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보이첵> 감동보다 한 개인의 처절한 비극적 아픔만 보인다.

기사입력 2014.10.27 17:10 조회수 115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서울문화인] 뮤지컬 <보이첵>은 <명성황후>와 <영웅>을 통해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의 역사를 써내려 온 윤호진 연출이 지난 8년간 준비해 온 글로벌 프로젝트이자, LG아트센터가 처음으로 뮤지컬 공동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보이첵>은 1837년, 24세의 나이로 요절한 독일의 천재 작가 게오르그 뷔히너(Georg Buchner)가 남긴 희곡으로 초고 단계의 미완성 희곡으로 남아있던 이 작품은 오스트리아 작가 프란초스(Karl Emil Franzos)에 의해 해독되어 1879년에서야 처음 발표되었고, 이 후 연극, 무용, 오페라 등 여러 장르로 다양하게 해석되어 공연되어왔지만 상업 뮤지컬로 제작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의 모티브는 1821년 독일에서 41세의 이발사 요한 크리스티안 보이체크가 자신과 동거하던 여인을 찔러 죽인 사건에서 당시 그는 가난한 하층민으로 정신 상태가 몹시 불안정한 인물로 살해 당시 그가 정상이였는지를 두고 독일 학계에서 논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하지만 담당 의사는 최종 감정서에서 그가 정상이였다는 소견을 제출하였고 그는 결국에 1824년 독일 시내에서 공개 처형당했다.


 


뮤지컬 <보이첵>에서는 보이첵은 말단 군인으로 연인 ‘마리’와 갓난아기 ‘알렉스’와 함께 살고 있다. 몹시 가난한 보이첵은 가족을 부양할 돈을 벌기 위해 3개월 동안 매일 완두콩만 먹으며 그에 따른 감정 상태와 신체적 변화 등을 점검 당하는 생체 실험자로 등장한다.


 


그에게 있어 유일한 꿈과 희망은 연인인 마리와 함께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사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의 소박한 바람은 그 꿈을 악용하려 드는 사람들에 의해 그 빛을 잃어감은 물론 박사와 중대장으로부터 인간의 존엄성까지 짓밟히며, 단순 그들의 실험의 대상이자 노리갯감으로 전락해버리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공연에서 보이첵은 처절하리 만큼이나 나약하고 불쌍한 존재이며, 엄격한 윤리와 도덕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는 박사의 대사처럼 그를 이용하는 주변 인물들은 철저히 그를 파멸시킨다. 여기서 보이첵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이고 공연 내내 초점을 잃은 사람처럼 힘을 뺀 연기를 선보인다. 주변인물은 오로지 보이첵에게 운명의 장난을 치는 너무 간악한 인물로 그려져서 뮤지컬이지만 어느 대목에서 박수를 쳐야할지를 모른다는 점이다.


 


그리고 음악적으로는 첫 군화발의 장단의 행진곡 풍의 음악과 두 주연배우의 슬픈 현실을 표현한 넘버들은 어느 정도 밸런스를 가지고 있지만 주연배우들의 뛰어난 가창력을 공연 내내 힘없이 들어야한다는 점과 뮤지컬적인 캐릭터라기보다는 연극의 캐릭터적 요소가 더 커서 관객의 입장에서는 뮤지컬이 가진 재미를 최소한적 범위에서 밖에 느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관객들이 원하는 뮤지컬에서 느끼는 청각적 즐거움을 빼앗아버렸다.


 


또한, 단순히 주인공에 한정되게 맞춰진 스토리와 구성으로 인해 원작은 어떠할까하는 궁금증으로 만들어 버렸다. 아울러 1막과 2막 모두 무대디자인도 큰 변화가 없다. 2층의 무대는 시선이 관객들에게는 또 다른 불편함으로 다가와서 몰입을 방해한다는 점은 개선의 여지가 필요해 보였다.


 


작품의 연출을 맡은 윤호진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명성황후>, <영웅> 등 한국적인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해외에서 공연하면서 한계도 느꼈고, 좀 더 보편성 있는 작품을 세계 시장에 내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보이첵> 작품 속 처절한 주인공들의 아픔과 갈등이 대사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악으로 연결된다면 더 많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지만 감동보다는 자심보다 나약한 인간을 짓밟으려는 인간의 악함에서 오는 비극을 느끼고 말았다. 


 


이번 공연의 주인공 ‘보이첵’ 역에는 김다현과 김수용이 여주인공 ‘마리’역에는 2013년 브로드웨이 <미스 사이공> 공연의 ‘지지’ 역으로 발탁되어 화제를 모았던 배우 김소향이 캐스팅되었고, ‘마리’를 유혹하는 ‘군악대장’ 역에는 <삼총사>, <보니앤클라이드> 등 대형 뮤지컬에 꾸준히 출연해 온 베테랑 배우 김법래가 출연한다. 공연은 LG아트센터에서 오는 11월 8일까지이다.


 







 


공연개요
공 연 명 : 뮤지컬 <보이첵> Musical “Woyzeck”
장    소 : LG아트센터
공연기간 : 2014년 10월 9일(목) ~ 2014년 11월 8일(토)
공연시간 : 평일 8pm / 토&일 3pm & 7pm (10.9 한글날 7pm) *월요일 공연 없음
러닝타임 : 150분 (인터미션 15분)
티켓가격 : R석 80,000원 / S석 60,000원 / A석 40,000원
제작/주최 : LG아트센터, ㈜에이콤인터내셔날
연     출 : 윤호진
극본/작사 : 크리스 브로더릭(싱잉 로인스 THE SINGING LOINS)
작    곡 : 롭 셰퍼드, 크리스 브로더릭(싱잉 로인스 THE SINGING LOINS) / 황규동

[서울문화인 기자 ]

위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하실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URL 복사하기
<저작권자ⓒ서울문화인 & sculturein.com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0
이름
비밀번호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