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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컬렉션으로 보는 세계 역사를 빛낸 73명의 얼굴
[박물관]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컬렉션으로 보는 세계 역사를 빛낸 73명의 얼굴
셰익스피어, 엘리자베스 1세 초상화 등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명품 컬렉션 78점 국내 최초 소개 [서울문화인]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이 2021년에 첫 번째로 선보이는 대규모 해외 문화재 특별 전시로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관장 니컬러스 컬리넌, Dr. Nicholas Cullinan)이 간직해온 명작名作 78점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특별전을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진행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온전히 해외 회화작품으로 전시를 갖는 것은 아마 2015년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 이후 모처럼 진행하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우리나라 초상화를 테마로 대중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던 2011년 ‘초상화의 비밀’ 이후 모처럼 선보이는 전시이기도 하다. 보통 초상화는 자기의 이름을 드높이거나 권력 과시, 또는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간직하거나 상실감을 이기지 못해 초상화를 그리곤 했다. 그런데 제목에서 보듯 15세기의 실존인물 셰익스피어(1564~1616)가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중세 종교적 세계관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실적인 초상화가 나타나는 시기는 14세기에 시작된 르네상스 이후 세밀화 된 초상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초상화가 회화의 한 장르지만 일반적인 회화와 다른 속성이라면 예술적 가치와 더불어 그림의 주인공 자체가 지니는 의의가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우린 초상화를 예술적 측면과 함께 자신도 모르게 주인공이 가진 스토리를 대입시켜 그 인물자체에 집중하기도 한다. 이번에 작품을 선보이는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은 정치인 필립 스탠호프, 역사가 토머스 배빙턴 매콜리, 전기작가 겸 수필가 토마스 칼라일의 주도로 1865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기관으로 이곳은 지난 오백 년에 걸친 영국의 역사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연대순으로 전시가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소장품 가운데 가장 오래된 초상화는 1505년에 그려진 튜더왕조를 개창한 ‘헨리 7세’(1457~1509)의 초상화이다. 73명이 그린 76명의 인생 이야기 대문호 셰익스피어, ‘폭풍의 언덕’을 쓴 에밀리 브론테(1818-1848),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른 엘리자베스 1세(1533-1633), 진화론과 만유인력을 주창한 찰스 다윈(1809-1882)과 아이작 뉴턴(1642-1727), 세계적인 록 밴드 비틀스와 그들을 잇는 에드 시런(b.1991), 당대 최고의 배우 오드리 헵번과 엘리자베스 테일러, 월드 와이드 웹(www)을 발명한 팀 버너스 리, 축구의 아이콘 데이비드 베컴, 남아공 민주화 운동을 이끈 넬슨 만델라에 이르는 상징적 인물들뿐만 아니라 민중의 왕세자비이자 패션 아이콘이었던 웨일스 공작부인 다이애나비, 부유한 귀족에서 반역자로 처형된 캐플 남작 가족, 노예 상인에서 노예로 팔린 아유바 술레이만 디알로까지, 76명의 삶의 이야기를 소개는 이번 전시는 과거 500여 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영국뿐 아니라 세계 역사와 문화를 빛낸 인물들의 초상화를 통해 시대와 역사는 물론 이들의 이야기가 루벤스, 반 다이크, 로댕, 앤디 워홀, 알렉스 카츠, 데이비드 호크니 등 초상화의 주인공 못지않은 당대 최고의 화가 73명의 손길을 통해 느껴볼 수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단순 시대적 나열이 아닌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하여 초상화가 가진 다양한 의미를 살피고 있다. 전시에 선보이는 초상화 또한 16세기에 나무판에 그린 것부터 21세기의 홀로그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와 형식을 아우르고 있어 초상화의 과거와 현재를 조망해볼 수 있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니컬러스 컬리넌 관장은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는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일시적 휴관 상태인 동안 우리 관의 대표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선사합니다. 작품 중 다수가 이번 전시를 맞아 처음으로 영국 밖에서 전시되며, 특히 우리 소장품들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이는 자리로, 지난 500년간 제작된 초상화들 중 가장 뛰어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팬데믹 사태로 인해 출장이 거의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국립중앙박물관과의 협력으로 이러한 결실을 맺은 점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라고 개막을 축하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오는 8월 15일까지 진행된다. (관람료 : 25세 이상 9천원) [허중학 기자]
[전시] 고판화박물관 명품 판화 110점, 부산 나들이
[전시] 고판화박물관 명품 판화 110점, 부산 나들이
