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명문 종가의 생활철학을 소개하는 ‘종가(宗家)’ 특별전시 열려

기사입력 2013.12.04 23:22 조회수 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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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은 나눔과 배려를 실천함으로써 오랫동안 우리의 정신적 구심점을 지켜온 ‘종가(宗家)’ 주제의 특별전을 지난 12월 4일부터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에서 열었다.



 



 


이번 ‘종가(宗家)’ 특별전에는 10 여 문중의 종손과 종부들이 기획에 참여하고 원고 작성, 전시자료 선정 등에 참여한 전시로 보물 제 1202호『애일당구경첩(愛日堂具慶帖)』과 같은 조선시대 유물부터 한 달 전 종가의 손님맞이 다과상까지 종가 자료 총 156건 238점이 소개되었으며, '한 문중에서 맏이로만 이어 온 큰집'인 종가의 오랜 전승 비결은 무엇인가? ‘적선(積善)’ 현판을 비롯한 다양한 자료 속에 담긴 종가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현대 개인주의․물질만능주의 사회에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기획되었다.



 


특히 이번 종가전은 단순 전시의 의미를 넘어서 명문가의 자녀 교육법, 종가의 인정을 담은 손님맞이 법, 종가의 효(孝) 등 종가의 생활철학적인 측면을 많이 느껴볼 수 있는 전시라 볼 수 있다.



 


종가의 자녀 교육법에는 경주최씨 정무공 최진립 장군 종가 종손 최채량 분의 할아버지와 손자의 이른바 ‘밥상머리 대화’를 미디어 아트로 만들어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구성하였으며, 안동 김씨 보백당(寶白堂) 현판 및 종가 자녀들의 초등학교 시절 반성문도 볼 수 있다.



 


종가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접빈객(接賓客)’이라 하는 손님맞이 예절을 소개하는 공간에서는 2013년 10월 어느 날 전시기획자가 방문한 농암 이현보 종가의 검소하지만 격조 높은 접빈객 상을 소개한다.



 


종가에서 중요한 정신적 가치인 효를 소개하는 공간에서는 ‘효도 하는데, 하루하루를 아낀다.’는 농암종가 ‘애일당(愛日堂)’ 현판, 오백 년 전 남녀귀천을 막론하고 노인들을 초대하여 경로잔치를 벌인 그림이 수록된 『애일당구경첩』(보물 제 1202호) 등의 자료들을 소개되었다.『애일당구경첩』의 경로잔치와 ‘문자도’ 속의 효 이미지로 재현한 3D입체미디어 아트도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이외에도 종가 여성들의 사연이 담긴 전시자료도 소개한다. 여러 종가의 종부들이 자신들의 삶을 구술하거나 직접 써주기도 했다. 진성이씨 노송정 이계양 종가 18대 종부 최정숙이 며느리에게 보내는 편지<원문 붙임> 및 경북지역의 종부들이 직접 쓴, 지나온 삶의 기억 글, 1840년 김제 서도 인동 장씨 문중의 종부이던 남양 홍씨가 막내며느리에게 쓴 편지 등이 전시되었다.



 


또한 전시 기간 내에 종가 사람들과의 인생 상담, 유학 강의, 종부들과 이주여성들과의 대화 및 청소년들을 위한 예절강의 등을 전시장 내 공간에서 격주로 펼칠 예정이라 한다.



 


2014년 2월 24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종가를 통해 도덕적 책무와 사회적 실천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이번 전시의 핵심어인 ‘적선애일(積善愛日, 착한 일을 하고, 부모를 공경한다.)’의 의미의 실천을 통해 행복한 가정이 많을수록 그만큼 사회도 행복해질 것으로 기대해본다.




 










 


 


전시개요


제목 : 종가(宗家)


장소 :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1


기간 : 2013.12.4~2014.2.24


내용 : 종가 사람들의 나눔과 배려, 사회적 실천을 담은 역사․생활자료 및 미디어 아트 등 156건 238점


전시 구성


- 1부. 종가(宗家), 뿌리와 줄기를 잇는 집: 종가 정의, 지킴과 관련된 자료 소개


- 2부. 조용한 리더, 종손(宗孫)의 길: 종가 남성들의 생활, 가훈과 교육, 접빈객, 효에 단상


- 3부. 종가 안살림의 구심점, 종부(宗婦)의 길 : 혼례, 종부들의 대물림 등 종가 여성들의 이야기


- 4부. 제사(祭祀), 뿌리와 줄기의 만남 : 종가의 제사


- 에필로그: 종가(宗家)를 유지하는 힘 그리고 우리가 담아두어야 하는 가치




 


전시자료


 



영천이씨 농암 이현보 종가 ‘적선(積善)’ 현판


2001년 영천이씨 농암 이현보 종가 소장 농암 종가의 가훈이자, 이번 전시의 핵심 메시지이다. ‘적선(積善)’이란 ‘선을 쌓아라.’ 즉 ‘착한 일을 하라’라는 뜻이다. 착하게 살기보다 물질적으로 성공하기를 바라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큰 격언이 아닐까?



