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품소개] 화정박물관의 2015년 특별전 <동물원 動物園>

기사입력 2015.04.04 23:35 조회수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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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화정박물관의 2015년 특별전으로 이러한 동물들을 주제로 적용된 범위를 폭넓게 살펴보고자 <동물원 動物園> 특별전을 열었다.


 


이번 <동물원 動物園> 특별전은 화정박물관의 중국 미술 소장품 가운데 다양한 동물의 모습이 표현된 도자, 칠기, 복식, 부채 등의 공예품 및 회화작품들 71건 80점이 공개되었다.


 


전시의 구성은 각각의 동물이 주로 활동하는 생태환경을 바탕으로 땅[地]과 하늘[天] 그리고 물[水]의 공간으로 나누어 그림과 기물에 나타난 다양한 동물의 모습을 살펴보는 동시에 각 동물이 가지고 있는 의미가 어떠한 형태로 구체화되어 생동감 있게 표현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게 구성되었다.


 


 


땅[地]


 



청동기린형향로  靑銅麒麟形香爐
청淸  17세기 높이 24.5cm


이마의 뿔로 기린임을 알 수 있다. 네 발로 서서 뱀을 움켜쥐고 있는 듯 당당한 모습을 취하고 있으며 머리와 몸체가 분리되는 향로이다.
기린은 털이 난 동물들의 왕으로 3천년 이상을 산다고 전해지는 상상 속 동물이다. 기린은 사슴, 말, 용, 사자와 같은 동물들과 유사한 형태로 표현되지만 이마에 뿔 하나를 가졌다는 특징이 있다. 기린은 태평성대가 이루어지면 나타나는 동물로 간주되어 바른 정치를 상징하기도 하였으며, 살아있는 생물을 밟지 않는 어진 성품을 가진 동물로 생각하여 공자와 동일시하기도 하는 등 유교의 정치 이념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었다. 뿐만 아니라 기린을 서왕모(西王母)와 마고(麻姑) 등을 태우는 동물로 여기는 등 도교와도 관련이 되었다. 한편 남북조 시대에는 기린이 사후세계를 수호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황제들의 무덤 앞에 기린상을 세우게 되었다. 이처럼 기린은 상서로움과 태평성대, 종교적인 면에서 다양한 의미와 상징을 가진 동물로서 그림과 공예품 등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 중국 명나라 영락제(1360∼1424) 때 환관 정화(鄭和)가 원정 이후 목이 긴 동물 기린을 황제에게 바치며 기린이라고 소개하였다. 기린은 태평성대가 이루어지면 나타나는 상상 속 동물이기 때문에 성군이 나라를 잘 다스려 기린이 나타난 것이라고 한 것이다. (아부) 그러나 현재 중국에서는 목이 긴 사슴이란 의미로 장경록(長頸鹿)이라고 부른다.(일본과 한국에서는 여전히 기린이라 부름)


 



팔준마  八駿馬
예전倪田(1855-1919)  1911년
견본묵화담채絹本墨畵淡彩  116X66.5cm


 


말은 산림과 초원에 널리 분포하는 초식동물이다. 오래전부터 가축으로 길들여진 말은 튼튼한 네 다리에 발굽이 달려있어 빠르게 달릴 수 있기 때문에 사냥과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는 수렵도와 행렬도 등을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말은 하늘을 상징하는 건괘(乾卦)에 해당하는 동물로서 옛사람들은 말을 상제(上帝)를 태우는 동물이라고 생각했다. 또 하늘의 뜻을 인간에게 전해주는 매개체, 죽은 이를 하늘로 인도하는 동물로 여겼다. 회화 속의 준마(駿馬)는 뛰어난 인재 또는 왕과 그를 따르는 충성스러운 신하를 의미한다. 특히 빨리 달리는 역동적인 모습의 준마는 출세나 인재등용의 뜻이 담겨있다.


 



청화삼록문반 靑華三鹿文盤
청淸 강희연간康熙年間(1662-1722) 지름 40.8cm


 


사슴은 초원이나 숲에서 무리지어 사는 초식동물로서, 이른 시기부터 벽화나 청동기의 문양으로 나타났다. 사람들은 하늘을 향해서 자라나는 독특한 모양의 사슴뿔이 하늘과 통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녔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봄에 돋아나 자랐다가 떨어지고 이듬해 다시 돋아나 자라나는 사슴뿔의 특성 때문에 재생과 영생을 상징하게 되어 십장생 중 하나가 되었다. 그래서 천년을 산다고 여겨지는 사슴을 선계(仙界)의 동물이라고 믿었으며, 수명을 관장하는 수노인(壽老人)과 선녀 마고(麻姑)와도 함께 그려지기도 한다. 아울러 사슴을 뜻하는 녹(鹿, lù)은 관직에 나아가 받는 녹봉을 의미하는 녹(祿, lù)의 발음이 같아 높은 관직에 오르라는 의미를 가진다.


