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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근 작가, 물질로 만들어낸 빛에서 내면의 빛을 얻다.
박병근 작가, 물질로 만들어낸 빛에서 내면의 빛을 얻다.
[서울문화인] “작품의 화면 구성들을 보면 원초적으로 디자인적, 회화적 각각의 입장에서 서로를 취하는 모습을 화면에 동시에 끌어들여 긴장을 가져다주는 잠재적 기술이 엿보인다. 특히 기법 면에서도 반도체 위에 켜켜이 두텁게 쌓아 올린 겹을 통해 이룬 독창적인 질감의 색과 변화는 어쩌면 자신의 삶을 한 줌 한 줌 모아 작품으로 조형하고 피어나는 인간의 빛과 같은 마음을 전해 받는다.” 반도체와 홀로그램이란 오브제로 “빛”을 주제로 작업을 하고 있는 박병근 작가에 대한 안재영 미술평론가의 평론이다. 최근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에서 진행한 2021년 광화문 국제 아트 페스티벌(9월 29일-10월 5일)에서 선정한 광화문 아트 포럼 올해의 작가상 수상하며, 올해의 작가전을 진행하고 있는 박병근 작가를 만났다. 앞서 이야기 했듯 박 작가가 반도체라는 어쩌면 예술과는 대칭적인 이미지의 오브제와 홀로그램이라는 소재로 작업을 하는 이유는 과거 삼성전자 제품 디자이너 출신이라는 내력 때문이다. 두 오브제는 과거 그에게 쉽게 접하던 오브제였으며, 무엇보다 그것의 특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박 작가를 알게 된지 그렇게 오래전은 아니다. 그 또한 추상 작업을 한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사실 디자이너가 어느 날 추상작업을 한다면 조금은 의구심어린 눈빛으로 바라볼 수 있다. 그렇다고 그가 처음부터 추상작업을 한 것은 아니다. 잘나가던 디자이너의 타이틀로 버리고 꿈을 찾아 화가의 길로 박 작가가 디자이너란 타이틀로 버리고 화가라는 직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8년 전이다. “삼성전자와 SK텔리콤의 디자이너로 있다가 디자인 개인 사업을 했다. 당시 사업은 잘되었지만 갑자기 위암이 찾아왔다. 그때 ‘내 어릴 적 꿈이 화가였는데’라고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꿈을 찾아 제 2의 길을 가게 되었다. 새로운 길을 가게된 것은 당시 와이프(부인)의 내조가 컸었다. 처음에는 ‘꽃’ 그림을 그렸다. 그때 의외로 많은 작품을 팔았다. 박 작가 “처음 꽃을 주제로 그림을 그릴 때 과거 디자이너 시절처럼 어떤 그림을 사람들이 좋아할까, 어떤 색을 선호할까? 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연구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랜 디자이너 생활에서 오는 그의 습성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현재 추상작업을 하고 있지만 그의 휴대폰에는 지난 삶의 이야기를 그려낸 과거의 구상.일러스트.스케치로 가득했다. 그는 이것은 지금을 위한 기초 과정이다. 그러나 지금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의 이런 작업은 역시 탄탄한 구상력을 가지고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나의 작품의 주제나 작업의 재료는 나의 깊은 내면의 고백이며 직장과 직업 경험에서 나온 창조적인 예술이다. 어느 날 갤러리 대표가 재능이 있지만 구상으로는 더 이상 작가로 성장하기 힘들다며 추상을 권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추상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그는 “비구상을 공부하면서 남의 것에서 찾지 말고 내속에서 찾자 싶어서 자신이 과거 경험했던 반도체와 홀로그램을 소재로 하고 자신의 집 주변의 한양도성의 성돌을 모티브로 삼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작품의 주제로 삼고 있는 ‘빛이 있으라’는 내가 아프기 전 탐욕과 힘들었던 시기를 넘어 빛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주제로 계속 작업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 “나는 어둠의 세상을 살았다. 치열한 경쟁과 탐욕, 교만 등으로 위암 수술까지 동반한 어둠속에서 살았다. 어둠은 돈이나 힘으로 해결할 수 없고 오직 “빛”으로만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 한다. 내가 어둠에 살고 있다고 인정할 때 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빛이 나와 함께 함을 인식할 때나는 새로운 작품을 시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그는 8년 이란 짧은 시간에 화가로서 많은 것을 이뤘다. 그동안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님도 자신의 작품을 몇 작품을 구매했으며, 미국 유명한 곳과도 현재 작업 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말을 아꼈다. 박병근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는 기존의 “빛이 있으라”라는 주제를 확장하여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인 한양도성 성돌을 모티브로 한 “빛의 채널”이라는 주제를 오버랩한 작품을 선보였다. 어둠을 깨뜨리는 “빛이 있으라”와 새로운 빛을 세상에 전파하는 “빛의 채널”이라는 2가지 주제를 오버랩하는 최근의 작품 활동으로 작가의 영문이름 parking이 뜻하는 것처럼 빛이 있는 곳 어디든지 주차하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 밝혔다. 다행히도 그는 오랫동안 디자이너로서 성공의 욕망을 내려놓고 위암을 완치하게 되었다며, 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어둠을 뚫고 저마다의 “빛”을 발견하기를 소망했다. [허중학 기자]
유교 덕목 ‘효제충신예의염치’, 8자가 만들어낸 ‘문자도’와 오늘날의 문자도
유교 덕목 ‘효제충신예의염치’, 8자가 만들어낸 ‘문자도’와 오늘날의 문자도
[서울문화인] 우리의 민화를 알리기 위해 지난 2018년 《민화, 현대를 만나다》전에서 ‘화조’를 재조명해, 민화계와 일반 애호가에게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현대화랑이 그 후속 전시로 《문자도, 현대를 만나다》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한자문화권인 동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수壽> <복福>과 같이 한자와 사물을 합하여 그린 문자그림이 대부분 존재한다. 하지만 유교 이념의 덕목인 조선시대에는 ‘효제충신예의염치孝悌忠信禮義廉恥’ 8자를 독자적으로 발전시켰다. 이처럼 유교 윤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다양한 문자도는 18세기에 성행하며 서민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런 문자도는 19세기 후반에는 장식화의 경향을 보이며 점차 조선 시대 생활미술을 대표하는 장르로 자리 잡았다. 특히 각 지방의 문화와 결합되어 지방의 예술로 확산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유교의 덕목인 ‘효제충신예의염치’ 8자를 그린 독특한 문자도에 주목, 빼어난 조선 시대 문자도 11점과 함께 문자도를 새롭게 재해석한 현대미술가 박방영, 손동현, 신제현 3인의 작품 13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대부분 작자미상으로 알려진 민화 중에서도 ‘갑오춘서(1894년)’라는 제작시기와 ‘조선의주에 사는 장인선’이라는 제작자가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어 주목받는 <백수백복도(百壽百福圖)>로 시작한다. 