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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국 76년 만에 메타버스에서 백범 김구 귀국환영회 열린다.
귀국 76년 만에 메타버스에서 백범 김구 귀국환영회 열린다.
[서울문화인]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자연과학의 힘은 아무리 많아도 좋으나 인류 전체로 보면 현재의 자연 과학만 가지고도 편안히 살아가기에 넉넉하다.(이하 생략)” 해방 이후 그 어느 때 보다 우리의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현 시기에 이 글은 새삼 김구의 통찰력을 되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해방 후 임시정부는 미군정에게 인정받지 못하여 김구는 개인자격으로 환영식조차 없이 1945년 11월 23일, 쓸쓸히 귀국했다. 그러나 귀국 76년 만에, 전 세계 2억 명이 이용하는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 내에 구현한 <경교장 월드>에서 백범 김구의 귀국환영회가 23일(화) 16시 진행된다. ‘메타버스’는 가상‧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기반으로 아바타의 모습으로 경제‧문화‧사회활동이 가능한 3D 가상세계를 뜻한다. ‘제페토’는 네이버제트(Z)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서비스로 MZ세대의 메타버스 놀이터로 각광받고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의 분관인 경교장(종로구 새문안로29)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인 백범 김구가 집무실·숙소로 사용했던 역사적 장소이다. 귀국한 김구는 경교장에 들어와 생활하면서 건국에 대한 활동 및 반탁, 통일운동을 이끌었으며, 민족진영 인사들의 집결처로 이용되었다. 하지만 1949년 6월 26일 경교장 집무실에서 육군소위 안두희에게 암살되었다. 경교장(사적 제465호(2005. 6. 13 지정))은 최창학 소유의 별장으로 지어진 경교장은 경성공업전문학교(서울공업고등학교의 전신) 건축과를 졸업한 김세연이 설계로 1939년, 지상 2층, 지하 1층, 연건평 264평 규모로, 좌우대칭형 2층 고전주의풍 양옥으로 지어졌는데, 정면 중앙 1층에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승·하차 시설을 갖춘 현관을 설치했으며, 당구실과 이발실을 둔 초호화 건물이었다. 완공 당시에는 죽첨장이라 하였으나, 김구가 근처에 있는 ‘경교’라는 다리 이름을 따서 경교장이라 개칭하였다. 김구 암살 이후, 타이완 대사관 관저, 국군의료진 주둔지, 남 베트남 대사관 관저 등으로 사용되다가, 1968년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이 인수하였고 병원 부속 건물로 사용하다, 사적으로 지정된 후 내부 시설이 복원되었다. 이번 환영회는 제페토에서 ‘경교장’을 검색하면 이용자 누구나 메타버스 경교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 <경교장 월드>에 입장하면 먼저 김구선생님이 귀국 당시 탑승한 C-47 비행기가 보인다. 참여자들은 아바타 김구와 이시영을 맞이한 후, 우측에 마련된 야외행사장에 자유롭게 착석하여 인터뷰 시간을 가진다. 인터뷰 및 기념촬영이 끝나면, 월드 중앙에 위치한 경교장으로 이동한다. 메타버스 경교장은 총 5개 구역 (1층)▴로비▴응접실▴집무실 (2층)▴거실 겸 집무실 ▴응접실 겸 서재로 구성된다. 2층 창문에는 서거 당시 육군 소위 안두희가 쏜 총탄자국까지 그대로 메타버스 세계 속에 재현하여 이용자는 마치 실제 경교장을 관람하는 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경교장 관람 후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경교장 역사퀴즈에 참여하고 <경교장 월드> 내에서 찍은 기념사진과 임시정부 요인들에게 간단한 감사의 댓글을 남겨준 50명에게 모바일 문화상품권 1만원을 증정한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와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museum.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장기휴관에 들어갔던 경교장은 지난 2일(화) 사전예약관람제로 재개관했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을 통해 온라인 예약 후 입장가능하며 제한인원 범위 내에서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공예품, 옐로우카펫 위의 주인공이 되다. ‘2021 공예트렌드페어’ 개막
공예품, 옐로우카펫 위의 주인공이 되다. ‘2021 공예트렌드페어’ 개막
[서울문화인] 공예품을 만날 수 있는 국내 가장 큰 박람회인 ‘2021 공예트렌드페어’(주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 이하 공진원))가 코엑스 C홀(서울 삼성동)에서 18일 관련종사자들의 행사에 이어 19일부터 21일까지 일반 관람객을 맞이한다. ‘형형색색(形形色色)’ 주제관, 공예작가 71명 작품 전시 과거 전시장을 들어서면 건물 속에 또 하나의 우리의 생활공간인 집을 연상케 하는 주제관이 시야에 들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트인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그 아래는 레드카펫이 아니라 옐로우카펫이 발길을 이끈다. 