[서울문화인]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의 명품 판화 110점이 오는 21일부터 부산 구포에 자리잡은 부산교육청 학생예술문화회관(관장 박귀자)을 찾아 부산시민에게 소개된다. 강원도 유형문화재 152호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을 비롯하여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베트남 등 고판화박물관이 자랑하는 명품 110여점으로 이루어진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명품 특별전 '인쇄문화의 꽃-고판화‘은 부산교육청이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복지사업으로 진행되는 전시로 인쇄와 미술의 복합성을 띄고 있는 세계 고판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장르별로 1부 삽화판화, 2부 예술판화, 3부 문양판화로 구성되어 선보인다. 1부 삽화판화에서는 조선 시대 최고의 판화인 오륜행실도 목판과 고구마를 가져온 조엄 조선통신사 행렬도 등 고려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다양한 전적류와 세계적인 명품인 명 성화 황실 내부각본인 불정심다라니 등이 선보이며, 2부 예술판화에서는 세계적인 명품으로 꼽히는 한국 ‘치성광여래도’, 중국의 ‘오대산성경전도’, 고려불화를 판각한 일본의 ‘오백나한도, 불화판화와 연옥도 천주교판화 등 다양한 대형 종교판화를 비롯하여, 채색 십장생도· 까치와 호랑이 8폭 병풍 등 한국의 민화 판화, 채색 호랑이 판화, 청장미인도 등 중국의 년화판화, 요즘 유행하는 문신문양에 영향을 미친 구니요시의 수호지 인물화 등 일본 우키요에 판화들도 주목해야할 작품들이다. 3부 문양판화에서는 옛 선조들의 생활 속에서 아름다운 멋을 실천하였던 능화판, 시전지를 비롯하여, 문자도 판화 등이 소개된다. 전시에 앞서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은 “2003년에 개관한 고판화박물관이 그동안 40여 차례 다양한 주제의 고판화 전시회와 국립민속박물관, 해인사대장경축제, 청주 고인쇄박물관, 일본 동경국문학연구자료관, 중국 쑤저우 공예미술대학 등 국내외 초청전을 통해 선보였던 대표적인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로 특히 부산 시민들과 인쇄와 그림에 관심 있는 학생, 전문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는 6월 5일까지 본관 1층 갤러리 예문에서 진행된다. 아울러 관람시간은 매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일요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문의:051-366-8111) [허중학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1,488점의 ‘이건희 컬렉션’ 베일을 벗다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1,488점의 ‘이건희 컬렉션’ 베일을 벗다
회화 대다수, 조각, 공예, 드로잉, 판화 등 근현대미술사 총망라 -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유영국 등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238명 1,369점 - 모네, 고갱, 르누아르, 피사로,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 8명 119점 2021년 8월 서울관 《이건희컬렉션 1부: 근대미술》(가제)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공개 [서울문화인] 지난 4월 30일,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이건희 컬렉션’으로 불리는 예술작품 11,023건 약 2만3천여 점을 국공립박물관.미술관에 기증하겠다고 밝혀 세간의 큰 이목을 끌었었다. 이 중에서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한 1,488점(1,226건)의 ‘이건희 컬렉션’의 베일이 벗겨졌다. 14일 오전, 국립현대미술관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이번 기증 작품이 공식명칭을 ‘이건희컬렉션’으로 정하고 세부내역을 공개했다. 이번 공개에 의하면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김기창, 이인성, 장욱진, 변관식, 이중섭, 박래현, 천경자 등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작가의 명작은 물론 모네, 고갱, 피카소, 호안 미로, 살바도르 달리, 마르크 샤갈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작품도 대거 포함되어 있음이 들어났다. 작품은 한국화를 비롯한 회화가 대다수를 이루며, 회화 이외에도 판화, 드로잉, 공예, 조각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근현대미술사를 망라하고 있다. 회화 대다수, 조각, 공예, 드로잉, 판화 등 근현대미술사 총망라된 ‘이건희컬렉션’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된 총 1,488점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한국 근현대미술 작가 238명의 작품 1,369점과 외국 근대작가 8명의 작품 119점으로 분류된다. 장르별로는 회화 412점,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 순으로 비교적 모든 장르를 고르게 포함하고 있다. 제작연대별로는 1950년대까지 제작된 작품이 320여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약 22%를 차지한다. 그러나 작가의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할 때 1930년 이전에 출생한 이른바 ‘근대작가’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가 작품 수는 약 860점에 이르러, 전체 기증품의 약 58%를 차지한다. 작가별 작품 수를 보면, 유영국 187점(회화 20점, 판화 167점)으로 가장 많고, 이중섭의 작품이 104점(회화 19점,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포함), 유강열 68점,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권진규 24점 순이다. 한국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 보강으로 근대미술사 연구 강화의 기회 그간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작품 중, 1950년대 이전까지 제작된 작품은 960여 점에 불과했다. 특히, 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기 소장품이 이번 기증으로 크게 보완되어 근대미술 컬렉션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는 점 이외에도 한국 근대미술사 연구에 큰 역할을 할 것이란 점이다. ‘이건희컬렉션’ 중 특히 주목할 점들로 첫째는 김은호, 이상범, 변관식, 김기창, 박래현 등 한국화가의 ‘대표작’이 대거 기증되어 미술관의 한국화 컬렉션 질을 현격히 높여 주었다는 점이다. 이상범이 25세에 그린 청록산수화 <무릉도원도>(1922), 노수현의 대표작으로 유명한 <계산정취>(1957), 김은호의 초기 채색화 정수를 보여주는 <간성(看星)>(1927), 김기창의 5미터 대작 <군마도>(1955) 등이 이에 해당한다. 