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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51년 만에 종묘대제 11월에 개최, 궁중문화축전도 하반기 개최
코로나19로 51년 만에 종묘대제 11월에 개최, 궁중문화축전도 하반기 개최
[서울문화인] 문화재청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 차례 잠정 연기했던 ‘2020년 제6회 궁중문화축전’을 하반기에 열기로 확정하고, 5월 종묘대제는 11월에 봉행하기로 했다. 종묘는 태조대부터 순종대에 이르기까지 19실의 신위를 봉안하며, 별전인 영녕전에는 16실의 신위를 봉안하고 있다. 종묘대제는 조선시대 역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지내는 제향의식(국가무형문화재 제56호)으로, 2001년 종묘제례악(국가무형문화재 제1호)과 함께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었다. 종묘제향은 춘하추동 4계절에 지내는 정시제, 나라에 길흉이 있을 때 먼저 고유하는 임시제, 사시명절에 행하는 속절제, 상의중에 행하는 장제 등으로 구분된다. 정시제는 춘하추동 4계절과 납일에 지내다가 납일제향은 폐지되었다. 임시제는 나라에 길흉이 있을 때 종묘에 먼저 고유하는 제이다. 속절제는 사시 명절에 행하는 제이고, 장제는 상의중에 행하는 제이다. 종묘의 4향대제는 각 맹월 상순내에 택일해 행하고, 배향공신제는 동향일에 한해 행하며, 영녕전은 봄과 가을에 2번 종묘의 제사와 더불어 지냈다. 조선 시대에는 1년에 모두 다섯 차례 종묘에서 제향을 모셨지만 일제시대를 거치며 변질되고 잘 지켜지지 않다가 1969년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 주관하면서 현재는 1년에 두 번(5월, 11월) 봉행되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의 종묘대제는 왕이 친히 제향을 올리는 친행과 세자나 고관이 대행하는 섭행이 있는데, 제관의 명칭과 품계가 달라질 뿐 제차는 같다. 절차는 대제의 전날 전향축례·제찬진설·분향·분축 행사를 하고, 당일에 정전 제향을 봉행한다. 신관례-초헌례-아헌례-종헌례-음복례-망료의 순서로 진행된다. 또한, 2015년부터 시작한 궁중문화축전은 매년 봄에 궁궐을 무대로 열리는 전시와 체험․공연 축제로, 궁중문화축전 관람객 현황을 보면 ‘15년 첫해 236,648명을 시작으로 ’16년 452,601명, ‘17년 353,951명, ’18년 495,755명으로 매년 증가를 보이다가 ‘19년에는 641,973명이 찾은 문화재청의 인기 봄 행사다. 이에 지난해부터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기존 4대궁에 경희궁도 축제 무대로 추가했으며, 올해는 처음으로 상반기와 하반기에 연 2회를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부득이 9~10월로 일정을 옮기기로 했다. 구체적인 행사 일정과 프로그램은 궁능유적본부 누리집(http://royal.cha.go.kr)으로 추후별도 공지할 예정이다. [허중학 기자]
무형유산으로 지친 마음 달래보세요
무형유산으로 지친 마음 달래보세요
[서울문화인]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김연수)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 연장됨에 따라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http://www.nihc.go.kr)에 ‘휴(休), 무형유산’을 개설하여 4월 13일부터 6월 22일까지 온라인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번 서비스는 우리 민족의 삶이 녹아있는 전승자들의 공연, 전시뿐만 아니라 전통 놀이, 공예 등 무형유산 전 분야가 망라되어 공개될 예정이다. 먼저 4월 13일에는 명인들이 들려주는 우리 국악으로 거문고산조(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와 거문고병창을 4월 20일에는 눈으로 즐기는 신명 전통연희로 남사당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3호)의 살판, 무등놀이와 열두발놀이를 선보인다. 국립무형유산원은 앞으로도 다양한 무형유산 아카이브 자료를 활용하여 국민이 무형유산의 가치를 친근하게 느끼고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공할 계획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휴(休), 무형유산 영상 콘텐츠 목록 연번 개시 일자 영상 콘텐츠명 문화재명 1 4.13. 한갑득류 거문고산조 국가무형문화재 제16호 신쾌동류 거문고병창 2 4.20. 남사당_살판, 무동놀이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남사당_열두발놀이 국가무형문화재 제3호 3 4.27. 강강술래 국가무형문화재 제8호 남도들노래 국가무형문화재 제51호 4 5.4. 오고무 소리북 합주 5 5.11. 평택농악 국가무형문화재 제11-2호 강릉농악 국가무형문화재 제11-4호 6 5.18. 진도씻김굿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다시래기 국가무형문화재 제81호 7 5.25. 대금정악 국가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산조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8 6.1. 연희집단 더광대_땅줄놀이 악단광칠_모십니다, 영정거리 9 6.8. 임실필봉농악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이리농악 국가무형문화재 제11-3호 10 6.15. 기원의 손끝, 그리고 올리는 마음_불화장 국가무형문화재 제118호 가야금 선율로 피어나는 자수의 세계_자수장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11 6.22. 가사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고구려 사신 그려진 우즈벡 아프로시압 궁전벽화 파편, 국내 들여와 과학적 분석