레드카펫 위에는 아름다운 모델이 형형색색의 디자이너의 옷을 뽐내듯 여기서는 공예가의 숨결이 들어있는 공예작품이 관객을 향해 뽐내고 있는 듯하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하는 공예트렌드페어는 그동안 각 주제관별로 각각의 감독을 선임해서 각 감독들이 각자의 색을 드러내었다면 올해는 행사의 주제를 통일감 있게 전달하고자 총 감독제를 시도했다. 이렇게 선정된 올해 첫 총감독에는 2008년 공예트렌드페어 주제관과 밀라노 디자인 위크 한국관 예술감독으로 공진원과 인연을 맺은 현 리움 호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이다. 정 감독의 이런 연출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그는 서울패션위크 총감독(2015~2019), 영화 <스캔들>(2004년)과 <황진이>(2008년)로 2차례 대종상 영화제 의상상 수상하는 등 이번 공간연출은 그에게 익숙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옐로우카펫 위에 공예품을 오롯이 주인공으로 배치했다. 정 감독은 “최근 들어 공예, 디자인, 순수미술 등 창작 과정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쓰임이 강조되던 공예 분야도 하나의 오브제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그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공예품 그 자체를 하나의 예술품으로 인정하는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어 작품에서도 오롯이 느끼게 하기위해 하나의 커다란 쇼룸장 형태로 디스플레이 하였다.” 또한, “과거부터 현재까지, 전통에서부터 현대적인 시간을 초월하는 형태, 소재, 색상, 기법 등 다양한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 71명의 작가를 모셨다.”고 밝혔다. 주제관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는 공예작가, 화랑(갤러리), 기관, 대학 등 공예 분야 320여 개 업체가 참여한창작공방관, 아트&헤리티지관, 공진원(KCDF)사업관, 브랜드관, 대학관 등이 자리하여 테이블웨어&주방용품, 오브제/데코&생활/사무용품, 패션&장신구, 가구&조명 등 일상과 오브제를 아우르는 공예전반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대상별 관람 일정 조정, 공예품 유통과 판매 지원 강화 공진원은 올해 페어에는 국내외 주요 구매자와 일반인의 관람 일정을 조정해 공예작품 유통과 판매 지원을 강화, 행사 첫날인 11월 18일(목)에는 공식 누리집(www.kcdf.kr/craftrendfair)을 통해 사전 등록한 국내외 구매자 300명을 초청해 기업 간(B2B), 기업·소비자 간(B2C) 거래를 활성화와 아울러 우리 공예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프랑스, 영국, 미국, 이탈리아, 일본, 호주 등 나라별 홍보대사도 위촉해 현지에 한국공예 행사나 작품들을 소개하고 거래와 사후 협력 등을 유도할 계획이라 밝혔다. 출품작 누리집 전시, 실시간 구매 등 다양한 온라인 행사 단계적 일상회복을 준비하는 시점이지만 온라인으로 만날 수도 있다. 먼저 공식 누리집에서는 출품작을 온라인으로 전시하고 ‘네이버 아트윈도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유튜브 이광기 채널 ‘공예품 라이브 경매쇼(11. 15. 오후 9시~10시)’, ‘네이버 쇼핑라이브’의 ‘레인보우의 고우리와 함께하는 공예트렌드페어 랜선 쇼핑(11. 19. 오후 6시~7시)’을 통해 공예품을 실시간으로 살 수도 있다. (입장권 10,000원) [허중학 기자]
[미술관] 174점, 역대 최다 작품으로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첫 박수근 개인전
[미술관] 174점, 역대 최다 작품으로 소개하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첫 박수근 개인전
- 유화, 수채화, 드로잉, 삽화 등 총 174점, 역대 최다 작품과 자료 공개 - 박수근의 회화, 박완서의 소설, 한영수의 사진과 함께 전후 서울 풍경 조명 - 화집, 스크랩북, 스케치, 엽서 등 박수근의 그림 공부 자료 약 100여 점 - 2022년 3월 1일(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선보여 [서울문화인] 미술관을 자주 찾는 예술 애호가 이든 아니든 이중섭, 박수근을 모르는 성인은 드물 것이다. 그 만큼 이들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화가’이다. 이들이 이런 칭호를 들을 수 있는 것은 한국인의 삶을 작품에 녹여내었기 때문일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이 2016년, 이중섭(1916-56)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최초로 뉴욕현대미술관(MoMA)을 비롯하여, 총 60개 소장처로부터 대여한 이중섭의 작품 200여점, 자료 100여점 선보이는 대규모 개인전에 이어 또 한명의 ‘국민화가’ 박수근의 예술세계를 새롭게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을 열었다. 그동안 한국미술을 조망하는 전시에는 박수근의 작품은 언제나 빠지지 않고 소개되었지만 소개되는 작품은 몇 점에 불과했다. 그만큼 박수근의 작품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전시는 드물었다. 기억에 2015년, 박수근 50주기를 맞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되었던 ‘박수근 회고전’에 당시 역대 최고로 50여 점을 선보인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그때와는 규모면에서도 압도할 정도로 유화, 수채화, 드로잉, 삽화 등 총 174점, 역대 최다 작품과 함께 아카이브 자료가 공개된 전시로, 향후 이런 전시는 당분간 만나기 어려울 것 같은 규모의 전시이다. 