둘째는 수집예산이 적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좀처럼 구입하기 어려웠던 박수근, 장욱진, 권진규, 유영국 등 근대기 대표 작가들의 작품이 골고루 망라되어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근대미술 희귀작이 여러 점 기증되었다는 것이다. 나혜석의 진작으로 확실하여 진위평가의 기준이 되는 <화녕전작약>(1930년대), 여성 화가이자 이중섭의 스승이기도 했던 백남순의 유일한 1930년대 작품 <낙원>(1937), 총 4점밖에 전해지지 않는 김종태의 유화 중 1점인 <사내아이>(1929) 등이 이에 해당한다. 넷째는 그간 국내화가에 비해 컬렉션이 현저히 적었던 해외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해외 거장의 작품들을 국내에서도 만나보게 된 의미가 크다. ‘이건희컬렉션’ 언제 어떻게 공개되나 무엇보다 대중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언제 실물을 볼 수 있는가 하는 궁금증일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을 오는 8월 서울관을 시작으로, 2022년에는 과천, 청주 등에서 특별 전시, 상설 전시, 보이는 수장고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라 밝혔다. 가장 먼저 ▲오는 8월, 서울관에서 열리는 《이건희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을 통해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을, 12월《이건희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을 통해 모네, 르누아르, 피카소 등의 작품을, 그리고 2022년 3월, 《이건희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을 통해 이중섭의 회화, 드로잉, 엽서화 104점을 선보인다. ▲덕수궁관에서는 오는 7월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전에 일부 작품을 선보이고, 11월 《박수근》회고전에 이건희컬렉션을 통해서도 대거 선보이게 된다. ▲과천관에서는 이건희컬렉션과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및 아카이브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한 《새로운 만남》을 2022년 4월과 9월에 순차 개막된다. ▲청주관에서는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이건희컬렉션의 대표작들을 심층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2022년 지역의 협력망미술관과 연계한 특별 순회전을 개최하여, 보다 많은 국민들이 소중한 미술자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 더불어 2022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는 한국 근대미술전에도 이건희컬렉션 중 일부가 소개될 예정이다. ‘이건희컬렉션’, 연구 및 공공프로그램 활용 국립현대미술관은 전시와 더불어 2022년까지 작가명, 작품명, 재료기법, 제작연도 등 작품정보 데이터 구축을 위한 기초 학술조사를 실시하고, 제작시기 및 성분분석 등의 조사연구와 더불어 유족, 생존작가, 미술계 인사 등을 통해 작품관련 주요 정보 데이터도 구축한다고 밝혔다. 기초 조사연구 완료되면 ‘이건희컬렉션’ 소장품 도록 발간을 시작으로 기증작의 시기별, 주제별 의미를 분석하는 학술행사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다양한 연구 논문과 출판물로도 공유하여 평생 수집한 미술품을 국민의 품으로 보내준 고인과 유족의 정신을 기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의 세부공개에 앞서 이번 기증은 총 4회의 작품실견, 수증심의회의 후 작품반입 및 기증확인서 발급 등 미술관의 기증 절차에 따라 진행되었으며, 모든 기증 작품은 항온·항습 시설이 완비된 과천관 수장고에 안전하게 입고되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이건희컬렉션’ 더하여 소장품 1만점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허중학 기자] -->
[전시] 판화,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2000년대 변화된 목판화의 세계
[전시] 판화,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2000년대 변화된 목판화의 세계
[서울문화인]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 지난 4일부터 모처럼 현대 국내 목판화의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신비로운 블록버스터 판화의 세계 <나무, 그림이 되다>’ 展이 진행되고 있다. 예술의 한 장르를 떠나서 판화는 동아시아를 비롯하여 불교, 유교권 국가에서 판화는 천년 이상 지식전달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매체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통일신라의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고려의 팔만대장경 등에 이르기까지 발달한 목판기술을 가진 나라였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유교적 가르침의 삽화로도 발전시키며, 우리의 판화는 오랜 역사 속에 독자적인 특징을 지닌 장르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유럽의 인상주의 화가들에게 큰 영감을 준 일본처럼 예술의 한 장르로 발전시키지는 못하였지만 196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판법의 발전과 함께 노동운동, 민주화운동 현장에서는 급진적이고 실험적인 매체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에 이르러 미디어아트, 융복합 예술 등 새로운 동시대 미술의 홍수 속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비록 미술관에서 판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는 않지만 아직도 많은 작가들이 예술의 한자리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대형 목판화의 세계, 시각적 즐거움이 가득한 현대 목판화가 18인 특별전 한국의 전통회화에서 볼 수 있는 미감을 현대적 양식으로 표현된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번 판화전은 한국목판문화연구소와 미술평론가이자 목판연구가인 김진하 전시감독(나무아트 대표)의 기획으로 2000년대 한국 목판화의 주요한 흐름과 경향을 살펴보는 자리로 손색이 없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 <나무, 그림이 되다>는 목판화의 비유적 표현이다. 