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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한 장의 사진으로 만나는 세계 근현대사
[전시] 한 장의 사진으로 만나는 세계 근현대사
[서울문화인] 역사를 기록하는 데에는 사진보다는 분명 영상이 더 큰 가치를 가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장의 사진이 주는 메시지는 강렬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찰나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보면서 우리는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이 찰나의 순간 이 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분명 그 결말은 존재하고 있지만 사진을 보는 순간에는 결말지어지지 않은 드라마처럼 각 개인마다 자기만의 결말을 상상하게 만든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계가 위축된 상태에도 길게 줄이 늘어선 전시가 있다. 바로 세계 근현대사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을 만날 수 있는 저널리즘의 노벨상이라 불려지는 <퓰리처상 사진전>이다. 1998년, 2010년, 2014년에 이어 6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퓰리처상 사진전>은 일반적인 사전전과는 달리 전 세계 어둡고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3차례의 전시를 통해 서울에서만 유료관객 50만 명을 동원한 바 있는 인기 전시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는 설정이 아닌 전 세계의 이슈와 인간의 다양한 사회상과 삶을 그대로 한 장의 사진 속에 담아내어 그 현장을 생생하게 목도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번에 찾은 사진은 ‘슈팅 더 퓰리처’라는 타이틀로 1942년부터 지난 5월 4일 발표된 2020년까지 퓰리처상 사진부문의 모든 수상작 134점을 만나볼 수 있다. 국가와 언론은 그 운명을 함께 합니다. 언론은 능력 있고, 객관적이며, 공공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합니다. 국가의 미래는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언론인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조지프 퓰리처 (Joseph Pulitzer) 퓰리처상의 시작은 19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언론인 조지프 퓰리처(Joseph Pulitzer)가 컬럼비아 대학에 2백만 달러를 기부하며 시작되었다. 그는 이 기부금을 컬럼비아 대학 내 언론 대학 신설과 장학제도의 설립, ‘공공봉사, 공공윤리, 미국문학, 교육진흥을 장려하는 상’을 만드는 데 사용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조지프 퓰리처는 미국 대중 매체의 탄생에 크게 기여한 장본인으로서, 미국의 언론을 대량소비의 수단이자 막대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탈바꿈시키는 데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또한, 그는 미국 오리건 주의 일간신문인 <더 월드(The World)>와 미주리 주의 지역신문인 <세인트루이스 디스패치(St. Louis Post-Dispatch)>를 인수하기도 했다. 1917년 조지프 퓰리처의 유지로 제정된 퓰리처상은 ‘기자들의 노벨상’이라고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상이다. 언론인은 물론, 문학인이나 음악인에게 퓰리처상 수상의 영예가 주어졌다. 역대 유명 수상자로는 문학 · 희곡 · 음악 부문의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유진 오닐(Eugene O’Neill), 찰스 아이브스(Charles Ives) 등이 있고, 언론 부문의 케빈 카터(Kevin Carter), 닉 우트(Nick Ut), 캐롤 구지(Carol Guzy) 등이 있다. 뉴욕 시 컬럼비아 대학에 위치한 퓰리처상 위원회는 매년 2천 명이 넘는 후보자 중 언론 분야의 14개 부문을 포함해 총 21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하여 4월에 발표하며, 수상자에게는 상금으로 미화 10,000달러를 지급한다. 퓰리처상은 보통 매년 5월 말에 컬럼비아 대학에서 수상자들을 초대하여 오찬을 연다. 문학 · 희곡 · 음악 부문의 경우 미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어야 해당 부문의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으나, 언론 부문의 경우 미국의 신문, 잡지, 뉴스 보도 사이트 등에 본인의 저작물이 등재되어 있다면 국적과 무관하게 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사진은 관객들은 역대 수상작과 사진기자들의 인터뷰로 구성한 작품 설명 패널을 통해 세계 근현대사 교과서를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 필름과 퓰리처상 주요 수상작을 미디어 아트로 구성한 영상 콘텐츠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퓰리처상 사진부문을 수상한 로이터통신 김경훈 기자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김경훈 기자는 중남미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인 카라반(Caravan)을 취재하며, 미국 국경지대에서 최루탄을 피해 달아나는 온두라스 모녀의 사진을 찍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외에도 제 3전시실에서 대중이 놓치고 있던 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고군분투했던 안야 니드링하우스(Anja NiedringHaus)를 기념하는 특별전도 만나볼 수 있다. 안야 니드링하우스는 2005년 이라크 전쟁 당시 현장 취재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여성 종군기자로 2014년 아프가니스탄 전쟁 취재 도중 사망했다. <퓰리처상 사진전>의 제작자이자 큐레이터인 시마 루빈(Cyma Rubin)은 토니 영화제, 에미 영화제, 런던 영화제 수상 프로듀서이자 감독, 작가고 “퓰리처상 수상작은 전 세계의 사진기자들의 영감과 정신을 대변하며, 진실을 좇는 그들의 헌신을 목격”할 수 있다고 말하며, 한국의 관객들에게 “우리는 곧 목격자입니다. 그렇기에 세계 곳곳에서 국제적으로 겪고 있는 일들을, 이를테면 코로나-19 사태와, 인종 차별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시민운동을 볼 것입니다. 그 최전방에 있는 이들은 다름 아닌 사진기자들입니다. 그들은 후추 스프레이, 최루 가스, 그리고 물리적인 폭력에 부상을 입고, 나아가 희생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생명의 위협을 감수하는 용기를 가지고 헌신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을지도 모르는 진실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 말이다.”며 전했다. 전시는 오는 10월 18일(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첨부된 사진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조치 이전에 찍은 사진임을 알립니다]
국보 제 180호 추사의 세한도, 국가 품으로 기증되다.
