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2011년 미국과의 토지 교환을 통해 확보한 ‘덕수궁 선원전 영역’과 2018년 개방된 ‘고종의 길’ 그리고 덕수궁 돌담길 연결로 인해 덕수궁과 정동 일대의 근대 역사 관련 볼거리가 많아지면서 관람객들의 방문이 최근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주변에 구세군 제일교회, 덕수초등학교, 미대사관저, 영국대사관 등 기존 시설물들이 인접해 있어 별도의 편의시설을 마련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방문객들이 관람에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나명하)는 덕수궁 주변을 탐방 하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폐가처럼 방치되어 있는 덕수궁 선원전 영역 안에 있는 근대건축물 조선저축은행(現SC제일은행 전신) 중역 사택을 올해 약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보수·정비하여 임시로 관람객들의 편의시실 겸 전시실로 활용하기로 하였다.
덕수궁 선원전은 고종이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하기 전 가장 먼저 신축했던 중요한 건물이었으나 1900년 10월 화재로 불타게 되자, 당시 미국공사관 북쪽 수어청자리(정동부지, 옛 경기여고 터)로 옮겨 1901년 7월 11에 복원되었다. 그러다 1919년 1월, 고종이 승하한 후에는 모두 없어져 다른 건물이 들어섰다가 해체되는 과정을 겪어왔다.
해방 이후에는 경기여고 용지로 쓰이다가 주한미국대사관에 양도되었다. 2003년 6월 미국대사관 기숙사 건립을 위한 문화재 지표조사 중에 덕수궁 선원전 터가 확인되면서 용산 미군기지 내 부지와 맞교환하기로 합의되어 2011년 우리나라에 다시 소유권이 넘어왔다. 이후 교환된 부지 사이에 경계벽이 설치되고 아관파천 당시 고종이 걸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고종의 길’은 지난해 말 새롭게 정비되었다.
또한, 문화재청은 신원전 일대를 2039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진전(眞殿, 역대 왕의 어진을 봉안한 건물)인 선원전(璿源殿), 빈전(殯殿, 왕이나 왕후 승하 후 그 시신을 모셔둔 곳)으로 사용되던 흥덕전, 혼전(魂殿, 발인 후 부묘(祔廟, 종묘에 신주를 옮기기) 전까지 신주(神主)를 모셔둔 곳)인 흥복전 등 주요 전각과 부속건물(54동), 배후림(상림원), 궁장(宮牆) 등을 복원해 나갈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신원전 일대의 복원이 현재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궁능유적본부에 따르면 선원전 복원은 2028년 발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 한다. 그동안 신원전 서쪽에 복원 될 사성당이 위치한 곳에 조선저축은행 사택을 임시로 리모텔링하여 탐방객의 편의시실 겸 전시실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2018년 문화재청이 선원전 영역 복원을 발표했을 당시 영역 내에 있던 미 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조선저축은행 사택, 미부대사관 관저 등 건물 9동과 시설물들을 철거할 계획이라 밝혔었다. 이후 몇 몇 건물을 철거된 상태이며 현재는 조선저축은행 사택과 용도를 확인할 수 없는 일본식 가옥 두 채만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이 사택 건물도 근대건축물로 또 다른 의미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건물이라 선원전 터에 위치하지 않았다면 다른 곳에 복원할 가지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궁능유적본부는 사택의 외형과 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만 리모델링하여 2030년까지만 한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그 이후의 보존 여부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