고구려 사신 그려진 우즈벡 아프로시압 궁전벽화 파편, 국내 들여와 과학적 분석
[서울문화인] 고구려 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우즈베키스탄 아프로시압 박물관 소장 궁전벽화의 보존‧관리 상태에 대한 현지조사를 마치고, 벽화 파편 11점을 지난해 12월 국내로 들여와 최근 과학적 분석을 마무리했다. 아프로시압 박물관은 우즈베키스탄의 대표적인 역사 문화유적지인 사마르칸트 지역에 있는 박물관으로, 이곳에는 7세기 바르후만 왕의 즉위식에 참석한 고구려와 티베트, 당나라 등 외국사절단 모습이 그려진 궁전벽화가 소장되어 있다. 이 벽화 속에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포함되어 있어 지난해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중앙아시아 순방 때 직접 방문하기도 하였다. 문화재청은 당시 우즈베키스탄 문화부·과학아카데미와 문화유산 분야 상호협력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이 궁전벽화를 보존하기 위해 같이 노력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내로 들여온 벽화 파편들에 대한 전자현미경 분석, X선 형광분석‧회절분석, 열분석 등 과학적인 분석을 다양하게 시행하였다. 그 결과 벽화의 제작기법과 청색·적색·흑색 등 채색 안료의 성분과 광물 조성, 과거 보존처리에 사용된 재료를 확인하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벽화를 연구한 결과, 벽화 시료의 모든 바탕에는 석고가 사용되었고, 청색 안료의 경우에는 청금석, 적색 안료는 주토가 사용되었으며, 흑색은 납을 함유한 광물성 안료를 사용하여 채색했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 특히 흑색의 경우 대부분 먹을 사용한 우리나라 전통 채색기법과는 다른 특징으로 확인되었는데, 앞으로 중앙아시아와 한반도 간 벽화 제작기술과 안료의 유통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열분석 결과 벽화 표면의 물질이 아크릴 계열의 수지로 밝혀져, 현대에 들어 벽화의 채색층 표면에 합성수지 재료를 사용하여 보존관리 한 사실도 확인되었다. 한편, 이번 벽화 시편 분석연구는 고대 중앙아시아 채색 안료의 재료적 특성 등 기초자료를 확보하여 현지 벽화 보존을 위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상세한 분석결과는 3개 언어(한국어, 영어, 러시아어)로 정리한 책자로 제작해 앞으로 양국 간 심화연구 뿐만 아니라 벽화 보존을 위한 교육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며, 아프로시압 박물관의 궁전벽화가 고대 한국인이 한반도를 넘어 중국과 그 너머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활동하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인 만큼 이번에 도출된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벽화 보존처리 설명서 제작과 국제 학술세미나 개최를 비롯하여 공적개발사업(ODA)을 통한 사마르칸트 지역의 박물관과 보존처리실 개선, 보존처리 전문가 기술 연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2021까지 총 8억원의 예산을 확보, 지원될 예정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공동전 ‘세상에 눈뜨다’,  ‘올해의 전시’ 부문 수상
국립현대미술관 공동전 ‘세상에 눈뜨다’, ‘올해의 전시’ 부문 수상
[서울문화인] 국립현대미술관이 지난해 공동 주최로 개최한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전이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된 <아시아 아트 파이오니어 어워드(Asia Art Pioneers Award)>에서 2019년 ‘올해의 전시(Exhibition of the Year)’부문을 수상했다. <아시아 아트 파이오니어 어워드>는 아트뉴스페이퍼(The Art Newspaper China), 아트리뷰아시아(Art Review Asia), 중국 현대미술 전문잡지 LEAP가 공동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2019년 처음 제정되었다. 미술 전문 기자, 비평가, 전문가들의 리뷰를 바탕으로 2019년 아시아 미술계에서 이루어진 활동 중 예술적인 혁신과 연구 및 미술교류에 중요한 기여를 한 예술가와 전시, 미술기관 등에 상을 수여한다. 시상에는 ‘올해의 전시’ 외에도 ‘올해의 공공프로젝트(Public Art Project of the Year)’, ‘올해의 작가(Artists of the Year)’, ‘평생공로(Lifetime Achievement)’‘올해의 혁신(Innovator of the Year)’등 총 14개 부문을 시상했다. 