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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소식] 창덕궁, 전각 창호(窓戶) 열고 봄 햇살 들이는 행사
[고궁소식] 창덕궁, 전각 창호(窓戶) 열고 봄 햇살 들이는 행사
[서울문화인] 창덕궁에서 평상시 닫혀 있었던 궁궐 건물의 창과 문을 열어 고건물 내부에 봄날 자연채광을 들이고 통풍을 시키는 ‘창덕궁 전각 창호개방, 채광들이기’ 행사를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총 3일간 진행한다. 창덕궁 창호개방은 그동안에도 일부 구간을 운영해 왔으나 올해는 특별히 3일간 주요 전각의 창호를 동시에 전면 개방해 관람객들에게 공개한다. 특히, 희정당 서행각 입구, 희정당과 대조전을 잇는 복도각 등의 창호를 열어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궁궐 문화재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창호를 통해 궁궐의 바깥 풍경도 색다르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창호 개방은 희정당, 대조전, 낙선재, 궐내각사 권역으로, 창덕궁을 방문한 관람객이면 외부에서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전문 해설사들이 권역별로 문화재 해설을 제공하여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창호는 자연채광과 바깥의 풍경을 자연스럽게 들이고 바람이 통하도록 해 건물의 수명을 연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번 행사는 궁궐 문화재를 관리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으로 창호 개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5시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며, 강풍, 우천 등 기상 상황에 따라 관람객 안전을 위하여 일시 중단될 수 있다. 더 자세한 사항은 전화(☎02-3668-2346)로 문의하면 된다. [허중학 기자]
[2022 화랑미술제] 컬렉터들의 열기만큼이나 첫날 매출액도 크게 증가
[2022 화랑미술제] 컬렉터들의 열기만큼이나 첫날 매출액도 크게 증가
[서울문화인] 40회를 맞이한 2022 화랑미술제 첫날 VIP 오픈일 5시간 동안 3,850명이 방문하여 첫날 최대 방문객 수를 기록하는 등 미술애호가의 뜨거운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올해 참가 갤러리가 전년대비 30% 정도 늘어난 것에 따라 방문객 수도 증가한 것으로 보이며, 행사시간 또한 3시부터 8시까지로 2시간 더 늘어난 것도 요인이라 하겠다. 지난해부터 뜨거운 미술시장의 열기를 반영하듯 2022 화랑미술제에는 참가 갤러리부터 역대 최다인 143개 화랑이 참가, 800여명의 작가들이 약 4,000여점의 회화, 판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사)한국화랑협회 측에 따르면 VIP 오픈일 판매액은 약 45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작년 5일간 매출 72억원의 50% 이상을 기록한 것이다. 첫날 판매 작품에는 국제갤러리가 출품한 박서보 작가의 작품이 35만불에 판매되고, 갤러리현대 이강소 작가의 작품도 2억원에 판매되었다. 또 조현화랑의 김종학 작가 작품 2점이 판매되었고 이화익갤러리에서는 차영석 작가의 운동화 작품 대부분이 판매되었다. BHAK의 이순재와 Bo Kim, 갤러리41의 감만지, JJ중정갤러리의 최영욱, 갤러리우의 루이스 부르주아 판화 작품, 금산갤러리의 윤필현, UM갤러리와 수화랑의 곽훈, 갤러리가이아의 김명진 그리고 아트스페이스H의 비비조 작품 등이 팔렸고 갤러리스클로의 이상민 작가 작품도 다수 판매 되었다. 갤러리 마크의 Takeru Amano, 본화랑의 이유진, 갤러리 반디트라소의 윤위동과 권순익, 두루아트스페이스의 이유진, 갤러리FM의 이흠, 아트사이드갤러리의 최수인과 송승은, 예화랑 장승택 작가의 작품은 완판 되었다. 그 외에 빨간 딱지가 곳곳에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전시 작품이 모두 판매된 작가는 예약이 걸렸다. 또한, 화랑미술제의 세 번째 에디션을 맞이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에서도 첫날 오지은 작가의 소품이 팔리며 젊은 작가의 첫 판매 소식도 들렸다. 올해 ZOOM-IN에는 김선혁, 김시원, 김용원, 오지은, 이상미, 이혜진, 전영진 (ㄱㄴㄷ순) 7명의 작가가 선정되었으며, ZOOM-IN 작가는 전시 기간 동안 온라인 투표를 통해 1,2,3위에게 상장과 상금이 수여되며, 결과는 행사 이후 3월 24일에 화랑미술제 인스타그램으로 발표된다. 한편, 올해 화랑미술제는 처음으로 학여울역 세텍을 선택하였다. 세텍의 장점이라면 코엑스의 넓은 전시장 환경으로 관람 동선의 불편이 있었으나 세텍은 3개의 전시실로 나눠져 있어 그 불편함이 조금 해소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외에 주변 환경은 여전히 불편하다. 소지품을 보관할 불품보관함이 없다는 점과 함께 주변에 휴게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문제점으로 보인다. 2022 화랑미술제는 오는 20일까지 진행되며, 매일 오전 11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전시] 하이테크 기술로 구현된 르네상스 3대 거장의 예술세계
[전시] 하이테크 기술로 구현된 르네상스 3대 거장의 예술세계