제목처럼 목판화이지만 마치 회화를 넘보는 듯 섬세한 기술과 신비로운 색채를 담은 작품부터 가로 9.6m의 길이로 해남에서 보길도까지의 여정을 담아낸 김억의 <남도풍색南道風色> 등 관람객이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대형 목판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것 같은 김준권의 <이 산 저 산>과 <산의 노래>, 사실적 묘사가 매력적인 배남경의 <도시산책>, <기도하는 사람들>을 비롯하여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를 생생하게 형상화한 판화작품도 시선을 끈다. 한지에 목판 작업으로 완성한 정비파의 <낙동강-그리운 고향>, <지리산 이야기>, 김억의 <해남 땅끝마을>, <한라산과 영실계곡> 등 자연경관을 사실적으로 표현된 작품은 회화와는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우리 산천의 아름다움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외에도 리듬감이 있는 선의 조형과 단색판화를 콜라주(collage)하듯 표현한 강행복의 <화엄華嚴>, 일상의 경험을 다루는 유근택의 연작 <우리 사이에 강이 있어> 등 독자적인 특징을 가진 현대 목판화까지 전시장에 소개되는 100여점은 판화 작품은 지난 40년간의 한국 목판화의 경향을 바탕으로, 2000년대 이후 국내 현대 목판화의 경향과 성과를 종합적으로 제시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LAND · HUMAN · LIFE 목판화의 지향점을 모색하다. 전시의 구성은 서예박물관 2, 3층 전관에서 총 3부로 ▲국토(LAND), 사람(HUMAN), 생명(LIFE)을 주제로 구성되었다. 1부, [국토 LAND]에서는 숭고하고 장엄한 우리 삶의 터전을 환유(換喩)와 상징으로 표현한 김준권, 류연복, 김억, 정비파, 손기환, 홍선웅의 작품을 선보이며 2부, [사람 HUMAN]에서는 다양한 인물상의 역사적 서사와 현실적인 생태를 비판적 사실주의 관점에서 보여주는 정원철, 이태호, 유근택, 강경구, 이동환, 이윤엽 등 작품을 3부, [생명 LIFE]에서는 자연과 사람 사이에서 발현하는 기운과 생명성을 관조적으로 형상화한 윤여걸, 유대수, 안정민, 배남경, 김상구, 강행복 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한편, 이번 전시가 5월 30일(일)까지 24일간이란 짧은 기간인 만큼 직장을 비롯하여 많은 분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되었던 관람시간을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뮤지엄 나이트’로 오후 8시까지 1시간 연장되어 운영되며, 아울러 입장료는 성인 10,000원, 대학생 5,000원이지만 유아·어린이·청소년(만 18세 이하), 65세 이상의 어르신, 미술 전공 대학생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미술관]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표화가 황재형 개인전 ‘회천回天’
[미술관]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표화가 황재형 개인전 ‘회천回天’
[서울문화인] 예술의 인간의 삶과 역사를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에는 문자로서의 역할을 하였다면 문자로 소통되는 시대에는 유희적 역할이 강할 것이다. 그렇게 예술은 변화, 발전되어 왔으며, 미디어의 발전으로 우리는 전 세계에 수많은 예술작품을 다양한 방법으로 만나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미술관을 찾아 그 작품을 만나려는 이유는 소재, 질감은 물론 작가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방식을 통해 또 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1980년대 초반 강원도에 정착해 광부로 일한 경험을 리얼리즘 시각으로 그려낸 ‘광부화가’로 알려져 있는 황재형(1952~) 작가의 작품 또한 우리가 미술관을 찾게 만드는 큰 이유는 그 만의 독특한 소재(물질, 주제)가 주는 강열함에 있다. 1952년 전라남도 보성에서 출생한 황재형은 1982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를 다니며 박흥순, 전준엽, 이종구 등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민중미술 단체 ‘임술년, “구만팔천구백구십이”’(이하 ‘임술년’)로 활동하며, 제5회 중앙미술대전(1982)에서 <황지330>(1981)으로 장려상을 수상하며 화단의 주목을 받지만, 1982년 가을 강원도에 정착하여 광부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1980년대 민중미술의 현실 참여적인 성격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을 발표하였으며, 1990년대에는 쇠락한 폐광촌과 강원도의 풍경 속에서 인간과 자연을 연결하는 인식의 전환을 꾀하였고, 2010년 이후에는 머리카락과 흑연 등을 활용하여 탄광촌의 인물에서 동시대 이슈를 넘어 인간성, 시간성, 역사성 등의 주제로 확장해왔다. 한국 리얼리즘 미술의 대표화가 황재형의 개인전 《황재형: 회천回天》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선보이는 그의 개인전 전시명 ‘회천(回天)’은 ‘천자(天子)나 제왕의 마음을 돌이키게 하다’ 또는 ‘형세나 국면을 바꾸어 쇠퇴한 세력을 회복하다’라는 뜻을 지닌 단어로, 예술의 사회적 효용성 또는 변혁의 가능성을 그림으로 증명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 그는 인간성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도 그것의 회복을 꿈꾸는 메시지를 이번 전시의 제목 ‘회천(回天)’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시는 ‘광부와 화가(1980년대~)’, ‘태백에서 동해로(1990년대~)’, ‘실재의 얼굴(2010년대~)’까지 총 3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인물 작품이, 2부에서는 풍경 작품이 주를 이루고, 3부는 인물과 풍경을 소재로 한 작품이 시대별로 선보이지만 그 속에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은 작가의 주제의식이 묻어있으면서도 ‘사실성’에 대한 작가의 관점이 점진적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1부 ‘광부와 화가’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그려낸 탄광촌의 노동자와 주변인의 인물 초상이 중심을 이룬다. 중앙대 재학 시절부터 그린 <징후>(1980), <황지330>(1981)을 비롯하여 3년간 광부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한 <목욕(씻을 수 없는)>(1983), <식사>(1985) 등이 소개되고 있다. 