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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디지털 환경의 토대 ‘데이터’를 보는 예술가의 다양한 시각
[전시] 디지털 환경의 토대 ‘데이터’를 보는 예술가의 다양한 시각
[서울문화인]현대사회는 디지털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 하면서 우리의 삶은 과거의 그 어느 때 보다 빅데이터,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과 밀접한 관계에 놓이게 되었으며, 사회 경제적 패러다임까지 데이터의 진화를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그것은 비단 우리 일상만이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은 디지털 환경의 토대인 빅데이터, 블록체인, AI 등 데이터 기반의 작품을 통해 공공재로서의 데이터가 예술에 창의적으로 활용되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는 작품을 소개하는 국제 융․복합 주제전 《불온한 데이터》를 오는 23일부터 서울관 3, 4전시실에서 선보인다. 디지털 세상은 일상에서 편리함을 주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해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갖게 한다. ‘불온한 데이터’전은 개인의 일상부터 국가 단위 조직까지 ‘데이터화’되어 관리되고 활용되는 오늘날, 데이터가 중립적 속성이 아님을 지칭하며 데이터가 갖는 공동체의 경제적, 윤리적 측면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국내·외 작가 10팀(명)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공공의 선에 기여하도록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과연 가능한 것인가. 이번 전시는 이러한 질문들을 바탕으로 ‘디지털 메커니즘의 민주주의와 반봉건주의’, ‘동시대 예술가가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디지털 메커니즘을 활용한 새로운 제안’ 세 가지 주제로 디지털 기술의 미적 특징을 탐구하고 디지털 환경의 허점과 통제 불가능한 틈새를 발견하여 예술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첫 번째 주제에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 및 체계화하여 글로벌 기업과 정부에 의한 정보 독점이 초래한 반민주주의적 사건으로부터 시민의 권리와 자유를 회복하고자 시도하는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 수퍼플렉스(Superflex), 자크 블라스(Zach Blas)의 대표작을 통해 선보인다. 먼저 수퍼플렉스는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는 이동 경로, 거래와 관계가 끊임없이 등록되고 분석되는 세상에서 데이터에 접근한다는 것은 권력과도 같다. 수퍼플렉스는 <모든 데이터를 사람들에게>라는 작업을 통해 현재 우리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의 불균형, 즉 우리가 경험하는 힘에 대한 정보와 분배에 대한 권리, 그리고 데이터의 가치가 소수의 권력자들에게 집중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있다. 포렌식 아키텍처의 <지상검증자료(Ground Truth)>(2018, 비디오, 10분 15초)는 이스라엘 네게브/나카브 사막의 북쪽 경계에서 발생한 베두인족의 강제이주와 폭력의 역사를 주목하고 있다. <움 알-히란에서의 살인(Killing in Umm al-Hiran)>(2018, 비디오, 11분 28초)은 2017년 1월 18일 새벽 이스라엘 경찰은 팔레스타인 베두인족을 추방하기 위해 움 알–히란의 베두인 마을을 급습한 사건의 모순점을 밝히고 있다. 자크 블라스의 <얼굴 무기화 세트>는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의 얼굴 데이터를 수집하여 '집단 가면'을 제작, 안면인식 기술로 탐지될 수 없는 무정형의 가면으로, 안면인식 기술이 보여주는 불평등에 저항한다. 두 번째 주제에서는 레이첼 아라(Rachel Ara)는 데이터마이닝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자신의 가치를 숫자로 환산해서 보여주는 디지털 아트 '엔도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수집한 데이터를 작품에 반영하여 성별과 기술, 권력 구조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작가는 성별과 인종, 나이 등과 같은 여러 요소들을 프로그래밍, 자신과 작품의 가치, 가격을 결정하는 조건들을 탐색하고 '나의 값어치'가 나타내는 값이 작품의 실제 가치와 갖는 연관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차오 페이(Cao Fei)는 자율주행로봇인 로봇청소기를 소재로 디지털 시대에 급변하는 사회의 모순을 재치 있게 조명하고 크리스 쉔(Chris Shen)은 360개의 소형 로봇 공을 통해 데이터의 수집과 소멸을 우주의 물리적 현상에 비유했다. 작가가 선보이는 <위상 공간₃₆₀>은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의 저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인용하며,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로봇 청소공을 우주 공간에 무리지어 나타나며 끊임없이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는 기본 입자에 비유하고 있다. 세 번째 주제에서 사이먼 데니(Simon Denny)와 하름 판 덴 도르펠(Harm van den Dorpel)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창조의 영역과 자유의 한계 그리고 기술이 지닌 미래적 가능성에 대해, 김실비는 세계의 다양한 종교적 도안을 합성하여 만든 벽화로 덮은 성소 안에 싱글채널 영상과 조각 3점으로 구성된 영상 설치 작품 <금융-신용-영성 삼신도>을 통해 금융, 신용, 영성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 신기술이 삶의 조건을 변형시키는 단계마다 발현되는 본연의 가치를 조명한다. 김웅현은 한 사건을 임의로 선택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데이터 링크를 엮어 창작한 종말 이후(Post-apocalypse) 소설을 주제로 한 영상을 선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편리한 디지털 환경을 누리는 것은 즐기지만 디지털 세계를 구축하는 메카니즘에 대해서는 어쩌면 관심 밖일 수도 있고 급변하는 환경과 복잡함은 또 다른 스트레스를 동시에 안겨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전시도 그렇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예술과는 거리감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참여 작가들과 국내 미술 이론가들과 함께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마련되어 있으니 전시 관람에 좀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첫 번째로 3월 22일(금)에는 하름 판 덴 도르펠, 레이첼 아라와 신보슬 큐레이터의 대담이 열리며, 두 번째로 3월 23일(토)에 야콥 펭거(수퍼플렉스)가 이택광 경희대 교수와 대담을 갖는다. 마지막으로 3월 29일(금) 김실비와 문혜진 비평가의 대담이 진행된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예술청((구)동숭아트센터)’, 새로운 비젼 예술가와 함께 모색한다.
‘예술청((구)동숭아트센터)’, 새로운 비젼 예술가와 함께 모색한다.