이는 박수근 작가의 작품이 많이 곳에 분산되어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0여 년이라는 짧은 화가의 삶에서 그의 작품은 현재 500여 점 이상 파악되고 있다.) “박수근의 그림은 창문 용지로 사용되는 까칠한 한지, 즉 창호지와 같은 질감을 낸다. 그의 더 커다란 화폭들도 역시 화강암으로 만든 조각의 우툴두툴한 표면과 유사한 효과를 자아낸다. 그의 기법이 무엇이든지 간에 박수근의 그림에는 언제나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한국적 정서가 담겨 있다.” 천승복, ‘코리안 리퍼블릭’(1962.2.3.) 흔히들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우지 않았더라도 널리 사랑받으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작가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이 존재한다. 박수근(1914-1965) 또한 보통학교만 졸업하고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하여 조선미술전람회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와 같은 관전을 통해 화가로 데뷔했다. 당시 미술계는 해방과 전쟁을 겪으며 서구의 추상미술이 급격히 유입되어 화단을 풍미했지만, 박수근은 시종일관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단순한 구도와 거칠거칠한 질감으로 표현한 그림을 고수했다. 특히 일체의 배경을 제거하고 간략한 직선으로 형태를 단순화하고 거칠게 표면을 마감한 그의 회화는 ‘조선시대 도자기’, ‘창호지’, ‘초가집의 흙벽’, ‘사찰의 돌조각’ 등을 연상시키는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미감으로 자신만의 화풍을 창조해 내었다. 1914년 강원도 양구에서 부유한 기독교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열두 살 되던 무렵, 밀레의 <만종>을 원색 도판으로 보고 화가가 되기를 꿈꾸었지만, 부친의 사업 실패로 보통학교만 졸업하고 독학으로 그림을 익혔다. 열여덟 살 되던 해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수채화 <봄이 오다>로 첫 입선을 하고 이후 수차례 입선하면서 화가로서의 꿈을 굳혀갔다. 그는 한국전쟁 때 월남해서 창신동에 자리를 잡았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미군 PX의 초상화부에서 일했는데, 여기서 함께 일했던 박완서는 훗날 이 시절 박수근의 이야기를 소설로 남겼다. 이것이 바로 박완서의 출세작 『나목』이다. 박수근은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않았고 피난민으로 경제적 기반도 전무했지만, 전쟁 후 폐허가 된 서울에서 성실하게 그림을 그리며 경력을 쌓았다. 1953년 국전에서 첫 입선을 한 이래 거의 매해 국전에 작품을 출품했고, 대한미술협회전, 현대작가초대미술전, 국제자유미술전 등 국내외 주요 전람회에 참여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화단을 휩쓸었던 추상화에 경도되지 않고 자신만의 주제를 독특한 화법으로 표현하면서, 서양화를 한국적으로 잘 수용한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준다는 호평을 받았다. 미군, 외교관, 사업가, 관광객 등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그의 작품이 인기를 얻고 미국 개인전을 추진하게 되었지만 급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되어 1965년 51세로 타계하고 말았다. 같은 해 유작전이 열리고, 1970년 박완서의 데뷔 소설 <나목>이 나왔다. 이후 평범한 서민들의 일상을 담은 그의 그림들이 널리 사랑을 받으면서 국민화가라는 칭호를 얻게 되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번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에서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라는 수식어로만 제한되던 박수근을 다양한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박수근이 살았던 전후(戰後) 시대상에 주목하였고, 당시 화단의 파벌주의로 인한 냉대나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불우한 화가였다는 고정관념을 벗겨내고 박수근의 성취를 조망한다. 또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으로 시행된 박수근전작도록 발간사업을 통해 새롭게 발굴된 자료들과 연구성과를 토대로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박수근의 활동을 소개한다. 전쟁 전 도청 서기와 미술교사를 지냈던 박수근은 전쟁 후에는 미군부대 내 PX에서 싸구려 초상화를 그렸고 그곳에서 소설가 박완서를 만났다. 미군부대는 박수근이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을 버리고 온갖 수모를 견뎌내야 했던 곳이었지만, 동시에 그의 작품을 아끼는 후원자들을 만나게 해준 곳이기도 했다. 박수근은 해방 후 최초의 상업화랑인 반도화랑에서도 외국인들에게 먼저 주목받았고, 《동서미술전(Art in Asia and the West)》(샌프란시스코미술관, 1957), 《한국현대회화전(Contemporary Korean Paintings)》(뉴욕 월드하우스 갤러리, 1958) 등을 통해 한국 중견작가들과 함께 해외에 소개되었다. 