또한 1980년대 중반 이후 탄광촌의 폐품을 오브제로 사용하거나 철망이나 비정형의 합판을 캔버스로 활용한 작품과 1990년대 이후 탄광촌에서의 경험을 반추하며 제작한 작품들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2부 ‘태백에서 동해로’에서는 1980년대 중반 건강상의 이유로 광부를 그만두었지만, 1989년 시행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폐광이 늘어나는 상황을 목도하면서 한국 사회의 압축성장이 야기한 다양한 삶의 터전의 흔적을 목격자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석탄가루와 오물이 흐르는 탄천 위로 노을이 지는 풍경을 그린 <작은 탄천의 노을>(2008), ‘현실의 형상화’를 위해 흙과 석탄을 질료로 사용한 <검은 울음>(1996~2008)이나 <어머니>(2005) 등의 작품을 발표하였다. 또한, 이 시기 시야의 확장하여 강원도의 대자연을 수년에 걸쳐 완성한 폭 5m에 달하는 <백두대간>(1993~2004) 등 풍경화로 대상을 넓혀나간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3부 ‘실재의 얼굴’에서는 2010년대 황재형이 지역을 벗어나 초역사적 풍경과 보편적인 인물상을 그려내면서도 1980년대부터 그려내던 주제를 머리카락을 이용해 새롭게 풀어내는 시기의 작품을 담고 있다. 작가가 머리카락을 재료로 삼은 것은 1980년대 물질을 이용해 실제적인 현실을 구현하고자 했던 방식과 연결되며 탄광촌의 광부와 주변 풍경이 재등장하면서도 한편 세월호나 국정농단 사건과 같은 동시대 이슈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무엇보다 3부에서는 그동안 그려온 소재에 재료가 주는 강열함이다. 특히 머리카락으로 표현한 우리의 누렁소를 그린 <우리는 늘 소가 넘어 갑니다>는 이중섭의 황소 이후 ‘소’를 소재로 한 가장 강렬한 작품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 외에도 은퇴한 광부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그린 <아버지의 자리>(2011~2013), 흑연으로 역사의 시간성을 표현한 <알혼섬>(2016)을 비롯하여 유화로 그린 광부의 초상을 머리카락으로 새롭게 작업한 <드러난 얼굴>(2017) 등 80년대 그려낸 광부의 삶이 주제가 유화에서 머리카락이란 재료로 새롭게 탄생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황재형은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이란, 인간이 절망하는 곳이다. 막장은 태백뿐 아니라 서울에도 있다”라는 언급에서 알 수 있듯 그의 작품의 주제의식은 40년이 지나도 여전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껴볼 수 있다. 광부화가로 탄광촌의 일상과 삶을 리얼리즘 시각으로 그려낸 1980년대 작품부터 현재까지 40년에 걸쳐 그려낸 황재형 작가의 사상을 관통하는 65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8월 22일(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전시] 20세기 라이프 역사를 기록한 ‘라이프’ 사진전 4년 만에 새 주제로
[전시] 20세기 라이프 역사를 기록한 ‘라이프’ 사진전 4년 만에 새 주제로
[서울문화인] 디지털 시대,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수많은 종이매체 잡지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라이프’지도 예외는 아니다. 1936년 창간된 사진잡지 ‘라이프’는 창간 1년 만에 100만 부를 발행했고, 전성기에는 세계 곳곳에서 총 1350만 부 가량을 찍어내었고 800만 명에 이르는 정기구독자에게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소식을 전달하며, 텔레비전이 대중화되기 전까지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매체이자 포토저널리즘이라는 표현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는 포토저널리즘의 무게를 알지 못한 채 뛰어들어 희생을 감내해야 했던 탁월한 사진가들이 함께 이룩한 업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변화되어가는 디지털 시대에 2007년 ‘라이프’도 계속되는 재정난으로 결국 폐간되었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을 비롯한 참혹한 전쟁의 모습이 담긴 사진부터 천진한 어린이의 일상, 올해 유행할 패션에 대한 통속적인 기사들까지 20세기 인간의 삶에 대한 총체적인 기록한 1000만 장의 ‘라이프’지의 사진기록은 여전히 반복되는 역사의 교훈과 함께 다가오는 시대와 삶의 문제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주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남겨진 가장 아날로그적인 라이프 기록 ‘라이프’지는 폐간으로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을 전해주지 않지만 2013년 ‘하나의 역사, 70억의 기억’으로 시작으로 2017년 ‘인생을 보고, 세상을 보기 위하여 까지 ‘라이프’지의 사진기록의 진수를 모은 <라이프 사진전>은 누적 관람객만 50만 명이 관람할 정도로 여전히 대중과 소통하며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더 라스트 프린트’라는 주제로 4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 두 번의 전시가 격동의 시대와 역사에 남겨진 인물을 중심으로 한 내용을 선보였다면, 이번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전은 우리의 삶에 보다 가까운 일상을 포착, 1000만 장의 ‘라이프’지의 아카이브에서 20세기 우리가 함께한 사람과 그 순간, 보이는 것과 그 뒤에 가려진 이야기가 담긴 100장의 사진을 엄선하여 선보인다. 더불어 알프레드 에이젠슈테트, 로버트 카파 등 ‘라이프’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사진가 8명을 조명하는 ‘BIG 8’ 섹션을 통해 <포토에세이>와 주요 기사, 빈티지 잡지를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BIG 8: 창간호부터 마지막까지 ‘라이프’지와 함께한 스냅샷의 상징과 같은 존재인 알프레드 에이젠슈테트(Alfred Eisenstadt), 명성과 죽음을 모두 ‘라이프’지와 함께 시작하고 끝냈던 로버트 카파(Robert Capa), 자신이 경험한 진실을 지면에서 그대로 구현하고자 끊임없이 편집자들을 괴롭혔던 완벽주의자 유진 스미스(W. Eugene Smith), 거대한 전쟁과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한 인간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낸 데이비드 더글러스 덩컨(David Douglas Duncan), 윈스턴 처칠의 입에서 시가를 빼앗아 버린 유섭 카쉬(Yousuf Karsh), 창간호의 표지를 장식한 최초의 여성 종군사진기자 마가렛 버크-화이트(Margaret Bourke-White), 동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뛰어난 작업을 남겼던 니나 린(Nina Leen), 흑백의 갈등이 고조되기 이전부터 활동했던 흑인 사진가 고든 파크스(Gordon Parks) 시대를 막론하고 바래지 않는 인간의 가치를 담고 기록한 ‘라이프’지의 오랜 역사의 엑기스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라이프 사진전 : 더 라스트 프린트>전은 오는 5월 11일(화)부터 8월 21일(토)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진행되며, 오는 10일까지 30% 할인된 금액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전시] 맥스 달튼의 일러스트로 새롭게 태어난 명작 영화의 순간들