국보 제 180호 추사의 세한도, 국가 품으로 기증되다.
[서울문화인] “심사숙고 끝에 내어놓았다.” 손창근 선생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세한도’를 기증 의사를 전달하시며 한 말씀이다. 모르는 이가 없는 유명한 우리나라 국가지정문화재 국보 제180호 세한도가 국가 소유가 되게 되었다. 이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금전으로는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없다는 무가지보, <김정희필 세한도>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손창근 선생의 ‘세한도’ 기증은 2018년 11월 ‘손세기ㆍ손창근 컬렉션 202건 304점 기증’에 이어 두 번째이다. 이로써 손창근 선생이 2005년부터 두 번에 걸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탁한 203건 305점의 문화재 전체를 기증하게 되었다. ‘세한도’는 조선 후기 올곧은 선비 정신이 오롯이 담겨있는 최고의 문인화의 걸작이다. 유배시절 추사 김정희가 59세 때 그렸던 것으로 당시 추사가 처한 물리적, 정신적 고달픔과 메마름을 건조한 먹과 거친 필선으로 사실적인 표현으로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점에서 서화일치의 경지를 보여준다. 상당히 고된 유배생활을 근근이 버티던 그에게 ‘세한도’속 소나무는 인간으로서 힘든 시간을 견디어내는 추사 본인이었으며, 잣나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잃어버리지 않으려 애썼을 선비정신, 그 기개를 동시에 상징하는 듯하다. 제주도에서 유배 중이던 스승 추사를 위해 그의 제자였던 역관 이상적은 새롭게 들어온 중국의 문물 자료를 모아 스승에게 보내주는데, 이를 고맙게 여긴 김정희가 소나무와 잣나무를 그려 선물한 것이 바로 ‘세한도’이다. 이 선물을 받은 제자는 이를 청나라 문인 16인에게 선보여 그 작품에 대한 아낌없는 찬사의 글을 받아 남겼다. 그리고 그 외에도 오세창, 이시영 등 여러 주요 인물들의 글이 함께 남아있어 세한도를 통해 그 정신을 본받고자 했던 그 마음과 감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세한도’가 국가 소유가 되기까지 다양한 소장자들이 있었다. ‘세한도’ 장축은 이상적 사후 이후 그의 제자였던 김병선에게 넘어가 그의 아들 김준학이 이 시를 읽으며 공부했던 감상기를 두루마리 끝에 적어놓았다. 그 뒤 휘문고등학교 설립자인 민영휘의 소유가 되었다가 그의 아들 민규식이 매물로 내놓아 추사 연구가인 일본인 후지쓰카의 손에 들어갔다. 이후,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서예가이자 추사 작품의 최고 컬렉터였던 소전 손재형이 전쟁 중에 후지쓰카를 찾아가 “원하는 대로 다 해드리겠으니 ‘세한도’를 양도해 주십사”하고 부탁했다. 그러나 후지쓰카는 자신도 추사를 존경하므로 이를 고이 간직하겠노라고 거절하고 이듬해 여름 후지쓰카는 경성제대를 정년하고 ‘세한도’를 비롯한 추사 관계 서화·전적을 모두 갖고 도쿄로 돌아갔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소전은 나라의 보물이 일본으로 넘어가버리고 말았다고 몹시 안타까워 하다가 거금을 들고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에 있는 후지쓰카의 집을 찾아가서 ‘세한도’를 넘겨 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그러나 소전은 뜻을 버리지 않고 매일 후지쓰카를 찾아가 석 달을 넘게 졸랐다. 그러다 12월 어느 날 후지쓰카는 마침내 소전의 열정에 굴복하여 맏아들 아키나오에게 당신이 죽으면 소전에게 넘겨주라고 당부했으니 안심하고 어서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러나 소전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바로 양도해준다는 말만 기다리며 묵묵히 그를 바라보기만 했다고 한다. 이에 후지쓰카는 선비가 아끼던 것을 값으로 따질 수 없으니 어떤 보상도 받지 않겠다며 잘 보존만 해달라며 ‘세한도’를 건냈 다. 그리하여 ‘세한도’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 당시는 미군의 도쿄 공습이 한창인 때였다. ‘세한도’는 국내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지만 1945년 3월, 미국의 도쿄 대공습 때 후지쓰카의 서제가 공습으로 인해 추사의 서예 작품과 일부 유품을 비롯하여 많은 소장품이 소실되었다. 소전은 일본에서 돌아온 뒤 ‘세한도’를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가 5년이 지나 이 사실을 위창 오세창, 추사 학술 연구의 제일인자 위당 정인보, 당시 부통령으로 서예에도 조예가 깊었던 성재 이시영 선생 세 분에게 알리고 발문을 받았다. 위창은 <세한도>에 발문을 쓰면서 민족의 문화유산을 지키는 소전의 열정적 행동을 이렇게 칭찬했다. “세계에 전쟁 기운이 가장 높을 때 소전 손재형 군이 훌쩍 대한해협을 건너가 많은 돈을 들여 우리나라의 진귀한 물건 몇 가지를 사들였는데 이 그림 또한 그 가운데 하나이다. 폭탄이 비와 안개처럼 자욱하게 떨어지는 가운데 어려움과 위험을 두루 겪으면서 겨우 뱃머리를 돌려 돌아왔다. 감탄하노라. 만일 생명보다 더 국보를 아끼는 선비가 아니였다면 어떻게 이런 일을 할 수 있었겠는가. 