- 예술가·시민·재단이 함께 (구)동숭아트센터를 재개관해 ‘예술청’으로 본격 조성해 -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3.20(수)~7.24(수) 격주 수요일/총 10회), - 7월 말까지 공간 활용 프로젝트를 위해 예술가와 시민에게 동숭아트센터를 임시 개방 - “예술청이 완공되는 내년 10월 이후 예술가·시민이 참여하는 운영모델 안착할 터” [서울문화인] 2016년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문화재단이 500억 원을 들여 대학로의 동숭아트센터(토지(약 2344㎡) 및 건물(약 7274㎡·지하 2층~지상 6층)) 건물과 토지 매입을 하였다. 동숭아트센터는 1989년 김옥랑 대표가 세운 국내 최초의 민간 복합문화공간으로 동숭홀(452석), 동숭소극장(161석), 꼭두소극장(151석) 등의 극장과 꼭두 박물관·놀이마당·꼭두랑 놀자·아트숍 등의 전시·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구)동숭아트센터는 ‘예술청’으로 이름을 바꾸고 2020년 10월에 재개관을 준비하며, 설계공모를 거쳐 ‘Found space’ 라는 콘셉트로 리모델링을 준비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은 본격적인 공사가 들어가는 올해 8월 직전까지 ‘예술청’의 당사자인 예술가와 시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 ‘예술청’의 공간별 기능과 역할에 반영할 계획을 가지고 올해 7월 말까지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예술활동을 논의하고 상상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임시로 개방하였다.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김종휘)은 21일(목) ‘예술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예술인·시민·재단이 함께 만드는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 계획을 밝혔다.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는 크게 2가지로 ▲예술청의 가치와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 및 토론 등을 나누는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 ▲현재 비어있는 (구)동숭아트센터 공간에서 예술가들이 다양한 공간 활용 실험을 진행하는 ‘예술청 미래 상상 프로젝트 – 텅·빈·곳’으로 나뉜다. 개방형 라운드테이블 ‘동숭예술살롱’은 지난 20일(수)부터 진행됐으며, 오는 7월 24일(수)까지 격주 수요일 오후 3시에 (구)동숭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각 분야의 전문가를 섭외해 2020년 완공되는 ‘예술청’의 가치와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 및 토론 등을 나누는 자리로, 회당 40여 명씩 총 10회 운영된다. 라운드테이블의 주제는 크게 4가지로 ▲(구)동숭아트센터의 역사(씻김) ▲외부 공간운영사례(국내외) ▲운영조직 구축 ▲운영성과 관리방안 등 예술청 조성 및 운영모델 제안을 위한 발제·토론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문화재단은 ‘예술청’의 보다 전문적인 운영을 위해 서울시, 서울문화재단, 전문가 추천을 받아 총 8인의 ‘예술청 기획단’을 구성하여 예술가의 논의와 상상의 폭을 지원할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이날 기자간담회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예술가 5팀의 쇼케이스도 함께 열렸다. 이들 5팀은 과거 일반인들에게는 미지의 공간이었던 (구)동숭아트센터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예술가만의 시선으로 다양한 활용 방법을 제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20일(수)부터 시작돼 24일(일)까지 사전 시범 운영되며 22일(금)~23일(토)은 야간에 진행된다. 참여 팀(개인)은 음악, 설치미술, 영상, 연극 등 다양한 장르예술가 12팀이 진행한다. 서울문화재단 김종휘 대표이사는 “대학로에 위치한 (구)동숭아트센터가 가졌던 예술적, 문화적 의미를 잘 알고 있기에, 해당 공간에 대한 예술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히며 “안전한 공간에서 안심해도 되는 관계를 통해 향후 민·관이 함께 안녕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협치모델을 만들려 한다. 사전 시범운영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예술청 공간활용에 대해 예술가들이 상상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이날 과거의 동숭홀, 동숭소극장, 꼭두소극장도 리모델링을 통해서 새로운 극장으로 바뀔 것이라며, 그 모델은 지난해 가변형 극장으로 새롭게 탄생한 세종 S씨어터처럼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가변형 무대의 공연장이 될 것이며, ‘예술청’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적극적 적용하여 공공성 지향 및 유니버설 공간 계획이라 밝혔다. <예술청 공론화 프로젝트>와 관련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문화재단 누리집(www.sfac.or.kr) 또는 예술청 공론화 공식 페이스북(페이지명: 가칭 예술청 함께 만들기 공론장 www.facebook.com/yesulcheong)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야 건국신화 그림 6종’ 새겨진 토제방울 출토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가야 건국신화 그림 6종’ 새겨진 토제방울 출토
[서울문화인]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으로 신청한 ‘가야고분군’의 하나인 사적 제79호 고령 지산동 고분군에서 5세기 말부터 6세기 초 사이에 조성된 대가야 시대 소형 석곽묘 10기와 석실묘(1기)에서 가야 시조가 탄생하는 장면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그림 6종이 새겨진 직경 5cm가량의 토제방울 1점과 소형 토기, 화살촉, 어린아이 두개골 편 등 유물도 함께 출토되었다. 발굴한 석곽묘 규모는 길이 165cm, 너비 45cm, 깊이 55cm정도의 크기에 치아와 두개골 편이 함께 출토되어 어린아이가 묻힌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조성 당시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당시 유물의 부장양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유물은 5세기 말경 조성된 대가야 소형 석곽묘에서 나온 토제방울 1점이다. 직경 5cm가량의 토제방울에는 남성성기(구지봉), 거북(구지가), 관을 쓴 남자(구간), 춤을 추는 여자, 하늘을 우러러보는 사람, 하늘에서 줄을 타고 내려오는 금합을 담은 자루 등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독립적인 그림(선각그림)이 방울 표면에 선으로 새겨져있다. 각각의 그림은 하나하나가 고려 문종 때인 1075~1084년에 편찬된 가락국에 대한 역사서, 가락국기(駕洛國記)에 나오는 건국신화의 내용과 부합되어 대가야 건국신화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 그 동안 문헌에서만 나오던 건국신화의 모습이 유물에 투영되어 발견된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로써 이번 토제방울에 새겨진 그림을 통해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건국신화는 더 이상 금관가야만의 전유물이 아닌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동문화재연구원은 “이 선각그림은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나오는 수로왕 건국설화와 일치한다. 고 설명했다. 남성 성기는 가야 건국설화 속 여신 정견모주가 노닐던 고령 인근 가야산 상아덤을 표시한 것으로 생각한다. 거북 등껍데기는 고리 부분을 머리로 인식해 그린 것으로 판단되며, 관을 쓴 남자는 구간(九干)에 해당하는 지도자를 형상화했고, 하늘을 보는 사람은 팔과 발을 간략하게 선으로 그렸으며, 금빛 상자는 잎사귀 모양으로 나타냈다”, 이어 “방울을 만든 대가야 장인은 그가 살던 대가야 시조 탄생설화를 보여주고자 그림을 그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대가야 시대의 묘제가 수혈식(구덩식)에서 횡혈식(굴식)과 횡구식(앞트기식)으로 바뀌는 변천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매우 큰 학술적 의미를 갖고 있어 주목된다. [허중학 기자]
