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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겨울나는 동물들, 만나볼까?”
[서울문화인] 서울미술관이 어릴 적 우리들의 동심을 사로잡았던 동물들을 주제로 국내 신예작가 7여명이 참여하는 신년특별기획전《겨울동물원(Winter Zoo)》展 선보여...
동물원(動物園)은 살아있는 동물을 사육, 연구해서 일반에게 공개하는 장소를 뜻한다. 동물원은 그 기원과 역사가 꽤 오래된 인류의 유산이기도 하지만 초기의 동물원이 가지고 있었던 가장 큰 역할은 약소국에서 강제로 침탈한 희귀동물을 전시하는, 즉 나라의 강대함과 부유함을 주변국과 국민들에게 계몽하려는 것에서 시작하였다. 미술관 역시 동물원의 기원과 유사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열강들이 주변국을 침략하여 얻은 전리품들을 쌓아 놓던 수장고 역할이 미술관의 시작이라는 측면에서, 동물원과 미술관은 서글픈 역사를 함께 하는 묘한 유대관계라 할 수 있다.
이런 기원과는 달리 동물원은 세상의 모든 동물에 대해 호기심을 갖던 어린 날의 추억이자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서울미술관의 《겨울 동물원》展은 이처럼 동물원이 아닌 비슷한 유대감을 가진 미술관에서 작가들의 손끝에서 새롭게 태어난 동물들을 통해 어른이 되면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동물원’에 대해 다시금 생각게 하는 전시로 김알, 다솔, 범피펜슬, 윤연우, 이요한, 임효원, 최보람 등 국내 신예작가 7명이 참여하여 습작 드로잉부터, 일러스트레이션, 장지 채색화, 과슈화, 타피스트리, 조각에 이르기까지 순수미술을 포함한 다양한 응용미술을 선보인다.
7명의 작가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친숙한 동물부터 멸종 위기의 동물들까지 다양하고 이들을 통해 평화롭고 행복한 일상을 이야기 하지만 동시에 동물들이 겪고 있는 상처와 슬픔, 그리고 자유에의 갈망을 고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명의 가치와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한다.
특히 참여 작가들의 대부분은 학교를 갓 졸업하여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신예 작가들로, 특정 사조나 양식, 장르에 매몰되지 않을뿐더러 재료와 소재에 속박되지 않고 동물들의 일상 풍경을 참신한 상상력과 위트로 표현하고 있어 다소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현대미술 전시의 장벽을 허물고 자유롭고 즐겁게 느낄 수 있음은 물론 다양하고 참신한 작품들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최신 경향을 확인해 볼 수도 있다.
전시는 오는 3월 2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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