《세상에 눈뜨다: 아시아 미술과 사회 1960s-1990s》전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일본 도쿄국립근대미술관, 싱가포르국립미술관, 일본국제교류기금 아시아센터가 함께 약 4년간의 조사·연구를 거쳐 공동 기획한 3개국 순회 전시다. 아시아 13개국 작가 100여 명의 대표작을 통해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는 아시아 현대미술의 역동적인 면모를 조명해 전시 기간 동안 아시아 미술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아시아의 현대미술의 변화는 물론 아시아 각국의 민중미술의 역사를 확인해 볼 수 있었던 아주 특별한 전시였다. 이 전시는 2018년 도쿄국립근대미술관(10.10~12.24)을 시작으로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1.31~5.6)을 거쳐 싱가포르국립미술관(6.14~9.15)에서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또한, 싱가포르 순회전에서는 한국의 실험미술과 민중미술이 현지 미술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싱가포르 주요 일간지 스트레이트 타임즈(The Straits Times)는 이번 전시가 한국의 민중미술을 비롯해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등에서 일어난 미술운동을 민주주의, 사회 참여, 여성 해방 등과 연관하여 심도 있게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올해의 작가(Artists of the Year)부문에서는 양혜규와 함께 차오 페이(Cao Fei), 호추니엔(Ho Tzu Nyen), 니킬 초프라(Nikhil Chopra)가 공동 수상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아시아 및 세계 미술계와의 교류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서구 현대미술의 전시에서 벗어나 아시아는 물론 제 3세계 미술을 다양하게 조망할 수 있는 구심점이 되었길 바래본다. [허중학 기자]
대한제국의 궁궐, 덕수궁 대한문의 월대 복원 이뤄지나..
대한제국의 궁궐, 덕수궁 대한문의 월대 복원 이뤄지나..
[서울문화인] 덕수궁은 1897년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경술국치인 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궁궐로 사용한 곳으로, 당시는 중명전과 옛 경기여고가 있던 자리까지 포함된 넓은 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9년 고종이 승하하면서 덕수궁의 궁역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잘려나가고, 궁궐의 전각들은 훼철(毁撤)되었다. 1920년대에는 현재의 덕수궁과 미국대사관 사이에 담장 길이 조성되어 덕수궁이 둘로 쪼개지게 되었고, 조선왕조의 근원인 선원전 영역은 총독의 손에 넘어가 조선저축은행 등에 매각되었으며, 선원전은 헐려 창덕궁으로 옮겨졌다. 또한, 덕수궁 중심영역의 공원화 계획으로 돈덕전마저 헐려나가고, 함녕전의 정문이었던 광명문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유물을 보관하는 전시관으로 변해버렸다. 이에 문화재청은 2018년 1919년 고종의 승하 이후 제 모습을 잃어버린 덕수궁의 원래 모습을 되찾고자 덕수궁 복원사업을 추진하여 광명문, 돈덕전, 선원전의 원형을 연구하여 원래 모습으로 복원해 나갈 계획을 밝히면서 그해 6월 ‘덕수궁 광명문 제자리 찾기’을 시작으로 일제에 의해 변형, 왜곡된 덕수궁의 제 모습을 찾기를 시작하였다. 이 와는 별도로 대한제국 황궁 정문인 대한문의 면모를 되찾고자 일제강점기에 사라진 덕수궁 대한문의 월대(月臺)를 재현하는 설계를 시작한다. 월대는 덕수궁 대한문, 경복궁 광화문, 창덕궁 돈화문 등 궁궐의 정문과 덕수궁 중화전을 비롯하여 경복궁 근정전 등 주요 정전에 설치되어 건물의 위엄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궁궐 정문 구성의 필수 요건이다. 덕수궁 대한문은 황성신문의 1899년 2월 15일자 “대안문 현판 서사관(書寫官)을 의정부 참정 민병석으로 임명한다. 광무 2년(1898년) 6월 26일”와 함께 독립신문 1899년 3월 3일자 “정동 대궐 새로 지은 정문에 대안문(大安門)이라 쓴 현판을 재작일에 달았는데 또 그 문 앞 축대역사도 시작하였다더라”라는 기록을 통해 1898년경부터 지은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원래 이름은 ‘대안문(大安門)’이었지만 1904년 덕수궁 대화재 때 대안문은 불타지 않았지만 보수하면서 1906년에 문 이름을 ‘대한문(大漢門)’으로 고쳤다. 대한문의 월대는 1899년에 공사가 시작되었고 1900년(광무 4년)에 월대를 새로 고쳤다는 기록(『각사등록』, 「각부청의서존안」)이 있어 적어도 1900년 전에 대한문 월대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후, 대한문의 월대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제에 의해 훼손‧철거되었으며 현재는 월대 끝 부분에 있었던 석수(石獸, 짐승의 형상을 돌로 새겨 만든 것)만 현존하고 있다. 