[서울문화인] 최근 전시트렌드를 살펴보면 하이테크 기술의 발달로 실물을 보고 감상하는 전시에서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미디어를 활용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대 초, 중반부터 시작된 활성화되기 시작한 미디어 전시는 당시는 ‘혁신적’이라는 반응보다는 여전히 오리지널 작품이 지닌 중요한 가치를 느끼기에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렇다고 해외 명화전이 대중들의 관심이 더 높아진 것도 아니다. 해외여행의 증가로 해외에서 직접 명화를 접했던 분들에겐 국내 소개되는 명화들은 그들의 눈높이를 따라가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기술은 더욱 진보하여, 프로젝션으로 구현된 몰입형 방식에 3D 증강현실로 확장되는 등 첨단 미디어 기술이 접목되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은 물론 해외에서 들어오는 전시도 쉽지 않은 상태에 미디어 전이 이를 대체하고 있으며, 기성 전시에도 미디어의 활용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런 발전은 관람객 층의 확장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예술 작품을 대하는 감각적 경험을 넘어 학습의 효과까지 관람의 경계를 크게 확장시켰다. 하이테크 기술로 재현된 르네상스 3대 거장의 이야기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10일(목)부터 고양시립 아람미술관에서 르네상스 3대 거장(다빈치,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예술세계를 미디어로 만나볼 수 있는 <르네상스 3대 거장 미디어>展을 선보이고 있다. 15세기 이탈리아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한다. 중세의 종말과 현대의 시작을 알리는 이 변화의 시기를 우리는 르네상스라 부른다. 르네상스는 종교 중심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인간이 중심이 되는 예술운동으로 이 운동의 시작점은 이탈리아 피렌체다. 당시 피렌체는 유럽의 많은 예술가, 지식인들이 사랑하는 도시가 되었으며, 많은 이들이 브루넬리스키, 도나텔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에게 수학 받기위해 찾는 도시로 사상·문학·미술·건축 등 다방면에 걸쳐 새 문화를 창출하려는 운동이 펼쳐졌다. 그동안 다양한 미디어아트전이 선보였지만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이들만큼 최적화된 인물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이들 거장들의 작품은 회화는 물론 조각, 건축, 프레스코화 등 다양한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작가일 뿐만 아니라 한 작품마다 천문학적인 가치로 인해 해외 반출이 금지되거나 현장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엄청난 가치를 지닌 이들의 작품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유럽 여러 곳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이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겠다. 이런 이유로 이미 국내에서도 세 작가의 예술세계를 미디어아트 소개하는 전시는 과거부터 몇 차례 선보여 왔다. 고양문화재단이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유럽에서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는 이탈리아 메다르텍(Medartec)에서 제작하여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전시로 메다르텍은 유럽에서 미디어아트라는 장르로 세 명의 거장들을 각각 선보인 적은 있으나 세 거장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것은 처음이라 한다. 메다르텍(Medartec)의 대표 로베르토 루치아니(Roberto Luciani)는 “현대 기술을 사용하여 고대의 작품을 시각, 청각, 촉각이라는 세 가지 감각 활성화를 기반으로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언어는 고전적인 교육을 오락적 요소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아트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무형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로 예술가의 창의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이번 전시는 세 예술가의 이야기를 현대의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 360도 프로젝션을 이용한 몰입형 공간, 홀로그램,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기술이라는 새로운 언어로 그들의 예술세계를 바라볼 수 있게 꾸며졌다. 세계 곳곳에 소장되어 있는 세 거장들의 약 60여점의 예술작품은 전시장에 비치된 태블릿을 통한 VR 및 AR(증강현실)를 통해 실제 사물을 보는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홀로그램 영상으로 제작된 레오나르도, 라파엘로, 미켈란젤로의 대화영상, 3D프린트로 재현된 미켈란젤로의 다비드상, VR로 만나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업실, 스케치로 남아있는 다빈치의 발명품은 실물로 재현되어 소개되고 있다. 또한, 르네상스의 중심지 피렌체의 현장 모습과 함께 르네상스 역사에 대해 쉽게 설명이 되어있어, 아이들도 르네상스 미술을 쉽게 배울 수 있게 꾸며졌다. 전시를 관람한 후에는 이탈리아 문화와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로비 한 켠에는 이탈리아 북큐레이션 존도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는 이탈리아 대사관과 이탈리아 문화원에서 기증한 책들과 문화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각종 이벤트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오는 7월 1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성인 15,000원이며, 학생 할인, 고양시민 할인 등 다양한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가능하며,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고양아람미술관(031-960-0180)과 고양문화재단 콜센터(1577-7766) 및 홈페이지(www.artgy.or.kr)에서 확인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40주년 맞이하는 2022 화랑미술제, 역대 최다 143개 국내 갤러리가 참가