이 현판과 관련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조선시대 문신 농암 이현보(聾巖李賢輔, 1467~1555)의 조부가 꿈에 신선이 나타나 말하기를 “善을 쌓는 집안에는 반드시 경사가 있느리라(積善之家必有餘慶)”라고 하였다. 깨어나서 권씨 부인(농암 이현보의 어머니)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는 마음속으로 이상하게 여겼다. 그래서 농암 이현보의 젊어서 이름이 유경(有慶)이었다. 농암 이현보의 아들인 매암 이숙량이 벼슬을 받아 선조 임금께 나아가 인사를 하는데, 평소 농암 이현보의 경로효친을 높게 평가한 선조 임금이 “너의 집은 積善之家가 아니냐” 하며, 즉석에서 ‘積善’ 글씨를 하사했다.




 



만인산(萬人傘 1879년.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이동영 기증)


1879년 11월에 초산부사 이만기(李晩耆, 1825〜1888)에게 마을 사람들이 공덕을 기리며 감사 표시로 바친 일산(日傘)이다. 진성이씨 이만기 후손들은 초산부사로 재직하며 선정을 베푼 이만기의 덕행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며, 그 뜻을 본받아 실천하고자 한다. 후손들은 만인산을 통해 이만기의 선정을 항상 기억하고 가슴 속에 새긴다. 또한 이 자료를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여, 이를 통해 종가의 사회적 실천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애일당구경첩(愛日堂具慶帖 1519년. 보물 제 1202호)


한국국학진흥원 소장(영천이씨 농암 이현보 종가 기탁)


조선시대 문신 농암 이현보에게 90세가 넘은 부모가 생존하신 것을 기념하여 그의 지인들이 증정한 그림과 송축시(頌祝詩)를 모아 엮은 책이다. 이현보는 94세의 아버지 이흠(李欽)과 92세의 숙부, 82세의 외숙부 등을 중심으로 구로회(九老會)를 만들었고, 당호를 “봉양할 수 있는 날을 하루하루를 아낀다”는 뜻의 ‘애일당(愛日堂)’으로 지었을 정도로 효자였다. ‘구경(具慶)'이란 ‘부모가 모두 생존하셔서 경사스럽다’는 뜻이다. 이 책에 이현보가 80세 이상 노인들을 초대해 경로잔치를 벌이는 ‘화산양로연도’가 수록되어 있다.



 


이 그림에는 이현보의 양친뿐만 아니라 남녀귀천에 관계없이 수 백 명의 노인들을 초청하여 대접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현보는 이날 부모님들을 기쁘게 하기 위해 어린아이처럼 색동옷을 입고 춤을 추었다고 전해진다.



 



홍성연산서씨석보(洪城連山徐氏石譜 1853년. 홍성연산서씨대종회 소장)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54호



충청남도 홍성의 세거 성씨인 연산서씨의 족보를 돌에 새긴 유물이다. 연산서씨는 1853년 4장의 오석(烏石)에 족보를 새겨 충청남도 홍성군 구항면 지정리 바위에 굴을 파고 보존했다. 4장의 오석 앞․뒷면과 측면에 연산서씨의 세계를 기록했다. 이 석보는 연산서씨 13대손 서성중, 서현중, 서대중 3종형제가 제작한 것으로, 1997년 문화재 지정을 위해 후손들이 석보대제(石譜大祭)를 지낸 후 바위굴에서 꺼냈다.




 



경주최씨 최부자 종가 육연(六然. 1988년, 경주최씨 최부자 종가 소장)


경주최씨 최부잣집에 내려오는 자신을 지키는 여섯 가지 지침이다. ‘자처초연(自處超然) 스스로 초연하게 지내고, 대인애연(對人藹然) 남에게 온화하게 대하며, 무사징연(無事澄然) 일이 없을 때 마음을 맑게 가지고, 유사감연(有事敢然) 일을 당해서는 용감하게 대처하며, 득의담연(得意淡然) 성공했을 때는 담담하게 행동하고, 실의태연(失意泰然) 실의에 빠졌을 때는 태연하게 행동하라.’ 종손인 최염 씨는 아들이 고시공부 할 당시 매일 같이 육연을 쓰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아들 역시 아침저녁으로 육연을 되새기며 사법고시 공부에 매진, 그 결과 아들이 9전 10기만에 사법고시에 합격했다고 한다.




 



기일판(忌日板. 1833년,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조상의 제삿날을 월별로 구분하여 일목요연하게 기록한 판이다. 전주이씨(全州李氏) 계성군파 집안 것으로, 11대 월산대군부터 후대 조상들의 기일과 왕실의 기일을 기록했다. 12개월을 총 12장으로 나누고, 각각을 앞뒤로 15일씩 나누어 구획을 나눈 표에 적었다. 5줄로 나눈표 가장 위에 1일부터 30일까지를 적고 해당하는 날짜에 내용을 기입했다. 종가에서 기일판을 만들어 조상의 제삿날을 잊지 않게 하기 위해 사랑채나 안채 잘 보이는 곳에 걸어둔다.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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