복(福)자와 수(壽)자를 번갈아 100번을 반복해 구성한 이 작품은 오래 사시고 복을 누리시라는 수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2층 공간에는 제주도의 자연과 토속적인 문화가 적극 반영된 <제주문자도>를 모아 선보이고 있다. 제주도식으로 변용된 제주문자도는 조선시대 유교문자도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각 지역의 토속적인 문화와 결합하여 지방예술로 자리매김한 양상을 보여준다. 상단과 하단에 제주도의 자연환경이 담긴 건물 및 기물이, 중앙에는 새나 물고기의 형상을 띤 문자가 ‘바다+섬+하늘’을 연상시키는 3단 구성을 취하는 배치가 독특하다. 문자도의 지역별 유행에 대해 정병모 교수(한국민화학교 교장 / 경주대 특임교수)는 “문자도는 유교문화가 발달한 서울, 강원도(강릉을 중심으로 삼척, 동해), 경상도(안동을 중심으로 춘양, 영주, 봉화) 등에서 성행했는데, 무속신앙이 강한 제주에 유교문화가 뿌리내리면서 문자도 병풍이 유행했다.”고 한다. 또한, 문자도의 창의적인 해석을 모색한 3인 3색의 현대작품도 눈여겨 볼만하다. 박방영은 인간 삶의 이야기를 일필휘지의 필법과 상형그림으로 그려내었고, 손동현은 문자도라는 전통적인 소재와 그라피티와 같은 현대적인 주제를 결합시켜 동양화의 관습적인 경계를 허물고 동시대적으로 재해석하였다. 또한, 신제현은 이번 전시의 대표작인 화조문자도를 오마주한 민화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민화의 소재에서 오는 해학성과 자유로움을 단순히 모방의 단계를 뛰어넘어, 형식(소재주의)이 아닌 ‘창작과정 그 자체의 미학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안현정 미술평론가는 “문자도는 전형적 스토리텔링을 구사한 것(prototype)에서 대상을 생략하거나 과장한 것에 이르기까지 상상력의 시작과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표현이 풍부하다. 이번 전시는 문자도를 개념적으로 이해하던 방식을 탈피하여, 눈의 직관에 따라 근대미술의 독특한 미감을 보여주는 창의적 스타일을 강조한 형태와 재미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신비하고 독특한 ‘개성미’를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과거 민화, 문자도에 나타난 다양한 표현들이 시대양식으로 읽히기보다 ‘비주류 미술사’로 폄하되었다. 그러나 민화의 예술성을 먼저 알아본 사람은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일본 미학자 야나기 무네요시(1889~1961)다. 그는 “조선민화는 현대미학이론으로 해석이 불가능한 불가사의한 미의 세계가 있다. 하늘에서 떨어진 그림같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미지의 미의 세계가 있다. 이 그림이 세계에 알려지는 날이 오면 세상은 큰 충격에 빠질 것이다.”라고 했다. 국내에서 인식은 1970년대부터 본격화된 초기 민화연구자들(조자용, 이우환 등)의 노력으로 80년대 민중미술 · 민족운동의 부흥과 함께 가시화되어 “민화야 말로 참된 우리 그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조선 시대 민화임에도 현대적인 화조화 패턴의 타이포그래피를 연상시키는 ‘문자도’를 통해 한국 미술사에서 소외되었던 민화의 시대성과 예술성은 물론 ‘한국 현대미술의 모태’로서의 민화를 재확인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전시는 오는 10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입장료 3천원) [허중학 기자]
[전시] ‘꿈’을 주제로 현대미술작가와 뮤지션이 공감각으로 구현
[전시] ‘꿈’을 주제로 현대미술작가와 뮤지션이 공감각으로 구현
[서울문화인] 개관 이후, 줄 곳 회화를 기반으로 한 전시를 선보여 온 롯데뮤지엄(잠실 롯데월드타워 7층)은 현대시각예술의 다양한 변주로 구성된 공감각적인 전시 ‘dreamer, 3:45 am’를 9월 30일 (목)부터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희망과 욕망’이 내재된 꿈, ‘무의식 속에 나타는’ 꿈, ‘꿈’은 다원적이면서도 판도라의 상자안의 ‘희망’처럼 우리는 매일 꿈속에서 깨어나지만 또 영원히 꿈꾸고 있다. 공간이 하나의 예술이 되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 ‘꿈’을 주제로 5개의 공간으로 풀어낸 ‘dreamer, 3:45am’전에는 영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티스트그룹 UVA와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국내 작가 패브리커, 사일로랩, 스튜디오 아텍, 국내 뮤지션 코드 쿤스트, 페기 구, 윤석철, 프랭킨센스, 임용주, 그리고 현대무용그룹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작가와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 10팀이 참여, 현대미술의 경계를 허물고 빛과 음악, 퍼포먼스가 주는 시각·청각적 자극을 통한 공간에 각자의 이야기를 투영해내며 공간이 하나의 예술이 되는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선보인다. Space 1. 꿈의 형태(The Shape of Dreams) 아티스트 ‘패브리커(Fabrikr)’와 뮤지션이자 프로듀서 ‘코드 쿤스트(CODE KUNST)’는 꿈의 상징적 형태를 표현하였다. 패브리커가 구현하는 꿈은 중첩된 곡선으로 만들어진 비정형의 원 구조를 이루고 있다. 중심축이 기울어진 좁은 통로를 지나 마주하는 꿈은 높고 낮음을 가늠하는 직선이 아닌 점차로 영역을 확장하는 곡선의 형상이다. 중첩된 비정형의 나선은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나가는 꿈의 여정을 말한다. 꿈의 형태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손으로 빚어 만든 비정형의 원 구조의 작품은 걸어온 길, 그리고 걸어 나갈 길을 암시하는 코드 쿤스트의 음악이 더해져 관객으로 하여금 꿈을 성찰하게 한다. Space 2. Chaotic Times United Visual Artists(UVA)와 페기 구(Peggy Gou)는 우리 모두가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자 장벽, 분열 없이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이 멈춘 공간을 표현하였다. <배니싱 포인트 Vanishing Point>는 원근법을 이용해 공간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세계를 구현한다. UVA의 프로그래머블 건축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로 비롯된 이 작품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의 스케치에서 영감을 받아 빛의 환영을 실재하는 하나의 물질로 만들어 내었다. <배니싱 포인트>는 하나의 소실점에서 생겨난 공간 안에 빛이 분할되며 기하학적인 구조와 건축적 구성을 그려내었다. 허공에 고요했다가 다시 활발한 리듬감으로 움직이는 변칙적인 빛의 줄기는 보이지 않는 환영의 공간을 재현해, 어떠한 장벽도 없고 시간도 멈춘 영원한 사색 속 끝없이 펼쳐지는 꿈의 빛을 표현하였다. 여기에 페기 구는 일렉트로닉, 하우스댄스 기반의 곡으로, 몽환적이고 강렬한 리듬은 한계 없는 긍정의 에너지를 표현하고 있다. Space 3. Inspirational Pauses 사일로랩(SILO Lab.)