40주년 맞이하는 2022 화랑미술제, 역대 최다 143개 국내 갤러리가 참가
[서울문화인]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 최초이자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인 화랑미술제가 올해는 코엑스에서 학여울역 세텍(SETEC)으로 자릴 옮겨 오는 3월16일(수)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20일(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3월에 개최된 2021화랑미술제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대 방문객과 판매액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폐막하였는데 과거와 달리 젊은 컬렉터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한 만큼 역대 최다 143개의 한국화랑협회 회원화랑이 참가, 800여명의 작가들이 출품한 약 4,000여점의 회화, 판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트페어의 볼거리는 무엇보다 한국미술계의 대가부터 젊은 작가들까지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올해도 김창열, 이우환, 박서보, 이건용, 이배, 이강소 등 한국 현대미술사에 빼놓을 수 없는 대가들의 작품은 물론 자신들만의 신선한 작품세계를 만들어 가는 90년대 생의 젊은 작가들도 만나볼 수 있다. 화랑미술제는 매년 2월 혹은 3월 한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아트페어로 국내 미술시장의 분위기를 판가름할 수 있는 시작이자 한 해의 시장 흐름을 내다볼 수 있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화랑미술제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이한 만큼 그동안 화랑미술제의 역사를 돌이켜 볼 수 있는 아카이빙 전시도 마련된다. 화랑미술제 40년의 역사를 통해, 우리 미술시장이 그 당시의 사회와 어떻게 반응하여 확장되었는지를 되돌아보며, 또한 앞으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한, 신인작가 발굴과 육성을 위해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화랑미술제 신진작가 특별전 <ZOOM-IN>에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446명의 재능 있는 신인작가들이 신청서를 제출하였고, 그 중 심사를 통해 최종 김선혁, 김시원, 김용원, 오지은, 이상미, 이혜진, 전영진 (ㄱㄴㄷ순) 등 7인이 선정되었다. <ZOOM-IN>에 선정된 7명의 신진작가는 작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아티스트 토크에 참가 자신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한편, 코로나와 오미크론 확산으로 전시장 내 취식이 전면 금지되어 올해 F&B는 세텍 야외 휴게공간에 다양한 식음료 푸드 트럭을 배치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시대를 초월한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는 아티스트 알렉스 프레거 개인전
[전시] 시대를 초월한 영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는 아티스트 알렉스 프레거 개인전
[서울문화인] 20세기 중반 미국 도시인들의 삶의 한 현장을 마주하는 듯한 레트로(retro)적인 분위기와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미장센 기법(Mise-en-Scène)이 동시에 공전하는 듯 시공간을 넘나드는 연출은 과거로 회귀한 듯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작품 전반에는 미국적인 감성과 일상적 이미지가 내재되어 있지만 과거 미국 영화를 많이 접하였던 사람들에게는 약간은 익숙하면서도 동양적 감성과는 다른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지난 2월 28일부터 잠실롯데월드타워 내에 위치한 롯데뮤지엄에서 함축된 순간의 경계를 넘어 시대를 초월한 감정을 농밀하게 표현하는 알렉스 프레거의 첫 번째 대규모 기획전 《빅 웨스트 BIG WEST》를 선보이고 있다. 알렉스 프레거(b.1979)는 대중문화와 영화산업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그에 많은 영향을 받은 사진뿐 아니라 영화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면서 자신만 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이다. 알렉스 프레거는 정식으로 사진과 영상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적은 없었으나, 2001년 장 폴 게티 미술관(J. Paul Getty Museum)에서 컬러 사진의 아버지라 불리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이자 미국의 평범한 풍경을 작품에 담고, 삶과 일상 속의 낭만을 포착한 윌리엄 이글스턴(William Eggleston, 1939-)의 전시를 보고 깊이 감동한 것이 사진 작업을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프레거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마법 같은 순간’을 선사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진에 대한 독학을 시작했다. 