[공연]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발원지 학전의 뮤지션들이 뭉쳤다. ‘Again, 학전 콘서트’
[공연] 라이브 콘서트 문화의 발원지 학전의 뮤지션들이 뭉쳤다. ‘Again, 학전 콘서트’
[서울문화인] 1960~70년대 무교동에 포크 음악의 산실이었던 음악다방 쎄시봉을 통해 한국 음악계에 포크 열풍을 이끌었다면 90년대는 1991년 대학로에 개관한 학전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들면서 댄스 음악과 아이돌문화라는 새로운 바람이 대중음악계에 불어오자, 통기타를 들고 노래하던 가수들은 점차 설 곳을 잃어갔다. 이에 학전 김민기는 ‘무대’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학전이라는 공간을 제공했고, 김광석을 필두로 노찾사, 노영심, 권진원, 강승원 등 포크 음악을 하는 가수들이 하나 둘 학전으로 모여 들었다. 학전에 모인 아티스트들은 관객과 가까운 곳에서 함께 이야기 하고 교감하는 본격적인 라이브 음악 문화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 이전과는 완전히 새로운, 관객들이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새로운 공연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수많은 뮤지션들이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 라이브 공연의 발원지이자 대중음악계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간 대한민국 문화 예술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이후, 학전을 시작으로 대학로 일대에는 라이브 콘서트를 전문으로 하는 공연장이 생겨났으며, 그 흐름이 현재 홍대 인디밴드들의 주 무대가 되고 있는 라이브 공연장으로까지 이어졌다. 1990년대 학전의 이곳을 무대로 활동한 뮤지션들로는 노찾사, 김광석, 유재하, 들국화, 노영심의 작음 음악회, 안치환, 윤도현, 강산에, 권진원, 정원영, 동물원, 박학기, 장필순, 일기예보 등 셀 수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곳도 변화를 맞이하며 라이브 콘서트는 찾기 힘들어졌다. 이런 가운데 2012년 학전 개관 30년을 앞두고 지난해 ‘지하철 1호선’에 이어 과거 이곳을 추억하는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하는 ‘Again, 학전 콘서트’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다시’라는 타이틀이 붙은 만큼,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학전에서 숱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한 바 있는 뮤지션으로 채워졌다. ‘Again, 학전 콘서트’는 3월 29일 전인권(3/29-4/3)을 시작으로 김수철(4/5–4/7), 김현철(4/9–4/10), YB(4/12–4/14), 권진원(4/16-4/17), 안치환(4/19–4/21), 웅산(4/23–4/24), 강산에(4/26–4/28), 유재하 동문회(4/30–5/2), 정원영(5/4–5/5), 푸른곰팡이(5/7-5/8), 김광민(5/10-5/12), 노영심(5/13–5/15), 김광석 다시 부르기 팀(박학기/유리상자/한동준/동물원/자전거 탄 풍경 /장필순)(5/17-5/19)까지 라인업만으로도 전율을 주는 14팀의 아티스트+게스트 뮤지션이 참여하는 릴레이 공연으로 진행된다. 학전 김민기 대표는 ‘200년대 들어서 라이브 공연을 거의 올리지 못하였다. 이번 콘서트는 과거 30주년과 다가올 30주년을 생각하자는 의미에서 라이브 콘서트의 발원지의 상징성을 알리기 위해 기획되었다’고 전하며, ‘이번 기회를 통해 학전이 뮤지컬, 연극뿐 아니라 콘서트까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어우르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이라는 상징성을 보다 확고히 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했다. 덧붙여 박학기 “김광석 콘서트를 실무를 준비하고 있어 김민기 선배와는 많은 얘기를 주고받고 있는 가운데 어느 날 전인권 선배와 함께 얘기를 나누다가 이번에는 뭔가 원점으로 돌아가 좋은 공연을 하자라는 의견이 나와서 이번 콘서트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밝혔다. 콘서트에 앞서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서 대부분의 뮤지션은 ‘초창기 학전에서 시작하여 이곳은 고향과 같은 존재이다’라는 소감을 밝히면서 좋은 취지로 공연을 하게 된 것에 기쁨을 표시하였다. 그리고 학전과의 인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밝혔다. 권진원은 “저에게 학전은 음악의 고향이라 할 수 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 활동 이후에 학전에서 첫 단독공연을 했다. 95년 4월 11일부터 16일까지 했는데 이번에 16일부터 17일 하게 되어 음악과 시간이 연결되는 기분이다”고 밝혔다. YB 윤도현은 “저는 파주가 사람이라 자주 올 수 있는 곳이라 아니라 대학로는 제게 꿈같은 곳이었다. 제가 인디포크그룹 ‘포크연’에서 기타와 키보드를 맡고 있었을 때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게스트로 처음 이곳 무대에 섰었는데 그때 노래도 하지 않고 연주만 했지만 제가 꿈을 하나 이뤘다는 마음에 친구들에게 내가 중앙무대에서 노래했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이후에 데뷔도 하기전인데 (김)광석이 형 공연에 게스트로 세워주셨고, 권진원 누나 공연 때 게스트로 나온 것을 김민기 선생님이 보시고 저를 뮤지컬 계통에 출연할 기회를 주셔서 저에게는 꿈의 장소의 느낌이다.” 이어 스윗소로우의 김영우는 “처음 본 콘서트가 대학교 때 저기 C열에서 지금은 헤어진 여자 친구와 찾았었다. 그때 공연은 들국화 공연이었다. 그때는 제가 음악을 할지 몰랐다. 그런데 지금 존경하는 선배들과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은 학전이 버텨서 다리가 되어준 것 같다.”며 학전과의 인연을 얘기했다. 또한, 공연에 앞서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 살짝 밝히기도 했다. 먼저 전인권은 “히트곡 보다는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며, 신곡은 제 의견 같은 것을 멜로디에 싫은 노래이다. 그리고 김민기 선배의 노래도 할 계획이다”며, 7인조 밴드의 풍부한 사운드를 통해 록 음악의 진수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특별한 무대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어 YB밴드 윤도현은 “미발표앨범 10집의 노래부터 데뷔의 앨범까지 현재의 YB에서 점점 과거로 돌아가는 데뷔 앨범의 노래 순으로 들려줄 예정이다. 그리고 저희 공연에서는 관객들과 얘기를 할 기회가 적었다. 