참혹한 시대를 외면하지 않고 고단한 이웃의 생활을 담담하게 표현한 박수근을 통해 전후 1950-60년대 한국의 시대상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박수근의 시대를 읽기 위해 ‘독학’, ‘전후(戰後) 화단’, ‘서민’, ‘한국미’ 4가지 키워드로 1부 <밀레를 사랑한 소년>, 2부 <미군과 전람회>, 3부 <창신동 사람들>, 4부 <봄을 기다리는 나목>으로 구성된다. 1부 <밀레를 사랑한 소년>은 ‘밀레와 같이 훌륭한 화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 박수근이 화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0대 시절의 수채화부터 1950년대 유화까지 그의 초기 작품들을 선보이는 공간으로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박수근이 그림 공부하기 위해 참고했던 화집, 미술 잡지, 그림엽서 등의 자료들을 통해 자신만의 화풍을 완성하게 된 과정과 예술의 원천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2부 <미군과 전람회>에서는 한국전쟁 후 재개된 제2회 국전에서의 특선 수상작부터 그가 참여한 주요 전람회 출품작과 미군 PX 초상화가 시절과 용산미군부대(SAC) 도서실에서 열린 박수근 개인전(1962)의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이다. 그만큼 이 공간의 작품들은 다른 공간의 작품들과는 다른 비교적 큰 사이즈를 작품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더불어 이 시절 박수근의 이야기를 소설로 남긴 박완서의 소설 <나목>의 소재가 되었던 <나무와 두 여인>도 감상해 볼 수 있다. 박수근의 삶과 그림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은 그가 정착했던 창신동이다. 3부 <창신동 사람들>에서는 창신동을 중심으로 가족, 이웃, 시장의 상인 등 그가 날마다 마주친 풍경을 담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더불어 최근 박수근전작도록사업을 통해 조사된 유화 2점과 박수근의 그림과 함께 당시 시대상을 담은 한영수의 사진이 전시되어, 역사상 가장 가난했던 1950-60년대를 살았던 한국인을 삶을 모던한 감각으로 표현한 예술가의 미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박수근이 평생 즐겨 그린 소재는 여성과 나무이다. 고단한 노동을 하는 여성과 잎사귀를 다 떨군 나목은 ‘추운’시대를 맨몸으로 견뎌낸 한국인의 자화상일 것이다. 4부 <봄을 기다리는 나목>에서는 박수근의 그림이 인기리에 매매된 반도화랑과 그의 그림을 수집한 외국인들을 소개하며 이들이 박수근 작품에서 발견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이것이 어떻게 국경과 시대를 초월하여 폭넓은 공감을 얻어냈는지 살펴볼 수 있다. 허중학 기자.
[미술관] ‘빛’을 담아낸 작가, 메리 코스 개인전
[미술관] ‘빛’을 담아낸 작가, 메리 코스 개인전
[서울문화인] 전시장에 들어서 보여지는 그녀의 작품은 단순 무채색의 단색화로 보여진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빛에 반사되어 보는 위치에 따라 미묘한 색과 질감의 변화가 느껴진다. 이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모습으로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원천에는 빛이 있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은 현대미술 기획전으로 60년 동안 ‘빛’을 주제이자 재료로 기하학적인 시각언어를 사용한 추상, 물질성, 인식에 대하여 탐구해온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 작가 메리 코스의 개인전 《메리 코스: 빛을 담은 회화》를 선보이고 있다. “예술은 벽에 걸려있는 작품이 아니라, 관람자의 인식”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와 감상하는 관람객의 주관적인 인식이 작업의 주요 주제이다. 메리 코스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2019), 뉴욕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2018), 디아 비콘(Dia: Beacon, 2018)에서의 전시를 포함하여 다수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그의 작품은 뉴욕의 디아 미술재단(Dia Art Foundation), 로스앤젤레스의 장 폴 게티 미술관(J. Paul Getty Museum), 상하이의 롱뮤지엄(Long Museum),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등에 영구 소장되어있다. 메리 코스(Mary Corse, 1945-)는 회화에 빛을 담아내고자 여러 재질과 기법을 실험, 관람자의 인식과 위치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작가는 빛이 만들어내는 형태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빛 그 자체를 회화에 담기 위하여 변형 캔버스, 라이트 박스, 조각, 유리, 마이크로스피어, 아크릴 조각, 점토 등 다양한 재료들의 실험을 통해 창조해 내었다. ‘빛’을 담아낸 대표작 34 점 한국 최초로 한 자리에 선보여 이번 개인전에는 1960년대 중반 초기작부터 2021년 최신작까지 작품 세계 전반을 아우르는 대표작 총 34점을 선보이는 전시로 10미터 이상 크기의 회화를 비롯한 여러 대형 작품들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미술관 여섯 개의 전시실 ‘빛 회화’, ‘흰 빛 회화’, ‘색채 회화’, ‘검은빛 회화’, ‘검은흙’ 등 작품을 시리즈로 나누어 구성하여, 작가의 다양한 시도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 ▲ 1전시실에는 메리 코스를 대표하는 <흰 빛 시리즈 White Light Paintings>가 소개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1960년대 중반 변형 캔버스, 라이트 박스, 조각 작업을 거쳐 다시 회화로 돌아오면서 이 시리즈를 시작했다. 