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푸른 빛, 고려청자”를 만나다. 고려청자명품<천하제일 비색청자>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특별전, 10월 16일(화)~12월 16일(일)
기사입력 2012.10.17 04:02 조회수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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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이 1989년에 <고려청자명품>특별전, 이후 20년 만에 두 번째 고려청자 특별전으로 <천하제일 비색청자>를 열었다.


 



 


이번 특별전에는 청자 완형만 350여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국내·외에 소장된 중요한 청자를 엄선하여 질적인 부분은 물론, 규모로서도 역대 최대수준의 청자전시이다. 또한 유례없는 지정문화재의 출품으로 국보가 18점, 보물이 11점으로 총 29점에 달하며, 일본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2점의 고려청자가 선보이는 등 국·내외 지정문화재가 모두 31점으로, 가히 최상급의 청자를 모았다고 할 수 있다.


 


전시회의 제목인 ‘천하제일 비색청자 ’ 는 송나라 태평노인이 지은 것으로 전해지는 책<수중금(袖中錦)>의 내용중 ‘천하제일(天下第一) 조’에서 ‘고려비색(高麗秘色)’을 천하제일의 하나로 꼽은 것에서 따온 제목으로 고려청자가 중국의 송 청자를 제치고 천하제일로 꼽혔다는 것에서 당시 고려청자의 국제적인 위상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선화宣和 5년(1123)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에 온 서긍(徐兢, 1091~1153)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의 “도기의 푸른 빛을 고려인은 비색이라고 말한다(陶器色之靑者麗人爲之翡色)”는 기록과 연결해보면 “비색翡色”은 당시 고려인들이 청자의 푸른 빛깔을 표현하는 특유의 단어였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고려청자의 아름다움과 높은 수준을 잘 나타내준다.


 


이번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하였으며, 기존의 편년순서에 의한 단순한 전시방식을 탈피하고 고려청자를 종합적으로 조명하기 위하여 편년ㆍ용도ㆍ상감ㆍ명품의 4구역으로 나눠 관람객들이 각 구역별로 선택적 관람을 해도 무리 없이 청자를 여러 측면에서 이해 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1부는 ‘고려청자의 시작과 전개’로서 청자의 발생배경에서부터 청자 제작의 시작과 절정 그리고 쇠퇴기까지의 시기별 고려청자를 두루 선보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청자의 시기별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 중국 도자 문화의 유입을 통해 고려청자가 발생하고, 벽돌가마에서 흙가마로 이행하는 과정을 거쳐, 강진과 부안에서 비색과 상감으로 절정기를 맞는 흐름과 생산지에서 개경의 궁성까지 바닷길을 통해 운송되던 중 침몰한 해저 인양 청자와 고려 후기 간지명 상감청자를 통한 쇠퇴기의 양상도 함께 다루었다.


 


2부는 ‘청자, 고려를 보는 창’으로서 식문화와 여가문화, 불교, 도교 등 종교와 장례 문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여인들의 꾸밈의 도구이기도 했던 청자의 다양한 쓰임새를 각각의 소주제로 나누어서 집중적으로 전시함으로서, 기존의 전시와 차별화시켰다. 전남 강진과 전북 부안에서 만들어진 고급청자는 왕실과 중앙귀족들이 주로 사용한 것으로서 당시 상류층 사람들의 일상을 들어다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화장과 관련된 청자유병과 합, 화장상자 등에서 당시 귀족층 여성들의 화려한 모습을 떠올릴 수 있고, 청자 투각 의자 및 여러 가지 청자 문방구, 술에 대한 싯구가 씌어있는 주자나 잔을 통해 생활용기로서의 청자의 기능에 대해서 다각적이며 실제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전시되는 주요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자 인물형 주자>(국보167호)와 개인소장의 <청자 퇴화점문 나한좌상>(국보173호)등이다.