과 프랭킨센스(frankinsense)는 ‘윤슬’(빛이 물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나타내는 순우리말)을 미디어 아트로 풀어내, 관객의 여러 감정과 기억을 상기시킴과 동시에 짧지만 깊은 쉼과 위로를 전한다. 윤슬은 단순히 모방한 알고리즘 신호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자연이 가지고 있는 풍경 그 자체를 구현하여 마치 꿈결 같은 아름다움을 표현해 관람객의 공감을 이끈다. 일렁이는 물과 그 위에 펼쳐진 빛으로 가득 찬 공간은 바쁜 삶에 지쳐 마주하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프랭킨센스는 앰비언트 사운드 기반의 정적인 곡 <윤슬>과 알앤비 <Ripple(feat. Faver)>로 표현하고 있다. 물과 빛의 잔잔한 일렁임을 표현한 <윤슬>은 시각적 효과를 더욱 극대화하며 우리 내면의 감정을 이끈다. 곡의 도입부는 <윤슬>로 표현해 사색을 통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확장하여 솔직한 자신의 모습과 마주하게 한다. 두 번째 곡인 <Ripple(feat. Faver)>은 <윤슬>의 연장선임과 동시에, 물과 빛의 유기적인 관계를 꿈에 빗대어 표현한다. 몽환적인 선율은 단순히 보고 듣는다는 행위를 넘어 현실을 벗어나 쉼의 공간에 우리를 존재하게끔 한다. 또한 싱어송라이터 페이버(Faver)의 목소리는 부드러운 쉼과 위로의 무드, 그리고 모든 꿈꾸는 이들을 위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Space 4. Eternal Journey 스튜디오 아텍(Studio AR+ECH)과 윤석철은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 선 몽환적인 분위기의 공간을 구성해 무한한 여정 의 시작이자, 영원한 망각의 여행인 꿈의 내러티브를 전개했다. 스튜디오 아텍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통해 그래픽을 생성하고 실시간 배치를 통해 꿈의 무한한 여정을 시시각각 전환되는 유체적 입자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해 직접 변화되는 꿈의 공간을 구현 할 수 있다. 관객의 손끝으로 시작되어 사람들의 모습이 수많은 입자로 표현되며, 형태가 일그러지고 사라지거나 나타나면서 관람객 스스로 꿈의 여정 속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윤석철은 가끔은 나의 의지대로 계획이 되지만, 대부분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펼쳐지는 꿈에 대한 이야기를 그려낸 피아노 선율의 <몽상가>로 표현해 내었다. 이 곡은 예전 그 장소, 그 사람과 다시 마주하게 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곳으로 모험을 떠나게도 하는, 카메라조차 허락하지 않는 영원한 망각의 여행인 꿈을 표현했다. Space 5. Nevertheless, Dreams Come True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Ambiguous Dance Company)의 움직임과 임용주의 사운드는 이번 전시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다. 첫 번째 공간, 영상에서 보여지는 클로즈업된 신체의 반복적인 움직임은 막 잠에서 깨어난 우리들의 머릿속 꿈의 파편들을 표현함으로써 여정의 시작을 그린다. 보다 확장된 신체와 움직임이 담긴 두 번째 공간의 영상은 흩어진 꿈의 파편이 모아지는 과정을 보여주며, 이는 꿈을 향해 한발 나아감을 의미한다. 공간을 이동하며 점차 완성되어가는 앰비규어스의 역동적이고도 섬세한 퍼포먼스는 우리를 꿈의 공간으로 이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LG전자의 다양한 형태로 활용 가능한 디지털 사이니지와 프로빔 빔프로젝터와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의 작품을 첨단 기술로 구현하여 체험형 예술 공간을 선보인다. 다원적 의미를 지닌 ‘꿈’을 빛과 영상 등으로 이루어진 비주얼아트의 현대미술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으로 풀어낸 공감각적 롯데뮤지엄의 ‘dreamer, 3:45am’는 2022년 1월 2일(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사진전] 상상력을 찍는 초현실주의 예술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
[사진전] 상상력을 찍는 초현실주의 예술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
[서울문화인]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는 공간이지만 우리는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풍경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2019, 2020년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은 에릭 요한슨 사진전을 보기 위해 찾은 여의도 63빌딩의 60층에 위치한 63ART 미술관에 올라 전시장에 다다랐을 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잠시 전시장 방문을 잊고 이곳이 가져다주는 풍경에 넋을 놓았다. “명작은 영원하다”라고 말하지만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도 그리고 그 의미도 과거와 다르게 변화했고 어느 순간 내 자신의 관점이 어느 시점에 있는지 모르게 변화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것은 있다. 과거 예술가의 판단 기준은 테크닉이 우선시 되었지만 현대의 예술은 테크닉보다는 창의력이 우선시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는 비단 예술분야 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창의력을 가진 사람은 미술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예술가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 소개하는 에릭 요한슨도 미술도 사진도 아닌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이다. “내가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은 화가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캔버스 위에 색을 퍼뜨리고, 나는 내 사진을 배치한다.” “My way of creating images is not so different from that of a painter. They spread colours over a canvas, and I layout the photograph on mine.” 스웨덴 출신의 에릭 요한슨(1985~ )은 흔히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라 불리운다. 보통의 사진작가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모습을 순간 포착하거나 우리가 쉽게 접하기 어렵거나 다른 관점의 시, 공간의 모습을 우리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왜 꿈 속 같은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라 불리게 되었을까. 우리는 공상과학 영화가 만들어 낸 상상의 세계를 보면서 이 드넓은 우주 어느 곳에는 이런 세계가 있겠지...라는 무한한 상상을 한다. 에릭의 작품 그런 그래픽이 만들어 낸 공간이 아니다. 