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많은 역사를 짊어진 여인의 넋을 위로하다. 국립무용단 <그대, 논개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013.06.13.(목)~16.(일)
기사입력 2013.06.05 19:20 조회수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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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지난해 11월 한국무용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공연되었던 국립무용단 윤성주 예술감독의 <그대, 논개여>가 보다 치밀한 구성과 전개로 업그레이드되어 오는 6월 13일부터 16일까지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대, 논개여>는 혼란의 시대를 살다 간 비장한 여인 논개의 이야기를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되살리며, 국립무용단의 새로운 레퍼토리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논개와 논개를 사랑하게 된 왜장의 심리를 깊이 있게 묘사하는가 하면, 화려하고 역동적인 군무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였다. 이번 무대는 음악적인 부분과, 연출적인 면, 극적 구성에서 한층 밀도 있는 구성으로 재무장했다.
 
<그대, 논개여>는 의기(義妓)로서 투신한 논개가 아닌, 여인이자 인간으로서 논개가 겪었을 다양한 내적 갈등에 주목, 논개와 왜장이 인간적으로는 서로 끌렸을지 모른다는 허구적 상상에서 출발한다. 논개의 사당을 찾은 한 시인 앞에 시공을 넘어선 혼(魂)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격전의 시대를 살아가며 혼란을 겪었을 논개와 왜장의 내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함께 불타오르는 애국심을 품게 된 비극적 운명의 논개와 조국에 대한 사명감과 논개에 대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왜장. 그들의 사랑은 필연적으로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작품은 전쟁과 함께 비통하게 죽은 넋을 위로하는 일련의 과정이 이야기의 큰 축이 된다. 이 작품은 역사 속 결론에 반기를 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시대에 따라서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는 시각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논개가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 한 지 420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기나긴 역사 속에서 한․일 양국의 관계는 아직까지 복잡다단한 감정들로 얽혀 있다. 깊은 남강의 물속에 잠들어있는 한 많은 여인 논개를 바라보는 관점은 시대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그대, 논개여>는 90여 년 전 나라 잃은 설움에 비통한 마음으로 초혼된 여인의 혼이 이 시대에는 편안하게 승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공연개요


공연명 : 국립무용단 레퍼토리 <그대, 논개여>
일시 : 2013.06.13.(목)~16.(일) /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4시
장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주요출연진
시인 황용천/최진욱
논개 장윤나/송지영               
왜장 이정윤/송 설
논개의 분신 장현수/김미애        
왜장의 분신 조용진/조재혁


관람료 : VIP석 70,000원/ R석 50,000원/ S석 30,000원/ A석 20,000원
소요시간 : 80분(중간휴식 없음)
자막 : 영어
장르 : 무용
관람연령 :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
예매/문의 : 국립극장 02-2280-4114~6 www.ntok.go.kr ※국립극장 홈페이지 예매시 수수료 없음
                인터파크 1544-1555 www.interpark.com
주최/주관 : 국립극장/국립무용단


 


작품내용


# scene I   廟
방랑하는 시인은 멀리서 들려오는 제의음악을 듣고 발걸음을 옮긴다.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여인의 곡(哭)소리는 슬프도록 아름답다. 환영과 현실사이에서 마음이 요동치는 시인은 논개의 애인이 되어 논개를 위한 시를 쓴다. 시인은 시로 논개를 초혼(招魂)하고 환영은 깨어난다. 초혼에 의해 조선여인들의 혼백들도 고통의 아우성과 함께 나타나고 논개의 환영은 더욱 고통스러워한다. 그 속에서 홀연히 나타난 논개. 논개와 논개의 환영과 시인은 마주한다.


 


# scene II  侵
기골이 장대한 한 남자가 더 높은 곳을 향해 존경을 표하며 왜색의 무사 의식을 행하고 있다. 그는 왜군 검독수리부대의 장군 게야무라 로쿠스케다. 진주성 함락을 위한 1차 전투에 패한 왜군은 독기를 품고 치밀한 준비를 하여 진주성으로 진격한다. 그 선봉에 왜장 로쿠스케가 이끄는 검독수리부대가 있다. 굶주린 독수리떼는 조선의 힘없는 백성들을 속수무책으로 짓밟고, 진주성은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단호하고 비장한 모습으로 아수라장 속에 홀연히 뛰어든 여인, 주논개!
로쿠스케는 그녀의 기품과 도도함을 바라보며 강렬한 논개의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한다.


 


# scene III  愛... 死
이 땅에 처한 비참한 현실과 조선 백성들의 찢김에 논개는 절규한다. 한편 히데요시의 명령에 대한 무장의 의무와 학살의 잔인함 속에서 로쿠스케 또한 인간으로서 갈등하고 고통스러워한다. 논개와 왜장의 페르소나는 자신들에게 스스로 질문하고 위로하고 분노한다. 내적인 혼란 속에서 왜장은 임무를 선택하면서도 논개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그런 왜장을 거부하면서도 저돌적으로 변해가는 논개가 있다. 두 사람의 팽팽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논개가 자신에게 넘어왔다 안심하는 왜장의 품에 안기며 논개는 남강의 푸르른 물속으로 뛰어든다.


 


# scene IV  妄... 哀
물 속 파동 속에 떠도는 넋들과 깊은 바닥에서 울리는 굉음, 태초의 땅의 울림, 울음소리, 천지를 뒤흔드는 쩌렁함과 가슴을 울렁이는 북의 굉음이 망자의 혼을 다독인다. 1593년 음력 6월 진주성 함락에서 모든 것을 잃은 조선의 한 맺힌 비명이 논개와 왜장의 죽음 위로 이어진다. 이후에도 이 땅에는 나라 잃은 설움, 님을 잃은 슬픔, 자식을 찾아 헤매는 어머니의 울부짖음, 내 가족과 부모를 먼저 보낸 서러움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렇게 적장을 끌어안고 물속의 원혼이 되었을 논개를 향해 울리는 북소리의 함성은 계속 이어진다.


 


# scene V  魂... 祭
논개의 사당(廟) 앞에서 이 모든 광경을 바라본 시인은 조선의 원혼에 대한 미안함, 논개에 대한 애정과 연민으로 괴로움에 몸부림친다. 시인은 물속으로 가라앉았던 논개와 왜장을 420년의 기나긴 잠에서 깨운다. 서서히 떠오른 혼(魂)은 어깨에 짊어진 무겁고 서러운 짐을 내려놓으며 하늘 길을 향해 걸음을 내딛는다.


 


흐르는 강물은 길이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魂) 어이 아니 붉으랴...


 


촉석루 아래 의암(義巖) 바위 위에 정좌한 여제는 향을 올리고, 논개를 추모하는 제의식(祭儀識)에 여인들은 경건하게 일무(佾舞)를 춘다. 혼(魂)을 부르는 낭랑한 방울(鈴)의 울림은 천지에 퍼지고,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여인의 곡(哭)은 슬프도록 아름답다. 이를 지켜보는 중년의 시인은 기녀(妓女) 복식(服飾)의 여인들이 올리는 장엄한 제례의식과 장중한 움직임의 물결 속으로 넋을 잃고 빠져든다.


 

[서울문화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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