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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포토] ‘명당’에서 ‘관상’의 향기가 난다.
[영화&포토] ‘명당’에서 ‘관상’의 향기가 난다.
[서울문화인] 풍수지리는 땅의 성격을 파악하여 좋은 터전을 찾는 사상으로, 산수의 형세와 방위 등의 환경적인 요인을 인간의 길흉화복과 관련 지어 집과 도읍 및 묘지를 가려잡아야 한다는 세계관을 말한다. 삼국시대 때 도입된 풍수지리는 고려 시대에 전성기를 이루며 조선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고려의 도읍지인 개경이나 조선의 도읍지인 한양은 풍수지리 입장에서 보면 거의 완벽한 명당자리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명당>(감독 박희곤)을 이야기 하자면 먼저 <관상>(2013년 / 한재림 감독 / 9,134,586명)이 떠오른다. <명당>은 ㈜주피터필름이 2013년 ‘관상’으로 시작하여 ‘궁합’으로 이어진 역학 시리즈의 3부작 마지막 작품으로 기획부터 시나리오 개발, 제작과 촬영에 이르기까지 12년에 걸쳐 3부작으로 완성했다. <관상>이 조선 단종 때 일어난 수양대군의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실제 인물들과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관상가의 이야기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욕망으로 담아냈다면 영화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으로 천하명당을 이용해 왕권을 탐하고, 결국 개인과 시대의 운명까지 바꾸려는 인물들의 갈등이 풍수지리 사상에서 시작된 ‘명당’이라는 소재가 역사적 사건과 영화의 극적인 장치가 결합되었다. <명당>은 흥선대원군이 지관의 조언을 받아 2명의 왕이 나오는 묏자리로 남연군의 묘를 이장했다는 실제 역사 기록을 기반으로 그려졌다. 때는 정조 사후, 순종, 헌종, 철종 때까지 이어지는 왕권 위의 권력을 가지며 세도정치를 한 하나의 가문 안동 김씨(영화에서는 장동 김씨로 그려짐)의 세도가 두 부자 김좌근(백윤식)과 그의 아들 김병기(김성균) 부자가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수단으로 명당을 차지하여 하려는 음모와 이에 맞서는 몰락한 왕족 흥선군(지성), 그리고 그 소용돌이의 중심에 선 지관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을 통해 땅의 기운으로 욕망을 채우려는 인물들 간의 암투를 그려내었다.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명당을 이용해 나라를 지배하려는 장동 김씨 가문의 계획을 막다가 김병기(김성균)으로부터 가족을 잃게 된다. 13년 후, 복수를 꿈꾸는 박재상 앞에 세상을 뒤집고 싶은 몰락한 왕족 흥선(지성)이 나타나 함께 장동 김씨 세력을 몰아낼 것을 제안한다. 뜻을 함께하여 김좌근 부자에게 접근한 박재상과 흥선은 김씨 가문의 묘터를 봐주던 지관으로부터 두 명의 천자가 나올 천하명당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를 부정하는 박재상과 달리 흥선은 자신의 아들을 왕위에 올리겠다는 서로 다른 뜻을 품게 되면서 대립하게 된다. 천재 박재상이 왜 천하명당의 존재를 부정하였는가는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사극의 또 다른 재미라면 장소가 주는 시각적 비주얼이다. <명당>의 연출을 맡은 박희곤 감독은 “대한민국 곳곳의 명당을 스크린에 담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전하며 특히, 명당의 기운을 보여주는 가야사는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촬영 된 전라남도 구례의 화엄사에서 촬영되었으며, '정만인'(박충선)의 집으로 설정된 공간은 담양, 경주, 고창, 부산 등 전국을 누비며 촬영이 되었다. 그 중 ‘정만인’의 집의 일각으로 설정해 촬영한 곳은 경주의 독락당으로 이곳은 개인 소유의 문화재여서 섭외하기 위한 제작진의 계속된 설득 끝에 촬영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영화 속에는 ‘효명세자’의 능을 비롯하여 4~5개의 능이 등장하는데 이는 강원도 둔내 자연휴양림에 세트를 차려 진행하였다. 또한, 영화 속 인물들이 대명당 자리인 ‘가야사’로 향하는 길은 아주 짧게 지나갈 장면이지만 클라이맥스로 향하는 길이었기 때문에 제작진은 전라북도 임실 선거리에 위치한 들판의 풀과 나무를 정비해 말이 달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촬영하였다. 앞서 얘기했듯 <명당>은 <관상>과 스토리는 물론 인물의 캐릭터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관상’은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 분)이 기생 연홍(김혜수 분)의 제안으로 한양에서 사람들의 관상을 봐주며, 겪게 되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그러던 중 내경은 김종서(백윤식 분)의 명으로 궁에 들어가고, 뜻밖의 수양대군(이정재 분)을 만나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전개되는 작품이다. ‘관상’에서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을 중심으로 극이 전개된다면 ‘명당’에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가 있다. 그리고 내경을 따르며 뛰어난 수완과 말재주로 극의 무거움을 부드럽게 하는 인물 팽헌(조정석)이 있다면 ‘명당’에는 장사꾼 구용식(유재명)이 있다. 이 외에도 수양대군(이정재), 김종서(백윤식), 기생 연홍(김혜수)는 흥선군(지성), 김씨 부자 김좌근(백윤식), 김병기(김성균), 대방 초선(문채원)의 캐릭터가 유사성을 띄고 있다. 굳이 두 영화의 차이점을 찾는다면 ‘관상’과 ‘궁합’이 개인에게 정해진 운명과 연관된 역학을 다뤘다면 ’명당‘은 땅의 기운을 통해 나라의 운명, 더 나아가 세대의 운명까지 바꿀 수 있는 역학을 다룬다는 점이다. 그리고 배우들의 힘일 것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관상’을 재밌게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도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허중학 기자]
[영화&시사회포토] 영화 .