무의식의 세계를 작품화한 실바도르 달리(1904~1989), 익숙한 대상을 전혀 엉뚱한 환경에 배치하거나 이질적 것들과 결합하여 그려내었던 르네 마그리트(1898~1967), 원급법과 투시법등 사실입체적인 형식을 완전 타파하고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세상을 그려낸 블라디미르 쿠쉬(Vladimir Kush, 1965년, 러시아)가 초현실주의 작가를 대표하는 이들은 회화라는 장르를 통해 꿈과 상상력을 보여주었다면 에릭 요한슨은 캔버스와 붓을 대신하여 현대적인 도구, 카메라와 컴퓨터라는 20세기 최고의 선물로 표현해 내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에릭의 작품은 단순 그래픽이 만들어 낸 공간이 아니라 현실의 공간을 촬영, 그만의 상상력으로 현실에 없는 매트릭스 같은 초현실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었다. 그러나 에릭의 작품은 단순히 상상의 공간을 유영하는 시각적인 즐거움만을 전달하는 사진은 아니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도전, 기후변화, 환경오염 그리고 자원고갈 등 우리가 평소에 생각만 하고 있던 문제들 혹은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을 은연중에, 그러나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에릭의 작품은 명확히 현실주의 작가의 미술 작품처럼 이 세상 어디에서도 관찰할 수 없는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단순한 디지털 기반의 합성 사진이 아니라, 작품의 모든 요소를 직접 촬영하여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세계를 한 장의 사진 속에 상상의 세계로 구현해 내고 있다. 그래서 그를 초현실주의 사진작가라 칭한다. ‘나는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았던 에릭은 “나의 작품은 단지 컴퓨터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그 프로젝트 뒤에 수많은 계획과 설계가 있다. 사진과 계획은 포스트 프로덕션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최종적 그의 목표는 “모든 것에 설명이 필요한 세상에 영감과 상상 그리고 환상을 주고 싶다. 마법 같은 것들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사진은 비록 포토샵을 이용한 이미지 조작에 의해 탄생되었지만 단순 포토샾의 조작에서 우연히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다. 그는 먼저 그의 상상력에 의한 스케치를 한 이후 필요한 사진 작업이 진행된다. 그리고 마지막 프로세스 작업(포토샾)의 조작의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사진 촬영은 대부분 짧은 시간에 마무리되지만 오히려 아이디어와 이미지 프로세스 작업에 긴 시간(몇 주에서 몇 달)이 소요되어 1년에 6~8점 밖에 진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에릭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만들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자신의 모든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자신의 삶과 생각이 반영되기 때문에 자화상이라 말한다. 상상을 찍는 사진작가, 에릭 요한슨 사진展 Vol.2:Beyond Imagination 이번 전시는 5가지의 섹션으로 섹션1. 혼자만의 여행, 섹션2. 내가 보는 세상, 섹션3. 추억을 꺼내 본다, 섹션4. 나만의 공간, 섹션5. 미래의 일상으로 구성되었으며, 무엇보다 2018년에 이어 두 번째 국내에서 가지는 만큼 지난 전시회에서 접하지 못했던 신작이 10점 넘게 추가되었다. 또한, 더욱 디테일해진 비하인드더씬(bts)은 관객에게 더 많은 흥미를 유발함은 물론 다양한 소품과 스케치들이 전시의 재미를 한층 더한다. 이 외에도 밋밋할 수 있는 사진전에 인터렉티브 미디어 및 프로젝션 맵핑으로 새로운 미디어 전시장 느낌으로 꾸며, 사진전에서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여기에 전시장 곳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신작 공개 및 새로운 컨셉과 미디어의 결합으로 변화를 주며, 내년 10월 30일까지 Episode1과 Episode2로 나누어 진행된다. 현재 진행 중인 Episode1은 내년 3월 6일까지 진행된다.(입장권:15,000원/관람시간:오전 10시~오후 7시) [허중학 기자]
[박물관] 세대공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는 교과서 속 한글 동화 속 친구들 이야기
[박물관] 세대공감,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는 교과서 속 한글 동화 속 친구들 이야기
[서울문화인]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 보다 단일민족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단일민족이라는 공동체를 각인시키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동시대 공통의 정서가 큰 역할을 한다. 단군신화를 비롯한 우리의 역사 속 신화, 그리고 공동체 생활을 시작하는 어린이에겐 동화라는 이야기 속에 우리는 공통의 정서를 배워간다. ‘의좋은 형제’, ‘흥부와 놀부’, ‘금도끼 은도끼’, ‘혹부리 영감’ 등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이 알고 있는 동화이다. 이들 동화의 공통점은 개인이나 부모의 선택에 의해 알게 된 동화가 아니라 대부분 과거 교과서를 통해 알게 된 작품이자 현재의 어린 세대를 넘어 부모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같은 동화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들 작품의 공통점은 효도와 우애, 그리고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로 우리의 삶을 이루는 가치관 형성이라는 교육을 목적으로 배운 작품이기도 하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이 세대를 넘어 전해 내려오는 옛이야기를 통해 어린이가 공동체의 건실한 일원으로 자라나게 함과 바른 가치관을 형성하도록 하는 길라잡이가 된 교과서의 동화를 전시로 풀어낸 <친구들아, 잘 있었니? –교과서 한글 동화(Hi There! How’s It Going? - Hangeul Children’s Stories in Textbooks)>가 지난 5월부터 3층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전시는 교과서의 부모세대나 어린이 모두에게 익숙한 한글 동화를 마주한다는 점이다. 더불어 전시장 곳곳에는 이야기의 내용과 교훈의 이해를 돕는 영상과 음원 자료와 열어보거나 굴리고 돌리며 만지는 체험 요소가 있어, 옛이야기를 다양하게 보고 듣고 즐기는 경험을 제공한다. 효도와 우애 이야기의 유래를 찾아 전시의 1부에서는 옛이야기를 따라 역사적 기록들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가장 가깝고 평생을 함께하는 관계인 가족 안에서 지켜야 할 도리를 가르쳐 주는 옛이야기들은 대부분 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과거의 기록에서부터 유래되어 지금은 교과서에 동화로 실려 있다. 전시에서는 『국어 2-2』(1964)에 실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의 유래가 된 충남 예산 효제비(孝悌碑)에 관한 『세종실록』7권의 기록을 살펴보고, 『말하기·듣기 3-1』(2000)에 수록된 <금을 버린 형과 아우>의 배경이 된 한강 공암나루(지금의 가양동 일대)를 그린 겸재 정선의 그림(<공암층탑(孔岩層塔)>)도 소개되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 백성들을 올바르게 이끌기 위해 나라에서 펴냈던 생활 교과서인 행실도(行實圖)도 소개된다. 