프레거의 첫 사진 작업은 할리우드 영화배우였던 할머니의 친구로부터 어린 시절에 선물 받은 50~60년대 촬영용 의상과 가발 등이 들어있었던 상자를 열어 보고 받은 영감이 활용되었다. 1950년대를 연상시키는 가발을 쓴 여자들이 등장하는 작품은 현실과 판타지가 혼재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이후 프레거의 작품의 대표적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프레거는 영화와 대중문화 등 다양한 매체에서 영감을 받아 영화 속 클라이맥스와 같은 화려하고 극단적으로 연출된 세계를 만들어내었다. 감시카메라와 같이 공중에서 아래로 사람들을 관찰하는 시점을 활용하여 비현실적인 시각적 내러티브를 선사한다. 또한, 문화적 공동 기억을 활용해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장면을 포착, 작가가 직접 하나하나 계획하여 연출한 등장인물, 20세기 중반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대를 떠오르게 하는 의상, 헤어스타일과 포즈 그리고 도시 곳곳의 풍경들은 시간을 초월한 듯한 분위기를 나타내고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화면 속 그 장소에 어울리지 않을 법한 등장인물들을 배치해 시간을 뛰어넘어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무는 세상을 표현해 내고 있다. 더불어 작품 속의 배우들은 우리 삶에서 특정한 순간을 연기하기 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자신의 페르소나 역시 작품 속 여성 캐릭터의 모습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프레거의 작품이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연출은 또 다른 직업으로 이끌었다. 프레거는 영화를 ‘움직이는 사진’이자 ‘완전한 감각을 가진 사진’으로 정의, 영화 작업에 매진하여 2010년 단편영화 <절망 Despair>을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2011년 뉴욕타임스 매거진을 위해 제작한 13부작 영화, <터치 오브 이블 Touch of Evil>(브래드 피트, 게리 올드먼 외 출연)이 2012년 미국 텔레비전 방송계의 최고상인 에미상(Emmy Award)을 수상하며 명실상부하게 영향력 있는 영화제작자로서도 자리매김하게 했다. 알렉스 프레거의 예술 세계 전반을 조망하는 이번 전시에는 초기작부터 최근 신작까지 총 100여 점이 소개되고 있다. 또한, 작가가 제작한 대표적인 영화도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6월 6일(월)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국립나주박물관 ‘실감콘텐츠 체험관’ 개관
국립나주박물관 ‘실감콘텐츠 체험관’ 개관
[서울문화인] 국립나주박물관(관장 은화수)이 1,500여년 전 영산강유역 고대문화를 미디어아트로 만나볼 수 있는 ‘실감콘텐츠 체험관’을 3월 8일(화) 개관하였다. 국립나주박물관 1층에 마련된 ‘실감콘텐츠 체험관’은 기존 강당으로 사용되던 약 100평의 공간을 새롭게 개편한 것으로 국립나주박물관의 브랜드인 ‘영산강유역 독널과 장례문화’를 주제로 삼았다. 실감콘텐츠 체험관은 경험의 연속성을 부여하기 위해 입구, 복도, 실감영상실로 공간이 구성되었다. 입구에서는 대형 사이니지를 통해 무빙포스터, 시놉소스영상 등 실감콘텐츠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며, 복도에서는 3D 기법으로 다시 태어난 나주 정촌고분 출토 금동신발과 금동신발 문양을 모티브로 한 홀로그램을 만나볼 수 있다. 실감영상실에는 폭 35m, 높이 3m의 벽면과 바닥, 기둥을 스크린으로 하는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기술과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체험형 인터렉션 기술이 적용되었다. 또한 시각적인 몰입감뿐만 아니라 청각적인 몰입감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국립박물관 최초로 19.2채널의 서라운드형 음향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공간을 감싸는 사운드 디자인을 통해 마치 영상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공감각적인 경험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실감영상실 영상은 오프닝 영상, 1부 <고분, 별이 되다>. 2부 <꿈의 문양, 빛으로 새기다>, 실감체험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프닝 영상은 고대 역사와 함께 흘러온 영산강의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감각적인 사운드가 함께하는 미디어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 ▲1부 <고분, 별이 되다>는 고대 영산강유역의 독특한 고분문화를 보여주는 나주 신촌리 9호분의 축조과정과 매장의례를 애니메이션으로 구성하였다. 내레이션에는 배우이자 성우인 윤주상이 참여하여 영상의 몰입감을 높였다. ▲2부 <꿈의 문양, 빛으로 새기다>는 나주에서 출토된 신촌리 9호분 금동신발, 복암리 3호분 금동신발, 정촌고분 금동신발을 3D 모델링으로 재탄생시켰다. 고대인들의 꿈과 염원이 담긴 금동신발의 문양을 금빛 향연으로 만나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실감체험에서는 금동신발 속 다양한 문양을 인터렉션 체험으로 경험할 수 있다. 영산강유역 고대인들의 삶과 죽음, 그리고 꿈과 염원이 담긴 국립나주박물관 실감콘텐츠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시 정각에 관람 가능하며, 회차별 관람 인원은 20명이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나주박물관 누리집(https://naju.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권오상 작가와 크리에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의 협업 전 《아워세트》
