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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소마미술관이 2018년에 이어 2년 만에 ‘작가 재조명’전으로 요절한 한국 현대 구상조각의 독보적 조작가 류인(1956~1999)의 작품 및 자료 100여 점을 소개하는 “류인-파란에서 부활로”展을 지난 19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9년은 류인이 타계한 지 20년이 되던 해였다. 새천년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1999년 겨울, 맹렬히 타오르던 한 예술혼이 황망히 사그라졌다. 류인은 홍익대 및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하였고, 전통적 방식으로 인체를 다루면서도 현대적인 표현을 구사하여 한국 현대 구상조각의 독보적 작가로 명성을 쌓아가던 중 43세의 나이로 요절하였다. 그는 10여 년의 비교적 짧은 작품 활동을 통해 70여 점의 조각 및 설치 작품을 남겼다.
이번 전시는 1983년 대한민국미술대전 및 목우회 공모전 특선을 수상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때로부터 1997년 병마로 인해 작업을 중단하기까지 약 15년간의 예술 세계를 망라하였으며, 그 이전의 연습기와 작가가 일생 동안 천착했던 주제들에 대한 고민과 실험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자료들로 아카이브 전시를 구성하여 선보인다.
‘파란에서 부활로’라는 부제를 통해 짧지만 강렬한 류인의 인생과 작품 세계를 축약하였다. <파란Ⅰ(1984)>은 대학원 재학시절 제작한 작품으로 이전의 인물전신상과는 다른 파격적인 형상을 보여 ‘류인스러운’ 작업의 시작을 선언하는 의미를 담았다. 파란(波瀾)은 보통 고난이나 시련을 뜻하는 말로 쓰이나, 이 작품에서는 깨어진 알(破卵)을 의미한다. 알을 깨고 나오는 것처럼, 작가는 자아를 속박하는 것들을 벗어나 항상 깨어 있고자 하였고 그 깨달음을 조각을 통해 전하려고 하였다.
류인은 <파란Ⅰ>을 기점으로 기존의 구상조각의 어법을 과감히 탈피하여 인체를 생략∙왜곡하거나 오브제로 대체함으로써 신체성을 벗어난 정신적 자유로움을 형상화하였다. 이러한 류인의 등장 자체가 당시 미술계에서는 하나의 파란을 일으켰다고도 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처녀작인 <자소상(1980)>부터 작가 사후에 첫 선을 보이는 첫 공모전 수상작 <여인입상(1983)>, ‘류인스러운’ 작업의 시작을 알리는 <파란Ⅰ>과 <입산> 연작, 류인이라는 조각가를 강렬하게 각인시킨 화제작 <지각의 주(1988)>와 <급행열차-시대의 변(1991)>, 작명 미상의 유작(1997)에 이르기까지 주요 작품 30여 점을 엄선하여 소개하고 있다. 특히 류인의 작품 중 가장 규모가 큰 <부활-그 정서적 자질(1993)>(예술의전당 소장)이 처음으로 자리를 옮겨 소마미술관에서 전시되었다.
전시는 10월 4일까지 진행되며,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다. [이선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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