숭고한 희생이 수반되는 『삼강행실도언해(三綱行實圖諺解)』(1581) 속의 효행담과, 『국어 3-2』(2006)에 실린, 일상에서 부모의 작은 부탁에 정성을 다하는 이야기 <짧아진 바지>를 비교해 보며 물질이 아닌 마음가짐에서 비롯되는 효도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1부의 마지막 공간에서는 아름드리나무를 배경으로 한 영상이 펼쳐지며 이웃과 더불어 사는 배려를 다룬 동화를 소개한다. 마을 사람 모두의 것인 나무 그늘을 독차지하려 하는 욕심쟁이를 재치 있게 혼내 주거나(『읽기 5-2』(2013)의 <나무 그늘을 산 젊은이>), 이웃과 주고받는 말에서 삼가야 할 교훈을 주는(『읽기 3-1』(1995)의 <누렁 소와 검정 소>) 옛이야기를 마치 그림책 같은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시대를 비추는 거울, 교과서로 보는 세상 1부와 2부 사이 ‘심화학습’은 교과서를 통하여 시대와 역사를 바라보는 공간이다. 해방 직후 군정청에서 펴낸 최초의 국정 교과서 『바둑이와 철수』(1948)부터 제1~7차 교과과정별 국어 교과서와, 『한글 마춤법 통일안』(1933)을 중심으로 한글 정서법의 역사를 담고 있는 자료가 소개되어 달라진 생활상을 드러내는 교과서 삽화를 비교해 볼 수도 있으며, 한글을 바르게 적는 맞춤법의 변화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동화에서 튀어나온 다채로운 친구들 2부에서는 교과서의 한글 동화에 등장한 뱀과 까치, 호랑이와 토끼의 성격을 이들에 대한 옛사람들의 인식과 비교해 보고 있다. 호랑이는 전통적으로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맹수이자 신령스러운 수호신이라는 두 얼굴을 가졌다. 무서운 호랑이에 대한 기록은 『태종실록』3권(1402년)의 기사와 1909년 12월 프랑스 신문《르 프티 저널(Le Petit Journal)》의 삽화에서 찾아볼 수 있고, <호랑이 무늬 베갯모>와 <호랑이 무늬 가마 덮개>에는 호랑이의 기백이 나쁜 기운을 쫓아준다는 믿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호랑이는 현실에서는 가장 무섭고 강한 존재이지만, 옛이야기에서는 어리석은 존재로 뒤집어진다. 『읽기 3-1』(1995)에 실린 옛이야기 <토끼의 재판>에서는 영리한 토끼가 악독한 호랑이를 골탕 먹이는 반전을 발견할 수 있다. 1920년대에 펼쳐진 전래동화 모집 운동으로 수집된 <토끼의 재판>이 오늘날 교과서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통해 구전되던 옛이야기가 한글로 정착되고 어린이를 위한 동화로 다듬어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묘지 둘레석의 십이지신상이나 민속극의 <뱀 신 가면>을 보면 뱀은 기괴하게 보여 피하고 싶은 동물인 동시에 신적인 존재임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인식은 뱀을 해친 사람이 화를 입는 교과서의 동화 <은혜 갚은 까치>(『쓰기 5-1』(1991) 수록)와 같은 이야기에서 드러남을 알 수 있다. 교과서 속 한글 동화는 슬기로운 관계 맺기로 이루는 성장과 삶에 대한 긍정을 담고 있다. 이전시는 시간을 달리하여 배웠던 교과서 속 동화를 통해 옛이야기가 전하는 웃음과 교훈은 물론 부모와 아이들 간 세대를 아우르는 어린 시절 정서적인 연대를 체험하고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아닌가 싶다. 전시는 당초 10월 1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11월 30일(화)까지 연장되어 진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거리두기를 실천하기 위해 관람 인원을 1시간당 100명으로 제한되어, 관람을 위해서는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집(www.hangeul.go.kr)에서 온라인으로 사전 예약을 하면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 하지만 잔여 인원에 한하여 현장 예약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세계인의 일상 속에 비친 우리의 한글
세계인의 일상 속에 비친 우리의 한글
[서울문화인] 국립한글박물관(관장 심동섭, 이하 한글박물관)이 한글에 대한 국내외적 관심과 한글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 제1회 ‘내가 만난 한글 사진 공모전’의 수상작 30점을 선정하여 발표했다. 올해 처음 진행된 이번 공모전은 ‘일상 속에서 만난 한글’이란 주제로 한글 간판, 한글을 쓰는 모습, 한글 편지, 관광지에서 만난 한글 관련 풍경 등 일상생활 속에서 우연히 만난 한글과 관련된 모습을 찍어서 누구나 편하게 응모할 수 있도록 기획, 지난 5월 18일부터 8월 16일까지 3개월간 진행되었다. 71개국 3,414건의 치열한 경쟁, 한글문화 확산에 기여 이번 공모전에서는 전 세계 70개국 1,300여명이 총 3,414건의 작품을 출품, 114:1의 치열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 중에는 내국인 2,100명, 외국인이 1,300여명이 응모하였다. 특히 미얀마(127명, 외국인 응모자중 9.8%), 이집트(125명, 외국인 응모자중 9.6%), 베트남(119명, 외국인 응모자중 9.2%)의 응모자가 많아 최근 이들 지역에서의 한국어 열풍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결과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순이며, 국가별로는 미얀마, 이집트,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러시아 순으로 집계되었다. 수상작중 대상으로는 한글로 디자인된 스카프를 히잡(hijab)으로 쓴 여인의 모습을 담은 작품(Nesma Ahmed Mohamed Elmously, 네스마 아흐메드 모하메드 엘무슬리, 이집트)이 선정되었다. 아웃포커싱 기법을 사용하여 일상 속 한글의 아름다움을 잘 살린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또한 현재의 코로나 시대를 나타내는 마스크와 강렬한 여인의 시선이 인상적이라고 평가 받았다. 금상(3점)으로는 ▲치매 장모님의 한글 쓰는 모습을 통해 한글사랑의 마음을 담은 작품(노희완, 한국), ▲그림을 감상하는 여인과 메고 있는 가방에 쓰인 한글 글귀의 모습을 함께 담은 작품(Klara Petra Szabo, 클라라 페트라 재보, 헝가리), ▲한국을 사랑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한글로 쓰인 생일카드와 건강, 희망, 사랑 등을 소원하는 축원이 적혀진 종이등불로 꾸며진 생일날의 풍경을 담은 작품(Steliana Ilieva, 스텔리아나 일리에바, 불가리아)이 선정됐다. 수상작품은 한글주간이 시작되는 10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2개월간 이촌역 국립중앙박물관 나들길에 전시되며 10월 7일부터는 한글박물관 온라인 누리집(www.내가만난한글사진전.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심동섭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한글문화가 확산의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코로나 장기화로 지쳐가는 내외국민 모두에게 일상 속에서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발견해 내고 더불어 한글을 통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권수진 기자]
[박물관] 황하문명의 보물, 중국 고대 청동기 유물을 만나다.