권오상 작가와 크리에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의 협업 전 《아워세트》
[서울문화인] 경기도 수원시립미술관(관장 김진엽),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개관 3주년 기념전으로 사진과 조각의 개념을 실험적으로 전복시키는 작가 권오상(b.1974~)과 미술을 기반으로 공간의 구조와 연출 방식을 고민하는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의 협업 전시 《아워세트 : 아워레이보×권오상》을 선보이고 있다. 권오상 작가의 대표하는 연작 35점이 아워레이보의 연출이 더해진 총 9개의 세트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평면의 사진으로 조각의 개념으로 완성시킨 권오상 작가의 대표연작 <데오도란트 타입 Deodrant Type>을 비롯하여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의 모빌을 권오상의 방식으로 오마주한 <붉은 셔츠와 휘슬, 칼더의 서커스 Red Shirt and Whistle, Calder's Circus>(2018), 2020년 겨울 한 백화점 쇼윈도에 설치되었던 <또 다른 즐거운 곳으로 여행 A Trip To Another Joyful Place>(2020), 자작나무위에 이미지가 담긴 나무판을 쌓아 올리는 콜라주 같은 형태로 완성되는 <릴리프 Relief> 연작 등 권오상 작가의 대표하는 연작들이 아워레이보의 화려하고 독특한 조명 연출 방식과 만나 마치 촬영 세트장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되었다. 모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촬영하여 제작한 <데오도란트 타입(Deodorant Type)>은 실제 사람 크기의 작품으로 권오상의 대표적인 사진 조각 연작으로 사진의 2차원의 특징과 조각의 3차원의 특징을 동시에 담고 있다. 전통적인 조각상의 포즈를 취하고 있는 작품들은 아워레이보의 화려하고 독특한 조명 연출 방식을 만나 마치 패션쇼의 한 장면처럼 보인다. 또한, 아워레이보가 제작한 아이소핑크(압축 스티로폼) 좌대 위에 놓인 <데오도란트 타입>의 작품들은 촬영장에서 카메라 셔터에 맞춰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처럼 보인다. 서커스 모빌 작업은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1898-1976)의 모빌을 권오상의 방식으로 오마주한 작품으로, 전통적인 조각의 양감이 아닌 얇은 판형이 천정에 매달린 형태의 작품이다. 천정에 매달렸지만 바닥에 닿을 듯 크게 확대된 모빌은 관람객이 가까이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조각이 공간을 점유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2020년 겨울, 백화점 쇼윈도에 설치되었던 작품이 2022년 아워레이보를 만나 작품의 전면만 볼 수 있는 쇼윈도 안에서는 미쳐 볼 수 없었던 작품을 좀 더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이 외에도 패션 잡지에 등장하는 보석, 시계 등 광고사진, 디자인, 인테리어 잡지의 이미지 등을 차용 조각에 대한 개념을 담은 연작 <더 플랫 The Plat>, 평면으로 제작된 콜라주를 입체로 제작한 <뉴 스트럭쳐 17 New Structure 17>(2017), 세계 3대 레이스 중 하나인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등장하는 차를 약 1/43 정도의 비율로 축소하여 제작한 <스몰 스트럭쳐 Small Structure>(2017-2021) 등 권오상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우르고 있다. <더 플랫(The Plat)>는 ‘작은 종잇장이라도 공간을 차지하며 혼자 설 수 있다면 조각’이라는 권오상의 조각에 대한 개념을 담은 연작으로 패션 잡지에 등장하는 보석, 시계 등 광고사진, 디자인, 인테리어 잡지의 이미지 등을 차용하여 제작한 시리즈로, 확장된 대상과 소재의 활용을 통하여 현대미술의 영역에서 조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손에 쥐고 감상할 수 있는 조각을 만들고자 제작된 연작 <스몰 스트럭쳐(Small Sculpture)>는 세계 3대 레이스 중 하나인 ‘르망 24시간 레이스’에 등장하는 차를 약 1/43 정도의 비율로 축소한 것으로 타워형 구조물 안에 자리한 미니카 99대는 마치 자동차 회사의 출고 타워에 놓인 모습을 연상시킨다. <릴리프(Relief)> 연작은 자작나무 판 위에 이미지가 담긴 나무판을 쌓아 올리는 콜라주 같은 형태로 완성된 작품이다. 서로 연결성이 없는 이미지를 중첩시켜 평면으로 완성된 이 작품들이 아워레이보의 연출과 만나 또 다른 판형에 올려진 콜라주와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사진, 조각, 공간이라는 각기 다른 요소를 결합시킨 모인 전시장은 하나의 촬영 세트장 같은 장면을 완성하며 동시대 미술의 독특한 시각 어법을 통해 일반적인 전시 관람의 형태를 확장한다. 《아워세트 : 아워레이보×권오상》는 5월 22일(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미술관]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의 시대, ‘이동’을 주제로 변화된 일상 고찰
[미술관] 팬데믹으로 인한 이동 제한의 시대, ‘이동’을 주제로 변화된 일상 고찰