예전에는 멘트를 정말 못해서 멘트가 산으로 갔는데 이번에는 많이 준비해서 이번에는 장소가 학전이고 해서 관객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생각이다”고 밝혔다. 92년에 데뷔하고 이곳에서 여러 번 공연했다는 강산에는 “키보드, 일렉트릭기타. 어쿠어스틱기타 세 명이 연주하는 공연이 될 것이다. 여러분이 잘 아는 곡을 비롯하여 예전에 사전심의에 허가를 받지 못한 곡까지 두루두루 들려드릴 계획이다”, 이어 유재하 동문회으로 진행하는 스윗소로우의 김영우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올해로 30주년 되기 때문에 한 해 10명만 잡아도 300팀이 어떤 팀을 선정할까 고민이 되었는데 김민기 선생님이 어린 새싹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어떨까 하여 작년 수상자부터 여러 팀이 패기 있게 준비하고 있다” 강산에와 더불어 8년 만에 다시 학전 무대에 서는 권진원은 “제 공연에는 후배 게스트가 있다. 첫째 날은 제주소년에 박경환이 둘째 날은 이정화가 출연할 예정이다”, 푸른곰팡이의 조동희는 “이번에 5개 팀이 함께 한다. 그들과 각자의 노래 함께 부르는 노래까지 소극장의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노래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전거 탄 풍경의 강인봉은 “혹시나 이 공연이 추억 팔이가 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이 있었다. 이 공연은 정체되어 있는 것을 보여 드리는 것이 아니라 10대부터 60대까지 좋은 음악으로 다가가서 그들이 이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서 신곡과 함께 새로운 시도도 많이 보여드릴 예정이다. 관객의 많고 적고 흥행을 떠나서 멋진 공연이었다. 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제 타깃은 일반 관객들이 아니라 후배 가수들이다. 형들이 모여 하는 것이 멋지구나. 후배들이 나도 저 자리에 한 번 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도록 멋진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Again, 학전 콘서트’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마무리 할 김광석 다시 부르기 팀의 박학기는 “마지막 3일간 공연하는 ‘김광석 팀’은 두 팀씩 나눠서 콜라보를 진행한다. 각자의 노래도 하지만 전체는 김광석이라는 틀에서 놓고 본인이 해석한 김광석 노래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5월 19일은 6명의 가수와 함께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참여하는 ‘김광석 노래부르기’의 입상자들이 하루에 한 팀씩 함께 하며, 이번 콘서트에 참여하는 뮤지션들도 게스트로 참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간담회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노래하는 음유시인 안치환은 ‘안치환과 자유’로 밴드 공연을 선보이며, 재즈 아티스트 웅산 역시 이번이 학전과의 첫 만남을 통해 장르의 다양성과 새로운 시도에 의미를 보태주며 콘서트를 풍성하게 채워 줄 예정이며, 학전과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뮤지션 정원영은, 피아니스트 정원영이 아닌 정원영 밴드로 오랜만에 밴드 사운드를 선보이고, 재즈 아티스트 김광민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이 함께 하는 감성적인 공연을, 음악 토크쇼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가 오랜만에 학전에서 다시 올라간다. 노영심은 3일간의 공연을 통해 작은 음악회뿐 아니라 뮤지션 노영심으로서의 면모를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선 보일 예정이다. 또한, 오랜만에 대중과 소통하게 될 데뷔 42주년을 맞이한 ‘작은 거인’ 김수철을 빼놓을 수 없다. 김수철은 “나두야 간다”, “젊은 그대”, “못 다 핀 꽃 한 송이” 등 숱한 명곡을 남겼고, 음악 뿐 아니라 영화음악, 국악작곡집, 무용음악, 86 아시안게임 음악, 88 올림픽 음악, 2002 한일월드컵 개막식 등의 국제적인 행사음악 작곡과 음악 감독을 통하여 독보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해왔다. 이처럼 김수철은 단순히 가수가 아니라,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조선시대 화조화의 세계로 작품 교체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조선시대 화조화의 세계로 작품 교체
[서울문화인]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상설전시관 2층 서화실 내 주제전시실이 3월 19일부터 “마음으로 듣는 새들의 노래”를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17세기 조선 사대부 화가들이 그린 서정적인 화조화와 더불어 19세기~20세기 초반의 자유분방한 민화풍 화조화도 함께 소개하면서 화조화에 담긴 새의 문화적 의미를 함께 조명한다. 동아시아에서는 새를 문학과 그림으로 표현하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일찍이 고구려 유리왕(琉璃王, 재위 BC 19∼AD 18)은 「황조가(黃鳥歌)」를 지어 쌍쌍이 나는 꾀꼬리 부부의 정을 애틋하게 노래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새들의 생태적 모습을 사계절에 은유한 ‘사계화조(四季花鳥)’ 유형의 그림이 유행하였다. 봄의 제비, 여름의 물총새, 가을의 백로, 겨울의 기러기는 계절을 대표하는 철새로서 이처럼 새는 계절을 부르는 전령(傳令)으로 널리 그려졌다. 또한, 화조화는 옛 사람들의 복된 소망을 함께 담은 경우가 있다. 백로와 연밥을 뜻하는 ‘일로연과(一鷺蓮果)’는 ‘일로연과(一路連科)’와 발음이 같아 소과(小科)와 대과(大科)에 연이어 급제하라는 기원과 격려의 의미를 지니며,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텃새인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는 의미에서 ‘희작(喜鵲)’으로 까치 그림을 벽에 걸면서 집안에 경사가 있기를 소망하였다. 이번 전시에는 서화 및 자수 19건 89점이 새롭게 선보인다. 특히 17세기 김식, 조속을 비롯한 사대부 화가들의 화조화는 문인다운 시적 정서를 수묵이나 담채로 표출하였다. 비어있는 듯 간결한 김식(金埴, 1579~1662)의 화조화는 17세기 사대부 화가들의 이상적 미의식을 대표하며, 조속(趙涑, 1595~1668)의 〈메마른 가지 위의 까치〉는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찰력이 번득이는 작품이다. 부리를 턱에 부비며 깃털을 고르는 까치의 묘사는 우리 주변에서 찾아 낸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20세기 자수 병풍과 자유분방한 민화풍 화조화도 빼놓을 수 없다. 강렬한 채색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화조화는 현세의 행복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강릉에서 활동한 취소 김창익(翠巢 金昌益)의 <화조도>는 작가가 알려진 흔치 않은 민화로, 꽃과 새를 서툰 듯 천진하게 변형한 개성이 돋보인다. 이외에도 이건, <연꽃과 백로>(조선 17세기 중엽, 종이에 먹), 조속, <물총새>(조선 17세기 중엽, 종이에 먹), 이징, <대나무와 새>(조선 17세기, 종이에 먹), 이영윤, <꽃과 새>(조선 17세기, 비단에 색), 김득신, <금계>(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비단에 색), 백은배, <참새와 진달래>(조선 19세기 말, 종이에 엷은 색), 박병수, <낙화로 그린 꽃과 새>(조선 19세기 말, 종이에 낙화) 등도 새롭게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전국의 문화재 안내판, 알기 쉽게 새롭게 개선된다.
전국의 문화재 안내판, 알기 쉽게 새롭게 개선된다.