 



자수운표문흉배  刺繡雲豹文胸背
청淸  19세기 후반 29X30cm


 


중국에서는 보자(補子)라고 부르는 흉배는 특정 계습이 입는 의복의 가슴과 등에 붙이던 표장인데, 중국 명나라 홍무제 때(1391년) 처음 제정되었다고 하는데 그 기원은 당나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관은 대체적으로 새, 무관은 네 달 발린 짐승을 주 문양으로 사용하였다. 청나라의 흉배 중 무관의 1품과 2품은 사자, 3품과 4품은 호랑이와 표범, 5품은 곰, 6품과 7품은 웅, 8품과 9품은 소와 해마 등으로 정형화 되어있었다.



하늘[天]


 



모란봉황문자수  牧丹鳳凰文刺繡
청淸  19세기  96X47cm


 


봉황은 덕망 있는 군왕이 올바른 정치를 행하여 태평성세를 이루면 날아온다는 상상의 새이다. 기린과 같은 상상의 동물들이 그러하듯 봉황도 닭의 머리에 뱀의 목, 거북이의 등, 물고기의 꼬리 등 여러 동물의 외형상 특징을 조합된 상서로운 신조(神鳥)이다. 신조로서의 봉황의 이미지는 덕치(德治)로 백성을 교화시켜 왕도정치를 실현하였을 때 나타나는 인조(仁鳥)로서 새들의 왕이다. 그래서 봉황은 유교적 이상사회를 이룩한 위정자를 상징하게 되었고, 봉황의 각 부위의 오채색은 유교적 덕목인 오상(五常)과도 연결된다. 또 한편으로 봉황의 고상한 자태와 품위 있는 자태는 황후를 상징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새들이 갖고 있는 여러 특징을 조합한 오색의 꼬리 깃털을 길게 늘어뜨린 우아하고 고상한 자태의 봉황의 모습은 당대(唐代)부터 정형화되어 예복, 장신구, 도자 등의 공예품에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갈대와 기러기 蘆雁
장웅張熊(1803-1886) 1859년
지본묵화담채紙本墨畵淡彩 169X36.5cm


 


기러기는 추울 때 남으로 이동하고 봄이 되면 다시 북으로 이동하는 철새로 갯벌·호수·습지·논밭 등지에서 서식한다. 철에 따라 이동하기에 소식을 전하는 새로 간주되어 편지를 안서(雁書)라고 부른다. 또한 기러기는 짝이 죽어도 평생 다른 배우자를 택하지 않기 때문에 부부애를 상징하고, 갈대와 기러기가 함께 표현된 노안도(蘆雁圖)는 늙어서도 편안하라는 의미의 노안(老安)이라는 의미로 여겨져 노후의 안락함을 기원하는 그림으로 자주 그려졌다. 이렇듯 다양한 의미를 가진 기러기는 공예의 장식문양과 회화의 주제로 사랑받았다.
장웅張熊 : 자는 자상(子詳), 호는 원호외사(鴛湖外史). 인물, 산수, 화조 등에 두루 능했다. 18세기 말 가경 연간부터 양주파의 화려한 화훼화는 급속히 쇠퇴하고 이후 19세기 중엽까지는 한색 계통의 색채를 기조로 하는 근세한 필치의 화훼, 화조도가 이어졌는데, 거기에 다시 화려한 색채를 되살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원호파(鴛湖派)’로 불리며, 시문(詩文)과 전각(篆刻)에도 능했다.



오채용봉문은개병  五彩龍鳳文銀蓋甁
청淸  18세기  높이 39cm


 


은으로 된 뚜껑이 덮여있는 오채병이다. 재질이 다른 뚜껑이 달린 것은 17-18세기경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유행하던 도자기 장식기법이다. 자기가 깨지지 않게 보호하고 미적인 효과를 더하기 위해 금속으로 주구를 감싸고 뚜껑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법랑화조문절연반  琺瑯花鳥文折沿盤
청淸  18세기  지름 39.1cm


 



물[水]


 



철화운룡문호  鐵畵雲龍文壺
명明  17세기  자주요磁州窯 높이 27.2cm


 