잘하고 잘 했도다.” 그러나 훗날 소전 손재형이 국회의원 선거 출마로 선거 자금에 쪼들리면서 그의 수장품 중 겸재의 <인왕제색도>와く금강전도> 당시 삼성물산 이병철 사장에게, <세한도>는 사채업자에게 저당잡히고 말았다, 소전은 끝내 돈을 갚지 못해 소유권을 잃었다, <세한도>는 이후 미술품 수장가인 손세기에게 넘어갔고, 다시 그의 아들인 손창근씨 소장품에서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으로 품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평소 근검절약하여 수집한 문화재들을 아무런 조건이나 대가없이 기증하겠다는 손창근 선생은 ‘세한도’ 기부 이전에도 그동안 2008년 국립중앙박물관회에 연구기금 1억원 기부, 2012년 경기도 용인 소재 200만평 산림 국가 기부(2012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2017년 KAIST 건물 및 연구기금 총 51억원 기부 등 끊임없는 기부 활동으로 사회 공익에 이바지해왔다. 2代에 걸쳐 수집한 문화재와 사재를 국가와 교육기관에 기증하며 그 동안 보여준 故 손세기·손창근 선생의 그 큰 뜻이 ‘세한도’ 기증을 통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온전히 지켜내고 우리 모두의 후손에게 다시 돌려주는 소임을 다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손창근 선생의 기증 의사를 존중하여 <세한도> 기증과 관련된 모든 제반 업무 절차를 진행중이며, 공식적으로 마무리되는 시점에 맞추어 <세한도>를 언론에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국민 모두가 세한도의 의미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올 11월에 세한도를 공개하는 특별전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허중학 기자]
조선왕실 대표하는 100가지 보물, 온라인으로 만나보자
조선왕실 대표하는 100가지 보물, 온라인으로 만나보자
[서울문화인]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동영)이 개관 15주년(8.15)을 기념하여 19일부터 조선왕실 문화의 진수가 담긴 대표 ‘소장품 100선’을 선정해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에 온라인으로 공개한다. (* 소장품 100선 바로가기: https://www.gogung.go.kr/highlights.do) 국립고궁박물관은 2005년 8월 15일 개관 이후, 조선왕실 문화재의 환수, 기증, 구입 등을 통해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왕실 유물을 새롭게 확보해 왔다. 이번에 공개하는 ‘소장품 100선’은 조선왕실과 대한제국황실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유물들로 지난 15년 간 국립고궁박물관이 새로운 소장품의 확보에 쏟아 온 노력과 열정 그리고 국내 유일 고궁박물관으로 거듭나는 과정과 성과를 엿볼 수 있는 귀한 문화재들이다. 공개하는 소장품은 국보와 보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을 포함하여 총 100선이다. ▲어보‧인장, ▲의궤‧기록, ▲과학‧무기, ▲궁궐‧건축, ▲공예, ▲회화, ▲복식, ▲어가‧의장 등 주제별로 8개 분야로 나누어 외부 전문가와 내부 연구자의 검토를 거친 95점과 국민을 대상으로 한 투표 선정한 5점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소장품 중에는 대한제국 선포 때 제작한 고종황제의 ‘국새 황제지보’(보물 제1618-2호), 조선왕조의 시작부터 철종까지의 방대한 기록을 담은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3호, 오대산사고본), 세조 연간 일등공신에 올랐던 무신 ‘오자치 초상’(보물 제1190호), 1920년 황실 화가 김은호에 그려 대조전에 부착한 벽화 ‘창덕궁 대조전 백학도’(국가등록문화재 제243호) 등 귀한 왕실 자료들이 온라인으로 공개되며, 누리꾼들은 벽화나 초상화를 세밀하게 살펴볼 수도 있어 평소 가까이 보기 어려운 문화재의 세부적인 부분까지도 감상하고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총 4일간 약 1,000명에 가까운 국민이 참여한 온라인 투표로 선정한 유물은 고종 가상존호 옥보와 옥책(高宗 加上尊號 玉寶·玉冊), 이하응 인장(李昰應 套印), 경우궁도(景祐宮圖), 군안도 병풍(群雁圖 屛風), 용 흉배 목판본과 지본(龍胸褙 木板本·紙本) 등 5점이다. 엄선한 100선의 소장품은 고해상도의 다양한 개별 사진들과 설명 자료, 참고 사진 등과 함께 공개되어 연구자들은 물론, 많은 국민이 조선 시대 최고 수준의 예술품들을 한 자리에서 감상하면서 왕실유물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고 연구와 상품개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 수 있다. 한편, 이번 ‘소장품 100선’ 온라인 공개는 지난 주 개관 15주년을 기념하여 선포한 ‘국립고궁박물관 미래비전’의 첫 사업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앞으로 이들 100선을 중심으로 다양한 유물에 대한 3차원 입체(3D) 자료를 제작·공개하여 모든 국민이 품격 있는 조선왕실의 고해상도 유물 자료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부여 가림성에서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 집수정(우물) 2기 확인
