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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스페인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엄선된 70점이 소개되는 호안 미로展
[전시] 스페인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엄선된 70점이 소개되는 호안 미로展
[서울문화인] 순수한 색과 시적이고 상징적인 기호의 독창적 화풍으로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인정받는 거장 호안 미로(1893-1983)의 예술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전이 지난 4월 29일부터 삼성동 마이아트뮤지엄(대표 이태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1893년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의 수도 바르셀로나 근처의 몬로이치에서 태어난 호안 미로는 르네상스 후기의 전통적인 회화 작법을 배제하고 원근법, 중력, 부피가 주는 환영, 음영, 색에서 해방된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물론 창의적인 자유를 그려내며 이후 세대의 예술가들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로는 제2차 세계대전과 스페인 내전 등 근현대기의 격변 속에 일생을 보냈지만, 미로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성과 상상력이 넘치는 화풍을 구축하였다. 초기 그는 다양한 예술 집단과 다다이즘에 속한 화가, 시인들과 교류하며 사실적인 양식에서 벗어나 점차 소박하며 찬란한 색, 그리고 단순한 형식으로 이루어진 독자적인 초현실주의풍을 완성해나갔다. 그는 회화 작품뿐만 아니라 석판화, 벽화, 세라믹 그리고 야외조각 등 광범위한 작품을 남겼고, 1930년대 부르주아 사회를 지지하고 있던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부정하는 ‘회화의 암살(Assassination of Painting)’을 선언해 당대 미술가들에게 강렬한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로는 말년에 여인, 새, 별, 그리고 태양, 달, 별자리와 사다리 등의 모티프로 그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종합적으로 빚어내었다. 자신만의 언어로 자유를 그려낸 호안 미로의 예술세계 하반기 40년의 기록 마이아트뮤지엄과 1975년 미로가 설립한 바르셀로나 호안 미로 미술관과 공동으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 〈호안 미로 : 여인, 새, 별〉은 그의 작품 활동 후반기 40년에 걸쳐 집성화된 예술적 모티프와 뚜렷한 화풍의 발전 양상을 보여주는 전시로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엄선된 유화, 드로잉, 판화, 태피스트리, 조각 등 70여점의 오리지널 작품을 네 개의 섹션으로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섹션 ‘기호의 언어’에서는 그의 상징적 언어가 기호로서 그림에서 드러나기 시작하여 점점 만연해지는 작품으로 구성되었으며, 두 번째 섹션 ‘해방된 기호’에서는 그 기호들이 변형, 혼합, 재창조 등을 거쳐 더욱더 자유롭고 직관적이며 새로운 표현으로 확장된 작품을 선보인다. 세 번째 ‘오브제’ 섹션에서는 회화의 영역을 벗어나 일상의 사물과 다양한 매체로 확장된 그의 기호적 표현을 볼 수 있고, 마지막 섹션 ‘검은 인물’에서는 보다 암시적이고 응축된 인물의 표현과 함께 뚜렷한 화풍이 느껴지는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흡사 어린아이가 그린 듯한 미로의 그림은 읽기 쉽고도 어렵다. 한영지 마이아트뮤지엄 큐레이터는 “그의 작품은 낯익은 것과 경이로운 것을 힘들이지 않고 짜넣은 그림이나 실험적인 시와 같다. 실제로 미로가 작품의 해석을 관객에게 맡겼듯이, 시인이 표현하면 해석은 독자의 몫이 되는 이치와 흡사하다. 무엇을 그렸는지 보다 그것을 그려내기 위해 미로가 어떤 물성과 도구 및 소재를 택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 있게 본다면 그의 ‘시적 허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오는 9월 12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국힙원톱 래퍼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함께 오디오 가이드를 선보이며, 이 외에도 도슨트 전시해설로 작품의 이해를 좀 더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러 어린이 대상 교육으로 키즈 아틀리에와 시즌 이벤트 프로모션 등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30년 만의 회고展
영국 현대미술의 거장,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30년 만의 회고展