[서울문화인]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13일(수), 2019년 주요업무계획 4대 전략 중 지역문화유산 관광자원화 추진을 위해 전국 문화재 안내판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일제 정비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 지난번 다루지 못한 문화재청의 ‘문화재 안내판 개선사업’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문화재 안내판 개선사업’의 기본 방향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이해하기 쉬운 안내문안, ▲국민이 알고 싶은 정보 중심의 유용한 안내문안, ▲지역 고유의 역사문화를 이야기로 반영한 흥미로운 안내 문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지난해 우선 관람객이 많이 찾는 고궁과 조선왕릉, 고도(古都, 옛 수도)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부여, 공주, 익산 지역에 있는 주요 문화재 안내판에 대한 조사와 함께 정비를 일차적으로 완료하였다. 또한, ‘건원릉(健元陵)’은 ‘건원릉(태조)으로, ‘소경원(昭慶園)’은로 ‘소경원(소현세자)’으로 조선왕릉과 원(園) 56기에 ‘주인 이름’을 덧붙인 명칭으로 주인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조선왕릉의 명칭을 개선하였다. 그리고 지난해 실시한 대국민 참여 행사 등을 통해 잘못된 안내판으로 접수된 의견은 총 355건이었으며, 이중 어려운 단어나 문장이 들어간 안내판과 내용․번역 오류, 낡거나 훼손되어서 잘 보이는 않는 안내판 등 실제로 개선이 필요한 166건에 대해 올해 안내판 개선사업에 포함시켰으며, 이외에도 전국 1,392개 문화재에 설치된 안내판 약 2,500여 개를 대상으로 지자체의 신청을 받아 개선을 위해 국비 약 56억 원을 포함한 총 103억 원을 투입할 것으로 밝혔다. 이를 위해 문화재청은 각 지자체가 문화재의 성격과 지역적 특색 등을 반영한 문화재 안내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난 1월,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안내문안 작성 등을 위하여 「사례로 보는 문화재 안내문안 작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여 지차체에 배포하였다. 여기에는 ▲안내문 작성 요점(key point)과 지침(manual), ▲실무자의 이해를 돕는 문화재 안내판 질문과 답변(Q&A), ▲문화재 안내판 작성 사례, ▲영어 문안 작성에 참고할 수 있도록 「영문표기 용례집」 등을 담았다. 또한, 국민이 안내문안 작성과 검토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민자문단’를 지자체별로 운영한다. ‘시민자문단’은 안내판에 관심 있는 지역민이라면 학력․나이 등에 무관하게 안내문안의 작성과 검토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 국영문 안내문안의 최종 감수를 위해서는 국립국어원, 국어문화원, 한국학중앙연구원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하여 안내문안 개선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올해까지 정비되는 약 2,500여 개 안내판 외에도 전국에는 이번 정비사업에 포함되지 않은 약 만여 건 이상의 문화재 안내판에 대해서도 문안, 배치, 규모, 관리실태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평가하여 개선이 필요할 때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문화재 안내판 모니터링’을 올해부터 실시하여 연차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문화재 안내판에 대한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DB)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한 후 국민에게 공개하여 직접 현장에 가보지 않더라도 안내문안과 안내판 사진 등을 찾아볼 수 있게 하여 해당 안내판에 문제가 있으면 문화재청 누리집에 개설된 오류신고센터를 통해 온라인으로 항상 제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공연] 판소리의 창극, 중국의 대표 경극 ‘패왕별희’를 품다.
[공연] 판소리의 창극, 중국의 대표 경극 ‘패왕별희’를 품다.
[서울문화인]배우의 손끝 하나로 온 세상을 표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제스처·걸음걸이·동작 하나 하나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중국의 경극과 소리 하나로 온 세상을 표현하는 우리의 창극, 서로 다른 문화권의 전통예술의 만남은 어떤 모습일까? 국립창극단이 오는 4월 5일(금)부터 14일(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대만의 우싱궈(吳興國 Wu Hsing-kuo)와 함께 중국의 대표 경극 ‘패왕별희’를 창극으로 선보인다. 국립창극단은 이런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전임 국립창극단 김성녀 예술감독이 부임시절부터 진행해온 창극 현대화의 일환으로 창극을 연극, 오페라 등 이종 장르와 융합하고, 해외 예술가와 협업하는 다양한 시도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다. 2012년부터 진행해온 판소리 다섯 바탕의 현대화 작업은 서양인의 관점에서 새롭게 풀어낸 아힘 프라이어의 ‘수궁가’(2011·2012),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2014), 오페라 연출가 이소영의 ‘적벽가’(2015), 고선웅 연출의 ‘흥보씨’(2017), 손진책 연출의 ‘심청가’(2018)로 이어졌으며, 이외에도 영화 <천화장사 마돈나>(2013), 고전 단테의 서사시 <신곡>(2013), 그리스 비극 ‘오르페오전’(2016)을 창극으로 재탄생시켰으며, 어린이창극 ‘미녀와 야수’(2018), 18금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2014~8)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창극화 하였었다. 이런 변화는 나이가 지긋한 부모님 세대가 즐기는 장르라는 틀을 깨고 먼저 젊은 층을 공연장으로 이끌어 내었으며, 또한,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줄거리에 변화와 반전을 주면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함은 물론 창극에 대한 편견을 깨어 버렸다. 국립창극단이 우싱궈와 신작을 제작하기로 결심한 데는 그가 50년간 경극을 수련하고 연기해온 배우이자 경극의 변화를 모색한 연출가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우싱궈는 11살부터 경극을 수련했고 1986년 동료 경극 배우들과 함께 대만당대전기극장을 창설하며, 경극과 그리스 비극, 셰익스피어의 작품 등 서양 고전을 접목한 공연을 연출한 경험은 한 몫 했다.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전 예술감독의 요청에 우싱궈는 ‘패왕별희’를 창극으로 만들 것을 추천했다. 그는 항우의 영웅성에 대해 지금 사람들과 다시 생각해보고 싶었다며 그러면서 “중국의 옛말에 ‘이긴 자만이 영웅이다’라는 말이 있다. 과거와 현재에 통용되는 말임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전쟁에서 패한 항우는 아직도 중국에서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사마천도 ‘사기’를 집필할 때, 그를 제왕 편에 수록하면서 전쟁의 패장을 영웅으로 받들었다. 창극 ‘패왕별희’는 이 시대에 어떤 영웅이 필요한가에 대한 화두를 던진 작품이다. 동서를 막론하고 요즘 청년들의 삶은 쉽지 않다. 패장이었으나 역사에는 영웅으로 남은 항우의 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이 승리의 진정한 의미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지난 1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싱궈 연출은 “이번 협업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걸로 안다. 나는 판소리를 깨트리거나 무너뜨리려고 하는 게 아니다. 하나의 문화적인 요소로서의 판소리를 그대로 유지한 채 내가 노력할 수 있는 측면에서 판소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싶다”고 밝히면서 “판소리에 충분히 많은 리듬감과 신체적인 동작을 가미함으로써 지금 우리에게 맞는 유행과 패션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하나의 시대적 트렌드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극 ‘패왕별희’는 우리에게 장국영 주연의 영화 ‘패왕별희’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경극 ‘패왕별희’는 사마천의 ‘사기’에 수록된 항우본기를 근간으로 한다. 