대한문은 고종이 환구단이나 왕릉으로 행차할 때 사용하였고, 1910년 대한제국의 명운이 다하는 마지막까지 궁궐의 정문에서 격동했던 근대사의 한가운데를 묵묵히 지키고 있었던 만큼 월대의 재현은 일제의 의해 훼손되고 지워진 우리의 역사를 되찾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한문 월대 복원은 이달부터 7월까지 설계를 마치고 나면, 관련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내년까지 대한문 월대 재현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덕수궁관리소에 따르면 대한문의 원 위치를 찾아 옮기는 것이 어렵고, 인근에 있는 태평로와 시민들의 보행로 활용 등 여러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월대를 원위치에 원형대로 복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위치와 형태, 크기에 대한 철저한 원형고증을 바탕으로 현실적인 재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참고로, 대한문은 1970년 태평로 확장으로 인하여 원래 위치에서 33m가량 물려서 현재 위치에 있게 됐다. [허중학 기자]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에서 확인된 말 갑옷 복원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에서 확인된 말 갑옷 복원
[서울문화인] 2009년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 발굴조사 중에 발견된 말 갑옷(馬甲, 전투에서 말의 보호를 위해 착용된 갑옷)은 도굴되지 않은 상태의 완전한 형태를 갖춘 채 출토되어 세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말 갑옷은 목곽 바닥에 서쪽에서 동쪽방향으로 목·가슴부분, 몸통부분(130cm×100cm), 엉덩이 부분 순의 완전한 형태로 정연하게 깔려있었으며, 재갈, 안장, 등자(鐙子, 발걸이) 등 관련 유물까지 함께 수습되어 신라의 기마문화를 온전히 이해하는 자료가 되었다. 발굴조사 당시 이례적으로 고고학 조사와 병행해 740매에 이르는 말 갑옷의 보호를 위한 응급 보존처리를 현장에서 동시에 진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온‧습도 유지와 내부오염 방지를 위한 임시 가건물을 설치했으며, 냉난방 등 공조시설을 마련하여 최대한 일정 온도를 유지시켰으며, 주위 토양에 10~30cm의 냇돌(냇바닥에 오랜 시간 있으면서 물살에 다듬어진 돌)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말 갑옷의 온전한 수습을 위해 사전에 이와 비슷한 성분의 토양을 대상으로 모의 수습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그 결과 28톤에 이르는 말 갑옷과 주변부 토양을 손상 없이 완벽하게 떼어낼 수 있었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경주 쪽샘 C10호 목곽묘의 10년의 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경주 쪽샘지구 신라고분유적Ⅹ-C10호 목곽묘 출토 마주·마갑 조사연구 보고서’를 발간하였다. 이번 보고서는 말 갑옷의 고고학적 출토 상황과 그 조사결과를 종합적으로 담은 기록과 노력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보고서에는 도면과 사진, X-ray(엑스레이) 촬영 결과도 함께 수록하였고, 각 부위에 대한 내용도 고고학 관점에서 상세하게 풀어내었다. 그리고 약 18개월이 소요된 말 갑옷 수습의 현장 분위기와 이송과정, 보존처리 과정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또한, 보존과학 연구를 토대로 말 갑옷 표면에 붙어있는 견‧마 등 직물의 종류를 파악하였으며, 목질 흔적을 토대로 목곽에 사용된 목재가 소나무일 가능성도 확인하였다. 삼국 시대 마갑에 대한 이처럼 상세한 종합보고는 국내에서 처음 이루어졌다. 그리고 말 갑옷과 더불어 말 투구, 말갖춤 일체의 복원에 대한 내용도 함께 담았다. 복원을 위해 그 연결방법과 착장방식에 대해 분석하였고, 함께 출토된 재갈, 안장, 등자 등 말 갖춤 일체를 종합하여 검토하였다. 더불어 이러한 종합연구 보고서를 바탕으로 실제 재현품도 제작하였다. 사전 작업으로 말 갑옷 조각들과 같은 크기의 플라스틱 복제품을 먼저 제작해봤으며, 갑옷 크기에 맞는 ‘제주 한라마’를 정해 복제품을 실제로 말에 입혀본 후 그 활동성을 분석하는 작업도 거쳤다. 실제 재현품의 정밀한 착장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현존하는 ‘제주 조랑말’의 계측 자료와 월성 해자 유적에서 출토된 말뼈도 함께 분석하였다. 복원된 말 크기 자료를 바탕으로 제작한 말 모형도 갑옷 재현품 착장에 적극적으로 사용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 같은 결과를 반영하여 최종적으로 제작한 이번 재현품은 말 투구·말 갑옷의 구조적 특징, 연결기법, 착장 상태를 구체적이고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자료로 활용은 물론 올 상반기에 전시를 개최해 학계와 관련 연구자, 일반인들이 고대의 신라 기마문화를 직접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 밝혔다. 이번 조사연구 보고서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누리집(http://www.nrich.go.kr/gyeongju)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미술관 풍경, 온라인으로 더 다양하게 즐긴다.