[영화&시사회포토] 영화 .
[서울문화인] 영화 <물괴>는 중종 22년, 조선에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이야기로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한국적인 크리쳐 무비(실존하지 않는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장르물)이다. “윤겸은 제가 연기했던 사극 캐릭터의 모든 것이 집대성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에 궁궐을 수비하고 임금의 신변을 보호했던 내금위의 우두머리 장수였다.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임금에게 실망해서 궁을 떠나게 된다. 그러다 ‘물괴’가 나타나고 수색대장으로서 ‘물괴’를 찾아 나서게 된다. 수색대장으로서 내금위장이었던 자신의 과거를 숨기고 산다는 게 매력적이었고 나라에 배신당했다는 점이 예전에 제가 했던 캐릭터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또한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저와 함께 콤비로 나오는 김인권 씨가 있었기에 윤겸이 더 빛날 수 있었고 딸로 나오는 혜리 씨와 허 선전관으로 나오는 최우식 씨 모두가 한 가족처럼 서로를 위하며 호흡을 잘 맞혔다.” ‘윤겸’ 역의 김명민.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도 무사를 했고 이번에도 무사를 했는데, <광해, 왕이 된 남자>와는 다른 업그레이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괴’와 싸우려면 엄청나게 큰 덩치를 가져야한다고 생각했고 지금의 무게와 딱 13KG 차이나는 모습으로 촬영을 했다. 조선시대 무사로 변신한 모습을 한번 보여드리고 싶었다.” ‘성한’ 역의 김인권. “힘든 것보다 처음 도전하는 게 많다 보니까 떨리기도 했고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생각보다 액션은 제가 조금 잘했다.” ‘명’ 역의 이혜리. “첫 등장부터 저만 얼굴에 흙칠을 하지 않았다. 초야에 은둔 생활을 하면서 세 분이 지저분하게 계실 때 저는 뽀얗게 나온다. 하지만 첫 등장 이후로 많이 망가진다. 허 선전관은 망가지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허 전선관’ 역의 최우식. “사소한 외부적인 고증도 있었지만 상상력을 바탕으로 했다. ‘물괴’라는 존재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재난, 변고 등이 실록에 ‘물괴’로 나타났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물괴’를 실체로 그려내고 싶었고 크리쳐물로 제작하며 ‘물괴’의 형체에 중점을 두었다.” 허종호 감독. 감독: 허종호 출연: 김명민, 김인권, 이혜리, 박성웅, 박희순, 이경영, 최우식 제공: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롯데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씨네그루㈜키다리이엔티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장르: 크리쳐 액션 사극 크랭크인: 2017년 4월 10일 크랭크업: 2017년 7월 21일 개봉: 2018년 9월 12일
[영화] 봉중호 감독의 ‘괴물’ 이후 오랜만에 크리쳐 무비를 선보이는 .
[영화] 봉중호 감독의 ‘괴물’ 이후 오랜만에 크리쳐 무비를 선보이는 .
