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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내 코로나19 확산 추세가 완화되어 생활 방역으로 전환됨에 따라 지난 4월 24일(금)부터 유튜브 아르코미술관 채널을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던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가 오는 5월 8일(금)부터 오프라인 전시로 전환된다.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미술전 한국관 귀국전,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고, 김현진 예술감독(KADIST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이 전시를 총괄하여,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등 세 작가가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
3인의 작가들은 ‘역사 서술의 규범은 누가 정의해 왔으며, 아직 그 역사의 일부가 되지 못한 이들은 누구인가?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의 견고한 지층들 내부에 비판적 젠더 의식이 개입될 때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다양한 각도에서 젠더 복합적 시각으로 선보이는 전시이다.
베니스의 국가관들은 일반적으로 자국의 작가를 소개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인데, 2019년 한국관에서는 깊이 있는 리서치와 퍼포먼스 요소를 지닌 삼인의 작가들의 작업 역량이 보고 선정하여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 전시는 기존의 역사를 다양하고 새로운 시점으로 읽고 생산하는 오늘날의 중요한 시각예술의 동력으로 바로 젠더 다양성을 강조한다. 또한 지식생산 시각예술의 실천 속에서의 서구 중심의 근대성을 비판적으로 질문하는 만큼 우리가 동아시아 내에서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재고할 '규범(canon)' 의 영역이 이성애자 남성 서사가 아닌지 질문한다.
작가 남화연은 식민, 냉전 속 국가주의와 갈등하고 탈주하는 근대여성 예술가 최승희의 춤과 파격적이고 남다른 삶의 궤적을 사유하는 신작 <반도의 무희>(2019)를, 정은영은 생존하는 가장 탁월한 여성국극남역배우 이등우와 그 계보를 잇는 다음 세대 퍼포머들의 퀴어공연 미학과 정치성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다채널 비디오 설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2019)을, 제2전시실에서는 제인 진 카이젠은 바리설화를 근대화 과정의 여성 디아스포라의 원형으로 적극 해석하면서 분리와 경계의 문제를 사유하는 신작 <이별의 공동체>(2019)를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현진 예술감독은 “작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움직이는 신체, 소리, 리듬, 매혹적인 영상 언어들이 엮인 전시를 제시하고자 했으며 이를 아르코미술관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스케일과 감각경험을 더욱 확대한 역동적 전시를 제시하고자 했다”, 이어 “최근 시각예술의 언어와 상상력을 통해 근대화의 역사를 다시 읽고 쓰고 상상하는 영역이 확장되어 왔는데, 이것을 더욱 혁신적으로 견인할 주요한 동력은 바로 젠더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끊임없이 세상에 새로운 균열을 추구하는 동시대 시각예술 활동은 지난 한 세기의 역사들을 규정해온 서구 중심, 남성 중심 등의 범주를 더욱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비판적 젠더 의식을 통해 한층 역동적이고도 풍요로운 시각서사를 제공할 수 있다”고 한국관 귀국전 전시기획의 배경을 설명하였다.
이번 전시도 다른 전시와 같이 입장 인원수를 제한되어 5월 6일(수)부터 네이버 예약 서비스(https://booking.naver.com/ “아르코미술관” 검색)를 통해 원하는 시간대에 사전 예약을 통해 입장이 가능하다. 전시 관람은 매주 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이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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