코로나19가 만들어낸 미술관 풍경, 온라인으로 더 다양하게 즐긴다.
[서울문화인] 국립현대미술관이 코로나19로 휴관 중에 지난해부터 유튜브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학예사 전시투어’ 영상은 집에서도 편하게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미술관 대표 소장품 12점을 온라인으로 소개하는 <미술관소장품강좌> 영상을 4월 8일(수)부터 12월 초까지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장과 소장품 온라인으로 즐기는 <미술관소장품강좌> <미술관소장품강좌>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한국 근·현대미술 명작을 집에서도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10분 이내 짧은 영상을 통해 한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관람객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된 12점의 대표 소장품을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직접 설명한다. 소장품 12점은 지난해 12월부터 관람객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2,000여 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선정되었다. 박생광 <전봉준>(1985), 채용신 <고종황제어진>(1920), 구본웅 <친구의 초상>(1935), 김환기 <론도>(1938), 이쾌대 <여인 초상>(1940년대), 박래현 <노점>(1956), 권진규 <지원의 얼굴>(1967), 백남준 <다다익선>(1987) 등 매월 1~2점 씩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4월 8일(수), 첫 번째 영상에서는 한국의 전통 오방색과 현대 한국화를 접목한 박생광의 역작 <전봉준>(1985)을 소개한다. 영상은 국립현대미술관 페이스북(facebook.com/mmcakorea)을 통해 중계되며 중계 종료 후에는 페이스북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해외 관람객들도 한국미술 명작을 즐길 수 있도록 영문 자막을 추가하여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를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youtube.com/MMCAKorea)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10분 영상으로 만나는 <미술관소장품강좌>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온라인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전 세계 관람객들과 만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코로나19로 미술관 방문이 어렵지만 집에서 편하게 미술관 대표 소장품을 감상하며 현대미술과 친숙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전시는 물론 현재 진행 중인전시 온라인으로 즐기는. ‘학예사 전시투어’ 한편, 현재 진행 중인 ‘학예사 전시투어’ 중계는 ‘광장: 미술과 사회 1900-2019’, ‘덕수궁-서울 야외프로젝트: 기억된 미래’, ‘마르셀 뒤상’,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 등 10여 편 이상의 전시가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가 직접 전시장을 둘러보며 작품을 실감나고 흥미롭게 설명하는 전시투어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영상은 국·영문 자막을 함께 제공하여 종료 전시도 언제 어디서든 편리하게 관람할 수 있다. 학예사 전시투어 외에도 ‘10분 영상으로 만나는 소장품 강좌’, ‘한국 근·현대미술사 아카데미’와 《올해의 작가상 2019》 참여 작가 인터뷰, 2019년 개최된 ‘미술관교육 국제 심포지엄’ 중계 영상 등 다양한 주제의 교육 및 강연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또한,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mmca.go.kr)에서는 미술관의 주요 전시와 문화 행사 등의 정보를 정리한‘MMCA 뉴스레터’를 비롯해 미술관 연구집, 소장품 등 다양한 미술관 정보를 검색, 열람할 수 있다. 뉴스레터는 누리집에서 이메일 주소를 등록 후 이메일로도 받아볼 수 있다.(매월 1일, 15일 정기발송) 누리집 내 ‘출판’에서는 근·현대 미술, 미디어아트 및 보존과학을 주제로 한 연구집과 미술관연보 등을 내려 받을 수 있다. ‘소장품’에서는 미술관 소장품 8,477점을 검색, 열람할 수 있으며 이 중 1,182점을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다. 온라인 검색서비스 구글(Google)이 제공하는 ‘구글 아트 앤 컬처’에서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서울, 덕수궁 전시장을 스트리트뷰 영상으로 볼 수 있으며, 청주관 전시장 영상도 곧 제공될 예정이다. [허중학 기자]
[역사이야기] 왜 태조 건원릉 봉분은 억새가 덮고 있으며, 한식에 예초를 진행할까.