[전시] 맥스 달튼의 일러스트로 새롭게 태어난 명작 영화의 순간들
[서울문화인] 아르누보의 거장 체코 국민화가 알폰스 무하(Alphonse Maria Mucha, 1860~1939), 큰 눈의 어린아이 그림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미국의 여성화가 마가렛 킨 (Margaret Keane, 1927~), 프랑스 ‘야수파’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년~1954년)을 연이어 선보여 왔던 마이아트뮤지엄이 지난 4월 16일부터 새롭게 일러스트레이터 맥스 달튼(Max Dalton, 1975~)의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전 다른 전시에 비해 생경한 인물이지만 그의 작품은 단숨에 나를 사로잡았다. 그 첫 이유는 바로 <맥스 달튼, 영화의 순간들>이라는 전시타이틀에서 보듯 영화라는 대중적으로 익숙한 소재와 더불어 레트로한 표현방식도 한 몫하고 있다. 21세 들어서 애니메이션은 과학의 발전으로 과거보다 디테일하고 화려한 그래픽 작품이 넘쳐난다. 또한 이런 작품을 이제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디지털 시대에 맥스의 작품은 향수의 자극하는 레트로한 표현방식과 더불어 영화의 장면과 그 속 캐릭터를 새롭게 재구성하여 표현한 신선함이라 하겠다. 맥스 달튼은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출판사, 잡지사, 신문사, 광고 회사 등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근무하기도 하였지만 이전에는 실험적 영화 대본의 작가로도 활동하기도 하였다. 현재 그는 영화,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로 50년대 만화에서부터 애니메이션까지 섭렵하며, 지난 20년 동안 대중문화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여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작가이다. 특히 뛰어난 색감과 미장센으로 국내에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웨스 앤더슨’ 감독의 대표적인 영화의 아트북 『웨스 앤더슨 컬렉션: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일러스트레이션을 작업을 통해 그의 이름이 한국에도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에도 그는 <문라이즈 킹덤>, <판타스틱 Mr.폭스>, <다즐링 주식회사> 등 웨스 앤더슨 감독이 만든 영화라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전부 그림 속에 담았다. 이외에도 그는 <스타워즈〉, <메트로폴리스> 등 SF영화와 80~90년대 장르 영화들을 모티프로 하여 섬세하고 정교한 구조 속에 녹여내었다. 그의 작품의 어린 시절 50년대 카툰과 빈티지 동화책 등에서 영향을 받아 특유의 물 빠진 듯한 색채로 녹여 놓은 레트로한 스타일의 작품에 자신만의 해석으로 영화의 배경, 그리고 영화 속 인물들을 한 화면에 압축적인 이미지로 표현하여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재미를 주면서도 소위 작품의 ‘덕후’를 자극하는 디테일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전시는 총 220여점의 작품을 아우르는 맥스 달튼의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서 영화의 순간이라는 주제로 5개의 주제로 선보이고 있다. 1부는 1902년 제작된 흑백 무성영화 <달세계 여행>, <2001 스페이스오디세이>(1968), <이티>(1982), <백 투더 퓨처>(1985), <스타워즈>, <그래비티> 등 SF영화의 계보에서 주요한 작품 속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는 ‘우주적 상상력’을 시작한다. 이어 2부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지난 반세기 영화 역사에서 손꼽는 명작들을 맥스의 미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일러스트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는 ‘우리가 사랑한 영화의 순간들’로 이어진다. 맥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마틴 스코세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스파이크 리 등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감독들을 좋아하여 <쥬라기 공원>, <킬빌>, <펄프픽션>, <그녀>와 같은 작품들을 많이 그려왔다. 이번 공간은 <킹콩>, <백 투 더 퓨쳐>, <가위손>, <왕좌의 게임> 등 40여 작품으로 구성되었다. 특히, 마이아트뮤지엄 커미션으로 한국 영화 〈기생충>과 판타지 대작 <반지의 제왕>에 대한 포스터 작품도 함께 포함되었다. 3부는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된 <웨스 앤더슨 컬렉션 :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테마로 선보이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그리고 노스텔지어’가 4부에서는 맥스가 고딘 출판사에서 출판한 네 권의 동화의 일러스트를 스토리와 함께 읽을 수 있는 ‘맥스의 고유한 세계’로 이어진다. 특히 이곳에서는 한국 전시를 위해 최초로 선보이는 <화가의 작업실>시리즈에는 피카소, 모네, 잭슨 폴록, 프라다 칼로, 프란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쿠사마 야요이까지 여덟 명 화가의 작업방식을 현대적인 일러스트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마지막 5부에서는 그동안의 소재와는 달리 어릴 적 뮤지션을 꿈꾸며 가끔 재즈 기타리스트로 활동하기도 한 맥스가 ‘비틀즈’, ‘밥 딜런’, ‘찰리 파커’와 같은 8~90년대 활동했던 록 밴드와 재즈 뮤지션 등 그가 존경했던 음악적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작업한 포스터와 헌정 앨범 커버를 선보이는 ‘사우드 오브 뮤직’으로 마무리 된다. 전시는 오는 7월 11일까지 진행되며, 또한 한국에서의 개인전을 위해 선별된 포스터 작품들이 특별 한정판으로 제작되어 각 50부내외의 소량으로 판매되고 있다. [허중학 기자]
