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직접 참여하고, ‘노인’의 경험을 되새겨 보는 특별한 전시

국립민속박물관, ‘노인老人-오랜 경험, 깊은 지혜’특별전 개최
기사입력 2016.10.01 14:18 조회수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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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은 사회적 잣대로만 평가되거나 어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공동체에서 소외되고 있다. 하지만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노인은 오랜 경험으로 축적한 깊은 지혜를 통해 후대에 바른길을 제시해 온 사회의 어른이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102노인의 날을 맞이하여, 한 세대와 공동체의 어른인 노인의 참된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노인老人-오랜 경험, 깊은 지혜특별전을 선보인다. 930()부터 118()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세월의 깊이만큼 오랜 경험과 지혜를 쌓으면서 열정과 사명감으로 자신의 자리를 지켜온 어른들이 쓰던 도구 60여 점과 인터뷰 영상, 노인이 직접 제작한 노인 주제 영화 7편을 선보인다.


 


무엇보다 전시의 진행 과정에서 많은 부분을 노인이 참여하고, 직접 자료를 제공한 노인에 의한 전시이라는 점이다. 실버 지하철 택배원 조용문(, 76)을 객원큐레이터(공동)로 초빙하여 전시 기획에서 진행에 이르기까지 노인의 생각과 입장을 반영하였다.



 


객운큐레이터 조용문 어르신



 


사진과 영상 일부도 노인이 촬영편집한 자료를 사용하였는데, 특히 전시장 내 영상실에서 노인이 직접 제작한 영화가 눈길을 끈다. 박종익(, 1952년생)이 제작한 ‘2013 서울노인영화제 우수상수상작 어머니! 오야!’, 변영희(, 1948년생)가 제작한 ‘2014 서울노인영화제 대상수상작 우리집 진돌이등 노인의 시선에서 삶을 다룬 영화를 통해 노인과 노인 문제에 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노인으로 구성된 사회적기업 은빛둥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노인들의 계획’(시네마 달 제작)이 흥미로운데, 영화에 등장하는 한 노인이 자신들을 비유한 죽은 나무에도 꽃이 피었더라고요.”라는 말은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준다.


 



아울러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한 듯 하지만, 평범한 노인 4명의 이야기를 듣고 볼 수 있다.


   



임대규


   


농사를 짓기 위해서 처음 기록을 시작했어요. 머리로 생각하는 것보다 기록한 것을 보는 게 더 빠르고 잊어버리지 않고. 조금씩 기록을 하다 보니 그게 재미나더라고.”


 


기록은 모두 역사다’, 농부 임대규(, 82, 충북 충주)1959년부터 59년간 자신의 소소한 일상을 노트와 달력에 꼼꼼히 기록하여 방 두 칸에 보관되어 있는 자료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농사일과 가정의 대소사, ‘88 서울 올림픽등 국가의 중요행사를 기록한 ‘4292(1959) 농사일기’, ‘88 서울 올림픽 기록 달력’, 그리고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그의 달력에 기록된 일지는 이웃과 배추상과의 분쟁에서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되어 승소하는 자료가 되기도 하였다. 그는 이처럼 오랜 시간 기록을 하게 된 것은 처음 가난하여 농사를 잘 짓기 위해서 기록하게 되었는데 점 점 일상까지 기록하게 되었다며, 자신의 집을 박물관으로 꾸며 기록물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오태준
 


 


이 망치는 내 나이보다 많아요. 내 나이가 80살인데 이것은 100년이 넘었을 거예요. 우리 아버님이 쓰시던 것. 그래서 이게 우리 집 가보예요.”


 



시계와 살아온 65’, 시계수리공 오태준(, 82)은 아직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100년이 넘은 망치로 시계를 수리하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오태준이 오랫동안 고장 난 시계를 고치는 데 써왔으며, 후에 아들에게도 물려지기를 바라는 드라이버’, ‘줏대그리고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도 있다.


   



이경주



 


대나무 곡자를 많이 쓰는데 자꾸 갈라지고 그래서, 쇠로 된 것을 사서 쓰는 거지.”


 


‘100년을 이어온, 손님을 위한 정성’, 재단사 이경주(, 72)는 아버지로부터 가업과 기술을 물려받고, 손님이 만족할 수 있는 양복을 제작하고자 노력한다. 전시장에서는 양복 제작용 자와 채촌계(採寸計), 그리고 그의 손님에 대한 정성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박경원
 



 


‘62년간의 메(망치)’, 대장장이 박경원(, 79)62년간 대장간에서 수없이 망치질을 해 왔다. 전시장에서는 대장간에서 쇠를 두드리는 받침으로 쓰이는 모루’, 박경원이 직접 만들어 사용하면서 그와 함께 녹슬어가는 망치집게그리고 또 다른 대장장이인 아들과의 대화 장면을 보여주는 인터뷰 영상 등을 볼 수 있다.


 


도심 속 불광동에서 대장간을 운영하시는 그는 13세에 배고픔에 국수를 얻어먹기 위해 시작, 17세부터 본격적으로 대장장이 길을 걸으셨다. 손님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어 주는 것이 대장장이라며 이날도 그는 전시장에 계셨으나 손님이 주문한 일 때문에 급히 전시장을 떠나셨다. 요즘은 주말농장이나 정원을 가꾸는 분들이 많이 찾으신다고 한다.



 


이처럼 전시장에는 그들이 사용해 온 모루’(대장장이), ‘드라이버’(시계수리공), ‘곡자’(재단사) 등 손때 묻은 도구와 달력일기등의 기록물이 소개되는데, 이를 통해 오랜 세월에 걸쳐 터득해 온 삶의 지혜를 여전히 자신의 자리에서 지키고 있는 노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편, 전시기간에 노인으로 구성된 실버밴드의 공연과 시니어 바리스타커피 시음회 등을 마련하여 노년의 삶을 활기차게 보내는 모습을 현장에서 보여줄 예정이며, 일반 전시장과 달리 노인들이 전시장 관리와 전시 설명을 담당하여 관람객들과 직접 만나며, 노인의 연륜과 경험에 관해 직접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에 긍정적인 변화를 주고, 노인의 사회 참여 폭을 넓히는 계기는 물론 앞으로도 노인의 다양한 사회 참여 기회 제공은 물론 국립박물관으로서 사회문제에 적극 기여하는 문화기관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ostw@naver.com]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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