 


3부는 창조성의 발현, 상감(象嵌)‘ 으로서 백토와 자토가 흑백대비를 이루어 화려한 장식효과를 극대화한 고려만의 독특한 도자공예기법인 상감기법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푸른 빛과 더불어 고려청자만의 뛰어난 공예미를 대표하는 상감기법의 청자는, 초기의 자기는 작은 파편으로만 확인되다가 12세기 중반부터는 ’포류수금문‘등 고려시대 사람들의 특유의 서정적 감성을 담은 아름다운 문양들로 청자를 장식하게 되으며, 상감이라는 독창적 기술은 고려인들의 높은 기술적 수준을 입증하는 동시에, 그들만의 정서를 도자기로 훌륭하게 표현한 높은 예술적 성취를 보여준다. 대표적인 전시품은 간송미술관 소장 <청자 상감포류수금문 정병>(국보66호)과 일본 네즈미술관 소장의 <청자 음각 연당초문 정병>등이다.


 


4부 ‘천하제일을 말하다’ 에서는 당시에나 지금이나 ‘천하제일’로 꼽을 만한 고려청자 22점을 선별하였다. 고려가 이뤄낸 궁극의 아름다움이자 우리의 자존심이 될 만한 진정한 명품들로, 별도의 공간에서 자연광에 가까운 조명 효과를 내도록 하여 비색청자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전시하였다. 주요 전시품중 중국의 도자기에서 영향을 받은 <청자 사자 장식 향로>(국보 60호)와 <청자 어룡형 주자>(국보 61호)는 조형적으로 중국적인 요소가 남아 있지만 전체적인 형태에서 나타나는 비례와 색色의 조화에서는 고려적인 미감이 잘 드러나 있다. 고려는 지속적으로 선진문물을 수입하면서 동시에 독자적인 공예미를 표현하기위해 노력하였는데, <청자 투각 칠보 무늬 향로>(국보 95호)등 정감 어린 조형미가 느껴지는 고려청자가 바로 그러한 노력의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종전의 기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화려함이 돋보이는 공예미를 꽃피우게 된 것이 바로 상감이다. 간송미술관 소장의 <청자상감운학문매병>(국보68호) <청자상감모란넝쿨문주자>(국보 116호)등은 고려시대 사람들의 서정성과 화려한 문화가 잘 반영된 작품이다. 또한 국내에 처음 전시되는 일본 야마토 문화관 소장 일본 중요문화재 <청자 구룡형 정병>, 오사카 시립동양도자미술관의 <청자동자·동녀형 연적> 등 이번 기회가 아니면 한자리에서 만나기 어려운 최고수준의 고려청자가 대거 전시되어 전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번 <고려청자명품>특별전은 1990년대 이후 괄목할 만큼 진전된 도자사의 연구 성과를 토대로 한 전시로 <천하제일 비색청자> 기획특별전을 통해 고려청자의 발생, 상감 기법의 시작 및 유행, 간지명(干支銘) 상감청자 등 주요 쟁점들에 대한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고려청자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으며, 나아가 고려 사회에서 청자가 갖는 공예품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그 생산과 유통, 동시대의 칠기나 금속기와의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것이다.


 



전시명칭 : <천하제일 비색청자>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전시작품 : 국보 60호 <청자 사자 장식 향로> 등 국내외 청자 350여점
전시기간 : 10월 16일(화)~12월 16일(일)


 



청자 사자 장식 향로,고려 12세기,
국보60호, 국립중앙박물관


 
송나라 사신 서긍의 『고려도경』에 나온 ‘산예출향 ?猊出香(사자형향로)??의 예로 생각되며, 불법을 수호하는 사자로 도상화된 형태이다. 이 도상은 목에 방울을 달고 오른발로 공을 짚고 있는 것이 공통적이다. 몸체에서 가루 향을 피우면 속이 빈 사자의 입을 통해 연기가 뿜어져 나왔을 것이다. 고려 상형청자의 수작 중 하나이다.



청자 어룡형 주자, 고려 12세기,
국보61호, 국립중앙박물관


 


몸체와 손잡이, 뚜껑 등 모든 부분을 이용하여 어룡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둥근 몸체의 팽팽한 양감과 정교한 세부 표현 그리고 몸체 아랫부분의 연판장식, 손잡이와 용 머리 위쪽의 연꽃 줄기 등, 고려 상형청자 장식성의 최고조를 보여준다.