부여 가림성에서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 집수정(우물) 2기 확인
[서울문화인] 백제 시대 거점산성 인 ‘부여 가림성(사적 제4호)에서 통일신라 시대와 조선 시대에 사용되었던 집수정(성내에 식수 등의 물을 모으기 위한 우물) 2기가 최근 확인했다. 부여 가림성은 『삼국사기』에 501년(백제 동성왕 23년)에 쌓았다고 기록되어 있어 백제 시대 성곽 중 유일하게 연대와 당시의 지명을 알 수 있는 곳이다. 또한, 부여 일대의 석성산성, 증산성, 청마산성 등과 함께 사비도성을 보호하는 거점산성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조선 시대에 사용한 방형(사각형) 집수정과 통일신라 시대에 사용한 원형 집수정이 확인된 곳은 북성벽 내측부에 대한 수구와 집수 시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조사를 시작하였다. 조선 시대 집수정은 길이 4.9m, 너비 4.5m, 깊이 2.3m에 평면은 방형의 형태로, 내부에서 조선 시대 분청사기 조각, 기와 조각, 말머리 토우 등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조선 시대 중기에 축조되었다가 가림성이 폐성되는 17~18세기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북성벽에서 조사된 수구지와 함께 조선 시대 성내 배수체계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통일신라 시대 집수정은 조선 시대 집수정의 하층과 가림성 북성벽 사이에서 확인되었다. 길이 15m, 깊이 2.8m 이상의 크기로 평면은 원형을 띄고 있으며, 물을 가운데로 모으는 집수정과 그 외곽에 돌로 축조한 물을 차단하는 시설과 배수를 겸한 수로가 돌아가는 형태로, 부여 석성산성에서 확인된 집수정과도 유사하다. 내부와 주변 토층 조사를 통해 집수정의 최초 축성 시기와 축조 방식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가림성에 대한 조사는 1996년 동문지와 남문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으로 2011년, 2015년~ 2018년까지 총 6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되어 동문지와 남문지의 축조 형태, 백제 시대 성벽 축성법, 백제~조선 시대 개축한 성벽 흔적, 조선 시대 수구지, 정상부의 평탄지에 자리한 건물지 등이 확인된 바 있다. [허중학 기자]
6ㆍ25 전쟁과 민주화 문화유산 등 7건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6ㆍ25 전쟁과 민주화 문화유산 등 7건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서울문화인] 6·25 전쟁 70주년 및 4·19 혁명 60주년 계기로 관련 문화유산 집중 발굴 조사하고 검토해온 문화재청은 ‘6·25 전쟁 군사 기록물(공군 전투비행단)’, ‘보병과 더불어 악보’, ‘근대기 제작 진전 봉안 어진’,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19 혁명 참여자 조사서’,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19 혁명 계엄 포고문’, ‘4·19 혁명 부상자 명단(고려대학교 4·18 학생 의거)’ 등 6건과 ‘영주 부석교회 구 본당’과 함께 총 7건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하였다. 먼저 국가등록문화재 제789호로 지정된 ‘영주 부석교회 구 본당’은 건립 당시의 건축적 상황들을 잘 이해할 수 있으며, 특히, 흙벽돌을 이용하여 축조한 벽체와 목조로 된 첨탑 등이 비교적 원형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희소성과 진정성 면에서 국가등록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6·25 전쟁관련 유산으로 국가등록문화재 제790호로 지정된 ‘6·25전쟁 군사 기록물(공군 전투비행단)’은 전쟁 당시 공군 제10전투비행단과 관련된 유물로 제10전투비행단 종합보고서, 비행기록수첩·출격 표시 작전지도, 10비 군사일지, 조종사 출격일지, 김영환 장군 명패 총 6건 8점이다. ① 제10전투비행단 종합보고서는 비행단의 작전·정보·교육·기상 등 작전 요소를 망라하여 도면과 문서로 정리한 유물로, 국군과 북한군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다. ② 비행기록 수첩·출격 표시 작전지도는 참전 조종사(임상섭)가 1952년부터 1953년까지 작전을 수행한 지역을 수첩에 기록하고 지도에 표시한 유물로, 당시 연습·출격기록을 알 수 있는 자료다. ③ 10비 군사일지는 1951년부터 1955년까지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대의 주요 활동을 일자순으로 기록한 것으로, 당시 비행단의 활동 상황을 살펴볼 수 있다. ④ 조종사 출격일지는 참전 조종사(이배선)가 1952년부터 1953년까지의 출격일시·목표지점·임무·작전지도ㆍ마음가짐 등을 일자별로 상세히 기록한 것으로, 전투조종사의 활약을 살펴볼 수 있다. ⑤ 김영환 장군 명패는 초대 제10전투비행전대장 시기(1951.8.