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원작의 누가 되지 않은 본보기를 보이다. <신과 함께_저승편>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_저승편>
기사입력 2015.07.07 03:02 조회수 30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서울문화인] 웹툰을 통해서 이미 대중들에게 검증된 작품이지만 대부분 원작의 방대함을 짧은 시간에 표현하는 일은 쉽지 않다보니 특히 애독자 층으로부터는 호평을 듣는 것이 그동안 쉽지 않았다. 더군다나 무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더더욱 그러나 막이 내리고 하고 싶은 말은 기대이상을 넘어 대단하다. 그리고 거의 3시간이란 시간 지루할 틈이 없이 공연 내내 호기심에 빠져들게 하였다는 것이다.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_저승편>은 웹툰작가 주호민의 신과 함께의 3부작의 중 저승편을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한국적 소재와 양식을 기반으로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여온 서울예술단과도 잘 어울리는 무대였다.


 


‘저승편’은 39세에 간경화로 죽어 저승에 간 노총각 김자홍이 저승에서 지장보살이 세운 지장법률대학의 우수한 인재인 변호사 진기한을 만나 저승 재판을 받는 여정과, 한을 풀지 못해 이승을 떠돌고 있는 원귀(유성연)를 무사히 염라대왕 앞으로 인도하는 저승삼차사 강림과 덕춘, 해원맥의 활약을 한 무대에서 교차하며 유기적으로 그리고 있다.


 


먼저 김자홍과 진기한의 여정을 살펴보면 진기한은 ‘모든 망자는 억울하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김자홍을 49일 동안 지옥에서 7개의 재판을 무죄 선고를 받도록 변호해주는 일이다. 저승의 첫 발을 디딘 김자홍이 묻는다. "지옥에도 이런 것이 있나요?" 진기한은 "사람 사는 곳이니깐요!" 이 질문과 대답 속에 우리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승과 죽음을 보는 편견을 버려야할 것이라는 것이 느껴졌다. 사실 이런 점이 이 공연을 흥미진지하면서도 유쾌한 공연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점이 아닌가 싶다.


 


헬벅스에서 커피를 마신다던지 뒤로 보이는 간판에는 김밥지옥, 속죄 해장국, 저승 해장국 등 다양한 이승의 패러디 간판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현대사회의 자화상을 패러디 한 점도 신선하다.


 


또한, 다섯 째 염라대왕이 신판하는 발설지옥에서는 망자의 일생을 말들을 업경으로 비추어보는데 현대 인터넷문화를 반영하며 김자홍의 악성 댓글을 살펴보기 위해 Joogle(주글) 검색을 한다는 점은 정말 신선했다.


 


또 한 축인 후임의 군에서 오발로 인해 억울하게 죽은 원귀가 도망치자 그를 잡아 염라대왕 앞으로 데려가야 하는 강림과 강림을 보좌하는 해원맥과 덕춘, 그 속에 강림도령을 사모하는 덕춘의 귀여운 캐릭터와 원귀의 억울한 죽음을 알고 강림에게 부탁하여 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여기에 현대적으로 표현한 지장보살과 염라대왕의 전화 통화하는 장면들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런 유쾌한 스토리 속에 불효에 대한 죄를 다루는 한빙(寒氷) 지옥을 지날 때와 이승에서 부모님 가슴에 못 박게 한 과거의 일에 대한 신판을 받을 때와 원귀가 자신이 죽은 곳을 지나는데 자식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지면서 무대는 한순간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눈시울 적시게 만든다. 이렇듯 희로애락을 적절히 잘 녹아 내며, 김광보 연출이 "유쾌하면서도 슬프게 만들려고 했다"는 연출의도를 제대로 무대에 표현해 내었다.


 


이렇듯 스토리가 가진 힘이 이 공연의 큰 기둥이라면 이 스토리를 표현하는 무대는 단순하지만 전혀 각기 다른 장면을 연출하는데 전혀 어색하지 않다.


 


무대의 기본은 윤회사상을 표현한 기울어진 지름 17미터의 거대한 바퀴 모양의 무대와 무대의 바퀴 안쪽의 원형 공간에는 LED 수평 스크린이 설치되어 7개의 다양한 지옥을 표현하는 스펙터클한 영상을 투사하며 강렬한 시각적 효과를 자아내며 공간적 한계성을 극복해 내었다. 또한, 수평 스크린 외에 무대 전체에 수직 스크린으로 활용되는 지전(紙錢)이 늘어뜨려 이승에서 선량하게 살았던 것에 대한 대가를 형상화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즐거움은 웹툰속 캐릭터를 살아 숨 쉬게 만든 배우들의 비주얼과 호연이 아닌가 싶다. 이날 더블캐스팅의 출연배우(진기한 역 박영수, 김자홍 역 김도빈, 강림 역 조풍래 관람)의 또 다른 배우들도 이들처럼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대로 캐릭터를 잘 소화했다.


 




 


또한, 비록 입속에 맴돌게 하는 곡이 없더라도 락, 재즈, 탱고, 발라드 등 다양한 음악에 쉽게 귀에 들어오는 넘버들, 남성의 아크로바틱적인 안무도 볼거리다.


 


이번 작품은 그동안 정체성의 논란을 심심찮게 들었던 서울예술단이 전작 <이른 봄 늦은 겨울>에 이어 일반적인 뮤지컬과는 차별성을 가진 가무극으로 자신의 색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을 내놓았다고 본다. 그리고 신과 함께의 이승편, 신화편도 무대에 올려지길 희망해 본다.


 


창작가무극 <신과 함께_저승편>은 오는 12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허중학 기자]


 


 


 

[서울문화인 기자 ]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