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한중일 작가 3인의 작가로 본 3국의 미묘함...

서울시립미술관 <미묘한 삼각관계>전
기사입력 2015.03.12 01:31 조회수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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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동북아시아의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해진 최근 정세를 반영하여, 한중일의 문화 지형도를 짚어보고 이러한 관계들이 예술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알아보는 전시 <미묘한 삼각관계>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올해의 첫 전시로 열렸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3층에서 설치, 영상 등 30여 점이 선보이는 <미묘한 삼각관계>는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중일 작가 3인<양아치(한국), 쉬 전(중국), 고이즈미 메이로(일본)>을 통해 9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3국의 문화적 발자취를 돌아보고, 동북아시아가 걸어 온 현대미술의 궤적과 앞으로 다가 올 미래에 대해 새로운 담론을 생성해 보는 전시이다.


 


또한, 이번 전시는 지난 2014년 11월 동일한 타이틀로 진행된 <한중일 아트 콜로키움>에 이어 예술작품으로 풀어보는 연계 전시로 사전에 주제를 주고 진행된 작품들이 선보인다는 점이 새롭다.


 


전시에 초대된 작가 양아치, 쉬 전, 고이즈미 메이로는 모두 1970년대 생으로, 아시아는 물론 해외 주요 미술행사와 기획전 등에 참여하며 최근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로 쉬 전과 고이즈미 메이로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에서 처음으로 대규모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조명된다.


 


바다소금극장_양아치 작가


양아치 작가


 


양아치는 이번 전시에서 신작 <바다 소금 극장>을 선보이며, 인간의 감정과 통제에 대한 순간을 탐구하는 일련의 작업을 선보여 왔던 고이즈미 메이로는 이번 전시에서는 역사적 사실들이 사라져 가는 순간을 목도하고 재정립되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일본의 특수한 역사적 상황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시한다.


 


상아트 슈퍼마켓_쉬 전-메이드인 컴퍼니 제작


 


최근 스위스 아트 바젤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중국 작가 쉬 전은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명으로, 2009년 메이드인 컴퍼니(MadeIn Company)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예술이 허용될 수 있는 한계와 의의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왔었다.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전시장 2층에 현장에서 물품 구매가 가능한 실제 슈퍼마켓이 들여왔다.


 


한편, 이번 전시를 위해 서울시립미술관과 한중일 협력사무국이 함께 기획하여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에 거주하는 한중일 3국의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시와 역사적 자료들을 기반으로 서로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해 토론과 의견교환 과정을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전시는 3국이 관조적 거리에서 서로를 바라봤던 태도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심리적 확장을 통한 한중일 현대 미술의 새로운 해석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 전시는 오는 5월 10일까지이다.


 


 


고이즈미 메이로


어린 사무라이의 초상_고이즈미 메이로


 


아울러 이번 전시에서 고이즈미 메이로의 <어린 사무라이의 초상(영상 작품, 9분40초, 2009)>의 작품을 보고 작가에게 설명을 부탁했었다. 그의 서툰 설명과 통역의 문제로 정확한 뜻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전쟁을 미화나 애국심 고취는 아니라는 점은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영상을 점부 보지 못하면 자칫 관객의 오해가 있을 수 있다며 미술관측에 작품에 설명 캡션이 필요할 것이라 전했었다.


 


이후, 오해의 소지가 있을 미묘한 삼각관계 전시의 일본 작가인 고이즈미 메이로 작품에 대한 추가 설명 자료를 제공해 왔다.


 


외국에서 오랜 작업을 해온 자신도 그랬지만 최근 일본 젊은이들 사이에서 역사에 대한 지식 없이 가미가제나 사무라이 등을 영웅시하는 풍토가 있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그것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역사에 대한 무지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일깨우기 위한 작업으로 국가 이데올로기에 세뇌된 한 개인의 비극을 조명하고  일본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한다.


 


이 작품은 작가가 배우에게 이 작품 속에서 전쟁에 참전하기 위해 부모님께 작별을 고하는 젊은 공군 조종사의 연기를 지시한다. 배우는 보다 격앙된 연기를 요구하는 작가의 지시에 따라 점차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마지막 장면에서는 화면 바깥에서 “내 아들아, 가지마, 제발 엄마와 머물러다오”라는 어머니의 절규가 들리면서 국가 간의 전쟁이 개인의 비극으로 치닫는 극적인 반전을 이룬다.


 


고이즈미 메이로(1976년생)는 2010년 영국 리버풀비엔날레, 2013년 테이트모던과 뉴욕현대미술관 전시 등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차세대 대표 작가이다.


 


 


작가의 설명(인용)


"I don't like the word “Samurai”, but it is a magical word for Japanese. For example, the male national football team is called “Samurai Blue” or the male national baseball team as “Samurai Japan”. But most of the people are not aware of its historical origin and how the word is evolved and adapted in the ideology of the modernized nation, through looking and comparing Japanese tradition to the western ideology. It was a perfect ideological tool for making people to serve for the Emperor's army, and to push young people to kill their lives “bravely” for the suicidal attacks – kamikaze. But today, people use the word the word “Kamikaze” very casually without knowing its ideological weight and historical background. I find this situation uncomfortable and dangerous.
Likewise, today, we are seeing a trend of re-romanticization of Kamikaze. For a long time since the end of the War, Kamikaze had been treated as a taboo, and if you directly deal with it, you were labeled as extreme nationalist. But now in 2015, it is no longer a taboo, but it is becoming more casual, popular, tragic, and heroic without understanding how this absurd mission really worked. Again I find this situation uncomfortable and dangerous.
So in the “Portrait of a Young Samurai” I connected these two concerns, and tried to create the image that shows how absurd and how constructed these images and words are. "



“나는 ‘사무라이’라는 단어를 싫어한다. 하지만 이것은 일본인들에게 마법과도 같은 단어로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 축구 국가대표 팀의 이름은 ‘사무라이 블루’이며, 야구 국가대표팀의 이름은 ‘사무라이 재팬’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가진 역사적 의의나 일본 과거와 서양의 이데올로기를 놓고 비교해 볼 때, 어떻게 ‘사무라이’라는 단어가 근대국가의 이데올로기에 의해 진화하고 적용되었는지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무라이’는 일본 천황의 군인이 되게 하고 젊은이들을 자살공격인 ‘가미가제’를 위해 “용감하게” 죽도록 밀어붙이는 완벽한 이데올로기의 수단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사람들은 ‘가미가제’라는 단어를 이데올로기의 무게와 역사적인 배경에 대한 인식 없이 너무나 가볍게 사용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상황이 굉장히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최근 가미가제를 다시금 낭만화 하는 경향을 목도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오랫동안 ‘가미가제’는 금기로 취급되었다. 이 단어를 다루기만 해도 극단적 군국주의자로 낙인찍혔다. 그러나 2015년 현재 ‘가미가제’라는 단어는 금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 부조리한 임무가 어떻게 실제로 작동했는지 이해되지 않고, ‘가미가제’는 너무나 가볍고, 대중적이고, 비극적이며, 영웅적으로 되어가고 있다. 또다시 나는 이런 상황이 굉장히 불편하고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나는 <어린 사무라이의 초상> 작품을 통해 이런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였다. 가미가제의 이미지와 단어들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만들어진 것인가를 영상으로 보여주고자 하였다.


- 2015년 3월 11일 고이즈미 메이로-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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