랑이는 산악 국가인 한국에서는 산에는 불가사의한 어떤 위대한 힘이 있다고 믿었으며, 이를 의인화하여 그림이나, 판화로 제작하였다. 그리고 이를 집안의 대문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각종 재난과 역병, 나쁜 기운이나, 귀신을 막아주는 수호신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이처럼 재난을 막아주고 역병을 퇴치하는데 사용된 호랑이는 주로, 호랑이와 매를 결합하여, 부적을 만들어 삼재를 극복하고자한 삼재부로 만들어졌다. 이는 도교의 부적인 ‘천사진택天師震澤’(부적)과 ‘금란장구부적’ 등에 많이 나타나며, 민화의 한 형태인 세화로도 발전하여 악을 막아주는 호랑이와 희망의 전령사인 까치가 결합한 형태인 호작도가 많이 제작되었다.
‘천사진택’은 ‘장천사 진택’을 줄인 말로 중국 도교의 창시자인 장도릉이 호랑이를 타고 칼을 든 모습으로 모든 역병을 물리치는 부적으로 중국에서 시작되어 우리나라에도 전해져 한국과 중국이 이미 오래전부터 호랑이를 통한 문화 교류가 다양하게 펼쳐온 것을 알 수 있다.
호랑이 부적판화는 이처럼 한국 뿐 만아니라 중국에서는 정초에 집안이나 대문에 붙이는 풍속인 년화에 사용되어 유행하였다. 뿐만 아니라 일본 티벳 베트남 등에서도 정초에 대문이나 집안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악을 막아주고 역병을 퇴치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번 전시 유물 중에는 고판화박물관이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하는 희귀 조선시대 민화 호작도와 중국의 청 시대 전지 육필 호랑이 년화를 비롯해 새로 수집된 30여점의 다양한 호랑이 판화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또한, 장천사 진택 등 중국 호랑이 관련자료가 40여점이나 소개되어 한국의 호랑이 판화는 물론 채색으로 표현된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호랑이 판화를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다.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놓고 있는 코로나 19를 이겨내고 자유로운 왕래가 보장 된 지구촌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선조들이 마음의 백신으로 삼았던 호랑이 부적을 희망의 불씨로 삼아 역병을 물리치고 자유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한 해를 기원하고자 동 아시아인 이 사랑했던 호랑이 관련 부적과 세화를 모아 전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회 기간 전시교육 프로그램으로 호랑이 함께하는 템플스테이와 다양한 전통판화 교육도 마련되며, 새해 소원 성취를 기원하는 호랑이 판화 인출체험도 관람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다. 전시는 오는 4월 10일까지 이어진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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