[서울문화인]크리쳐 무비란 생명이 있는 존재를 뜻하는 크리쳐(Creature)와 영화의 합성어로 통상적으로는 실존하지 않는 정체불명의 괴생명체가 등장하는 장르물을 일컫는다. 크리쳐 무비는 언제나 개봉에 앞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장르의 영화이지만 관객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리는 경우가 많은 장르의 영화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다양한 크리쳐 무비들이 제작되고 시리즈로 오랫동안 사랑을 받으며 이어가는 작품도 꽤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크리쳐 무비는 괴물, 제 7광구 등이 있지만 손에 꼽을 정도이다. 영화 <물괴>는 크리쳐 장르를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기반으로 가장 한국적인 사극이라는 배경 위에 녹여냈다.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다. 서소위 부장의 보고에도 ‘군사들이 또한 그것을 보았는데, 충찬위청 모퉁이에서 큰 소리를 내며 서소위를 향하여 달려왔으므로 모두들 놀라 고함을 질렀다. 취라치 방에는 비린내가 풍기고 있었다’고 했다. -중종실록 59권, 중종 22년 6월 17일 중종 22년, 조선에 나타난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쫓는 사람들의 사투를 그리고 있지만 이 이야기를 중종반정으로 집권한 중종의 왕권을 위협하는 세력이 만들어 낸 ‘허상’으로 존재하는 또 다른 ‘물괴’로 왕위까지 위협하는 자들과의 싸움을 함께 그려내고 있다. 역사의 기록으로만 남겨진 괴이한 짐승 ‘물괴’의 정체가 무엇일지, 이 존재에게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지 전반부는 보이지 않는 ‘물괴’를 추적해가는 과정에 집중한다. 하지만 관객들이 이러한 설정을 모르고 극장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전반부는 스피드감은 없지만 ‘물괴’의 모습이 어떻게 그려질지, 어떤 존재인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문제는 ‘물괴’가 실체를 드러내었을 때부터가 아닌가 싶다. 관객을 극장으로 발길을 잡으려면 ‘물괴’의 등장 이후가 중요하다. ‘물괴’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에는 전개는 빨라진다. 하지만 크리처 무비의 아쉬움 ‘강자(주연)에게는 약하고 약자(조연)에겐 강력한 캐릭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오락 영화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단순히 이런 의미로 크리쳐 영화를 즐기는 관객도 있을 것이다. 허종호 감독은 그 정체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광화문에서 ‘물괴’가 포효하는 이미지를 단번에 떠올렸고 이는 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괴이한 짐승 ‘물괴’의 정체가 무엇일지, 이 존재에게 숨겨진 비밀은 무엇일지 관객들에게 보여줄 궁금증이 ‘물괴’의 비주얼 만큼이나 얼마나 신선하게 다가갈 것인지.... 자신의 신념을, 그리고 나라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물괴 수색대 4인방 ‘윤겸’, ‘성한’, ‘명’, ‘허선관’. 그간 사극 장르에서 단연 돋보이는 존재감을 발휘했던 김명민이 물괴 수색대의 수색대장 ‘윤겸’ 역을 맡았다. 물괴 수색대의 선봉에 서서 ‘물괴’를 쫓는 그는 과거 내금위장이었던 이력에 걸맞게 화려한 액션을 뽐내는 것은 물론 하나뿐인 외동딸 ‘명’(이혜리)을 지키는 부성애를 선보인다.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윤겸’ 캐릭터에 반해버렸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극과 코미디 장르를 능수능란하게 오가는 배우 김인권은 ‘윤겸’의 충직한 부하 ‘성한’ 역으로 돌아왔다. 그는 적재적소에 등장해 유머와 재미를 선사하다가도 결정적 순간에는 ‘윤겸’의 옆에서 둘도 없는 부하로서의 역할을 해낸다. 극의 긴장과 이완을 책임지는 그는 ‘성한’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리기 위해 13Kg를 증량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선시대의 무사는 큰 풍채와 무게감을 가졌으리라는 판단 하에 몸무게를 늘리고, 근육 운동을 하며 듬직한 무사의 외형을 만들었다. [응답하라 1988]의 ‘덕선’, 이혜리가 영화 <물괴>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처음 사극에 도전하는 그녀는 첫 도전이 무색하리만큼 제 옷을 입은 듯 ‘명’ 역할을 확실히 소화해내어 이혜리의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윤겸’을 한양으로 불러들이는 ‘허 전선관’ 역에는 배우 최우식이 맡았다. ‘명’이 한눈에 반하는 한양오빠다운 고운 외모는 물론 ‘물괴’의 정체를 수색해나갈 때 빛나는 지성, 무관으로서 액션 실력까지 모든 것을 갖췄지만 때로는 ‘명’이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줄 수밖에 없는 귀여운 허당기를 지닌 인물로 등장, ‘명’과 함께 두 사람은 위기에 빠질 때마다 서로의 옆을 지키며 최고의 합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임금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영의정 ‘심운’을 연기한 이경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극에 긴장과 대립을 야기한다. 극중 내금위 부장이자 ‘심운’의 오른팔인 ‘진용’ 역의 박성웅은 ‘윤겸’과 끊임없이 대립하며 영화의 긴장감을 한층 끌어올린다. ‘물괴’의 출몰 후 ‘윤겸’을 다시 한양으로 불러들이는 ‘중종’ 역에는 박희순은 그동안의 캐릭터와는 조금은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영화 <물괴>는 2018년 9월 12일 개봉한다. [허중학 기자]
