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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아라가야의 중심지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 북쪽지역 미정비구간의 45호분(말이산 고분군 1호분과 2호분 사이)에서 집‧배 모양 등 다수의 상형토기와 말갖춤, 투구 등이 함께 발견되었다.
말이산 45호분은 말이산 고분군 주능선 정상부에 있는 대형 봉토분으로 현재 남아있는 봉분의 지름은 20m, 높이가 1.8m다. 구릉 정상부의 암반을 깎아 원형 봉토 기저부(基底部)를 조성하였으며, 매장주체부는 덧널무덤(목곽묘, 木槨墓)으로 길이 6.7m, 너비 2.7m 규모의 대형무덤으로 무덤 내부 피장자의 머리 위쪽에 있는 유물부장공간에서 다수의 유물과 함께 집모양 토기, 배모양 토기, 동물모양 뿔잔, 등잔모양 토기 등 다양한 상형토기(象形土器)들이 출토되었다.
특히 집모양 토기는 술주전자(주자, 注子)로 추정되며, 맞배지붕의 고상가옥 형태로 파손 없이 온전하게 출토되었다. 9개의 기둥과 대들보, 도리, 대공, 서까래, 지붕마감재 등 마치 우리 전통건축의 기본구조인 삼량가(三樑架, 도리 3개가 있는 지붕 구조)에서 나타나는 주요 부재들이 정확하게 표현되어있다.
배모양 토기는 유선형의 평면을 가진 준구조선(準構造船, 통나무배에서 구조선(構造船)으로 발전하는 중간단계의 선박 형태)형태로 이물(배의 앞부분)과 고물부(배의 뒷부분)를 높게 올리고 판재를 대었으며 양쪽 옆면에 각 5개씩 노걸이가 있다. 배의 고물부는 뚫려있어 잔(盞)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배 모양 토기의 상당수가 아라가야계 토기라는 점으로 보아 아라가야의 중심고분인 말이산 고분군에서 확인된 배모양 토기의 의미는 매우 상징적이다.
동물모양 뿔잔은 굽다리에 불꽃무늬 투창(透窓, 토기 굽에 뚫린 구멍)을 새긴 타원형의 몸체와 아래로 쳐진 꼬리를 붙인 후 U자상의 뿔잔을 올린 것으로 뛰어난 조형미를 가졌다.
또한, 피장자가 있던 왼쪽과 오른쪽 그리고 발치 아래에서 말갑옷(마갑, 馬甲)과 투구(종장판주, 縱長板冑), 큰 칼(대도, 大刀), 금동제 말갖춤새 등이 확인되었는데, 마갑총(馬甲塚, 함안군 가야읍 말산리)에서 출토된 것보다 더 이른 시기의 것이다.
발굴에 참여하고 있는 (재)극동문화재연구원에 따르면 이번에 조사된 45호분은 출토유물과 유구현황으로 볼 때 덧널무덤에서 돌덧널무덤으로 변화하는 과정으로 축조 시기가 400년을 전후한 시기로 아라가야 고총(高塚) 고분의 등장 시점으로 내다봤다. 함께 확인된 집모양 토기와 배모양 토기를 통해 아라가야 사람들의 뛰어난 건축(建築)기술과 조선(造船)술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 앞서 (재)극동문화재연구원에서 2018년 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삼국시대 봉토분 3기, 대형 석곽묘 1기, 소형 석곽묘 2기, 중ㆍ소형 목곽묘 9기, 구 8기, 주거지 등의 생활유구 4기, 조선시대 분묘 4기 등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이르는 분묘ㆍ생활유구가 확인되었었다.
현재 말이산 고분군(사적 제515호)은 경상남도와 함안군에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며, 그 일환으로 말이산고분군에 대한 종합정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고분군의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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