[서울문화인]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이 우리 일상에 미치는 가장 큰 것 중에 하나는 이동의 제한이 아닐까싶다. 최근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은 팬데믹으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그에 따른 변화가 사회 구조를 어떻게 바꾸었고 우리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가를 살펴보는 전시 《투 유: 당신의 방향》을 선보이고 있다. ‘이동’을 키워드로 팬데믹 이후 변화된 이동의 의미를 고찰하는 전시로 8명(팀)의 작가들은 물리적 이동은 물론 알고리즘, 데이터 등 정보의 이동을 포함, 각자의 인지한 이동의 다양한 단면과 질문을 제시하고 있다. 팬데믹 이전 모두에게 동등하게 주어진 자유인 줄 알았던 이동이 사실 권력과 배제의 수단이 될 수도 있는 시대임을 지각과 함께 팬데믹 이후 일상으로의 복귀가 이뤄질 때 그동안 변화된 이동의 의미와 방식이 어떻게 또 지속되고 변화 될 것인지를 들여다본다. 김익현 작가가 2018년 11월 24일부터 2021년 10월 25일의 시간 동안 촬영한 사진들로 구성한 〈그늘과 그림자〉는 택배로 주문한 물건을 직접 확인하기도 전에 도착을 공지하거나, 몇 년 전의 추억을 알리고, 알고리즘과 타임라인을 통해 당신의 눈을 실어 나른다. 인간의 눈과 기계의 눈이 공존하는 디지털 네트워크의 세계에서 사진 데이터는 정확한 기록도 현실도 아닌 채 감각과 인식을 혼동시키며 데이터 사이를 유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돼지똥과 아파트〉는 과거 용산과 나주에 있던 공장 및 농장의 이동 과정을 좇는다. 이들이 계속해서 자리를 옮겨야 하는 이유는 바로 ‘냄새’이다. 이러한 현실은 영화 「기생충」(2019)의 주요 인물인 오근세와 국문광을 주인공으로 한 〈냄새의 경계선3-기생충 순례길〉(2022)에서도 드러난다. 작가는 극 중 부천과 광명 출신인 이들이 어떻게 서울의 상류층에 입성하고 한편으로 실패했는지를 현재의 집에서 과거 살던 동네까지 순례길로 상정해 상상의 기념품들과 아카이브를 비치하였다. 팬데믹으로 인해 쉬이 해외로 이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항공사들과 면세업계는 땅에 멈춘 비행기의 연료와 주차비를 절약하기 위해 ‘무착륙비행’을 개발했다. 〈돌고 돌고 돌아〉는 면세품 구매를 촉진하고 이벤트로서의 비행을 자처하는 무착륙 비행의 움직임은 정착 없이 돌아오는 롤러코스터를 닮아 있음을 표현하였다. 찰나의 즐거움을 위해 고점과 저점을 반복하는 둘의 모습은 이동을 위한 이동으로, 소비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는 시스템과 맞닿아 있다. 팬데믹 이후 가상세계에서의 정보 공유는 더욱 각광받으며 새로운 세계를 여는 포털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래픽 디자이너인 송예환은 이러한 환상에 제동을 걸고 우리가 사용하는 웹 플랫폼들이 과연 ‘모두’에게 공평하게 혹은 충분히 접근 가능한 공간인지를 질문한다. 미디어 스타트업 닷페이스는 2020년 팬데믹으로 인해 퀴어 퍼레이드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에 대응하여 온라인 퀴어 퍼레이드를 기획했다. 자신만의 캐릭터와 메시지를 만들어 SNS 등에 공유, 확산되었던 이 행사는 “우리는 어디서든 길을 열지”, “우리는 없던 길도 만들지”라는 문구를 통해 이동이 어려운 혹은 불가능한 시대를 사는 이들이 편견 없이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발화, 협력할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기대이자 가능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노동의 양상에 주목하는 작가는 노동을 수행하고 서비스를 제공받는 관계를 전시장에 구현했다. 입구에서 받은 진동벨이 울리면 관객은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서빙 로봇에게 이를 반납할 수 있다. 작가는 반납이라는 이동 행위를 전제로 제공되는 서비스에 불필요한 접촉 및 정보를 끼워 넣음으로써 서비스 노동, 플랫폼 노동 등 노동의 주체는 삭제되고 용이하게 결과만을 소비하는 작금의 구조를 가시화하였다. 〈구름의 영역〉은 최근 각광받는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등 새로운 이동 기술이 초래할 딜레마를 고찰하고 상상하였다. 세 개의 아케이드 게임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미래의 어느 시대, 뜨거워진 대기로 인해 상공 도시에 살아야 하는 기후 위기 난민과 인간에게 하늘을 빼앗겨 날지 못하는 새의 생존 관계를 다룬다. 플레이어의 선택으로 달라지는 엔딩에는 미래 이동 기술이 내재한 생명윤리 및 환경문제를 반영한다. 〈마후라〉는 아시아 최대 중고차 시장이었지만 재개발을 앞둔 장안평 일부와 자동차의 풍경을 담았다.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는 기술의 변화 속도와 코로나19로 인해 사장된 시장 상황 등으로 금세 구형이 된 자동차 기체들은 중고차 시장에서 해체를 기다린다. 작가는 이들을 퍼포머의 신체와 결합해 생명력을 부여하여 유령처럼 지역을 맴돌게 만든다. 한편, 전시는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전시의 의의를 공유하고 확장한다. 먼저 건국대 모빌리티인문학 연구원과의 공동 기획으로 4월 15일 국내 봄 학술대회를 개최하며, 장애인 환승 지도를 기획한 협동조합 무의와 이동 장애인의 미술관 이용 설명서를 제작하고 휠체어 체험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 외 전시 연계 프로그램 상세일정 및 내용은 추후 아르코미술관 웹사이트 및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4월 24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네이버 사전 예약 시스템을 통해서도 관람이 가능하며 입장료는 무료이다. [허중학 기자]
[미술관] 20세기 후반, 우리는 어떤 해외작품을 수집했을까.
