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40년 만에 광주를 떠나 서울을 찾은 80년 5월의 기억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5·18민주화운동 40주년 특별전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기사입력 2020.05.14 15:47 조회수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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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조형물 05.jpg
박물관 역사마당에 설치된 최평곤 설치작가가 제작한 평화의 메시지와 위로를 건네는 5.18 상징 조형물

 

 

 

 

[서울문화인] 광주사태, 과거 전두환 정권 신군부를 지지하는 일부 우파 인사들은 여전히 이 단어를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이 단어가 은연 중 나오는 것은 오랫동안 이 명칭이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당연히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공식 명칭으로 불리어 지지만 그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1980521일에 계엄사령관 이희성이 광주에서 소요사태가 일어나고 있다.”라는 발표가 언급된 이후 신군부와 관변 언론 등에 의해 광주 소요사태또는 광주사태등으로 보도되면서 일반화되었다. 그리고 이 호칭은 제5공화국 기간 내내 사용되면서 70년 대 이전을 살아온 국민들에게는 광주사태라는 용어가 익숙해져 버렸다.

 

현재 공식 명칭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1988년 이후로 정부 산하 민주화합추진위원회가 사건을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하면서 나왔고, 이후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의 공식 언급에서도 이 명칭이 사용됨으로써 공식 명칭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여전히 이를 부정하며 논란이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으로 정철된 민주화 운동의 가치는 시간이 더 흘러 1997년이 되어서야 ‘5.18민주화운동기념일이 정부주관으로 거행되었고, 더 나아가 국제사회에도 인정을 받아 2011525일에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기록들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되면서 우리의 것만이 아닌 모두가 보존해야할 가치를 인정받게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기록유산들이 광주 지역을 제외하고는 의미 이외에는 이 유산들을 제대로 확인하기가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40년이 지난 이제야 광주를 벗어나 서울의 중심지 광화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이를 마주하게 되었다.

 

지난 13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주진오)과 함께 5·18기념재단(이사장 이철우), 5·18민주화운동기록관(관장 정용화), 전남대학교 5·18연구소(소장 최정기),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소연)까지 5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시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이 개막했다.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각 기관장들은 한 결 같이 늦었지만 5·18민주화운동 기록유산은 더 이상 광주 시민들만의 유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유산임을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1980년 오월의 한 복판에서 이를 경험하고, 목격하고, 알린 사람들의 기록과 당시 그들을 탄압했던 정부와 군의 기록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한국 현대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이후 명예회복까지 정부 시각의 변화를 조명해보는 자리이다.

 

특히 시민들이 남긴 기록으로, 광주를 떠난 적이 없었던 자료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당시 초등학생고등학생대학생전도사주부 등 광주 시민들이 뜨거운 심장으로 당시의 상황을 써내려갔던 일기 16점을 비롯하여, 당시에는 언론 탄압으로 기사화되지 못했던 기자들이 남긴 취재수첩과 메모 5점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당시 그분들의 감정을 느껴볼 수 있다.

 

전시는 3층과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먼저 3층 기획전시실은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이라는 주제로 1980517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동안 광주에서 일어난 일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록물과 실물자료를 통해 40년 전 그 오월에 저마다의 자리에서 광주를 목격하고, 지키고, 알리려 애썼던 이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국가기록원이 소장한 5·18민주화운동 관련 대표적인 정부기록물로 이루어진 정부기록 속의 5·18’전시로 이루어졌다. (정부기록물 전시는 202067일까지 열림)

 

이번 전시에서 공개되는 핵심 자료는 사람들이 남긴 기록이다. 수십 년 동안 꺼내지 못하고 서랍 속에 간직해 온 일기, 믿을 수 없는 광경을 취재했던 기자들의 취재수첩과 사진, 친지의 안부를 묻는 편지, 5.18 진상 규명을 위한 인터뷰 기록들, 그리고 광주시민에게 보내는 위로의 시와 작품 등 다양한 자료들이 오월의 고통과 충격을 증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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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가 촬영한 1980년 5월 24일자 보도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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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군의 군복과 군화, 진압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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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오월, 광주의 모습을 기록한 시민들의 일기들 / 도청 상황실에서 활동했던 한 여대생은 그 비극을 잊지 않으려고 암호로 기록했던 일기부터 초등학교, 고등학교, 주부, 회사원, 성직자 등 수많은 이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기록한 80년 오월의 일기가 40년을 지나 오늘날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전시장 09.jpg
80년대 안상수 작가가 천에 그린 회화작품 ‘박승희 깃발’

 


특히, 국방부와 광주 동구청에서 생산한 상황일지를 518일부터 27일까지 각 날짜별로 재구성하여 당시 상황을 이해를 돕는다. 이와 함께 수습상황보고, 피해신고접수상황 등 세계기록유산 10여 점이 최초로 원본 전시되며, 국군기무사령부가 앨범으로 정리·보관하고 있었던 당시 사진집, 비상계엄선포, 계엄포고문 제10호 시달, 상황일지, 광주사태 수습 긴급 지시문, 피해신고 접수상황, 광주사태 수습 상황보고 등 정부기록 100여 점도 소개되고 있다. (명칭은 당시 정부에서 사용한 용어임)

 

박물관 외부 역사회랑에서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당시 사진을 비롯한 미디어 콘텐츠가 선을 보이며, 역사마당에는 최평곤 설치작가가 제작한 평화의 메시지와 위로를 건네는 5.18 상징 조형물이 지나가는 시민들과 마주하고 있다.

 

당시 복학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주진오 관장은 서울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주제로 한 대규모의 전시가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회가 남다른 한편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 전시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이 광주의 역사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라는 것을 온 국민이 공감하길 바란다면서 이번 전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국가기록원 이소연 원장은 “40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되는 5·18민주화운동 특별전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남겨진 기록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에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특별전의 의미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1031()까지 진행되며,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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