~11.10.)에 조종사 일동이 제작한 것이다. 김영환 장군은 비행전대장 재직 당시 무장공비가 잠입한 합천 해인사 폭격명령을 거부해 문화유산을 지켜낸 공적으로도 알려져 있다. 해당 유물들은 6·25전쟁 시 공군의 작전수행 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로서 희귀하며, 역사·사료적 가치를 지닌다. 이어 국가등록문화재 제791호 ‘보병과 더불어 악보’는 6·25 전쟁 당시 마산으로 피난했던 작곡가 이상근(1922∼2000)이 종군작가로 참전한 유치환의 전쟁 서정시집 ‘보병과 더불어’를 토대로 6·25전쟁 기간 중(1952.8.3.~8.21) 관현악과 합창이 함께하는 칸타타 형식으로 작곡한 친필악보이다. 전쟁을 직접 경험하고 그 경험을 작품으로 완성하여 전쟁 당시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어 역사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92호 ‘근대기 제작 진전 봉안 어진’은 당시 가장 중요하게 여겨온 왕실 회화로서 조선왕조의 정통성과 권위를 표상하는 것으로, 태조어진(홍룡포본)·원종어진·순조어진·순종어진의 총 4건 4점이다. 6·25 전쟁이 일어나자 부산으로 소개(疏開)하였으며 전쟁 직후 보관창고 화재로 부분적으로 훼손되었으나 용안의 일부와 곤룡포·신발·용상·채전 등의 색채와 문양 등이 잘 보존되어 역사·예술·학술면에서 가치가 크다. ① 태조어진(홍룡포본)은 함경남도 영흥의 준원전(濬源殿)에 봉안되어 있던 태조어진을 1900년도에 이모(移模, 글씨나 그림을 본떠 그림)한 것으로, 조선 초기 중년기 태조의 모습이라서 희소하다. ② 원종어진은 인조의 아버지인 원종(추존왕)의 어진으로서 왕자군(王子君)만 사용할 수 있었던 백택(白澤, 왕자나 군의 관복(흉배)에 새긴 상상의 동물문양)이 달린 흑단령(黑團領, 조선 시대 벼슬아치가 입던 깃이 둥근 검은색 옷)을 입은 모습으로 17세기 초반의 공신상의 형식을 취하고 있어 특이하다. ③ 순조어진은 절반 이상이 불에 타 얼굴을 확인할 수 없으나, 표제가 남아있어 순조어진임을 알 수 있다. ④ 순종어진은 일제강점기에 제작되었지만 조선왕조의 제작 전통에 따라 진전(역대 임금과 왕비 초상화를 모시던 건물) 봉안용으로 만들어진 것이며, 조선왕조의 마지막 어진 제작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귀한 자료이다. 4·19 혁명 유산으로는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19혁명 참여자 조사서’가 국가등록문화재 제793-1호로 지정되었다. 이 유산은 4·19 혁명 당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 학생들 주도로 ‘4월혁명연구반’이라는 조사반을 구성하여 작성한 구술기록 자료로 대상별 총 9건으로, ① 데모사항조사서(서울지방), ② 데모사항조사서(대구, 부산, 마산) ③ 부상자 실태조사서(서울지방), ④ 부상자 실태조사서(대구, 부산, 마산), ⑤ 연행자 조사서(서울지방), ⑥ 사후수습사항 조사서(서울지방), ⑦ 연행자와 사후수습사항 조사서(대구, 부산, 마산), ⑧ 4·19 데모 목격자와 인근주민의 조사서(서울지방), ⑨ 교수데모실태조사서(서울지방)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설문항목은 정치에 대한 관심, 그 당시의 심정 등을 묻고 있어 조사 대상별 정치의식, 사회의식 등이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다. 특히, ‘데모사항조사서’에는 참여 동기‧경과‧시간‧장소‧해산 시까지의 충돌(경찰과 충돌, 깡패, 부상, 살상, 공포) 등이 매우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며, 서울뿐만 아니라 대구 2·28, 마산 3·15 시위 참여자를 대상으로 구술 조사한 자료로서 현재까지 유일하다. 해당 유물은 4·19 혁명 당대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과 시민들을 찾아다니며 직접 질문하여 작성한 설문지로 현장의 실증적인 기록물이다. 이어 국가등록문화재 제793-2호로 지정된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4·19 혁명 계엄 포고문’은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에서 관련기관에 의뢰하여 수집한 자료로 당시 비상계엄포고문 12종, 훈시문 1종, 공고문 3종, 담화문 2종 등 총 19종이다. 4월 19일 오후 5시 계엄선포문을 시작으로 집회 해산, 등교 중지, 통행금지, 언론‧출판 통제 등의 포고문과 공고문이 연이어 발표되다가 4월 26일 대통령 사임 발표 이후 점차 통제가 와해된 내용을 일자 및 시간 순으로 알 수 있다. 4월 혁명기 비상계엄 하의 사회상과 국가의 대국민 관리‧통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가치가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794호 ‘4·19 혁명 부상자 명단(고려대학교 4․18 학생 의거)’은 4·19 혁명 하루 전에 일어난 ‘4·18 고려대 데모’를 중심으로 시위에 참가한 고려대학교 학생 부상자 명단 초안 2종과 이를 정리한 정서본 1종이다. 초안(1)은 부상자 명단이 학과‧학년‧번호‧이름‧장소‧맞은 정도 항목에 따라 작성한 것으로 필체와 필기도구가 다양하다. 