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_류정한, 크리스티나_임혜영, 마담 카를로타_신영숙, 필립 드 샹동백작_에녹, 김주원(발레리나)
[서울문화인] '팬텀'이 과연 '오페라의 유령'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뮤지컬 <팬텀>의 관람전 가장 큰 화두는 그것이었다. 설령 원작을 보지 못한 관객들이라도 뮤지컬 넘버 특히, The Phantom of the Opera는 뮤지컬 팬이 아니더라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곡이 아닌가. 아미 이 공연 또한, 그 호기심에 찾는 관객이 많았을 것이다.
1막에서는 '오페라의 유령'과 차이점이 무엇일까? 궁금증이 앞선다. 팬텀의 유년기를 다루었다고 하는데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스토리에서 여주인공 '크리스틴 다에'가 오페라하우스에 들어가게 되는 배경이라던지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이 하나의 가면으로 가면속에 자신의 얼굴뿐 만 아니라 심리를 숨겼다면 팬텀에서는 다양한 가면이 등장한다. 이런 다양한 가면으로 심리를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했다는 점과 스토리도 확장되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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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비스트로_임혜영 _EMK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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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밤을 위한 준비_신영숙 이정열 이상준_EMK제공 |
또한 자칫 어둡고 무거워질 수 있는 부분을 ‘마담 카를로타’는 악역임에도 시종일관 오페라의 유령에서 볼 수 없는 큰 웃음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그것도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신영숙이 자신의 가진 실력을 감추며 완벽한 음치 연기를 해낸 것은 고음역대의 넘버들을 정확한 대사 전달력으로 소화한 임혜영 못지않은 찬사를 받을 만 한 공연이다.
1막에서 의구심은 2막으로 들어가서야 뮤지컬 <팬텀>이 내건 슬로건의 하나인 '팬텀'의 유년의 과거가 밝혀진다는 점이다. 물론 스토리상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스토리라인에서 펼쳐지는 프리마 발레리나와 벨레리노가 펼치는 안무 장면은 이 뮤지컬의 백미이자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점이다. 소리극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몸짓 언어극 발레의 결합은 색다른 재미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 이상의 효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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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발레-에릭의 이야기_김주원 윤전일_EMK제공 |
무엇보다 뮤지컬 <팬텀>은 '오페라의 유령'과 비교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다. 아쉬운 점이라면 기억에 남는 뮤지컬 넘버가 없다. 하지만 공연을 보는 내내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요소는 많다. 가장 큰 요소는 크리스틴 디에 역의 임혜영을 비롯하여 주연 배우들의 황홀감마저 들게 하는 뛰어난 가창력을 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이 또한 드라마틱한 러브 스토리를 한층 빠져들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여기에 발레라는 이색적인 접목으로 아름다운 몸짓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과 ‘마담 카를로타’가 주는 맛깔난 웃음들이다. 또한, 200벌이 넘는 의상과 다양한 가면들과 극중 펼쳐지는 화려한 오페라 무대는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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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텀] 팬텀의 푸가_EMK제공 |
분명, 많은 분들이 오페라의 유령과 연관 지어서 생각하겠지만 그러나 뮤지컬 <팬텀>은 팬텀의 길을 갔다. 서로 경쟁의 구도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작품일 뿐이다. 뮤지컬 <팬텀>은 오는 7월 26일까지 충무아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