용은 모든 동물들의 왕으로 여겨지는 상상 속 동물이다. 못, 강, 바다, 구름, 비 등 물과 관련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농경을 바탕으로 하는 곳이나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곳 모두에게 신앙의 대상이었다. 용은 상서로움과 절대적 권위의 상징으로 천자의 권력과 존엄을 대변하였으며, 후에는 경사와 길조(吉兆)를 나타내는 동물로 의미로 의미가 확장되어 회화와 공예의 주요 소재가 되었다. 전통적으로 각종 공예와 그림 속의 등장하는 용의 도상은 매우 다양하다. 용은 뱀의 몸을 하고, 낙타의 머리, 사슴의 뿔, 잉어의 비늘, 매의 발톱을 가지는데 이는 송나라 때 정형화된 이미지이며, 날개가 달린 응룡(應龍), 뿔이 있는 규룡(叫龍), 뿔이 없는 이룡(螭龍) 등을 비롯하여 용이 되기 전의 이무기[교룡(蛟龍)] 등  다양한 형식의 용의 모습은 이미 주나라 시기부터 나타났다. 또 회화 속에서 구름 속의 용[운룡(雲龍)], 용 두 마리가 구슬을 다투는 문양[쌍룡쟁주(雙龍爭珠)], 두 마리의 용이 해를 받드는 문양[쌍룡봉일(雙龍捧日)],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문양[어변성룡(魚變成龍)], 어미용이 새끼와 더불어 바다를 휘젓는 모습[용자희해(龍子戲海)], 어미용이 새끼 아홉 마리와 함께 있는 문양[용구자(龍九子)]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게 蟹
팽정彭庭 1914년
견본채색絹本彩色 첩帖 18X18.2cm


 


게의 딱딱한 등껍질을 갑(甲)이라고 하는데, 갑은 첫 번째를 의미한다. 그래서 과거에서 장원[第一甲]을 차지하라는 의미로 자주 그려졌다. 두 마리의 게는 대과와 소과에서 모두 장원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또한 게가 갈대를 물고 있는 그림도 자주 그려졌다. 게가 갈대를 전한다는 의미의 전로(傳蘆, chuánlú)가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사람에게 임금을 내리는 음식 또는 그 행위를 뜻하는 전려(傳臚, chuánlú)와 그 발음이 같기 때문에 이러한 그림을 전려도라고 부른다. 이처럼 게와 관련한 그림과 문양은 문인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어부 漁夫
황산수黃山壽(1855-1919) 1914년
지본묵화담채紙本墨畵淡彩  82.5X39cm


 


물고기는 물속에서 사는 동물로 가장 오래된 동물 문양 중 하나이다. 물고기는 풍요와 다산 그리고 여유 등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특히 잉어가 용으로 변하는 모습을 그린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와 물위로 힘차게 뛰어오르는 잉어는 출세를 의미한다. 이는 잉어가 황하의 세차고 빠른 삼단 폭포인 용문을 뛰어 오르면 용이 된다는 등용문(登龍門) 고사에서 비롯한 것으로, 힘겨운 난관을 뚫고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또 물고기가 물속에서 노니는 모습도 그림이나 공예품의 문양으로 자주 나타나는데, 유비와 제갈공명의 만남을 물고기와 물을 만난 것으로 비유한 고사[여어득수(如魚得水)]를 표현한 것이다. 이처럼 마음이 맞는 사람이나 환경을 만나기를 기원하는 것과 임금과 신하 사이 또는 부부 사이가 물과 물고기처럼 서로 화합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물속에서 자유로운 모습의 물고기는 해탈의 경지를 의미하여 불교와도 관련이 깊다. 그리고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수행자 역시 항상 부지런하게 도를 닦아야한다는 의미로 목어와 목탁 등과 같은 불구(佛具)로도 형상화되었다.


 



황유양각화초문쌍구이향로  黃釉陽刻花草文雙龜耳香爐
청淸 19세기 높이 32cm


 


거북이는 딱딱한 등껍질을 가진 파충류로 물과 육지 모두에서 생활이 가능한 동물이다. 거북이의 둥근 등은 하늘을, 평평한 배는 땅을 의미한다고 생각한 옛사람들은 실존하는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거북이를 용․기린․봉황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로 삼았다. 사람들은 거북이가 주술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고 여겨 등껍질을 구워 미래의 길흉을 점쳤으며, 현무(玄武)가 북쪽을 관장한다고 믿었다. 한편 거북이는 다른 동물들보다 오래 사는 생태적 속성 때문에 3천년 이상을 산다고 여겨졌고 장수의 상징이 되었다. 특히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귀갑문(龜甲文)은 문방구, 인장, 가구, 의복 등 매우 다양한 곳을 장식하여 길상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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