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인형의 집>, <유령>, <페르 귄트>, <헤다 가블러> 등으로 잘 알려진 노르웨이의 국민 극작가이며 현대극의 아버지라 불리는 헨릭 입센의 또 하나의 명작 희곡 <사회의 기둥들(Samfundets Støtter, The Pillars of Society)>이 연출가 김광보에 의해 그 모습을 처음 드러낸다.
1877년 쓰인 희곡 <사회의 기둥들>은 발표되자마자 1만 부라는 당시로써는 어마어마한 양이 발행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인데, 한국에서는 창작된 지 무려 137 년 만에 처음으로 소개되어 관객들을 만나게 된 것이다.
137년 전 노르웨이의 어느 소도시를 배경으로 쓰여진 것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하게, 마치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오늘을 그려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만드는 <사회의 기둥들>. 이 작품은 다양한 인물들과 치밀한 구성을 통해 ‘입센’스럽게 잘 짜인 희곡을 만나는 재미를 주는 것과 동시에 한세기 반 전에 살았던 입센의 통찰력과 시의성에 무릎을 치며 감탄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입센이 극작을 마치기까지 8년이나 걸렸다고 전해질 정도로 매우 공을 들인 작품이지만, 지금껏 우리나라에서는 그의 대표작들에 가려져 번역조차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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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가 김광보 |
연출가 김광보는 2012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와 <그게 아닌데>로 대한민국연극대상, 동아연극상, 히서 연극상 등 그해 수여되는 대부분의 연극상을 휩쓸고, 2014년에는 <스테디 레인>, <은밀한 기쁨>, <줄리어스 시저>, <살아있는 이중색 각하> 등 화제의 신작을 쏟아내며 지금 우리 연극계가 가장 열광하고 있는 연출가임을 증명하고 있는 김광보.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와 군더더기 없는 연출을 바탕으로 원작의 깊이와 관객의 시선을 모두 잡으며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히 다져온 그가 처음으로 헨릭 입센의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
김광보 연출은 <사회의 기둥들>이란, "사회를 이루는 기둥과 같은 사람들이다.그 사람들의 이면에 숨겨진 위선, 거짓, 음모, 불륜과 같은 여러 내용이 들어 있는데, 여전히 현대 사회를 지배하는 물질, 욕망, 그와 관련된 이기성, 사업적 본능을 따라 행동하는 사람들이 어떠한 시대든, 비슷하게 존재하고 있다. 자신이 사회의 기둥이라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픈 이야기로 작품 안에서 베르니크(박지일 분)가 철도 부설 문제를 앞세워 부동산 투자를 통해 수익을 많이 남기려는 음모를 꾸미기도 하고, 자신의 과거를 알고 있는 처남 요한이 탈 배가 수리되지 않았음을 알면서도 묵인하는 등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사회의 모습과 똑 같은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입센의 통찰력이 뛰어난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치유를 받을 수 있는 연극으로 만들고 싶다.”고 이번 작품을 말한다.
이번 공연에는 연극 무대를 휩쓸던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김광보 연출가가 자신의 20년 연극 인생 동안 함께 작업했던 최고의 배우들 중에서 엄선했다고 말할 정도로 캐스팅에 공을 들였고, 그 결과 그 어떠한 연극에서도 만나기 어려울 정도로 막강한 캐스팅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주인공 카르스텐 베르니크 역을 맡아 작품을 이끌어갈 배우 박지일(최근작 <당통의 죽음>)을 시작으로, 그의 아내 베티 역을 맡은 배우 정재은(최근작 <푸르른 날에>), 누이 동생 마르타 역에 배우 정수영(최근작 <M. 버터플라이>), 베티의 남동생 요한 역에 배우 이석준(최근작 <스테디 레인>), 로나 헤쎌 역에 우현주(최근작 <은밀한 기쁨>), 베티의 사촌 동생 힐마르 역에 이승주(최근작 <유리 동물원>), 도덕 선생님 뢰를룬 역에 김주완(최근작 <만파식적>) 등 누구 하나 눈여겨 보지 않을 수 없는 15명의 베테랑 배우들이 뭉쳐 <사회의 기둥들>에 생명력을 불어 넣을 예정이다.
137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생생하고 치밀한 걸작 연극 <사회의 기둥들>은 LG아트센터에서 오는 11월 19일 ~ 11월 30일까지 공연된다.
시놉시스
노르웨이 해안가 소도시의 영주이자, 선박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베르니크(박지일 분)는 시민들에게 높은 도덕성으로 존경 받는 ‘사회의 기둥’과 같은 존재다. 그러나 그는 도시를 개발하고, 그 이익을 개인적으로 벌어들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그가 저지른 실수에 대한 누명을 쓰고 떠났던 처남 요한(이석준 분)과 옛 연인이었던 로나(우현주 분)가 고향으로 돌아온다. 베르니크는 자신의 추악한 비밀이 밝혀져 명예가 실추될 위기에 처하자 요한을 떠나 보낼 생각으로 무리하게 배를 출항시키려 하는데…
공연개요
일시 : 2014년 11월 19일 ~ 11월 30일 (평일8pm, 토3pm&7pm, 일4pm)
장소 : LG아트센터
티켓 : R 5만원 / S 4만원 / A석 3만원 (청년 할인 20% / 28세까지, 본인 1매)
연출 : 김광보
번역&드라마터그 : 김미혜 / 윤색: 고연옥
무대 : 박동우
조명 : 김창기
의상 : 김지연
음악 : 황강록
안무 : 금배섭
분장 : 백지영
출연 : 박지일, 정재은, 정수영, 이석준, 우현주, 김주완, 이승주, 손진환, 유성주,
채윤서, 유연수, 한동규, 구혜령, 서정연, 백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