 



청자 투각 칠보문 향로,고려 12세기,
국보95호, 국립중앙박물관


 


전체적으로 담청을 머금은 비색을 띠며, 양각,음각,투각, 상감, 첩화 등 다양한 장식기법을 절묘하게 적용하여 조화와 균형, 안정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화로 밑에는 능화형 받침을 세 마리의 토끼가 떠받치고 있다. 토끼의 모습은 간결하면서도 생동감이 넘치게 표현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청자 인물형 주자, 고려 12세기,
국보167호, 국립중앙박물관


도교의 제례를 주관하는 도사道士처럼 보이는 인물형 주자이다. 머리에는 높은 보관寶冠을 쓰고 두 손으로 선도仙桃를 받쳐 든 모습으로 만들어졌는데, 각 부분의 특징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보관 뒤에 주자의 뚜껑이 위치하고 복숭아를 담아 든 광주리를 출수구로 만들었다. 옷과 관모, 선도의 테두리에 부분적으로 백퇴화白堆花를 장식하였고 옷에도 섬세한 음각문을 배치하여 정성들여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청자 상감 포류수금문 정병, 고려
12세기, 국보66호, 간송미술관



이 작품은 기형과 문양이 국보 92호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 매우 유사하여 재질은 다르지만 같은 형태의 그릇이 주고 받는 상호 영향관계를 잘 보여준다. 청자의 상감기법과 금속공예품의 은입사기법은 표면을 파내 다른 재질의 물질을 감입하여 장식하는 속성이 같다. 간송 전형필(1906~1962)이 1937년 동경에 살던 영국인 수집가 존 개스비로부터 인수한 청자중 하나이다.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 고려
13세기,국보68호, 간송미술관


 


매병의 구연부는 작고 낮으며 밖으로 살짝 벌어져 있고 어깨는 넓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준다. 구연부의 아랫부분에는 꽃무늬를 둘렀으며 굽 위로는 연꽃무늬를 둘렀다. 몸통 전면에는 구름과 학을 새겨 넣었는데, 흑백상감한 원 안에는 하늘을 향해 날아가는 학과 구름무늬를, 원 밖에는 아래쪽을 향해 내려가는 학과 구름무늬를 새겼다. 1935년에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었으며, 당시 2만원, 기와집 스무채 값으로 인수한 일화로 유명하다.


 



청자 퇴화점문 나한좌상, 고려
12세기, 국보173호, 개인 소장


    
이 조각상은 가사 소매에 두 팔을 넣은 채 상체를 작은 경상經床에 받치고 앉아 앞을 응시하고 있는 노승老僧의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에서는 불교 존상 및 여러 가지 불교관련 용구들이 청자로 제작되었다.



청자상감‘辛丑’명국화모란문벼루,
고려 12세기, 보물1382호, 삼성미술관 Leeum


 


직사각형 모양의 이 벼루는 바닥 안쪽 면에 ‘辛丑五月十日造 爲大口前戶正徐取(?)夫’라는 명문이 백상감되었다. 그 옆으로는 음각기법으로 ‘淸沙硯壹隻黃何寺’가 쓰여 있다. 명문은 1181년으로 추정되는 해에 대구소 호정戶正이라는 직책을 지닌 사람을 위해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청자 구룡형 정병, 고려 12세기,
일본 중요문화재, 大和文華館 
                
정병의 첨대와 목, 출수구에 아홉 마리의 용이 장식된 특이한 예이다. 첨대의 끝은 용의 머리와 목으로 장식하였다. 매우 장식적인 첩화와 함께 음·양각 기법으로 이루어진 특출한 작품이다. 이 정병은 장식성이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실용적인 기능보다는 종교적·상징적 기능의 기물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청자 음각 연당초문 정병, 고려
12세기, 일본 중요문화재, 根津美術館


 


고려청자가 지닌 단아하면서 우아한 곡선미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본래 정병은 깨끗한 물을 담아 공양시에 사용하는 불교용구다. 양감이 풍만한 몸체에 가는 목으로 이어지는 율동감은 직선으로 뻗은 첨대에 상승감을 더하여 늘씬한 자태를 강조한다. 단아한 연꽃과 넝쿨무늬를 장식하였는데 맑고 투명한 비취빛 유색과 어우러져 우아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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