궁궐활용 대표축제 2021 궁중문화축전, 5월 1일 개막
궁궐활용 대표축제 2021 궁중문화축전, 5월 1일 개막
- 5.1(토)~5.9(일) 경복궁·창덕궁·창경궁·덕수궁·경희궁·종묘 일원 - 온-오프라인으로 만나는 31개 프로그램 [서울문화인] 궁궐을 활용한 대표적인 축제인 궁중문화축전이 지난 4월 31일 경복궁 수정전에서 진행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9일까지 5대궁(경복궁·창덕궁·덕수궁·창경궁·경희궁)과 종묘, 사직단에서 총 9일간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는 이번 궁중문화축전은 아름다운 궁궐 속에서 만끽하는 ‘힐링’과 ‘휴식’을 주제로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에서 산책과 사색, 초여름 궁궐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심쿵쉼궁>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사전 예약 오픈 2분 만에 모든 궁의 전 회차가 매진될 정도로 반응은 뜨거웠다. 동시에, 고종이 외국공사를 접견하던 흥복전 앞마당에서 조선 왕실과 궁궐을 배경으로 하는 국내 영화를 상영하고, 다양한 연관 분야의 전문가가 심도깊은 이야기를 전하는 <시네마궁>, 정조가 독서를 즐기던 집복헌에서 ‘나’를 주제로 글과 그림을 쓰고 그리는 체험 프로그램 <나를 찾는 시간, 궁에 다녀오겠습니다>, 창덕궁 선정전 뒤 보경당 터에서 열리는 궁중음악회 <창덕궁 오후 음악회>, 창덕궁 궐내각사 내에 위치한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전시와 체험, 인문학 강좌까지 한데 즐기는 <규장각 전시 및 체험>, 창덕궁 궐내각사 약방에서 이뤄지는 약방 체험과 인문학 강좌 <궁궐 속 치유, 창덕궁 약방> 역시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오픈 5분 만에 모든 프로그램의 전회차가 매진됐다. 특히, 작년 한 차례 온라인 영상물로 공개했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창경궁 명정전 앞에서 공연으로 선보이는 영조-사도세자-정조 3대의 슬픈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복사꽃, 생각하니 슬프다>는 무려 예약사이트가 오픈되자마자 전 회차 매진되기도 하였다. ■ 커피 한 잔에 환경보호와 지역경제활성화까지! 경복궁-덕수궁서 즐기는 <고종의 가배> ‘축전 X 일러스트 작가 혜강’조선 임금 4인 담은‘포토카드’& 폰스트랩도 받아가세요! 5대 궁궐이 위치한 종로구를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인근 지역 상권에 힘을 보태고, 시민들의 소비 진작 및 환경보호를 독려하는 특별 프로젝트로 아이돌 팬덤에서 살펴볼 수 있었던 ‘포토카드’ 증정 이벤트, 고종이 마셨던 ‘커피’를 조명하고, 그 안에 담긴 조선 왕실과 궁궐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당시 황제가 마셨던 원두로 블랜딩한 커피를 재현해 관람객에 증정하는 <고종의 가배>가 경복궁과 덕수궁에서 각각 진행된다. 경복궁 <고종의 가배>는 경복궁 흥례문 광장 내 궁중문화축전 종합안내소에서 운영되며, 날마다 종로구 내에서 당일 구입한 영수증을 지참하여 해당 안내소에 방문한 500명에 한해 증정이 이뤄진다. 하지만 지역 소상공인의 코로나19 극복을 돕는 취지인만큼 대형마트나 백화점, 유흥-사치업종 등의 영수증은 제외되며, 덕수궁 <고종의 가배>는 환경보호를 위한 메시지를 담아 텀블러를 지참한 100인에 한하여 일 선착순으로 축전 기간인 9일간 침출차(콜드브루)를 증정한다. 또한 경복궁에선 이번 축전을 위해 특별 제작된 ‘어진 포토카드’와 ‘단청 폰스트랩’ 증정 이벤트가 진행되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축전 측은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으로 풀어내는일러스트 작가 혜강과 협업하여 역대 조선 임금 중 태조, 세종, 정조, 효명세자의 어진에 상상력을 가미한 그림을 포토카드로 제작하였으며, ‘가배’와 함께 임의로 지급할 예정이다. 포토카드와 함께 패키지로 구성될 궁궐 단청의 선명한 색채를 담은 폰스트랩 역시 오로지 축전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굿즈다. ■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 <궁에서 태어났다궁(宮)> 조선시대에는 왕의 자녀가 태어나면 국운의 융성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아이의 태(胎)를 신성시 여겼으며, 이후 성대한 축제를 열고 풍수지리적으로 길한 장소를 엄선하여 그곳에 봉안하는 의식을 거행했다. 올해 궁중문화축전에는 왕자 열아홉, 공주 넷을 두었던 조선의 4대 임금, 세종대에 풍수지리적으로 최적의 길지에 선정돼 세종대왕자태실이 조성된 경북 성주군과 함께 지역연계프로그램 <궁에서 태어났다궁(宮)>을 선보인다. 궁중문화축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될 특별 다큐멘터리 <궁에서 태어났다궁(宮)>은 왕가에서 많은 탄생의 기쁨을 누렸던 세종 당대의 왕자태실을 중심으로 왕실 내 새 생명의 탄생과 태(胎)문화, 태항아리, 태봉안의식, 길지 선택과 태실 조성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문가의 고증과 지식을 바탕으로 쉽고 재미있게 전할 예정이다. 경복궁 교태전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번 다큐멘터리는 신병주 역사학자와 이다지 강사가 함께며, 5월 4일 궁중문화축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다. 이처럼 올해 궁중문화축전은 ‘힐링’과 ‘휴식’을 키워드에 걸맞은 새로운 기획과 프로그램을 더해 총 31개 프로그램을 각 궁의 특색을 담아 선보인다. 대한 자세한 정보 및 일정은 문화재청(www.cha.go.or), 한국문화재재단(www.chf.or.kr) 및 궁중문화축전(www.royalculturefestiva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축전 기간 내에 공개되는 온라인 프로그램은 궁중문화축전 유튜브(https://url.kr/JIL1Tt)에서 관람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2021년 어린이날 행사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에서 펼쳐지는 2021년 어린이날 행사