[박물관] 황하문명의 보물, 중국 고대 청동기 유물을 만나다.
중국 상하이박물관 소장 하상주에서 한나라까지 청동기 67점 소개 [서울문화인] 1928년 허난(河南)성 은허殷墟 유적에서 삼천 삼백여 년 전의 청동기가 대규모로 발굴되었다. 왕궁, 사원, 대형 무덤과 종교시설이 발굴되고 청동기와 갑골편 등 많은 유물이 출토되었다. 또한 상商나라 후기(기원전 13세기~11세기)에 만든 875kg에 달하는 초대형 청동 솥이 출토되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안개 속에 싸여 있던 상나라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나며, 황하문명을 세계에 처음 알리게 되었다. 이어진 발굴조사로 중국 청동기는 4천여 년 전 하夏나라 때부터 본격적으로 제작되었음이 확인되었다. 지난 16일부터 중국 상하이박물관(관장 양즈강杨志刚)이 소장하고 있는 기원전 18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 중국 하상주에서 한나라까지 청동기 67점이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에서 소개되고 있다. 1952년 개관한 상하이박물관은 102만점의 문화재를 소장한 중국 동남부의 대표하는 국가박물관으로 샨시(陝西)역사박물관과 함께 중국 3대 청동기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박물관이다. 건물 외관도 청동 세발솥(鼎)을 모티브로 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청동기 컬렉션을 자랑한다. 상하이박물관은 1950년대 중국에서 일어난 ‘쇠붙이 모으기 운동’을 기반으로 발전하였다. 당시 항구 도시였던 상하이에 중국에서 가장 큰 제련소가 있었고 이때 엄청나게 많은 청동기가 유입 되었다. 이 중에 고대 청동기가 다수 포함되어 있었고 3만 여점의 청동기가 상하이박물관으로 전달되면서 청동기 전문 박물관으로서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이 때문에 처음에는 청동기의 진위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이후 중국 내 유적 발굴이 활발해지면서 상하이박물관 소장품 대부분이 진품인 것을 알게 되었다. 청동기는 고대 문명과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창이자 지표이다. 세계 4대 지역은 물론 고대 그리스, 우리나라 등 대부분 문명은 모두 청동기 시대를 거쳤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볼 때 중국의 청동기 문화는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중국 청동기 문화는 식기과 술그릇주기, 악기와 병기 등 제례적 성격을 띤 청동예기를 대량으로 사용하였고 그 영향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굴된 고대 청동기는 군사용 청동기가 많이 발견된 것에 비해 중국 초기 청동기에는 청동예기가 많이 눈에 띈다. 청동예기는 계급제도 때문에 만들어졌다. 예기는 신이나 조상에게 바치는 제례나 예절 및 의식적인 왕래, 연회나 손님을 초대하는 자리 등의 중요한 의식을 행할 때 전쟁과 같은 생사生死를 가르는 중대사를 결정 할 때 왕이 직접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되었다. 이런 의식에 사용하는 청동 그릇에 들이는 정성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독특한 무늬와 정교함을 자랑한다. 무서운 괴수 얼굴이 떠오르는 기괴한 무늬, 탄성을 자아내는 압도적인 크기와 형태는 신에게 바치기 위한 제례 도구의 특징을 보여준다. 신을 위해 사용되던 청동기는 시간이 지나며 왕과 제후의 권력을 상징하는 수단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춘추전국시대에 철기가 사용되자 청동기는 일상용기로 쓰임새가 다시 한 번 바뀌게 된다. 이후 도자기가 문화가 들어서면서 청동기 예기는 도자기로 대치되어갔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중세에도 청동 예기들은 여전히 제작되어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특별전 “중국 고대 청동기, 신에서 인간으로” 기원전 18세기에서 기원후 3세기까지 고대 중국의 제례 문화의 주요 특징과 고대 중국 청동 예술의 발전 과정을 따라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청동기문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토기를 본떠서 만든 하나라 때의 초기 청동기를 전시하고 그 제작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2부 ‘신을 위한 그릇’에서는 상나라 시기 국가적인 의례로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한 다양한 청동기를 선보인다. 3부에서는 주나라의 신분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제도화된 청동그릇과 악기 사용제도를 ‘권력의 상징’이라는 주제로 살펴보고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춘추전국시대 철기의 등장에 따른 청동기의 변화를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청동예기는 춘추시대에 변화하기 시작해 전국시대를 거쳐 진한에 이르면서 더욱 두드러져 춘추 이전의 전통적인 청동예기를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또 다른 볼거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전시장에 준비된 AR을 이용하여 청동기가 실제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으며, 중국의 가장 유명한 청동기 유적인 은허유적의 발굴과 의미도 만화로 만들어 터치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 또한 한자의 발생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사물의 형상이 상형문자로 바뀌는 모습을 디지털 매핑으로 소개하고 청동 악기의 소리를 자신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연주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었다. 이 전시는 분명 우리나라의 청동기 문화의 유물과는 다른 중국의 청동기 문화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는 전시임에 틀림없다. 전시장을 나와 박물관 선사.고대관에서 우리나라 청동기 유물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박물관을 코로나로 방문하려면 사전신청을 하여야 한다. 전시는 11월 14일까지이다. [허중학 기자]
[전시] 한국과 중국의 민중판화의 특징을 만나보다.
[전시] 한국과 중국의 민중판화의 특징을 만나보다.
