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왁자지껄한 조선의 삶을 그린 김홍도의 풍속화 7점 공개

재개관을 기념하여 상설실 2층 회화실에 단원 김홍도의 《단원풍속도첩》 전시
기사입력 2020.05.15 11:47 조회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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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화가는 수없이 많지만 김홍도(金弘道, 1745~1806) 만큼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화가도 드물 것이다. 또한, 그의 대표작으로, 잘 알려진 <씨름>, <무동>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국내외 주요전시에 출품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회화의 경우 작품의 보존의 문제로 자주 만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화첩의 경우 한 번에 여러 점을 감상하기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이 재개관과 함께 상설관 2층 서화실에 <씨름>, <무동>, <논갈이>, <활쏘기>, <노상 풍경>, <베짜기>, <그림 감상> 단원풍속도첩의 작품 7점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2(9월 중순) : 서당, 빨래터, 담배썰기-우물, 기와이기, 탁발승 (6), 320211) : 타작-자리짜기, 대장간, 주막, 고누놀이, 행상 (6))

 

영상으로 만나는 단원의 풍속화.jpg
대형 스크린 영상으로 만나는 단원의 풍속화

 

 

 

현장의 활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풍속화  

김홍도는 도화서 화원으로 활약하며 산수화, 화조화, 도석인물화 등 다양한 화목(畫目)의 그림을 제작했다. 그는 대부분의 장르에서 뛰어난 그림 실력을 보였는데 그 중 서민의 삶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린 풍속화로 널리 알려졌다.

 

김홍도의 스승인 강세황(姜世晃, 1713~1791)김홍도는 사람들이 날마다 하는 수천 가지의 일을 옮겨 그리길 잘했으니, 한번 붓을 대면 사람들이 다들 손뼉을 치면서 신기하다고 외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그의 그림은 감탄을 자아냈다. 강세황의 말처럼 김홍도의 그림은 현장의 핵심을 꿰뚫었고 인물들의 희노애락을 재미있게 표현하여 당대에도 인기가 대단하였다. 김홍도는 서민의 생업 현장이나 놀이, 휴식, 길거리의 모습 등 평범한 일상사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김홍도는 배경을 생략하고 주제에 집중한 구도를 사용했다. 또한 간결하고 힘있는 필선과 맑은 담채로 풍속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했다.

 

서민들의 놀이문화를 그린 씨름무동은 명작으로 꼽힌다. 김홍도는 <씨름>에서 원형구도를 사용하여 중앙에 씨름꾼을 그리고, 주변에 구경꾼을 그려 넣었다. 바닥에 편안하게 앉아 관전하는 인물들의 배치와 저마다의 생생한 표정 덕분에 감상자도 마치 씨름을 직접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 <무동>에서는 악사들의 연주에 맞춰 춤을 주는 어린 아이의 춤사위에 저절로 어깨가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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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씨름>, 조선, 18-19세기,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2. 무동.jpg
김홍도, <무동>, 조선, 18-19세기,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사람들은 놀 때뿐만 아니라 고된 일을 할 때에도 활기가 넘쳤다. <논갈이>에서는 두 명의 농부가 밝은 표정으로 겨우내 언 논바닥을 갈아엎고 있다. 힘든 농사일이지만 쟁기를 끄는 소들의 활기찬 움직임이나 웃옷을 벗고 땀흘리는 일꾼의 모습은 노동 현장의 건강한 활력을 잘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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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논갈이>, 조선, 18-19세기,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인물간의 심리를 재치있게 포착하다  

김홍도는 마치 스냅사진을 찍듯, 현장의 순간을 포착하면서 인물간의 심리도 놓치지 않았다. <노중풍경>은 길거리에서 부딪친 일행을 묘사한 그림으로, 매우 드문 소재이다. 김홍도는 나귀를 타고 다니며 직접 본 조선의 풍정을 8폭 병풍에 담았는데 <행려풍속도병>(1778)에는 <노중풍경>과 유사한 장면이 포함되어있다. 섬세하게 산수와 인물을 그린 병풍 그림과는 달리, 화첩 그림에서는 배경 없이 주요 장면만을 간결하게 묘사하였다. 말을 탄 젊은 선비는 맞은편의 앳된 아낙을 부채 너머로 은근슬쩍 훔쳐보고 있고, 그의 시선을 느꼈는지 아낙은 부끄러운 듯 장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이들 사이의 미묘한 심리와는 관계없이, 중년의 가장은 아이와 닭이 든 짐을 메고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4. 노중 풍경.jpg
김홍도, <노중 풍경>, 조선, 18-19세기,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5. 행려풍속도병 중 노중 풍경.jpg
김홍도, 행려풍속도병 중 <노중풍경>, 조선, 1778년,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활쏘기>에서도 인물간의 흥미로운 관계를 엿볼 수 있다. 침착한 표정의 교관은 활쏘는 인물의 자세를 교정해주고 있고, 활시위를 당기는 이는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이들의 훈련과는 관계없이 오른편의 인물들은 화살과 활시위를 각각 점검하며 자신의 일에 몰두해있다.

 

 

6.활쏘기.jpg
김홍도, <활쏘기>, 조선, 18-19세기,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왁자지껄한 조선의 삶을 그린 김홍도의 풍속화는 내년 5월까지 감상할 수 있다. 일 년간 두 차례의 교체전시를 통해 총 19점의 그림을 볼 수 있다. 현재 만날 수 없는 작품에 대한 아쉬움은 대형 스크린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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