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가치 그 숭고함을 되새기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 재개관

기사입력 2024.01.12 00:00 조회수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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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2022년부터 2년에 걸쳐 이루어진 기증관(상설실 2)을 새롭게 개편하고 112() 전면 공개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기증관은 과거 경복궁 내 국립중앙박물관 시절 인 1981동원실로 시작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기증관이 선보인 것은 2005년 용산 이전 이후이다. 이후 유물은 새롭게 교체하여 선보였지만 전면적으로 개편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성용 관장은 그동안 기증관을 운영하면서 많은 문제점이 대두됐다. 개편의 필요성을 느꼈으나 여러 이유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2016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해 논의를 했으나 중단이 됐다. 그러다 2021년 기증관 개편을 확정하고 2022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오늘 이 자리에 있게 됐다.”3년 전부터 기증자와 기증자 유족분들과 논의를 하였다고 한다

 

개편된 기증관에는 이건희 컬렉션을 제외한 3만 여점 가운데 1,0821,671점으로 주요 전시품으로는 이홍근 기증 <분청사기 상감 연꽃 넝쿨무늬 병>(보물)과 이근형 기증 <이항복필 천자문>(보물), 국립중앙박물관회 기증 <나전경함>(보물), 송성문 기증 <초조본 유가사지론 권제15>(국보) 등 국가지정문화유산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와 함께, 재개관을 기념하여 손창근 기증 <세한도>(국보)와 윤동한 기증 <수월관음도>55일까지 특별 공개된다.

 

한국콜마홀딩스 윤동한 회장으로부터 기증받은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觀音菩薩이 머무는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을 방문하여 지혜를 구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고려불화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60여 점이 전하는 고려불화 가운데 수월관음도는 46점 가량 알려져 있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 개편은 모든 세대의 관람객이 문화유산 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면서 기증된 문화유산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공간 조성을 목표로 했다고 밝혔다. 개편된 기증관은 기증의 의미와 가치를 헤아려 볼 수 있는 기증 오리엔테이션 공간과 박물관의 소장품이 된 기증품을 다양한 주제로 펼쳐 보이는 기증 주제 전시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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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월에 먼저 문을 연 기증 오리엔테이션 공간’(기증)나눔이라는 핵심어를 중심으로 기증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 기증의 의미를 담은 영상 공간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되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기증 주제 전시 공간’(기증Ⅱ‧Ⅲ‧Ⅳ)에는 기증자의 사연이 담긴 토기와 도자기에서 금속공예품, 목가구, 서화, 근현대 판화에 이르는 다종다양한 기증 문화유산을 세 가지 주제로 구분하여 전시실을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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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문화유산 지키기와 기증이라는 주제로 20세기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의 혼란기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을 지킨 분들의 노력과 함께 국외로 반출되거나 훼손될 위험에 처한 뻔한 문화유산, 후손들이 정성껏 지킨 문중 문화유산, 국립중앙박물관회 등 단체의 노력이 기증으로 이어진 사례를 통해 기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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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기증 고려불감_국립중앙박물관회 신성수 회장과 국립중앙박물관 배기동 관장 / 국립중앙박물관 후원 단체인 사단법인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YFM)은 2017년 모금을 하여 일본에 있던 <고려 불감>을 구입하고 고려 건국 1,100주년을 맞이하는 2018년에 기증했다. (사)국립중앙박물관회의 문화재 기증은 이번이 10번째로, 지금까지 고려 나전경함, 간다라불상, 비슈누상, 미투라상 등을 기증했다. 국립중앙박물관회 젊은 친구들은 (사)국립중앙박물관회의 차세대 리더 그룹으로, 우리 문화를 사랑하는 젊은 경영인들이 중심이 되어 2008년부터 활동하고 있는 문화 후원 친목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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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불화 <수월관음도> 기증식_㈜한국콜마홀딩스 윤동한 회장과 이영훈 국립중앙박물관장 /㈜한국콜마홀딩스 윤동한 회장으로부터 기증받은 고려불화 <수월관음도>는 선재동자善財童子가 관음보살觀音菩薩이 머무는 보타락가산補陀洛迦山을 방문하여 지혜를 구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으로, 고려불화의 백미로 손꼽히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60여 점이 전하는 고려불화 가운데 수월관음도는 46점 가량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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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근 기증자와 배기동 관장

 


 

기증기증 문화유산의 다채로운 세계라는 주제로 서로 다른 조형성과 미감을 지닌 문화유산을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나눔의 길좌우에 전시하여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 옛 생활문화를 담고 있는 문방과 규방 공예품, 흙과 금속으로 만든 문화유산, 그리고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 등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한데 어우러져 조화와 공존의 의미를 보여 준다.

 

기증전통미술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전통미술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공간이다. 예술가의 안목으로 옛 물건들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전통미술품에서 받은 영감을 예술 창작활동의 원천으로 삼은 현대 작가들의 기증품을 소개한다.

 

전시의 마지막에는 기증 테마 공간을 마련하여 기증 문화유산과 관련된 작은 주제 전시를 선보일 예정으로 이번에는 기증관 재개관을 기념하여 2020년 손창근 선생의 기증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55일까지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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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세한도>

 

 

개편된 기증관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볼거리는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패널을 활용해 전시품을 배경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게 마련하였으며, 전시실을 가로지르는 나눔의 길에서는 전시품을 초고화질로 다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시범운전을 거쳐 2월 중에는 인공지능 전시안내 로봇 큐아이가 전시실에서 전시 구성과 주요 전시품을 소개하면서 관람객을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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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 패널을 활용해 전시품을 배경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문화취약계층의 접근성 향상을 도모, 전시실 입구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 패널과 음성 안내를 받을 수 있는 QR코드를 설치하였고, 영상 공간에는 수어 영상과 음성 자막을 함께 제공한다. 휴게 공간 곳곳에는 설명 책자, 전시 공간에서 기증 문화유산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촉각체험물 등으로 발달장애인과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관람객이 더욱 편안하게 전시를 접할 수 있게 꾸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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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박물관의 전시 공간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잘 꾸며졌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 개편의 디스플레이에 아쉬움도 있다. 먼저 이번 전시 공간의 디스플레이는 과거 이건희 컬렉션전을 연상케 한다. 당시 선반식 디스플레이는 신선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에는 당시 관람객의 시선보다 더 높아져서 위쪽의 유물은 관람이 힘들다는 점이다. 그리고 일부 유물은 유물의 특성에 맞지 않게 벽면 깊이 디스플레이 되어 한 부분 이 외는 살펴볼 수 없다는 점은 유물의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단지 디자인적 미학만을 추구한 것이 아닌가하는 느낌이 들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증관을 방문하면 늘 기증자의 결단에 대한 놀라움을 넘어 존경과 나눔의 가치를 새삼 되새기게 된다. 이는 분명 나만이 느끼는 감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 가치뿐만 아니라 유물로써도 그 가치도 되돌아 볼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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