보다 내밀한 방식으로 빛을 표현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했고, 1968년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를 물감에 혼합하는 방식을 고안하면서 작업 세계에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주로 표지판과 고속도로 차선에 사용되는 산업 재료인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는 입사한 광원을 그대로 되돌려 보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위치에 따라 미묘한 색과 질감의 변화를 만들어낸다. <흰 빛 시리즈> 외에도 캔버스 내면에 공간을 형성하는 <내면의 띠 시리즈 Inner Band Series>, 실제 공간 속으로 확장한 조각 <무제(빛줄기) Untitled (Beams)>(2020)를 만나볼 수 있다. ▲ 2전시실은 <색채 시리즈 Color Paintings>와 <아치 시리즈 Arch Paintings>를 만나볼 수 있다.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작품의 색을 흰색과 검은색으로 제한했다면, 1990년대 후반부터 빨강, 노랑, 파란색의 삼원색을 사용하여 ‘색채 회화’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이 작업은는 단순히 ‘색을 가진 그림을 채색하는 것’에서 벗어나 ‘색을 빛으로 만드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또한, 1989년부터 시작된 <아치 시리즈>는 <흰 빛 시리즈>에서 확장된 시리즈로 초기에는 흰색 만을 사용했으나 점차 검은색과 삼원색을 포함했다. 가장 기본적인 건축 요소인 기둥과 보로 이루어진 아치 시리즈는 관람객의 시선을 아치의 안쪽으로 유도하며 물리적, 현상적, 구상적 공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 3전시실에는 메리 코스가 쉬나르 미술대학에 입학하였던 해인 1964년부터 1965년 사이에 제작한 다각형 모양의 모노크롬 회화 중 한 작품이 전시된다. <파란색 팔각형 Octagonal Blue>(1964)은 표면의 광택을 실험하는 과정에서 제작된 작품으로 팔각형 모양의 캔버스에 파란색 아크릴 물감과 금속 조각을 혼합하여 채색한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더욱 내밀한 방식으로 빛을 담아내고자 했고, 이후에는 색상을 사용하기보다는 흰색 물감 만을 사용하여 빛을 표현하기로 한다. ▲ 4전시실에는 ‘빛 회화 Light Paintings’로 불리는 라이트 박스 작업 <무제(전기 빛) Untitled (Electric Light)>(2021)이 설치됐다. 메리 코스는 본래 ‘객관적인 진실’을 담아내기 위해 라이트 박스 작업을 구상했다. 하지만 작품 제작을 위하여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물리학 수업을 수강하면서 비선형의 개념을 배우게 됐고, 객관적인 진실이란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는다. 결국 사람의 경험과 인식은 근본적으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회화로 회귀했으며, 이러한 고민을 바탕으로 작가의 대표적인 <흰 빛 시리즈>를 제작하게 되었다. ▲ 5전시실에서는 1973년부터 검은색을 사용해 작업한 <검은빛 시리즈 Black Light Paintings>를 선보인다. <검은빛 시리즈>에서는 검은색 아크릴 물감에 사각형 아크릴 조각과 유리 마이크로스피어를 혼합하여 채색함으로써 빛을 흡수하는 동시에 반짝이는 표면을 만들었다. 화려하게 빛나는 표면은 밤하늘의 별을 연상시키며 아득히 먼 듯한 거리감을 준다. 빛과 어둠은 항상 공존하기 때문, 검은색에 대한 작가의 관심은 빛을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에게는 필연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수 천 개의 아크릴 조각을 섞어 겹겹이 칠하여 거칠고, 무질서하고, 광물의 원석 같은 표면을 제작한 <검은빛 회화, 글리터 시리즈 Black Light Painting, Glitter Series>, 폭이 10미터가 넘는 <무제(검은색 측면을 가진 검은색 띠들) Untitled (Black Multiband with Black Sides)>(1995) 등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 6전시실은 또 다른 검은색의 표면을 이용한 <검은흙 시리즈 Black Earth>를 소개하고 있다. 1970년 첫 째 아이가 태어나자 코스는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을 떠나 경치 좋은 캘리포니아 외곽 산악지대인 토팡가에 새로운 작업실을 지어 이주한다. 주변 환경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새로운 작업으로 이어졌다. 작가는 본인의 집 근처 언덕에 위치한 암석의 표면을 석고로 본뜨고 다시 점토로 찍어낸 다음 가마에서 구워 광택 나는 검은색 표면을 가진 정사각형 타일을 제작하였다. 작가는 이때부터 타일 여러 개를 그리드 형태로 벽면에 설치하여 <검은흙 시리즈>를 제작했다. 메리 코스의 대표작을 한자리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2022년 2월 20일까지 진행된다. (입장료 : 15,000(성인) / 오전 10시 ~ 오후 6시) [허중학 기자]