[미술관] 20세기 후반, 우리는 어떤 해외작품을 수집했을까.
[서울문화인] 지금은 정보화로 인해 전 세계가 네트웍으로 연결된 사회이지만 2000년대 이전은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과 달리 당시 세계에 자국의 문화정체성을 알리는데 올림픽만한 행사도 드물었다. 1988년 우리나라에 처음 개최되었던 제 24회 서울올림픽은 우리나라가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기억보다는 우리가 세계로 나아가려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 아닌가 싶다. 그만큼 우리나라는 서울올림픽의 전과 후로 나눌 정도로 국제화라는 변화의 변곡점이었다. 특히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답게 그 기간에는 스포츠 행사뿐만 아니라 미술, 음악, 공연 등 다채로운 국제 예술행사가 펼쳐지면서 산업화에 매진하던 정책 일변도에서 사회 전반에 걸친 ‘국제화’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이는 미술계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한국미술의 해외진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한편, 해외미술의 국내 유입도 다양한 경로와 방식으로 확장되기 시작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국제미술 소장품 기획전 《미술로, 세계로》 국내 최초 수장형 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미술품수장센터가 1970년대부터 2000년에 이르기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의 수집활동과 전개를 살펴보는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전시에서는 1978년부터 수집해온 다양한 국적의 해외작가 96명의 조각, 드로잉, 회화 등 104점을 소개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1980-90년대를 관통했던 ‘세계화’라는 시대적 맥락 속에서 국제미술 소장품의 수집배경과 의의를 찾아가는 데 주력하여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초창기 수집 작품 등 절반 이상의 작품이 수집 이후 처음 관람객에 공개됨은 물론 마지막으로 전시된 지 30년여 만에 처음으로 수장고를 벗어나 전시에 출품되는 것도 상당수 소개되고 있다.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사마란치(Juan Antonio Samaranch) IOC(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개회선언으로 외쳤던 구호이다. 이는 당시 우리국민들의 열망을 잘 나타내는 구호이기도 하다. 이러한 열망은 미술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전시 또한 이 구호처럼 한국미술의 국제교류 양상과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 수집의 연관성을 중심으로 ‘한국 방문 해외미술’, ‘미술교유, 미술교류’, ‘그림으로 보는 세계’, ‘서울은 세계로, 세계는 서울로’, ‘미술, 세상을 보는 창’ 등 5부로 구성하여 선보이고 있다. 한국미술의 국제화는 ‘한국미술의 해외진출’과 ‘해외미술의 국내 유입’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1960년대 이후 한국미술의 해외진출이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기 위한 공통의 목표였다. 그러나 1980년대 초까지 해외미술의 국내 유입은 해외공보관이나 재외작가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개별적인 움직임에 가까웠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초기 국제미술 소장품의 주된 특징은 ‘한국적인 것’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1981년까지 수집된 8점의 작품 가운데 4점은 미국 국적의 재외작가의 작품이고, 나머지 4점은 모두 ‘한국의 인상’을 주제로 삼은 작품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외국 작가에게 한국은 여전히 이국적인 풍물과 문화를 지닌 동북아시아의 한 국가로서 호기심의 영역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백남준은 1980-90년대 한국미술의 세계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이슈와 연결고리를 낳은 장본인이다. 그의 작품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서울올림픽은 국민들에게 백남준을 인식하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 이후, 1980년대 중반까지는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많은 양의 판화 작품이 기증되었다. 하지만 서울올림픽 당시 부대행사로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주최했던 ‘세계현대미술제’는 90억원의 예산과 국제적인 규모, 단기간의 추진일정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졸속운영과 편파성에 대한 국내 미술계의 대대적인 반발을 초래했고, 조율 과정에서도 끊임없는 논란과 관심의 중심에 있었다. 한편, 당시 행사 홍보물에는 전시 참여 작가들에게 1점은 전시하고 1점은 기증하는 것을 독려하는 조항이 있어 눈에 띈다. 더불어 ‘세계현대미술제’에서 《국제현대회화전》을 개최했던 국립현대미술관은 회화 전시와 올림픽공원 야외조각 심포지엄 참여 작가들로부터 조각 39점과 대형회화 62점을 기증받으면서 국립현대미술관 국제미술 소장품 수집에도 획기적인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기증작품 중 지방순회전시(1990)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회화 16점과 조각을 공개하고 있다. 