[역사이야기] 왜 태조 건원릉 봉분은 억새가 덮고 있으며, 한식에 예초를 진행할까.
[서울문화인] 지난 5일 한식(寒食)을 맞아, 구리 동구릉(사적 제193호) 내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봉분을 덮고 있는 억새를 자르는 ‘청완 예초의’(靑薍 刈草儀)를 진행하였다. 다른 왕릉은 봉분의 사초(잔디)가 자라면 수시로 예초하여 연7-8회 정도 초를 하지만 예로부터 건원릉 억새는 1년에 한번 한식날 예초(풀베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 행사는 조선왕릉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듬해인 2010년부터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한식날에 일반 시민들과 함께 억새를 베는 ‘청완 예초의’를 거행하고 있다. ‘청완 예초의’는 봉분의 억새를 베는 ‘예초의’, 1년간 자란 억새를 제거했음을 알리는 ‘고유제(告由祭, 중대한 일의 이전이나 이후에, 일에 대한 사유를 고하는 제사)’, 고유제가 끝난 다음 제향음식을 나누어 먹는 ‘음복례’(飮福禮) 순으로 진행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반 시민의 참여를 제한하고 의식을 최소화하여 자체적으로 억새를 베는 ‘예초의’만 진행하였다. 그렇다면 왜 푸른 잔디가 있는 여느 왕릉들과는 달리 태조의 건원릉은 조선왕릉 중 유일하게 억새로 봉분이 덮여있을까, 또한 다른 능과 달리 한식에 예초의를 진행하는 것일까. 조선왕조실록 등의 기록에 따르면 태조(太祖, 1335~1408년)의 유언에 따라 고향인 함흥의 억새를 옮겨와 봉분을 조성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인조실록(인조 7년 3월 19일)에 따르면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청완(억새)을 사초로 썼다는 기록 등장한다. 또한, 건원능지(1631년, 능상사초편)에는 태조의 유명(遺命)으로 함흥에서 옮겨왔다는 기록과 한식 때 예초하는 기록 등장한다. 인조실록 20권, 인조 7년(1629년 명 숭정(崇禎) 2년) 3월 19일, 홍서봉이 건원릉의 사초에 대한 기록이 있다. 동경연 홍서봉(洪瑞鳳)이 아뢰기를, “건원릉 사초를 다시 고친 때가 없었는데, 지금 본 릉에서 아뢰어 온 것을 보면 능 앞에 잡목들이 뿌리를 박아 점점 능 가까이까지 뻗어 난다고 합니다. 원래 태조의 유교(遺敎)에 따라 북도(北道)의 청완(억새)을 사초로 썼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다른 능과는 달리 사초가 매우 무성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무 뿌리가 그렇다는 말을 듣고 어제 대신들과 논의해 보았는데, 모두들 나무뿌리는 뽑아버리지 않으면 안 되고, 사초가 만약 부족하면 다른 사초를 쓰더라도 무방하다고들 하였습니다.” 이에 “한식(寒食)에 쑥뿌리 등을 제거할 때 나무뿌리까지 뽑아버리지 않고 나무가 큰 뒤에야 능 전체를 고치려고 하다니 그는 매우 잘못된 일이다. 지금이라도 흙을 파서 뿌리를 잘라버리고 그 흙으로 다시 메우면 그 뿌리는 자연히 죽을 것이다. 예로부터 그 능의 사초를 손대지 않았던 것은 다른 뜻이 있어서였던 것이니 손을 대서는 안 된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사초를 함흥에서 옮겨왔다는 기록과 한식에 사초(청완)를 베는 기록은 건원릉지의 능상사초 편에 이르길 “(국역) 옛날 봉릉을 할 때 함흥에서 옮겨왔다고 한다.(전하기로는 태조의 유명이라고 한다.) 한식 때 으레 사초(억새)를 자르면 여름에 새싹이 돋아 나오고 가을에 이삭을 맺으며 서리가 내릴 때에 시들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하지만 건원릉이 억새로 덮힌 것에 대한 이야기는 다양하다. 이성계가 어렸을 때 군사 훈련 놀이를 하다가 늦게 온 어떤 과부의 자식을 죽이게 되자, 이를 알게 된 동네 사람들이 이성계를 죽이려고 하였다. 이때 이성계는 억새밭에 숨어서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그 뒤로 태조 이성계는 억새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죽을 때 고향 함흥에 있는 억새로 무덤을 덮어 줄 것을 소원하였다. 그래서 하루 만에 억새를 옮겨와 무덤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 다른 야사는 태조가 본래 신덕왕후가 있는 정릉에 같이 묻히기를 바랐는데, 당시 태종은 정릉 주변의 백 보 밖까지는 집을 지을 수 있도록 허락하였을 정도로 신덕왕후를 미워하였다. 그런 아들이 태조의 뜻을 들어 줄리가 만무하다 생각하였고, 태종에게 조상들이 묻혀 있는 함흥 땅에 묻어 달라 유언하였다. 