춘추전국시대 한나라와 초나라의 전쟁, 초패왕 항우와 한황제 유방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 경극의 서사는 초한전쟁에서 패하고 자결하는 영웅 항우와 그의 연인 우희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창극 ‘패왕별희’는 원작으로 한 동명 경극의 서사를 따라가지만 항우가 유방을 놓쳐 패전의 원인이 된 ‘홍문연’ 장면과 항우를 배신하고 유방의 편에서 그를 위기에 빠뜨린 한신의 이야기를 추가했다. 홍문에서 열린 연회라 해 홍문연이라고 불리는 이 이야기는 전국 칠웅이 자웅을 겨루던 시대, 초나라 회왕은 진나라의 수도였던 함양에 먼저 입성한 자를 왕으로 삼을 것을 제후들에게 약속한다. 전쟁의 신이라 불리는 항우가 이끄는 초나라는 북에서, 유방이 일으킨 한나라는 남에서 함양을 향해 진군한다. 유방이 함양을 먼저 차지했으나, 항우의 군대에 패하고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다. 유방이 무릎을 꿇고 항우에게 목숨을 구걸하자, 항우는 그를 일으켜 세우고 연회를 연다. 항우의 책사 범증이 함정을 만들어 연회에서 유방을 죽이려 하자 공정한 승부가 아니라며 항우는 이를 물리친다. 그 사이 유방은 삼십육계 줄행랑을 친다. 이 장면은 경극에는 없으나, 창극에 추가된 장면이다. 창극 대본을 쓴 린슈웨이는 항우와 우희가 이별하고 자결하는 ‘패왕별희’ 장면이 왜 슬픈지 중국의 역사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힘들다고 판단, 이 장면을 추가했다. 우싱궈 연출도 ‘홍문연’과 ‘패왕별희’ 장면이 이번 작품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사자성어 ‘사면초가’의 생겨나게 한 장면, 한신의 배신과 ‘십면매복’ 장면이 경극에는 없지만 창극에 추가된 또 하나의 대목이다. 린슈웨이는 “경극 ‘패왕별희’는 7년의 시간을 다루는데다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표현하려면 100명 이상의 배우가 등장해야 해서 대만과 중국에서 공연할 때도 2시간 내에 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번 작품은 항우와 유방의 이야기에서 생겨난 100여 개의 사자성어 중 7개를 테마로 삼았다. 1부에서는 정치적인 권력 싸움을, 2부에서는 항우와 우희의 사랑이야기가 주가 되지만 목표는 ‘우희’와 ‘항우’라는 인물을 영원히 기억하게 만드는 것이며, 시대가 바뀌어도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인 사랑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린슈웨이는 이번 작품에서 극본과 함께 안무까지 맡았다. 여기에 이자람이 작창‧음악감독으로 참여하고, 일부 곡도 직접 작곡하였다. 이자람 음악감독은 “처음 경극을 만났을 때 너무 낯설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번 보니 경극이 가진 응집의 미학과 멋이 있었다. 경극과 창극이 만났을 때 음악의 역할이 무엇일지 고민했다. 작창은 한국의 ‘적벽가’ ‘수궁가’ ‘춘향가’ 등을 레퍼런스로 잡았다. 텍스트가 주는 음악에도 영향을 받아서 두 가지 밸런스를 잘 두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경극의 표현법을 익힌 창극 배우의 몸짓과 해석이 연주자의 음악과 만나 경극을 품은 창극의 음악이 나올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영화 ‘와호장룡’으로 제73회 아카데미 미술상(Best Art Direction)을 수상 맡은 세계적인 아트 디렉터 예진텐(Tim Yip)이 의상디자인을 맡아 중국 전통 경극 의상의 상징성은 지니되, 창극에 맞춰 더 가볍고 활동성이 있는 소재와 디자인으로 이번 의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초나라의 항우 역은 정보권(객원배우), 우희는 김준수, 책사 범증은 허종열이 맡았다. 한나라의 개국 황제가 되는 유방 역은 윤석안, 부인 여치는 이연주, 책사 장량은 유태평양이 맡았다. 그리고 경극에는 없지만 창극에 추가된 주요 인물로 맹인노파가 있다. 국립창극단 중견 배우 김금미가 맡은 맹인노파는 창극의 도창과 같은 역할로 극의 외부에서 상황을 논평한다. 맹인 노파는 작품 곳곳에 등장해 항우의 영웅성과 비극적인 결말을 노래로 위로한다. 국립창극단의 창극 ‘패왕별희’가 다른 문화권의 전통도 품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지 오는 4월 5일 첫 공연이 기다려지게 한다. [허중학 기자]
《웹-레트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시작된 웹아트, 넷아트를 돌아보다.
《웹-레트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시작된 웹아트, 넷아트를 돌아보다.
[서울문화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2019년 첫 전시로 매년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선보이는 서울 포커스와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대중화되기 시작한 인터넷과 함께 발생한 새로운 예술장르인 인터넷 아트의 역사를 돌아보는 두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두 전시 모두 대중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주제의 전시지만 한편으로는 대중미술관에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주제의 전시가 아닌가 싶다. 2019년 자본주의 체제 아래 훼손된 지구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미술의 언어로 살펴보다. 서울 포커스는 매년 특정한 주제를 선정하여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반영하는 전시로 올해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전은 작년 한 해 대두되었던 쓰레기 문제에서 시작하여 생태 문제, 그리고 그 근저의 소비문화와 자본주의에 대해 탐구해 보고자 기획된 전시이다. 전시는 14명(팀)의 작가들이 참여, 작품 40여 점을 통해 인류의 기술적 발전으로 인해 지구상에 가져온 생태학적 변화로 훼손된 지구 생태계와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모든 생명체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술의 언어를 통해 질문하고 살펴보고 있다. 전시에서는 지구 생태 위기에서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다양한 미학적 시도들을 세 가지 층위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층위에서는 염지혜, 이미혜, 여운혜, 져스트 프로젝트 × 리슨투더시티, 엄아롱 작가의 작품을 통해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사유 방식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두 번째 층위에서는 리혁종, 우한나, 정수정, 일상의 실천, 아워레이보, 매거진 쓸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인간중심적인 삶에서 벗어나 지구와 모든 생명체가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삶의 태도와 예술적 실천에 대해서 이야기며, 마지막 층위에서는 재주도 좋아, 황새둥지, 김명진 × 김지영 작가가 위기 속에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연대하고,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갈등을 발화하고 연소하는 새로운 모습의 공동체를 작품을 통해 녹여내고 있다. 전시 제목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는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ława Szymborska)의 시 「두 번은 없다」의 한 구절에서 가져왔다. 매일 밤 새로운 색의 어둠 속 각기 다른 반짝임을 가진 별들은 사라져가는 존재의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웹-레트로》,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시작된 웹아트, 넷아트를 돌아보다. 월드와이드웹 30주년 기념으로 시도되는 <웹-레트로(WEB-RETRO)>전은 일반인들에게는 조금은 낯설고 생소한 인터넷 아트 전시이다. 인터넷 아트는 1990년대와 2000년대는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의 등장과 함께 예술가들이 그 역할과 규칙, 가능성과 한계를 탐색해나갔던 시기에 등장한 새로운 장르이다. 