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권력이라는 뒤주 속에 갇힌 8일간의 비극적 이야기... <사도>

기사입력 2015.09.14 14:51 조회수 36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왕이 아닌 한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적 사랑, 생각할수록 슬픈(생각할 사思, 슬플 도悼) 이야기.


 


[서울문화인] 영화 <사도>는 개봉보다 내년에 열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출품됐다는 소식을 먼저 듣게 되어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준익 감독의 최신작품으로 이미 드라마와 영화로 많이 다루어진 조선조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어가는 8일을 기본 전개틀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두 사람이 쌓아 온 감정의 깊은 골을 되짚어 나간다. 즉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보다는 시간을 넘나들며 왕이 아닌 한 아버지와 아들간의 인간적 갈등을 중심으로 아버지이자 왕인 영조의 고뇌를 깊이 있게 다루는데 집중한다. 특히 영화 절정부분에서 사도세자가 죽기 직전 영조가, 사도제사가 독백처럼 진심을 털어놓는 신은 가히 압권이며, 영조가 세자의 죽음에 내린 시호 ‘사도(생각할 사思, 슬플 도悼)세자’를 통해 아버지의 진정이 담긴 사랑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영화는 급박하게 세자(유아인)가 수하들과 함께 아버지이자 왕인 영조(송강호)를 향해 칼을 들고 찾아가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세자빈 혜경궁(문근영)과, 아들뿐만 아니라 손자까지 잃을 것을 염려한 사도세자의 친모인 영빈(전혜진)의 고발로 사도세자는 뒤주에 갇히게 된다. 친모가 무수리 출신이라는 것 때문에 평생 열등감에 시달리고 완벽주의적인 성격과 끊임없는 의심으로 신하들을 시험하는 등 탕평책으로 붕당정치의 폐해를 막아오면서 살아온 영조와 어릴 때부터 영특했던 그의 아들 세자와의 비극적이고 슬픈 이야기가 8일간의 뒤주 속 삶과 교차되면서 이어진다. 그리고 왜 사도세자가 칼을 들고 아버지께 달려갔는지,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왜 비극적으로 내달았는지 자세히 보여준다.


 


영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전개 방식은 등장인물들 사이의 관계와 심리묘사이다. 아버지 영조는 사도세자의 반란을 왕권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왕이 아닌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생긴 집안일로 간주하며 신하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세자에 대한 처벌도 아버지의 아들에 대한 처벌로 간주하며 신하들의 간섭을 배제한다. 영조-세자-세손(정조) 3대에 걸친 인물에 철저히 초점을 맞추어 그들 사이에서의 관계를 이어주는 감정들 끈으로 심리를 묘사하며 영화를 잘 이끌어 간다.


 


그런 점에서 캐스팅이 절묘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송강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영조연기와 유아인만의 독특한 세자연기, 그리고 세자의 강력한 후원자이자 영조의 강력한 방패막인 대왕대비 인원왕후(김해숙)의 연기가 가슴에 와 닿는다.


 


사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익숙한 영조는 송강호가 연기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송강호가 연기한 영조가 굉장히 파격적이다. 왕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리고 열등감에 빠져있는 인간적인 영조를 아주 파격적이지만 매력적으로 잘 살렸다. 40년 세월의 변화를 분장을 통한 외적 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 변화도 섬세하게 표현해 냈다. 유아인도 왕인 아버지로부터 인간적인 사랑을 갈구하는 아들로, 결핍에서 불거진 광기를 <베테랑>과는 또 다른 광기로 잘 연기했다.


 



 


사실 <사도>에는 일반적으로 사극에서 볼 수 있는 흔한 볼거리가 없다. 다만 명배우들의 열연과 끝까지 주제에 대한 고민을 엿보게 하는 연출만이 있을 뿐이다. 등장인물의 심리와 감정만으로 영화 끝까지 끌고 가는 모험이 이준익 감독의 새로운 대표작을 만들어 낸 듯하다. 영화는 9월 16일에 개봉하고, 12세 이상 관람가능하며, 러닝타임은 125분이다. [김종현 기자]


 


 



 

[서울문화인 기자 ]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