[서울문화인] 동 아시아는 물론 아시아 고판화를 국내외에서 60여 차례 특별전을 통해 다양한 아시아의 고판화를 소개해온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여 ‘한 중 민중 판화’ 특별전을 9월 25일부터 선보인다. ‘판화’의 등장은 현대의 인터넷의 등장과 맞먹는 혁명이었을 것이다. 정보의 전달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키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속인쇄술의 발전으로 ‘판화’는 정보의 전달이라는 한 축과 함께 예술의 한 장르로 발전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다는 과거의 장점이 현대 미술계에서는 오히려 투자의 가치가 떨어져 외면 받는 장르가 되었다. 그러나 판화가 대중들에게 각인되던 때가 있었다. 바로 80년대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의 현장에서 판화는 새로운 형태로 등장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필리핀, 태국, 타이완, 인도네시아 등 군사정권과 민주화 운동을 공통적으로 경험했던 아시아에서 60년대부터 등장했다. 이를 우리는 민중판화라 일컷는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비롯해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아시아의 판화는 민주화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면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국가차원에서 사회 계몽과 공산당 홍보와 사상운동에 활용되었다. 8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한국의 민중판화는 목판화의 굵고 거친 선과 단순한 배경이 주는 강렬한 표현이 걸개그림이나, 삽화 전단 등에 활용되면서 민중미술이 추구했던 정신을 극대화 하는 예술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반해 중국민중판화는 독일의 콜비치와 일본의 창작판화에 영향을 받았던 루쉰에 의해 신흥 목각 판화 운동으로 시작되어 봉건주의를 타도하는 사회 계몽운동으로, 중일 전쟁 시에 항일에 기치를 높였으며, 공산당 시대에는 중국 전통 년화에 접목하여, 공산당 홍보와 사상운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중국에서는 현대 판화가 화단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고판화박물관의 ‘한.중 민중 판화’ 특별전에는 소장품 6,000여 점 중 한 중 민중판화 60여점을 비롯하여 민중판화 관련 아카이브 자료 40여점 등 100여점을 선별해 선보인다. 먼저 한국 민중판화에는 대형 판화의 형태로 30여점이 주제별로 소개되고 있다. 동학을 주제로 하는 이철수의 ‘기민 행열 2’와 김준권의 ‘전봉준의 새야 새야’가 소개되고 있으며, 광주민주화 운동을 주제로 홍성담의 ‘대동세상’, ‘북 춤’과 이기정의 ‘통일의 노래를 부르세’, 최병수의 ‘대나무’, 이인철의 ‘민주 언론’ 김경주의 ‘삼재부’ 등 굵은 선과 날카로운 칼 맛을 느낄 수 있는 흑백판화로 소개되고 있다. 다색판화로는 홍선웅의 ‘민족통일도’, 김봉준의 ‘통일해원도’와 남궁산의 ‘봄처녀’ 등이 주목되는 작품이며, 오윤의 대표작 중 하나인 ‘춘무인.추무의’가 사후 TP(Test Print)판으로 소개된다. 더불어 중국 민중판화도 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주목할 작품으로는 신흥판화의 개산조인 루쉰의 다양한 초상판화를 비롯하여, 중일전쟁 시 항일의 의지를 불태운 호일천의 ‘전선으로 나아가자’와 우문의 ‘탈포’,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후에 중국 저명 판화가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 년화 중 1950년에 발표되었던 고원의 ‘모주석 농민담화’ 비롯한 10여점을 새롭게 발굴하여, 이번 전시회에 최초로 소개된다. 더불어 문혁시대판화와 경제부흥을 선도하는 공업판화 등을 비롯하여 다양한 채색판화도 소개된다. 60여점의 한, 중 민중판화와 더불어 아카이브 자료 40여점도 소개된다. 아카이브 자료로는 중국에서 발행된 ‘판화’잡지 창간호를 비롯하여, 다양한 한국과 중국판화 아카이브가 소개되어 한 중 근 현대 판화를 다양하게 접근해 볼 수 있도다. 또한 중국 공업판화에 사용되었던 베니어판 판목을 비롯하여, 다수의 판목도 만나볼 수 있다. 고판화박물관 한선학관장은 ‘지금까지 동 아시아 고판화 특별전을 국내외에서 60여 차례 개최하였으나, 고판화의 전통이 이어져 온 근, 현대 판화를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을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으로 근대 사회계몽 운동과 큰 궤를 같이 하였던 근, 현대 한·중 민중판화 특별전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이 개막되는 9월 25일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12차 원주세계고판화문화제가 함께 열려 국제 판화학술대회와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판화체험 행사를 비롯하여, 전통판화의 계승하는 제9차 원주 전통판화 인출경연대회도 열린다. 특히 이날에는 현대판화와 고판화가 콜라보레이션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되어 원주시립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고판화박물관 명품특별전인 ‘인쇄문화의 꽃-고판화’특별전을 참관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전시는 내년 1월 15일 까지 진행되며, 자세한 내용은 고판화박물관(033-761-7885)에 문의하면 된다. [허중학 기자]
국립고궁박물관, 벨기에에서 온 고려 공예품 8점 소개
국립고궁박물관, 벨기에에서 온 고려 공예품 8점 소개
[서울문화인] 한국과 벨기에 수교 120주년을 기념하여 국내에 들여와 보존처리를 마친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Royal Museums of Art and History, Belgium) 소장 고려 시대 공예품 8점을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에서 「고려 미美·색色-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특별전을 통해 오는 10월 17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보존처리는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최응천)의 ‘국외 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지원 사업’의 하나로, 보존처리한 유물은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에 소장된 고려 시대 상감 청자 6점과 금속 공예 2점 등 총 8점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에서 약 8개월간 보존처리한 후 소장처인 벨기에로 돌려보내기 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상감 청자 6점은 고려청자 장식 기법 중에서도 장식적 효과가 뛰어난 상감 기법으로 무늬를 표현한 작품들로, 제작 시기는 모두 고려 후기로 판단된다. 6점에 장식된 무늬는 고려 시대에 널리 유행한 유형으로, 버드나무·갈대·연꽃 등과 새가 어우러진 물가 풍경 무늬, 구름과 학을 표현한 운학(雲鶴) 무늬, 포도 넝쿨과 어린아이(동자, 童子)가 함께 있는 포도 동자 무늬로 나눌 수 있다. 6점 중 14세기 전반으로 추정되는 <청자 상감 구름 학 무늬 발>을 제외한 나머지 5점은 1888년 조선에 파견된 최초의 주(駐) 조선 프랑스 공사(公使)인 빅토르 콜랭 드 플랑시(Victor Collin de Plancy, 1853~1922)의 수집품이다. 