초안(2)는 1면 위에 ‘4월 18일 부상자 명단’이라고 쓰여 있는데, 같은 필체로 보아 한 사람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서본은 ‘4·19 의거 시 부상한 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초안 내용을 수정 또는 보완해 재정리한 것이다. 해당 유물은 4월 18일 고려대 학생들이 국회의사당까지 시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정치깡패의 습격을 받은 정황(부상 장소, 맞은 도구, 맞은 정도 등)을 자세히 알 수 있어 ‘4·19 혁명’을 이해하는 데 역사적으로 가치가 크다. 더불어 ‘이긍연 을미의병 일기’, ‘대한제국애국가’, ‘동해 북평성당’ 3건과 대한제국기 군복 ‘전(傳) 대원수 상복’, ‘참장 예복’, ‘보병 부령 상복’, ‘보병 정위 예복’, ‘보병 부위 예복’, ‘보병 부위 예복 및 상복(황석)’, ‘기병 정위 예복 및 상복’, ‘헌병 부위 예복 및 상복(홍철유)’, ‘군위 부위 예복’ 9건 등 총 12건을 등록예고 하였다. 12건은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등록될 예정이다. [허중학 기자]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물을 소개하는 ‘플랫폼 284’, 오는 12월까지 12팀 진행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물을 소개하는 ‘플랫폼 284’, 오는 12월까지 12팀 진행
[서울문화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2020 문화역서울 284 창작유통지원 기획공모 <플랫폼 284>가 지난 7월 14일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28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3회째를 맞은 <플랫폼 284>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창작물을 소개하며 예술을 통해 대중과 소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획공모 프로그램으로 공연 창작과 공예, 디자인, 미술 등의 시각 예술 분야에서 최종 선정된 12개 팀에게는 공간과 창작비를 지원하며 참여 팀들은 올해 연말까지 국군여행장병 안내소 TMO(티엠오)와 미군장병안내소 RTO(알티오)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먼저 RTO공연창작 부문은 총 8팀이 선정됐다. 첫 공연인 동그라미공방의 인형극‘핸드메이드 시어터(HANDMADE-THEATER)’는 무관중 생중계로 진행되며 8월 8일(토) 15시 문화역서울 284 SNS채널에서 관람할 수 있다. 10월부터 진행되는 두 번째 공연부터는 사전예약을 통해 50명씩 현장에서 관람이 가능하다. 근대시대 불었던 재즈 열풍을 음악극 형태로 펼쳐내는 극단 판이오의 ‘경성쟈스밴드’, 기차역을 배경으로 13인의 광대가 등장하는 극단 벼랑끝날다의 음악극 ‘더 크라운 인 더 스테이션(The Clown in the Station)’, 전통 연희의 요소를 현대 무용의 시각과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리퀴드사운드의 창작 연희공연‘연희 해체 프로젝트-긴’, 접촉 즉흥춤을 통해 몸과 공간의 신체성을 탐구하는 바리나모팀의 ‘피지컬 스페이스(PHYSICAL SPACE)’, 인간의 기억을 담당하는 신체기관 해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여러 감각을 신체적 체험으로 제시하는 남정현 작가의‘영원한 구멍’, 동아시아의 도시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실험예술적인 전자음악 문화를 선보이는 IVAAIU CITY의, ‘EMEA_MMXX(Electronic Music in East Asia) 2020년 동아시아의 전자음악’까지 다채롭게 마련된다. TMO창작유통 부문은 총 4팀이 선정됐다. 어르신과 이웃들이 함께 만든 예술창작물을 전시·판매하는 이모저모 도모소팀의‘老how-Shop(노하우숍)’, 작가, 디자이너, 건축가 등 각기 다른 분야의 3인이 제작한 의자와 수집한 의자들을 전시하는‘Seating Seoul(시팅서울)’, 버려진 의류제품을 모아 실크스크린 작업을 더해 새로운 가치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피스(piece)모아’, 가로 세로 10cm로 규격을 제한하여 작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소규모 미술 전람회 이미단체의‘10의 N승(10의 엔승)’ 등 총 4팀의 전시가 계속된다.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장은 “다양한 장르와 참신한 기획력을 엿볼 수 있는 <플랫폼 284>를 통해문화역서울 284가 좀 더 대중과 친숙해지고 예술 창작자들에겐 마음껏 끼를 펼칠 수 있는 놀이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올 하반기 동안 활발하게 진행될 <플랫폼 284>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문화역서울 284 누리집(http://www.seoul284.org)에서 확인 가능하며,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19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개항이후 조선의 왕실에서는 어떤 서양 도자기가 사용되었을까.
개항이후 조선의 왕실에서는 어떤 서양 도자기가 사용되었을까.