전시는 지난 30여 년간 커뮤니케이션, 이미지 생산과 소비, 예술적 실천이 발생하는 기술 환경 조건을 근본적으로 뒤바꿔온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에 주목하여 네트워크망을 통해 시도되었던 새로운 미술들을 역사적으로 되짚어 보고 있다. 작가들은 인터넷 아트의 특성을 바탕으로 “인터넷 아트는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관계 맺어왔는가?”, “인터넷 아트는 개인의 존재와 이미지에 대한인지 변화를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마지막으로 “인터넷 아트는 당시 미술의 경계를 어떻게 확장시켜왔는가?”라는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예술적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더불어 이번 전시가 인터넷 아트를 다루는 만큼 역사적으로 중요한 작품들을 온라인상에서 링크하는 온라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비롯 기술, 사회, 문화사를 아우르는 연표, 당시의 활동을 보여주는 아카이브와 함께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 구동하지 않는 일부 작품들을 복원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보여주고 있다. 웹아트, 영상, 설치 등 15점을 선보이는 이 전시에는 김범, 노재운, 로스트라웁(Rostlaub), 마이클 맨디버그(Michael Mandiberg), 목진요, 뮌(Mioon), 설은아, 아이/오/디(I/O/D), 양아치, 엠티에이에이(MTAA), 정성윤, 조디(jodi.org), 타쿠지 코고(Takuji Kogo) 작가가 참여하였다. 전시는 오는 6월 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문화재청, 2019년 ‘국민과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 비젼과 주요업무계획 발표
문화재청, 2019년 ‘국민과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 비젼과 주요업무계획 발표
[서울문화인]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13일(수) 11시 충무로 한국인의 집에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 한해 문화재 정책을 펼쳐 나갈 4대 전략 목표를 발표하였다. 정재숙 청장은 최근 들어 문화유산을 일상 속에서 즐기고 직접 참여하고자 하는 문화재 활용 요구와 규제에 따른 불편 해소 요구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고, 보존과 전승체계의 고도화․제도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더불어, 남북 교류협력 여건이 조성되면 먼저 문화유산의 역할부터 커질 것이라며 국민과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을 만들어 가기 위하여, ‘가꾸고, 즐기고, 알리고, 다지고’라는 4대 전략 목표를 밝혔다. 이러한 흐름과 시대적 상황에 맞춰 올 한해 문화재청은 ‘국민과 함께 누리는 문화유산’이라는 비전 아래, ① 안전하고 온전한 문화재 보존·전승, ② 누구든 언제나 향유하는 문화유산, ③ 세계 속에 당당한 우리 문화유산, ④ 문화유산 혁신을 통한 미래변화 선도 등 4대 전략을 도출하고 문화재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 밝혔다. 2019년 주요업무계획의 4대 전략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한 문화재 안전관리, 무형문화재 전승 기반 강화 및 항일독립 유산 복원․정비 사물인터넷(IoT) 본격 현장 적용(3→32개소), 문화재 방재정보시스템 전면 가동, 넓은 지역 또는 산간오지 예찰 활동에 무인기(드론) 활용 등 첨단과학기술을 활용하여 문화재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한다. CCTV․적외선 감지기 등 방재시설을 확대(69%→75%)하고 낡은 시설을 현대화하는 한편, 국가민속문화재․사적․등록문화재에도 안전경비원을 확대 배치한다. 또한, 문화재 돌봄사업 대상을 확대(7,048→7,578개소)한다. 문화재 수리체계 개선 및 전통재료 사용 활성화를 위해 수리 설계심사 강화를 위해 문화재청에 문화재수리기술위원회를 설치하고, 지자체별 설계심사담당관을 배치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된다. 또한, 문화재 수리 품질 개선을 위해 수리 감리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감리 미시행 문화재에 대해서도 ‘문화재수리 완료 사전 검토서’ 제출 의무화 등을 추진한다. 또한, 수급이 어려운 문화재 수리용 전통재료의 원활한 공급과 관리를 위해 문화재수리재료센터를 경북 봉화에 ’23년까지 건립된다. 아울러 명맥이 끊긴 전통재료와 전통 수리기술 복원을 위해 단청안료 품질․인증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전통재료를 활용하는 보수사업에 문화재보수정비 예산을 확대 지원된다. 무형문화재 전승 기반 강화를 위해 무형문화재 보유자의 전수교육 권한을 전수조교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도 추진하며, 고령의 전수조교는 명예보유자로 인정할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전통지식․의식과 전통기술 분야 등 무형문화재 신규종목 지정을 추진하고, 보유자(보유단체)가 없어 활성화가 어려운 생활습관 등의 분야에 대해서는 우수프로그램 공모·체험 등 종목별·지역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계기, 항일독립유산 복원․정비된다. 먼저 독립운동 관련 국외 역사유적 목록화, 대한민국임시정부 관련 유물 등 32건에 대해 문화재 지정·등록을 추진하는 한편, 임청각과 구 서대문형무소 등을 복원․정비한다. 또한, 항일독립운동을 재조명하는 학술행사․전시회․특별전 등을 개최할 것이라 밝혔다. 기존의 고도(古都) 보존·육성을 넘어, 고대·중세·가야 등 역사문화권을 보존·육성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되며, 가야사 가치를 재조명하는 한편, 세계유산 등재도 추진한다. 또한, 20년간에 걸쳐 복원한 익산 미륵사지 석탑은 4월 30일 준공식 후, 일반에 공개되며, 고령 고아리 벽화고분 모형관 건립 등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유산 관광자원의 개발도 확대된다. 한편, 올해 12월부터는 시도등록문화재 제도를 도입하고, 근현대문화유산 법적 기반 정비를 위한 「예비문화유산 및 근현대문화유산 활용 지원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한다. 궁궐․왕릉의 세계 명소화, 지역문화유산 관광자원화 지난 1월 궁능유적본부 신설을 계기로, 궁궐 등을 제대로 복원하고 국민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이 시행된다. 먼저 일제에 의해 서울시 광화문광장 기본 방향과 연계하여 변형·훼손된 광화문 월대 등을 복원·정비 계획을 밝혔다. 최초 371억 원의 예산에서 동십자각까지 광화문 담장을 연결을 계획하며 예산도 742억 원으로 늘어났다. 또한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창경궁 관람을 연중 저녁 9시까지 확대하는 한편, 경복궁 근정전과 장고 등 궁궐 전각을 확대 개방하며, 궁궐(창경궁 홍화문) 무인입장센서 게이트 운영 등 궁능 관람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아울러, 사회적 배려 대상자 등을 위해 물리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무장애 공간을 단계적으로 조성하는 한편, 국민의 아이디어를 반영한 시민참여형 활용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경희궁을 처음으로 포함한 5대궁 통합한 궁중문화축전을 개최한다. 지역문화유산 관광자원화 추진을 위해 전국 문화재 안내판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일제 정비(2,500개)되며, 지난해 선정된 근현대문화유산 집중 분포지(군산, 목포, 영주)를 대상으로 근대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추가로 5곳을 더 선정(총 8개소)할 예정이다. 문화재 야행, 향교·서원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문화재 활용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지역 문화재 활용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전문인력 양성(60명)을 추진한다. 