이 외에도 전시에서는 서울올림픽 이후 미술국제교류가 확장됨에 따라 1990년대 국제미술품 수집(구입)과 양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작품을 통해 서양 현대미술사의 다채로운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유럽과 미국 등 서구 중심 미술사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가 대두되었다고 하나 전 세계의 동시대미술에서 작가의 국적이나 민족, 문화적 특성을 배제하고 작업만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다원주의적 관점이 도입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비서구권 작가들에 대한 제한된 인식은 해외 작가가 80년대 한국을 바라보는 인식처럼 우리도 여전히 비서구권의 작품은 제한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은 세계화의 반쪽짜리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이번 전시는 80-90년대 미술의 세계화라는 측면에서 우리의 미술사를 바라볼 수 있는 가치 있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전시는 오는 6월 12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5층에서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대구미술관, 동서양 초월한 예술 여정에 코로나에도 관람객 줄이어
대구미술관, 동서양 초월한 예술 여정에 코로나에도 관람객 줄이어
[서울문화인]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 최초의 사립미술기관인 매그 재단(대표 아드리앙 매그)과 해외교류전으로 진행하고 있는 모던 라이프(Modern Life)가 3월 27일(일) 전시 종료를 앞둔 가운데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내 전시 호평이 이어지면서 두 기관이 소장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직관하기 위해 지난 10월 19일부터 3월 9일까지 5만 5천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이는 코로나 이후 단일 전시로는 최대 관람객이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그 재단(Marguerite et Aimé Fondation)은 프랑스 코트 다쥐르의 아름다운 지역인 생-폴 드 방스에 위치한 기관으로, 조르주 브라크, 알렉산더 칼더, 마르크 샤갈,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20세기 미술사에서 중요한 족적을 남긴 유명 미술가들의 작품 약 13,000점을 소장하고 있다. 모던 라이프展은 대구미술관이 매그 재단(대표 아드리앙 매그)과 모더니즘을 주제어로 양 기관의 소장품을 공동 연구하는 프로젝트로 전시는 모더니즘을 주제로 ‘탈-형상화’, ‘풍경-기억’, ‘추상’, ‘글’, ‘초현대적 고독’, ‘평면으로의 귀환’, ‘재신비화 된 세상’, ‘기원’ 등 총 8개의 소주제로 샤갈, 자코메티, 칼더, 서병오, 서세옥, 윤형근, 이배, 이우환 등 작가 78명의 대표작 144점을 통해 서로 다른 회화의 전통을 지닌 두 미술계의 만남을 선보이고 있다. 모던 라이프라는 전시명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출품작에서는 ‘모더니티(Modernity)’의 전이와 변용적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모더니티의 범주에 속해 있는 모더니즘(Modernism) 미술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60년대 중반까지 치열한 예술적 실험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미술의 전개를 필연적인 진보의 역사로 정립할 수 있도록 기능했다. 동시에 미학적 혹은 역사적 근거를 끊임없이 제시하며 당대의 현상적 역사를 미술의 발전 논리에까지 확장시켰고, 1960년대 후반, ‘현실’을 반영하는 변화들이 예술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는 출품작을 투과하여 볼 수 있는 이러한 ‘현실성’에 주목하였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미술사적으로 모두 의미 있지만, 특히 샤갈의 1964년 작품인 ‘인생(La Vie)’은 국외 반출이 엄격해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보기 힘들다. 이 작품은 러시아혁명, 세계대전, 나치 탄압 등을 겪어야 했던 작가의 삶과 정체성, 아내 벨라와의 사랑을 화면에 녹여낸 걸작으로,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오늘날,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이번 전시의 공동기획자 마동은 전시기획팀장은 “이번 전시의 핵심은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기대하는 모더니즘의 독자적인 성질이 드러난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 144점의 작품을 관람하는 찰나의 순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동기획자인 올리비에 들라발라드 객원 큐레이터(케르게넥 미술관 前 디렉터)는 “양 기관의 소장품을 한 자리에 선보이며 하나의 개념을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것은 결코 어떠한 이론이나 담론 속에 갇혀있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행복을 나누고, 작품으로부터 받은 영감과 감정에 대해 대화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대구미술관 최은주 관장은 “코로나 상황에 따라 관람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꾸준하게 이어진 관람객들의 방문에 위기 속 미술관 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며 “이번 전시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시는 성인 10,000원, 청소년·대학생은 7,000원이며 ‘도록 읽어드립니다’, ‘큐레이터 전시투어’, ‘디자이너 전시투어’ 등 전시를 설명하는 다양한 영상을 대구미술관 유튜브 채널에서 만날 수 있다. 모던 라이프展과 함께 미술관에서는 소장품 기획전 ‘나를 만나는 계절’도 전시 기간 중 함께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