[서울문화인] 조선은 1876년 강화도 조약 체결 이후 근대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서양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가장 먼저 서양문물을 받아들인 곳도 역시 왕실이다. 개항 전후 조선왕실에서는 어떤 해외 도자기를 사용하였는지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 중이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국내 최대 근대 도자기 소장처로 이번 전시에서는 조선과 프랑스 수교(1886)를 기념하여 프랑스 사디 카르노 대통령이 고종에게 보낸 ‘살라미나 병’과 필리뷔트(Pillivuyt) 양식기 한 벌, ‘백자 색회 고사인물무늬 화병’ 등 그동안 일반에게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근대 서양식 도자기 40여 점을 포함해 프랑스·영국·독일·일본·중국에서 만들어진 서양식 도자기 등 약 310건 400점의 소장 유물이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도자기는 사용하는 시대와 사람에 따라 기능과 형식이 크게 달라지는 실용기로, 당대 사회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개항 이후 근대국가로 나아가고자 노력했던 조선의 생생한 이야기를 ‘왕실에서 사용한 서양식 도자기’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이다. 전시는 총 5부로 구성되었다. 먼저 1부 ‘조선후기 왕실의 도자 소비’에서는 서양식 도자기를 본격적으로 감상하기에 앞서 500년간 이어진 왕실의 전통 도자기를 우선 감상하는 공간으로 용준(龍樽, 용무늬가 그려져 있는 큰 백자 항아리, 각종 왕실행사에서 술단지나 꽃병으로 사용됨)과 모란무늬 청화백자, 정조초장지, 화협옹주묘 출토 명기 등 조선왕실 청화백자를 한곳에 모아 왕실 도자기의 소비 변화를 알아볼 수 있게 하였다. 2부 ‘新신왕실도자 수용 배경’에서는 개항 이후 서양식 도자기가 왕실에 유입되었던 배경을 조선의 대내외적 변화로 살펴보는 공간으로 1887년 전기 도입 후 궁중 실내외에 설치된<오얏꽃무늬 유리 전등갓> 등 150여 점의 유리 등갓은 근대기 빛(Light)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암시하는 연출공간에서 가지각색의 유리 전등갓을 비교해보고 유리 등갓으로 만든 문을 통과해 본격적으로 서양식 도자기를 감상할 수 있다. 조·불 수교 기념 프랑스 대통령 선물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 최초 공개 3부 ‘조선과 프랑스의 도자기 예물’에서는 조·불수호조약(1886) 체결 기념으로 프랑스 사디 카르노(Marie François Sadi Carnot, 재임 1887-1894) 대통령이 조선에 선물한 프랑스 세브르 도자제작소(Manufacture Nationale de Sèvres)에서 만든 <백자 채색 살라미나Salamine 병>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개항 이후 조선은 수교를 맺은 서양 국가로부터 기념 선물을 받은 전례가 없었다. 예술적 자부심이 높은 프랑스는 자국을 대표하는 명품으로 세브르産(산) 도자기를 선택해서 보냈다. 이에 고종은 답례로 12~13세기 고려청자 두 점과 ‘반화(盤花, 금속제 화분에 금칠한 나무를 세우고, 각종 보석으로 만든 꽃과 잎을 달아놓은 장식품)’ 한 쌍을 선물하였다고 한다. 4부 ‘서양식 연회와 양식기’에서는 창덕궁 대조전 권역에 남아 있는 서양식 주방을 그대로 옮긴 구조에 <철제 제과틀>, <사모바르(Samovar, 장작, 석탄 등을 사용하여 물을 끓였던 러시아식 주전자)> 등 각종 조리용 유물을 전시해 당대의 창덕궁 주방 속으로 관람객을 안내한다. 특히 당시 주방의 풍경을 영상으로 선보여 마치 당시 연회 속에 직접 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프랑스 회사 필리뷔트(Pillivuyt) 양식기는 이화문(李花文)이 찍혀있어 조선에서 주문 제작한 도자기임을 확인할 수 있다. 5부 ‘궁중을 장식한 수입 화병’에서는 만국박람회를 통해 세계 자기 문화의 주류로 떠오른 자포니즘(Japonism, 19세기 중반 이후 서양에서 나타난 일본 문화 선호 현상) 화병과 19세기 후반부터 말레이 반도, 싱가포르 등지에 사는 중국 무역상의 후손들이 유행시킨 중국 페라나칸(Peranakan) 법랑 화병을 통해 조선이 서양식 건축물은 물론 세계적으로 유행한 대형 화병을 장식, 근대적 취향과 문물을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일본 아리타·교토·나고야 지역에서 제작하여 세계적으로 유행한 서양 수출용 화병들이 국내에 이처럼 다량 현존하고 있는 사실은 국내외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또한, 고란샤(香蘭社)·긴코잔(錦光山)과 같은 공장제 도자기 제작회사에서 만들어진 이 화병들은 새와 꽃, 용, 고사인물 등 다양한 소재와 금채金彩로 화려하게 장식되어 풍부한 볼거리를 담고 있다. 국립고궁박불관은 이번 전시에 앞서 지난 2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도록 『 서양식 생활유물』을 발간하였고 이번 전시는 이를 바탕으로 전시로 풀어내었다. 하지만 전시에서는 많은 조사에 비해 해설이 부족함은 아쉬움으로 남는 전시라 하겠다. 한편,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일부터는 박물관에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을 통해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실의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제작하여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www.gogung.go.kr)에서 공개되며, 특별히 프랑스·중국·일본산 대형 화병 13점은 3차원 입체(3D)오브젝트 기술을 최초로 적용해 가상현실 온라인 전시관에서 360도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매주 목요일에는 유물에 대한 상세정보와 설명, 전시 뒷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국립고궁박물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 공식 인스타그램(instagram.com/gogungmuseum))에서 제공되며, ‘백자 채색 살라미나 병’을 그대로 살린 문화상품을 제작해 관심 있는 대중 누구나 기념품으로 전시의 여운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더불어 특별전 기간에는 두 차례의 특별강연을 진행된다. 8월 27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 모던의 소비와 한국 공예의 선택(최공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 왕실 수입자기의 종류와 특징(장남원, 이화여자대학교)을, 9월 24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 조·불 수교기념 도자기 예물과 新신왕실도자의 의미(곽희원, 국립고궁박물관)와 ▲ 조선왕실과 프랑스자기의 조우(엄승희, 이화여자대학교) 특강을 열 예정이다.