[영화] 상류사회를 꿈꾸는 소시민의 욕망과 상류사회의 민낯, 영화
[영화] 상류사회를 꿈꾸는 소시민의 욕망과 상류사회의 민낯, 영화
영화 <상류사회> - 2018년 8월 29일 개봉, 120분, 청소년 관람불가 - 감독/각본 : 변혁 - 출연 :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 이진욱, 김규선, 한주영, 특별출연 : 김강우 [서울문화인]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대한민국 상류층은 꾸준히 흥미로운 소재로 그려져 왔다. 더불어 오늘날 ‘재벌’, ‘금수저’, ‘갑질’ 등의 단어로 설명되는 대한민국 상류층의 모습은 뉴스 보도를 통해 끊임없이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류층의 도덕적 해이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불거지게 되면서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묘사되는 그들의 모습 또한 더욱 신랄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계보를 이어 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 <상류사회>는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과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이 상류사회를 동경하고 그것에 다다르지 못한 갈증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부부를 둘러싼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부터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까지 모순적인 얼굴을 보이는 다양한 얼굴들은 ‘그들만의 세계’ 속 삶의 방식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영화 속에서 이러한 ‘상류사회’는 인물들의 대사로 여과 없이 묘사되는데, “내가 달력 그림으로 천경자 볼 때 걔는 지 방에 걸려 있었대”, “자기가 백날 땀 흘려봐야 한용석(재벌) 피 한 방울 못 따라가” 등 거침없는 표현은 물론, 상식을 뛰어넘는 비이상적인 섹스까지 그들만의 세계를 리얼하게 그리고 있다. 학생들에게 인기와 존경을 동시에 받는 경제학 교수이자, 서민경제를 위한 남다른 비전을 내놓으며 신뢰받는 지식인으로 떠오른 ‘장태준(박해일)’. 그는 생존권 보장을 외치는 영세상인 집회에서 분신을 시도한 노인을 구하면서 민국당의 눈에 들게 된다. 그 일을 계기로 민국당으로부터 공천의 기회를 잡은 ‘장태준’은 국회의원이 되어 상류사회로 진입하고자 하는 야망을 품게 되지만, 자신이 민국당의 어두운 거래 중심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상류사회에 입성하고자 하는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래미술관 부관장 ‘오수연(수애)’. 야심찬 재개관전을 기획해 관장 자리에 오르려던 그녀는 파리 옥션에서 거액의 낙찰을 성사시키고, 세계적 미디어 아티스트 ‘신지호(이진욱)’를 섭외하여 꿈을 이루려 하지만 과거 연인인 신지호와의 섹스비디오가 주변에 알려지자 미래그룹에게 새로운 거래를 제안하며 반전을 꿈꾼다. 이와 함께 돈과 예술을 탐닉하는 재벌 ‘한용석’역에는 굵직한 작품들로 강한 인상을 남겨온 윤제문이, 우아하고 교만한 미술관 관장 ‘이화란’역은 특유의 위트가 섞인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자랑하는 라미란이,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신지호’역은 특유의 깊은 눈빛 매력을 지닌 이진욱이, 비열한 사업가 ‘백광현’역은 선과 악을 오가는 다면적인 얼굴을 그려내는 김강우가 맡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변혁 감독은 <상류사회>를 두고 “객관적으로 풍요로운데 더 잘살아 보겠다는 상대적 욕망, 즉 결핍은 어디서 오는 걸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며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를 설명한다. 더불어 이번 영화를 “부자들의 화려한 생활을 전시하는 것도 아니고, 착한 캐릭터가 재벌을 응징하는 영화도 아니다. 2등, 3등 하는 사람들이 1등의 세계로 들어가려 발버둥치는 이야기”라 밝혀, 기존에 드라마나 영화에서 다뤄왔던 상류사회를 대하는 이야기와는 다른 차별점이라 밝혔다. 기존의 상류층 소재와는 차별되고 재벌이 소유한 ‘미술관’이라는 소재를 활용한 점과 재벌을 응징하는 영화가 아니여서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하지만 과도한 19금 씬은 오히려 방향성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들이 생각하는 성공(상류층)을 위해 “그냥 개 같이 살자”라는 수애의 대사에서 어쩜 우리가 ‘상류층’이라 생각하고 있는 그들도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또 다른 존재의 개처럼 살고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