[문화재] 가야문화권에서 처음 5세기 중국제 최고급 연꽃무늬 청자 출토
[문화재] 가야문화권에서 처음 5세기 중국제 최고급 연꽃무늬 청자 출토
[서울문화인] 함안 말이산고분군 75호분의 발굴조사(조사기관: 경남연구원 역사문화센터) 중 가야문화권에서는 처음으로 5세기 중국 남조에서 제작된 연꽃무늬 청자그릇이 발굴되었다. 가야문화 내에서 중국제 청자가 발굴된 것은 처음으로 백제문화권과 가까운 남원 월산리 고분군에서 계수호(鷄首壺, 닭머리 모양을 본뜬 주둥이가 달린 동진 시대 그릇)가 발견된 예는 있지만, 특히 가야의 중심권역에서 발굴된 것은 처음 있는 발굴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말이산 고분군의 체계적 정비와 보존관리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7월부터 가지 능선 끝자락에 있는 75호분을 대상으로 시작되었는데, 지름 20.8m, 높이 3.5m의 봉분을 걷고 11매의 덮개돌을 들어내자 길이 8.24m, 너비 1.55m, 높이 1.91m의 대형돌덧널무덤이 확인되었다. 동서로 긴 사각형 형태의 돌덧널무덤은 가운데 무덤 주인의 공간을 기준으로 서쪽에 유물 부장공간을, 동쪽에는 순장자를 배치하는 말이산 고분군의 전형적인 특징이 잘 나타나 있었다. 연꽃무늬 청자는 서쪽 유물 부장공간에서 무너진 돌덧널무덤의 벽석(얇은 널빤지로 다듬은 장식용 돌)을 들어내자 구경 16.3cm, 높이 8.9cm, 저경(底徑, 그릇의 밑바닥 지름) 7.9cm 크기의 거의 완형에 가까운 형태로 출토됐다. 안쪽 8개, 바깥쪽 8개의 연꽃잎이 겹쳐져 청자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음각·양각기법)을 모두 사용하여 입체감이 있으며, 이러한 형태는 5세기 중국 유송(劉宋)대 청자 그릇의 대표 형태로 중국 출토품과 비교해도 최상품으로 여겨진다. 국내 유사 사례로 천안 용원리 고분군 C지구 1호 석실분에서도 출토된 바가 있다. 또한, 중국에서 출토된 남조의 송(宋)대 402년(영초 원년(永初 元年) 출토품과 474년(원미(元微) 2년) 출토품과 비교·분석한 결과 제작 시기는 474년을 전후한 시기인 5세기 중후반 경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함께 돌덧널무덤의 북쪽 장벽에서는 말이산 고분군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인 목가구시설(돌덧널무덤의 장벽과 단벽에 나무기둥을 걸어 무덤 내부를 보강하는 시설)의 흔적도 확인되었고, 큰 칼 2점, 쇠창, 쇠도끼, 금동장식 화살통, 화살 등의 무기류와 말갑옷, 등자(鐙子, 발걸이), 안교(안장), 기꽂이 등의 말갖춤새 일괄, 금동제 허리띠장식, 큰항아리, 그릇받침, 굽다리접시 등 50여 점의 토기류도 함께 출토되었다. 출토된 유물과 유구를 볼 때 무덤은 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아라가야 최고지배층 묘역인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중국 남조(南朝) 최고급 청자가 출토되었다는 사실은 5세기 후반 중국 남조(南朝)와 아라가야가 교류하였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가라국왕 하지가 남제(南齊, 479~502)에 사신을 파견하여 조공하고 보국장군(輔國將軍) 본국왕(本國王)의 작위를 받았다는 <남제서(南齊書)>의 ‘동남이열전(東南夷列傳)’ 기록에서 기존의 대가야를 지칭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가라국왕 하지(加羅國王 荷知)’를 아라가야 왕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본다. 아라가야의 고도 함안에서 아라가야의 위상과 가야의 국제성을 보여주는 유물이 발굴됨에 따라 가야사 조사연구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등재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허중학 기자]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④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④
[서울문화인] 서울예술단(이사장 이유리)의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을 지난 2015년 초연 후 6년 만에 무대에 올렸다.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예로부터 동양의 예술적 소재였던 매화를 현대적 공연 양식으로 해석, 매화를 소재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다양한 순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면서도 각 에피소드들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겨울과 봄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시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늙은 여인의 이야기, 중국의 설화 ‘나부춘몽’, 고려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다채로운 이야기는 잠깐 피었다 사라지는 서글프지만 아름다운 매화를 닮은 우리의 인생을 한 권의 그림책을 펼쳐보는 듯한 감상을 안겨주며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특히, 각각의 주제에 따라 갤러리 공간, 골목길, 매화나무 밭, 설 산, 숲속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되는 무대, 공연 장르의 해체와 융합 예술의 다변적인 시도가 중요해지는 시대적 추세 속에서 영상과 무대, 의상과 소품을 극의 중요한 오브제와 미장센으로 끌어올리고 움직임과 이미지로 서사를 표현한 공연 양식은 한국적 소재의 현대적 미학으로 표현해 내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심금을 울리는 음악, 아름다움 안무와 영상으로 무대 가득 매화의 향기를 펼쳐낸 서울예술단의 ‘이른 봄 늦은 겨울’은 11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③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③