그 후 다른 소장처를 거쳐 1946~1947년 사이에 벨기에 왕립예술역사박물관의 소장품이 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변색된 부분, 깨진 조각들 사이에 틀어져 있던 부분을 제거하고 안전하게 다시 붙이는 것을 기본으로 청자 보존처리를 진행하였다. <청자 상감 구름 학 무늬 발> 2점은 각각 과거에 일본식 금칠 수리기법(긴쓰기(金継ぎ), 파손된 조각을 옻 혼합 접착제로 붙인 후 이음매를 금가루 등으로 채색·마감하는 기법)으로 접합한 부분을 모두 제거하고, 해체 후 유물에 손상 없이 언제든지 제거할 수 있는 성질의 접착제로 다시 붙였다. <청자 상감 물가 풍경 무늬 발>은 과거에 20여 조각 이상으로 파손되어 석고로 붙여놨던 것을 해체 후 제거 가능한 재료를 이용하여 다시 접합하였다. <청자 상감 포도 동자 무늬 표주박 모양 주자>는 과거에 벨기에에서 복원한 손잡이와 물을 따르는 주구(注口)가 현재 남아 있는 고려청자 표주박 모양 주자들의 형태·각도·크기·무늬 등과 종합하여 비교한 결과,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국내외 청자 관련 자료를 3차원 이미지로 비교·분석하여 주구와 꼬임 모양 손잡이로 다시 복원하였으며 물이 들어가는 수구(水口)와 뚜껑도 새로 복원해 완전한 형태를 갖추었다. <청자 상감 물가 풍경 무늬 병>은 기존에 보존처리 된 병 입구 두 군데가 변색하여, 색만 지워내고 원래의 색감과 이질감이 들지 않게 색을 맞춤하였다. <청자 상감 물가 풍경 무늬 표주박 모양 병>은 석고로 복원된 병 입구 일부의 변색부분을 제거하고 다시 형태 복원하여 색 맞춤하였다. <금동 침통>과 <청동 정병>은 ‘국외 소재 문화재 보존·복원 지원 사업’ 중 금속 문화재로서는 처음으로 보존처리된 작품들이다. 금속 공예품의 보존처리 기본 방향은 원형을 보존하고 부식이 지속되는 것을 최대한 늦춰 안정화하는 것이라서, 2점 모두 표면 부식물 제거, 안정화와 강화처리를 하였다. <금동 침통>은 연꽃과 넝쿨 등 무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 작품으로 접합선의 은땜 재료가 부식되면서 생성된 검은 부식물을 제거하였으며, <청동 정병>은 물을 넣고 빼는 첨대(尖臺)의 꼭지 일부가 깨져 없어진 상태라, 복원 조각을 만들어 언제든 탈부착할 수 있도록 접합하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보존·복원 처리를 통해 온전한 미(美)와 색(色)을 되찾은 고려 시대 공예품 8점은 9월 17일부터는 온라인으로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콘텐츠도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과 문화재청‧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에서 전시유물 보존·복원 과정과 전시해설 인터뷰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 문화재청 유튜브: https://youtube.com/chluvu *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 www.gogung.go.kr * 국립고궁박물관 유튜브: https://youtube.com/gogungmuseum 더불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전시와 연계하여 유물의 소장기관인 벨기에 왕립예술역사 박물관 관계자, 학계의 역사·미술사 전문가, 이번 보존·복원에 참가한 국립문화재연구소 전문가 등이 참여해 벨기에에서 온 고려 공예품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 그동안의 보존처리 과정을 설명하는 온라인 국제 학술행사(9월 7일 ∼ 10월 8일)를 개최하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튜브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유튜브 계정: https://www.youtube.com/user/okchf 특별전 관람을 위해서는 국립고궁박물관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해야 하지만 일부 현장접수로도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국립고궁박물관, 상상속 궁궐 그린 한궁도 5점 공개
국립고궁박물관, 상상속 궁궐 그린 한궁도 5점 공개
[서울문화인] 국립고궁박물관이 전시관 지하 1층에 자리한 ‘궁중서화실’에 ‘한궁도’, ‘곽분양행락도’, ‘책가도’ 등 총 7점의 유물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한궁도(漢宮圖)’ 5점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선 후기에 새롭게 출현한 ‘한궁도’는 왕실의 장수와 복록(福祿)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그림으로, 실재하는 조선의 궁궐이 아닌 상상의 중국풍 궁궐을 그린 그림이다. 특히 이국적이고 화려한 전각들을 계화(界畵, 자를 이용하여 정밀하게 그리는 회화 기법)로 그려내었다. 이번에 공개된 5점의 ‘한궁도’는 상상의 궁궐과 신비스러운 느낌의 산수가 조화를 이루어 평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중에서 서양 화법이 극대화된 작품도 있어 보기 드문 구도와 화려하고도 이국적인 풍경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탑의 표현이나 난간, 건물의 명암 표현이 특이하다. ‘한궁도’와 더불어 국립고궁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인 ‘책가도’와 2021년에 새롭게 입수한 ‘곽분양행락도’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곽분양행락도’는 다복한 삶을 누렸던 중국 당(唐)나라 무장(武將) 곽자의(郭子儀)의 생일잔치 장면을 그린 그림이며, ‘책가도’는 높은 서가에 책을 가지런히 쌓아놓은 그림으로 실제 서가의 모습을 구현하고 있는 병풍이다. 곽분양은 곽자의(郭子儀, 697-781)를 말한다. 안록산(安祿山)의 난을 평정하고 그 공으로 분양왕(汾陽王)에 봉해져 곽분양으로 불리었다. 곽분양은 그의 삶과 관련하여 부귀와 복록의 상징으로 부각되었다. 《곽분양행락도》는 8폭 병풍으로 진한 색채로 그려져 있다. 제1폭과 제2폭은 정자 위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사람들을 표현하였다. 제3폭, 제4폭, 제5폭은 곽자의가 차일 아래에 앉아 무희ㆍ기녀들의 춤과 연주를 감상하고 있고, 그 주위에 아들ㆍ사위ㆍ신하들이 기립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 제6폭, 제7폭, 제8폭은 곽자의 집안에서 여성들과 아이들이 노니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이 병풍은 2014년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되었던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구입하여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관하였다. 책가도 10폭 병풍, 19세기~20세기 초책가(冊架), 즉 서가(書架)와 같은 가구를 중심으로 책은 물론 각종 고동기물(古銅器物)이나 문방구, 화훼 등을 그린 그림이다. ‘책가’라는 단어는 정조 연간에 시행된 차비대령화원(差備待令畵員) 녹취재(祿取才) 중 문방(文房) 화문(畵門) 화제의 하나로서 처음 등장한다. 책가도는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구분된다. 그 중 하나는 이 병풍 그림처럼 서가에 오직 서책만 쌓아 놓은 형식이다. 서책은 포갑(包匣)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뉘며, 서책 이외의 다른 기물들을 묘사하지 않았다. 다른 하나는 서가로 구획한 공간에 책과 고동기물, 문방구, 화훼 등을 함께 배치한 형식이다. 이러한 책과 기물은 학문과 배움, 문방청완(文房淸玩)의 취미를 상징한다. 이 형식은 이탈리아 예수회 선교사 낭세녕(郎世寧, 1688~1766)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다보격도多寶格圖>처럼 청대에서 유행한 다보격(多寶格)이나 다보각(多寶閣)과 밀접한 관련성을 보인다.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는 4종의 책가도 병풍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 중 이번에 공개한 병풍은 기물이 없이 오직 서책만 쌓아 놓은 형식의 병풍이다. 또한, 국립고궁박물관은 ‘한궁도’ 속 인상적인 장면을 담은 휴대전화 배경화면을 박물관 누리집의 ‘궁중서화실’ 안내 공간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https://gogung.go.kr/perm.do?viewName=perm_ex08)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