하지만, 태종은 초대 왕이었던 태조를 한양과는 멀리 떨어진 함흥에 묻는다면, 제사를 지낼 때 문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였고, 그렇다고 유언을 거스를 수는 없다 생각하였기에 함흥에서 가져 온 흙과 억새를 덮은 봉분을 통해 타협점을 찾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신덕왕후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태종 이방원은 신덕왕후를 후궁으로 강등시켰고 능은 묘로 격하되어 일반 무덤과 비슷해졌다. 또한 정릉의 일부 석조물들을 홍수로 유실된 광통교를 다시 세우는 데 갖다 쓰고, 정자각도 없애버렸다. 이는 모든 사람들이 신덕왕후의 석조물을 밟고 지나갈 수 있게 하기 위한 의도였다. 지금도 신덕왕후의 능의 일부 석조물은 청계천 광통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약 200년 후 1669년(현종 10) 송시열의 상소에 의해 신덕왕후는 왕비로 복위되었고, 무덤도 왕후의 능으로 복원되었다. 이 외에도 임진왜란 때 왜장이 건원릉을 없애려고 불을 놓으면 불이 그냥 꺼지고, 건원릉 비를 칼로 찌르자 비가 피를 흘리면서 장군이 되고, 무덤을 덮은 억새와 인근 나무들이 군인으로 변해 왜군들을 물리쳤다는 전설이 있다. 이런 신이한 능력 때문인지 6·25 전쟁 때도 건원릉은 포격을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건원릉은 조선의 초대 왕이었던 태조의 왕릉이었던 만큼 많은 신경을 썼다. 조선 초기 왕릉의 기본 양식은 고려의 왕릉에서 따온 것이 많았는데, 이 중 가장 잘 정비되어 있었던 공민왕의 현정릉 양식을 따랐다. 다만, 세부적으로는 석물의 배치와 장명 등의 조형이 약간의 변화를 보였고, 봉분 주위의 곡장을 두르는 양식이 조선시대에 새로 추가되었다. 왕릉 주변의 석물 조형은 남송 말기의 형식을 도입하였다고 한다. 이 외에 석호와 석양의 배치, 장명등, 난간석주는 조선시대에 와서 새로 변하였고, 이러한 양식은 국조오례의를 통해 정비될 때까지 이어지게 된다. [허중학 기자]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 전시 ‘물체주머니’ 온라인으로 우선 공개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 전시 ‘물체주머니’ 온라인으로 우선 공개
[서울문화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중견 작가를 초청해 현대 미술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는 어린이 전시를 개최해 왔다. 올해 열네 번째를 맞아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와 함께 《물체주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디자인이라는 영역에 한계를 두지 않고 국내외에서 전방위적 활동을 하고 있는 김영나 디자이너는 미술의 형식을 통해 그래픽 디자인의 조형 요소들을 보여주는 작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인 ‘물체주머니’는 1980~90년대 다양한 학습 도구를 담아 판매했던 주머니의 이름에서 따왔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추억의 물건을 전시 제목으로 소환하여, 사물들이 연결하는 시간과 기억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전시의 영문 제목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에 등장하는 주머니의 이름인 ‘Bottomless Bag(보텀리스 백)’에서 가져왔다. ‘Bottomless Bag’은 주인공의 기억과 긴밀하게 연결된 사물들이 무한대로 들어있는 주머니로 이 전시에서 ‘기억’과 ‘수집’이라는 전시 주요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함께 사용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경험하는 공간은 디자이너의 ‘물체주머니’로, 전시장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은 물체주머니 속 물건들처럼 과거의 기억을 연결함과 동시에 디자이너의 새로운 실험 도구로 사용되었다. 김영나가 수집과 아카이브를 통해 발견한 사물의 의미를 관람자들이 미술관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일상 사물에 깃들어 있는 기억을 작가만의 규칙으로 해석하고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을 보여줌으로써, 일상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성찰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제안하고 있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그래픽 디자이너 김영나의 작업 프로세스를 하나의 교육 모델로 상정하여, 미술관이 