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인간을 홀린 요물, 고양이의 정체를 밝히다. 국립민속박물관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서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특별전
기사입력 2024.05.09 00:00 조회수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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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서울문화인] 현재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 수는 552만으로,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그 반려동물 중 고양이는 27.1%로 개에 이어 두 번째를 차지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개와는 달리 오히려 주인처럼 행세하는 특성으로 고양이를 반려하는 사람들은 그를 집사라고 칭하고 있다.

 

어린 시절 고양이는 영물이라며 흔히 부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등장했다. 특히 오랫동안 사랑을 받은 TV드라마 전설의 고향은 그런 인식을 심어주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다 1970년 어린이 가수 박혜령이 노래한 <검은 고양이 네로”>가 수록된 음반이 발매 2주 만에 1만 장이 넘게 팔리며 화제를 모았지만 90년대에 다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대중들에게 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노래는 홍현걸이 일본 곡을 편곡, 번안한 것으로 원곡은 1969년 이탈리아 동요이다. 어쩌다 할퀴어서 마음 상하기도 하지만, 외롭고 고요한 어둠 속에서도 네로만 있어 준다면 마음 든든한 친구라고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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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고양이 네로 LP, 1970년 어린이 가수 박혜령이 노래한 <검은 고양이 “네로”>가 수록된 음반이 발매 2주 만에 1만 장이 넘게 팔리며 화제를 모은 곡이다.

 

 

고양이가 시체를 타 넘으면 시체가 벌떡 일어난다거나, ‘고양이에게 나쁜 짓을 하면 복수를 한다등 과거 민간 설화에서의 부정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고양이는 조선시대에는 고양이가 장수(長壽)를 상징하기에 이를 기원하며 고양이 그림을 그려졌으며, 또한, 옛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해 남긴 기록을 보면 쥐를 잡지 않고 오히려 고기를 훔쳐 먹는 고양이에 대한 질책도 있지만(이규보,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비단 방석을 깔고 앉아 재롱을 피우던 고양이가 죽자, 이를 묻어주며 슬퍼하는 모습(성현, 허백당집(虛白堂集))도 있다.

 

특히 조선 19대 숙종은 아버지 현종의 묘를 참배 하던 중 만난 고양이 금덕이를 궁으로 데려왔는데 금덕이가 낳은 새끼 금손이를 식사 때나, 회의 때에도 옆에 두고 키웠다고 한다. 그리고 금덕이가 나이가 들어 죽자 숙종은 금덕이를 묻으며, ‘매사묘(埋死描)’라는 시를 짓기도 했다.

 

 

전시실 입구 모습.jpg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현대 민속의 관점에서 우리 삶 속 깊이 파고든 고양이를 재조명하며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귀엽고 요망한 매력으로 인간을 홀린 고양이 총망라하여 보여주는 이번 전시로 집사들이 반려동물인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집사 생활툰(웹툰), 인터뷰, SNS를 통한 사진 공모 등을 통해 담아냈다. 잃어버린 고양이를 찾아주는 고양이 탐정, 고양이 잡지 발행인, 고양이 전문 출판사 대표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고양이를 생동감 있게 묘사하여 변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변상벽(1730~1775)의 고양이 그림 묘작도’, 개에게 쫒기고 있는 고양이가 등장하는 조선시대 고양이 그림을 비롯하여 고양이에 대해 사람들이 보호하고, 집에서 기르기에 이로우며, 사람 품에 안겨 논다하며 사람과 고양이가 갖는 친밀함을 말하고 있는 조선 초기의 문신(文臣)이며 학자인 서거정(徐居正, 1420~1488)<고양이의 그림[畫貓] 104()>, 프랑스의 저명한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Claude Levi Strauss, 1908~2009)의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항아리, 양반의 모습을 개나 고양이 같은 짐승과 같이 표현하여 조롱하려는 의도에서 고양이 가죽으로 제작된 동래야류(東萊野流)의 양반탈도 소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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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요망한 고양이_고양이의 생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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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속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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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벽 필 묘작도, 변상벽(卞相璧, 1730~1775), 조선, 서울대학교박물관 소장 / 고양이를 잘 그린다고 해서 ‘변고양이’라는 별명이 있었던 조선 후기 화가 변상벽이 그린 그림이다. 조선시대 그림 속 고양이는 한자인 묘(猫)가 70세 노인을 뜻하는 모(耄)와 발음이 같아 ‘장수(長壽)를 상징했다.

 

고양이 가죽을 사용하여 제작된 동야류의 양반탈.jpg
고양이 가죽을 사용하여 제작된 동래야류의 양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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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1981년 / 프랑스의 저명한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Claude Levi Strauss, 1908~2009)의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항아리이다. 그는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現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초청을 받아 한국을 방문하여 학술간담회와 현지답사에 참석했다. 이 고양이 그림은 통도사(通度寺) 답사 당시, 사기장(沙器匠) 신정희(申正熙, 1930~2007)의 공방에 방문했을 때 그린 그림이다.

 

 

 

이 외에도 고양이가 시체를 타 넘으면 시체가 벌떡 일어난다거나, ‘고양이에게 나쁜 짓을 하면 복수를 한다등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담긴 옛이야기와 고양이 귀신이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살인마(1965)도 소개된다.

 

또한 전시장에서는 국립민속박물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공모한 우리 고양이 자랑대회에 참여한 전국 집사들의 반려묘 사진과 영상도 볼 수 있다. ‘나만 고양이 없는사람들을 위해 거대 고양이와 함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고양이 언어능력시험과 같은 체험 콘텐츠를 통해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도 있다.

 

 

고양이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jpg
고양이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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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한 인터뷰

 


모두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다, 고양이

사진작가 김하연이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제작한 광고 모두 늙어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고양이들의 평균 수명이 15년인데 비해 길고양이의 평균 수명은 2~3년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한다. 또한 정재은 감독의고양이들의 아파트는 둔촌주공아파트가 철거되면서 남겨진 고양이들을 이주시키는 활동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도시 생태계에서 인간과 동등한 동반자인 고양이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시의 마지막은 고양이가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며 길고양이와 캣맘을 둘러싼 부정적 인식과 사회적 문제 및 진정한 공존은 무엇일까를 고민도 함께 보여준다. 전시는 818()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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