[서울문화인] 서울예술단(이사장 이유리)의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을 지난 2015년 초연 후 6년 만에 무대에 올렸다.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예로부터 동양의 예술적 소재였던 매화를 현대적 공연 양식으로 해석, 매화를 소재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다양한 순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면서도 각 에피소드들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겨울과 봄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시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늙은 여인의 이야기, 중국의 설화 ‘나부춘몽’, 고려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다채로운 이야기는 잠깐 피었다 사라지는 서글프지만 아름다운 매화를 닮은 우리의 인생을 한 권의 그림책을 펼쳐보는 듯한 감상을 안겨주며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특히, 각각의 주제에 따라 갤러리 공간, 골목길, 매화나무 밭, 설 산, 숲속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되는 무대, 공연 장르의 해체와 융합 예술의 다변적인 시도가 중요해지는 시대적 추세 속에서 영상과 무대, 의상과 소품을 극의 중요한 오브제와 미장센으로 끌어올리고 움직임과 이미지로 서사를 표현한 공연 양식은 한국적 소재의 현대적 미학으로 표현해 내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심금을 울리는 음악, 아름다움 안무와 영상으로 무대 가득 매화의 향기를 펼쳐낸 서울예술단의 ‘이른 봄 늦은 겨울’은 11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②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②
[서울문화인] 서울예술단(이사장 이유리)의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을 지난 2015년 초연 후 6년 만에 무대에 올렸다.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예로부터 동양의 예술적 소재였던 매화를 현대적 공연 양식으로 해석, 매화를 소재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다양한 순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면서도 각 에피소드들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겨울과 봄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시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늙은 여인의 이야기, 중국의 설화 ‘나부춘몽’, 고려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다채로운 이야기는 잠깐 피었다 사라지는 서글프지만 아름다운 매화를 닮은 우리의 인생을 한 권의 그림책을 펼쳐보는 듯한 감상을 안겨주며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특히, 각각의 주제에 따라 갤러리 공간, 골목길, 매화나무 밭, 설 산, 숲속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되는 무대, 공연 장르의 해체와 융합 예술의 다변적인 시도가 중요해지는 시대적 추세 속에서 영상과 무대, 의상과 소품을 극의 중요한 오브제와 미장센으로 끌어올리고 움직임과 이미지로 서사를 표현한 공연 양식은 한국적 소재의 현대적 미학으로 표현해 내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심금을 울리는 음악, 아름다움 안무와 영상으로 무대 가득 매화의 향기를 펼쳐낸 서울예술단의 ‘이른 봄 늦은 겨울’은 11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①
[공연스케치] 서울예술단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①
[서울문화인] 서울예술단(이사장 이유리)의 창작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을 지난 2015년 초연 후 6년 만에 무대에 올렸다. ‘이른 봄 늦은 겨울’은 예로부터 동양의 예술적 소재였던 매화를 현대적 공연 양식으로 해석, 매화를 소재로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다양한 순간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주면서도 각 에피소드들은 어느 특정한 시점에 머무르지 않고 과거와 현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겨울과 봄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시공간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늙은 여인의 이야기, 중국의 설화 ‘나부춘몽’, 고려설화 ‘매화와 휘파람새’ 등 10개의 장으로 구성된 다채로운 이야기는 잠깐 피었다 사라지는 서글프지만 아름다운 매화를 닮은 우리의 인생을 한 권의 그림책을 펼쳐보는 듯한 감상을 안겨주며 관객에게 묵직한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특히, 각각의 주제에 따라 갤러리 공간, 골목길, 매화나무 밭, 설 산, 숲속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되는 무대, 공연 장르의 해체와 융합 예술의 다변적인 시도가 중요해지는 시대적 추세 속에서 영상과 무대, 의상과 소품을 극의 중요한 오브제와 미장센으로 끌어올리고 움직임과 이미지로 서사를 표현한 공연 양식은 한국적 소재의 현대적 미학으로 표현해 내었다. 