국외문화재 보호․활용 활성화, 문화유산 분야 교류협력을 지속 확대 ‘한국의 서원’ 등 세계유산 등재 노력을 지속하고, 국내준비 절차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등재 후보 유산 선정 시기를 12월에서 7월로 앞당기며, 유네스코 세계유산해석국제센터의 세종시 유치 힘쓰며, 국외문화재 환수를 독려하기 위한 ‘환수 보상금 제도’ 도입을 추진하는 한편, 긴급매입비를 대폭 확충(10→50억 원)하여 중요 국외소재 문화재 매입을 확대해 나간다. 외교부 재외공관에 한국문화재를 전시하는 사업도 처음 추진한다. 문화재 국제교류 및 남북교류협력 확대한다. 라오스․미얀마․베트남 등의 문화재 보존사업을 지속해서 지원하고, 문화유산 공적개발원조(ODA)를 우즈베키스탄․아랍 10개국 등 북방, 아랍․이슬람문화권 등으로 확대해 나간다. 남북 간 문화유산 교류와 협력을 위해 개성 고려궁성(만월대) 제9차 남북 공동발굴조사를 작년에 이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비무장지대 문화재 현황조사, 평양 고구려 고분 공동조사, 천연기념물 크낙새 공동연구, 건원릉에 함흥 억새 이식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문화유산 관리체계 고도화, 국민 불편 최소화, 문화재 정보 공개 대폭 확대 사유재산권 침해가 심한 매장문화재 보존유적은 국가가 매입하는 사업을 처음으로 실시하며,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국민 불편 완화를 위해, ‘건축행위 등 허용기준’ 230건을 올해 안에 재조정하고,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의 규제와 활용을 동시에 고려하는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 관리계획’ 법제화도 추진된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문화재 정보 공개도 대폭 확대한다. 개별적·산발적 문화유산 향유 정보를 통합 DB로 구축해 민간 등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또한, 문화재 분야 토지규제정보 공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1년→7일)하고, 문화재 공간정보도 확대 공개된다. 한편, 문화재청은 지난해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가야 유적·유물을 문화재로 지정하는 등 가야문화권 조사·연구를 통한 가야사 가치를 재조명하고, 선진적 문화재 방재 시스템 구축을 위하여 노력하는 등 국정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함과 더불어 세계유산 등재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3년 만에 ‘한국의 산지 승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성공적 등재, 2015년 이후 중단된 고려 궁성(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을 재개하는 성과도 거뒀다고 밝혔다. [허중학 기자]
[전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ONE》
[전시]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대미술 소장품 특별전 《APMA, CHAPTER ONE》
[서울문화인]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건축, 디자인, 패션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지향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이 신용산 본관으로 이전 후, 세 번째 선보이는 전시로 미술관 소장 현대미술을 선보이고 있다. 개관 기념전으로 26년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교감해 온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출신의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대규모 인터렉티브 미디어 전시에 이어 두 번째 전시는 조선시대에 제작된 다양한 병풍을 한 자리에 모은 기획전을 선보였다. 세 번째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사진, 조각, 미디어아트 등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현대 미술의 다양한 경향을 보여주는 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 공간은 아모레퍼시픽 세계 본사 1층 및 미술관 입구 로비 등 총 8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졌으며, 소장품의 다양한 장르와 성격에 맞추어 서로 다른 분위기로 구성했다. 특히 미국 팝아트 거장 로버트 인디애나 작가의 <LOVE>는 뉴욕 맨해튼 55번가에 설치한 작품과 동일한 에디션을 비롯하여 이불 작가의 <Secret Sharer>와 최우람 작가의 <Una Lumino> 등이 국내 미술관에서 최초로 공개되고 있다. 안드레아스 구르스키의 <평양>시리즈 중 하나로 북한에서 가장 규모가 큰 행사인 아리랑 공연에서 진행된 매스게임의 한 장면을 보여주고 있는 사진 작품,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레오 빌라리얼의 160여개의 LED 조명의 빛의 세기, 방향, 속도, 지속 시간 등을 프로그램의 설정에 따라 바꾸어가며 다양한 추상 패턴을 만들어내는 작품 <Cylinder>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으며,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에 출품되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기념비적인 작품, 백남준의 <마르코 폴로>는 1254년 베니스에서 태어나 상인의 신분으로 동방을 여행한 마르코 폴로를 표현한 작품으로 자동차의 엔진이 있어야 할 곳에는 꽃으로 가득 채워져 있어 꽃을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마르코 폴로>를 만나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인도 태생의 라킵 쇼의 <After George Stubbs "Cheetah and Stag with Tow Indians"였다. 고전 명화와 동서양의 종교적 도상들을 모티브로 작업하는 작가는 이 작품은 작가의 유년시절부터 흠모해온 조지 스티브스의 "Cheetah and Stag with Tow Indians"(인도인 두 명과 함께 있는 치타와 숫사슴)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작품은 금색 도료로 밑그림을 그린 후 에나멜 안료를 채우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로 표면을 장식하였다. 이외에도 두 명의 중국 작가의 작품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문화혁명 직후 세대에 속하는 작가는 중국의 문화적 정체성과 사회 내에서 성역할에 관련한 작업을 지속해오다 1990년대부터 비단실로 주재료로 삼아 냄비나 주전자와 같은 집안의 도구들을 실로 묶고 싸매는 작업을 하고 있는 린 티안미야오의 <More or less thesame>는 인간 뼈 모형과 작업 공구를 결합시킨 뒤 비단실을 감은 것으로, 공구와 결합된 뼈는 일에 얽매인 삶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을 상징하고 있다. 유용성을 잃어버린 도구들은 필요성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판단하는 현대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중국이 자본주의 체제로 급격히 변화하며 중국인들이 겪었던 두려움과 매혹의 이중적인 감정을 표현한 <Mask(가면)>연작으로 잘 알려진 작가 쩡 판즈 <Great Man>는 작품들은 마르크스주의 학자와 지도자들인 (우로부터)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의 초상화이다. 옛소련과 중국 공산당의 기원이었던 이들의 사회주의 정신은 문화혁명의 종식과 개혁경제로의 이행, 서구 사상의 유입으로 점차사라지게 된다. 얼굴을 뒤덮고 있는 무질서한 선들과 무채색의 화면은 이들에 대한 작가의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 현문필 학예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다양한 소장품 중 그간 선보이지 않았던 대형 회화나 사진, 조각, 설치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며, “새로운 시각과 시도를 담은 세계의 현대미술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이번 소장품 특별전에서도 자체 개발한 모바일 전시 가이드 어플리케이션인 ‘APMA 가이드’를 무료로 운영한다. ‘APMA 가이드’는 큐레이터가 직접 녹음한 오디오 해설과 고해상도 이미지, 작품 관련 인터넷 정보 링크 및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19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