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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국립한글박물관(관장 박영국)은 17세기 이후 한·중 서예의 공부 방법을 주제로, 중국 산둥박물관 소장품을 소개하는 기획특별전 《청인의 임서》와, 국립한글박물관의 《명필을 꿈꾸다》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기록매체인 붓을 매개로 오랜 세월 서예문화를 공유해 온 한중 양국이 특히 대가들의 고전(古典) 서예작품을 따라 쓰는 ‘임서’ 작업을 중심으로 양국의 서예문화를 비교해 보는 전시이다.
중국 산둥박물관의 《청인의 임서》에서는 청나라가 명나라의 서예 전통을 이어받아 법첩으로 명필의 글씨를 연마하고 연구하는 첩학(帖學)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고증학을 기반으로 비석의 글씨를 연마하고 연구하는 비학(碑學)이 발전해 가는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청나라의 대표적인 서예가들이 쓴 ‘왕헌지의 경조첩(敬祖帖)을 왕탁(王鐸, 1592~1652)이 따라 쓴 글씨’, ‘왕희지의 「공죽장첩」 일부를 강여장(姜如璋)이 따라 쓴 글씨’ 등 1급 유물을 포함한 임서 작품 23건 30점을 소개하며, 특히 임서의 원본(原本)이 되는 작품을 함께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의 《명필을 꿈꾸다》는 김정희를 비롯한 조선 후기 서예가들의 주요 임서 작품 및 조선 왕실의 한글 궁체 임서와 습자 자료를 비롯하여 20세기 초 교과서에 자리한 한글 서예 교육 과정을 망라하여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오세창 등 근대 서예가들의 임서인 수원박물관의 소장품, 추사 김정희 말년의 예서와 전서 연구 현황을 알려주는 간송미술관의 ‘한전잔자(漢篆殘字, 한나라 전서를 모아 쓴 김정희 글씨)’, ‘전의한예(篆意漢隸, 한나라의 예서를 전서를 생각하며 쓴 김정희 글씨)’, 영남대학교 박물관의 ‘곽유도비 임서’ 등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어려운 임서 작품을 일반이 쉽게 공감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다양한 영상 및 체험물이 마련되어 있다. 손끝을 벽에 대면 글씨가 써지는 과정을 뜨는 인터렉티브 영상은 서체사의 변화를 눈으로 감상할 수 있으며, 거울 앞에서 서사상궁과 사자관이 된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는 체험, 한자 및 한글 서체를 따라 쓰는 체험 등 디지털 체험과 아날로그 체험을 고루 배치하여 관람객의 이해와 흥미도를 높였다. 또한 임서가 ‘명필의 길’로 가는 연습 과정임을 제시하기 위해 김정희의 생애 속에서 주요 임서 작품을 다루어, 임서를 통해 추사체에 이르렀음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국립한글박물관 박영국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앞선 서예가들의 글씨 연마 노력과 이상을 느끼는 동시에 ‘따라쓰기’라는 임서의 현대적 계승을 모색하여 한글 서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시 의의를 밝혔다. 전시는 오는 2019년 1월 20일(일)까지 개최된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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