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https://youtube.com/gogungmuseum)에서 실시간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며, 조선왕실 서양식 도자기의 구체적인 쓰임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전시 유물에 관한 이야기와 당시 시대 배경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퀴즈 등을 통해 학습하는 ‘新왕실도자 전시해설’과 ‘내가 만드는 왕실도자’ 등 특별전과 연계한 교육도 8월 중순 이후 시작될 예정이다. 교육 참여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박물관 누리집 또는 전화(02-3701-7652)로 문의하면 된다. 전시는 오는 10월 4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공산성의 역사를 첨단 기술 활용한 ‘공산성 역사관’ 30일 개관
공산성의 역사를 첨단 기술 활용한 ‘공산성 역사관’ 30일 개관
[서울문화인] 2015년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공주 공산성의 세계유산적인 가치와 역사, 문화, 관광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공산성 역사관이 오는 30일 개관한다. 공산성 역사관은 공주 공산성에 대한 정보를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하여 6개 공간(안내공간·휴게공간·전시실·디오라마관·영상관·체험실)에 담았다. ‘전시실’은 세계유산 공산성과 관련된 기록과 지도, 축조와 구조, 발굴 과정, 출토 유물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함께 백제 시대부터 현재까지의 공산성의 변화상을 디지털 기법과 그림판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디오라마관에는 공산성 내 왕궁지와 백제 왕궁 관련시설 유적을 3차원 입체(3D)로 복원하고 중요 유적지의 역사적인 사건을 대형 디오라마와 함께 영상으로 재현하였다. 복합 현실 영상관에서는 공산성과 관련된 유적과 유물을 X-Particles(엑스-파티클, 기하학적인 문양 등을 이용하여 영상을 표현하는 방법) 기술로 구현하여 장비 없이 환상적인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방문객이 55인치 무인안내기를 통해 세계유산 공산성에 대한 기본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안내공간’과 다양한 백제문양을 활용하여 꾸며진 공간으로 공산성 금서루의 조망과 더불어 안락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게공간’, 관람객이 직접 그린 그림을 3차원 입체 기술을 통해 백제 웅진성의 캐릭터들과 만나게 할 수 있는 체험실로 꾸며졌다. [허중학 기자]
긴 휴관 후 진행하는 경복궁에서 즐기는 슬기로운 여름나기
긴 휴관 후 진행하는 경복궁에서 즐기는 슬기로운 여름나기
[서울문화인]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궁·능 관람이 지난 7월 22일부터 재개된 가운데, 궁능유적본부는 여름방학과 하계 휴가기간에 맞춰 경복궁 생과방의 야간 특별프로그램으로 ‘궁에서 즐기는 슬기로운 여름나기’(이하 궁에서 여름나기) 특별행사를 오는 8월 6일부터 16일까지(기간 중 목, 금, 토, 일 / 오후 6시 30분∼오후 9시 30분) 경복궁 소주방 등 주요 전각에서 진행한다. ‘궁에서 여름나기’ 특별행사에는 ▲ 건춘문 여름나기(탁족체험, 궁궐쉼터, 사진촬영체험) ▲ 동궁 일상재현(왕세자 부부의 야간산책, 복식체험 등) ▲ 소주방 궁중병과(다과체험, 이야기 여행 등) 등으로 진행한다. 건춘문 여름나기는 건춘문 안쪽에 관람객을 위한 특별한 휴식 공간을 마련하여 간식과 전통체험을 즐길 수 있다. 조선 시대 궁중의 남자 요리사 대령숙수(待令熟手)가 운영하는 숙설소(熟設所, 궁중 잔치 때 많은 양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지은 임시 가가(假家))에는 시원한 수박과 곶감말이가 준비되어 있고, 은행나무 앞 탁족(濯足, 산간 계곡의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조선 시대 선비들의 휴가 방법) 체험 공간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즐겼던 여름나기인 탁족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동궁 권역에서는 조선 시대 왕세자와 세자빈의 궁중 일상의 모습이 재현된다. 그리고 전문 배우가 함께하는 왕세자 부부의 야간산책도 진행될 예정으로 관람객은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조선 시대 왕의 일상식과 야참, 잔치 음식 등을 만들던 경복궁 소주방에서는 수라간 상궁과 나인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방문객들은 미리 마련된 ‘궁중 야참’(약과, 주악, 떡, 원소병, 약밥, 차 등)과 함께 전통음악을 즐길 수 있다. 생물방 밖 서쪽의 넓은 뜰에서는 조선 시대 낭독가인 ‘전기수’가 들려주는 한여름 밤의 무서운 이야기가 마련되어 있어 더위를 잊고 싶은 관객에게 오싹하고 서늘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행사 시작 하루 전날에는 문화재청 공식 유튜브(https://www.youtube.com/user/chluvu)와 문화유산채널 유튜브(https://www.youtube.com/user/koreanheritage)에서 ‘궁에서 여름나기’를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되며, 행사 당일 경복궁 동문인 건춘문 입구에 비치된 안내 홍보물에는 관람객 유형에 따라 4가지 맞춤형 ‘소(所)’(내가 몸소, 놀고먹다 가소, 이제야 알았소, 서 있지 마소)로 재미있게 구분하여 행사 참여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1일 100명으로 관람 인원을 제한되며, 마스크 착용, 발열 확인, 안전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진행한다. 행사는 7월 31일 오후 2시 이후 옥션티켓(http://ticket.auction.co.kr 1인당 4매 가능)을 통해 사전에 예약해야 참여할 수 있으며, 1인당 요금은 1만 2천원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누리집(royal.cha.go.kr),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www.chf.or.kr)을 방문하거나 전화(02-3210-4807)로 문의하면 된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