그것을 매개하고 재배치해 새로운 형태의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했다”라며, “디자인은 소통의 언어라는 관점에서 김영나의 디자인적 사고와 시각 언어를 통해 관람자들이 이미지를 해석하고 비판하고 창조하는 시각적 문해력(visual literacy)을 기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3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현재 서울시립미술관이 코로나19 확산 예방 및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잠정 휴관 중이여서 현재는 SNS 등을 통한 온라인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노랫말이 만들어낸 서울시의 사과나무 식재 35년, 향수에 대한 열정일까... 예산낭비인가?
노랫말이 만들어낸 서울시의 사과나무 식재 35년, 향수에 대한 열정일까... 예산낭비인가?
[서울문화인]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 그 길에서 꿈을 꾸며 걸어가리라’ 가수 이용이 1980년대 발표한 ‘서울’의 가사로 당시 많은 사람들이 흥얼거리던 노래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제 서울 중구 을지로4가에는 1.6㎞ 길이 사과나무 길이 있다. 2014년에 서울시와 종로구, 경상북도 영주시와 협력하여 종로4가 교차로 등에 영주에서 제공한 사과나무 75주를 식재하였고, 종로구청 앞 청진공원 한 켠에는 2017년 종로구가 곡성군의 교류 5주년을 맞아 곡성의 사과나무를 기증받아 심었다는 표지석이 있다. 또한 2019년에는 종로구 율곡로에 예산군이 제공한 사과나무 150주를 식재한 바 있다. 사과나무가 이렇게 서울 도심에 등장한 것은 최근만이 아니라 85년에도 당시 86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시는 ‘대기오염 관측용’으로 종각과 종로 4가 녹지대에 23그루를 심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사과나무에 탐스런 사과가 익은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 당시 달렸던 사과는 과실이 익기 전에 모두 사라지고 실제로 붉게 익은 사과는 볼 수가 없었다. 당시 서울시 관계자는 “누군가 사과 서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서울시 중구와, 충청남도 예산군이과 통일로(서대문역~염천교) 가로 녹지대에 사과나무 거리를 만든다고 발표를 했다. 그러면서 최윤종 서울특별시 푸른도시국장은 “보행공간 양측에 심어진 사과나무로 인해 매년 봄철에 아름다운 사과나무 꽃을 볼 수 있고, 가을철에 빨간 열매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서울시는 시민들의 정서함양을 위한 유실수 거리를 지속적으로 조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다른 관계자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시민들의 요구가 있었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럼 이전에 심은 사과나무에서 수확을 한 적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과실이 익기 전에 시민들에 의해 사라졌다는 얘길 들었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이렇게 사과나무에 집착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는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 그 길에서 꿈을 꾸며 걸어가리라’하는 가수 이용의 노래 가사를 실제로 구현해보자며 추진한 사업이었다. 취지는 좋다. 하지만 사과나무는 다른 가로수보다도 관리비가 들어갈 뿐만 아니라 손이 많이 가는 과실수이다. 또한, 계속하여 병해충 방지를 위해 약을 살포하지 않으면 우리가 익히 봐왔다던 사과의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다. 이런 점 때문에 고령화된 시골에서는 과수원을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아서 나무를 베어내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서울시가 “시민들의 정서함양을 위하여 유실수 거리를 확대한다”는 발상에 앞서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이 있는지가 더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기존의 실패를 이겨내고 내년 붉게 익은 사과를 상상해 본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