동서양을 넘나들며 심금을 울리는 음악, 아름다움 안무와 영상으로 무대 가득 매화의 향기를 펼쳐낸 서울예술단의 ‘이른 봄 늦은 겨울’은 11월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2점 함께 감상하는 ‘사유의 방’ 마련
국립중앙박물관, 국보 반가사유상 2점 함께 감상하는 ‘사유의 방’ 마련
[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에 오면 반드시 보고 가야하는 대표 소장품 두 점을 나란히 전시하고 공간의 이름을 ‘사유의 방’으로 바꿔서 공개하였다. ‘사유의 방’은 제78호, 제83호 두 국보 반가사유상을 나란히 전시해 감동을 극대화 했다는 점은 물론 기존의 관람 동선에서 과감히 벗어나 상설전시관 2층에 439㎡ 규모로 조성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 유물을 전시하기 위한 공간으로는 전례가 없는 파격적인 공간 구성이다. 이전에도 두 반가사유상을 독립 공간에서 함께 전시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총 3회, 1986년, 2004년, 2015년). 그러나 이젠 언제든지 박물관을 찾아와 마음껏 두 반가사유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박물관은 전시실을 조성하면서 두 국보의 예술성과 조형미를 온전히 표출하고 관람객이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조명에 심혈을 기울였다. 크기와 모양에 맞춰 정밀하게 대상을 비추는 빛 아래서 반가사유상의 아름다운 미소는 한층 더 돋보인다. 과거의 반가사유상 전시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새롭게 꾸민 전시실은 건축가 최욱(원오원 아키텍스 대표)과의 협업으로 완성되었다. 최욱 건축가는 소극장 크기의 전시 공간에 어둠을 통과하는 진입로, 미세하게 기울어진 전시실 바닥과 벽, 아스라한 반짝임을 주는 천정 등을 구상했다. 현재를 벗어나 다른 차원에 있는 듯한 추상적이고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반가사유상에 집중할 수 있다. 최욱 건축가는 디자인에 대해 “반가사유상의 에너지와 공간이 일체화 된 느낌을 주려고 했다.”라고 하면서, “천년 이상 반가사유상에 누적된 기억들이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와 미래 세대들을 감동시키기를 바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전시실을 조성하는 데 건축가와 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협업은 (사)국립중앙박물관회의 후원으로 성사되었다. 또한, 미디어 아트워크 영상이 설치된 긴 진입로는 어두운 실내에 서서히 익숙해지기 위한 전이(轉移) 공간으로 전시실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 반가사유상을 마주하게 된다. 박물관 측은 이를 ‘사유의 여정’이라 표현했다. 특히, 이번 전시 공간은 전시품 정보를 적은 설명문을 최소화하고, 설명에 의존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감상에 몰입할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반가사유상 작품해설과 전시 공간 설명은 전시실 벽면 QR코드로 제공된다. QR-리플릿은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에도 게재되어 있어 방문 전후 필요할 때 내려 받을 수 있다. 또한, 전시실에는 국문과 영, 중, 일어로 인쇄된 설명자료를 비치하였다. 박물관은 전시를 기획하면서 “사유의 방에서 경험하는 ‘나만의 관람 여정 만들기’를 가장 고심하였다.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중시하는 요즘 사회의 분위기에 주목하고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마음 속 생각과 이야기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사유의 방’은 두 국보 반가사유상은 뛰어난 주조 기술과 풍부한 조형성을 바탕으로 감동을 극대화시킨 기념비적 작품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듯한 반가사유상의 신비롭고 오묘한 미소는 그 정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편, 국립박물관 문화재단에서는 전시실 개관을 계기로 반가사유상 문화상품을 새로 출시했다. 특히 작년에 선보인 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반가사유상(국보 제83호) 미니어처에 이어, 또 다른 국보 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 미니어처를 개발했다. 두 종류 모두 따뜻한 파스텔 색조에 세부 표현을 더 정밀하게 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박물관 내 문화상품점과 온라인 문화상품점(museumshop.or.kr)에서 구입할 수 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