[서울문화인]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은 코로나19로 인해 긴 임시휴관으로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집 콕 놀이 챌린지’ 등을 통해 자녀와 부모가 함께 하는 참여하는 서비스를 실시하였었다. 하지만 올해 어린이박물관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여전히 코로나19로 인해 마음껏 뛰어놀지 못해 답답해하는 어린이들에게 옛 골목놀이를 상상하며 즐거움을 찾아보는 취지에서 “놀다 보면 하루가 너무나 짧아~”라는 신나는 골목놀이를 주제로 행사를 철저한 방역 속에 진행한다. 올해 행사는 어린이박물관 ‘놀이마당’과 ‘추억의 거리’에서 딱지치기, 추억의 오락실 등 체험(5종), 공연(2회), 현장 이벤트(2회) 등을 진행한다. 먼저 ‘추억의 거리’에서 이런 어릴 적 ‘골목놀이’를 소환한다. 딱지, 제기, 팽이 등 ‘놀잇감’을 직접 만들어서 골목놀이 경연도 벌이고, 놀이를 하면서 ‘골목대장’도 뽑는다. ‘추억의 거리’ 골목길에서는 그 옛날 문구점 앞에서 웅크리고 앉아 즐기던 오락기들이 마련되어 있고, 사방치기나 고무줄놀이 등도 길 위에서 자유롭게 해볼 수 있다. 또 좋은 선물 뽑기를 소망하며 용돈을 모아 찾아갔던 여러 가지 ‘뽑기놀이’ 체험방도 준비되어 있다. ‘놀이마당’에서는 구수한 옛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효성 깊은 호랑이’ 어린이극도 2회 운영될 예정이어서 체험과 더불어 풍성한 볼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어린이날 박물관을 방문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은 온라인 이벤트로 참여할 수 있다. 먼저 인형 전시와 연계하여 ‘나만의 인형 친구 만들기’ 키트를 나눠주고, 민속박물관 관람기를 모집하여 책자도 발간하고 선물을 주는 ‘박물관 시간여행! 나도 탐험가’, 보육원을 비롯한 기관 단체를 대상으로 어린이들의 추억놀이 사진을 모아 액자로 제작해주고 푸짐한 상품을 나눠주는 ‘신나는 놀이, 우리들의 추억 이야기’가 진행된다. 한편, 이날 경제활동과 육아를 홀로 부담하는 엄마들을 응원하는 마음에서 박물관은 후암동 소재 해오름빌 모자(母子) 가정 열다섯 가족을 특별히 초청하여 평소 바쁜 일상에 쫓겨 박물관을 찾기 어려웠던 어머니와 아이들이 어린이박물관의 전시도 관람하고, 어린이날 체험 행사도 함께 누리면서 소소한 행복의 시간을 갖는 행사도 진행한다.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날 행사의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https://www.kidsnfm.go.kr)을 통해 공지된다. 특히 박물관 현장 체험은 오전에는 모자 가정 대상 특별 초청으로 진행되며, 오후 2시부터는 어린이 가족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15가족을 추첨을 통해 선정할 예정이며, 4월 26일(수)부터 온라인 접수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현장 참여도 가능하며, 모든 체험은 무료로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전시] 세 가지 전래동화가 전하는 ‘만남’의 소중함을 체험하다.
[전시] 세 가지 전래동화가 전하는 ‘만남’의 소중함을 체험하다.
[서울문화인] 그 간 전래 동화를 소재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여온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 어린이박물관의 1층 상설전시실이 『견우와 직녀』, 『바리공주』, 『연오랑과 세오녀』 세 전래 동화 속의 ‘만남’을 주제로 새로운 전시 “우리 이제 만나요”로 4월 28일(수)부터 어린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전래동화 속 ‘만남’을 만나는 여정 이번 전시는 세 전래동화가 ‘만남’이라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만큼 어린이 관람객들이 ‘만남’의 의미와 소중함을 공감하는데 중심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주 관람층이 어린이인 만큼 시각적인 관람보다는 다양한 신체놀이와 체험을 통해 이야기에 참여하여 주제를 이해하도록 꾸며졌다. 먼저 전시 입구 ‘만남으로 떠나는 기차’에서 내려 전시 공간으로 들어서면 각각의 이야기가 담긴 세 개의 역驛을 만날 수 있다. 첫 번째 까막까치역에서는 견우와 직녀가 헤어지게 된 상황을 어린이들이 이해하고, 까치와 까마귀를 도와 둘의 만남이 이루어지는 오작교를 만드는 체험을 하게 된다. 이어 두 번째 약수꽃역에 내리면 온갖 어려움을 헤쳐나가 부모를 다시 만나는 ‘바리공주’의 모험을 마주하게 된다. 어린이들은 미로(迷路)로 표현된 바리공주의 역경에 동참하여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바리공주와 부모의 만남을 성사시킨다. 세 번째 갯바위역을 들어서면 ‘연오랑·세오녀’ 두 인물 이야기와 함께, 바위를 조종하는 인터렉션 게임을 통해 세오녀가 연오랑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돕게 된다. 마지막 세 이야기 역을 지나면 전시의 종착역 ‘우리 이제 만나’에 도달한다. 이곳에서는 ‘만남’ 혹은 ‘만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겨 서로 공유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박물관은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만남이 그리운 아이들에게 전시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몸으로 전시를 즐기면서 비대면 생활 속에 결핍되어 가는 ‘만남’의 다양한 모습과 가치를 경험하고, 가족과 친척과 친구들, 혹은 만나고픈 그 누군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가슴에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어린이들이 전시장에 직접 오거나 온라인을 통해 참여 가능한 전시 연계 교육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전시장에서는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방역 지침에 맞게 3명 이내로 현장에서 접수하여 “우리 이제 만나요”의 연계 교육이 주 3회씩 진행된다. 전시 연계 온라인 교육 “#다시만나”는 2021년 4월 27일부터 참가 신청을 접수하는데, 전시 주제와 관련된 교육 키트를 제공하며 화상 프로그램을 통한 강사의 실시간 진행으로 운영된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누리집(www.kidsnfm.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 한편, 어린이박물관 2층에서는 ‘골골이와 인형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세계인형조사로 수집된 인형을 바탕으로 기획한 전시로 어린이와 가족들은 골골이와 친구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새로운 ‘나’를 찾아보는 경험과 함께 봉제인형부터 로봇까지 총 241점의 세계 여러 나라 인형이 전해주는 의미를 통해서 흥미와 즐거움, 추억을 공감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