[서울문화인] 지난 4월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영국 현대 미술의 거장이자 70년대 개념미술의 선구자인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b.1941)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금은 현대미술의 하나의 장르가 되었지만 마르셀 뒤샹(프랑스)의 혁명에 가까웠던 레디메이드(readymades, 어떤 일상적인 기성 용품을 또 다른 새로운 측면에서 보아서 만든 미술 작품의 한 장르)의 대표작 ‘샘(Fountain, 1917)’이 내놓으면서 “예술이란 것은 새롭게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위에 있는 것들을 다루는 것”이라며 당시 이 작품에 대한 비판에 그는 “소변기의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샘’이라는 제목을 지어 기존의 용도가 아닌 예술품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였으므로 이것은 예술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73년 현재 영국 개념미술의 선구자로 불리우는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은 갤러리 벽면에 선반과 물 한 잔을 올려놓고 물컵이 아닌 참나무라고 명명하였다.(작품 ‘참나무(An Oak Tree, 1973)’) 사람들은 이를 참나무가 아닌 물이라고 반박했지만, 그는 작품 속 물컵은 작가의 의도를 통해 분명히 참나무가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이들은 “작품을 만드는 건 작가의 의도”임을 명확히 보여줌과 동시에 그들의 작품은 현대 개념미술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마틴은 개념미술의 선구자이기도 하지만 90년대에 들어서 그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라 불리우는 검은 윤곽선과 선명하고 대담한 색으로 면을 채우며 원근법을 무시한 구도를 구체화시키는 기법의 크레이그 마틴식 회화를 탄생시켰으며, 또한 일상에서 흔히 접하던 사물들의 윤곽만을 강조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상으로 채워진 작품들은 이젠 작가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다. 그동안 두 차례 회고전을 가졌다는 마틴은 이번 전시는 1989년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에서 가진 회고전 이후 30년 만에 가지는 회고전으로 이번 전시에는 1970년대 초기작부터 이번 전시를 위해 제작한 2022년 최신작까지, 회화, 설치, 디지털 미디어, 드로잉, 판화 등 총 150여점의 원화가 소개되고 있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전시로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개념 미술의 대표작 참나무(An Oak Tree, 1973)를 포함하여 6개의 주제로 선보이고 있다. 6개 주제 <Exploration(탐구: 예술의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 Language(언어: 서사를 부여하지 않는 도구, 글자), Ordinariness(보통: 일상을 보는 낯선 시선), Play(놀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예술적 유희), Fragment(경계: 축약으로 건네는 상상력의 확장) 그리고 마지막으로 Combination(결합: 익숙하지 않은 관계가 주는 연관성)> 마틴은 국내 전시에 앞서 “이번 전시는 내 생애 가장 큰 규모의 전시이다. 최근 30년의 작업에 중점을 둘 것이지만 확실히 회고전입니다. 이번 전시 중 가장 초기 작품은 1970년대 작품들이다. 저에게는 아주 특별한 일이죠. 이전에도 회고전을 두 번 치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자신의 인생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20대에 만든 작품과 80대에 만든 작품이 한 공간에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이번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전시의 주최 주관UNC의 홍호진 대표는 “작가의 세계최초 대규모 회고전인 만큼 쉽게 볼 수 없었던 초기작품 뿐 아니라 국내 전시만을 위해 제작되는 디지털 자화상과 스페셜 판화 및 로비를 가득 채울 빅 사이즈의 월 페이퍼 작품 역시 이번 전시의 알찬 볼거리이다.”라고 전했다. 오는 8월 28일(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의 스페셜 오디오 도슨트에는 아스트로 멤버이자 배우인 차은우가, 작품 해설로는 1세대 도슨트 김찬용 전시 해설사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의 개념 미술을 좀 더 쉽고 친근하게 소개한다. [허중학 기자]
[전시] 판화로 만나는 정토의 세계, ‘동 아시아 정토 판화’ 특별전
[전시] 판화로 만나는 정토의 세계, ‘동 아시아 정토 판화’ 특별전
[서울문화인] 불기2566년 부처님오신날 맞이하여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에서 “영원한 행복의 세계-동 아시아 정토판화 특별전”을 5월 2일부터 6월 26일까지 두 달여에 걸쳐 진행한다. 우리나라 사찰에는 대부분 극락전(極樂殿)이라는 법당을 갖추고 그 속에 아미타불을 봉안하고 있다. 그리고 좌우의 협시보살로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 또는 관세음보살과 지장보살을 두고 있다. 아미타불이라는 이름은 처음 인도에서 아미타유스(amita-yus:무량한 수명을 가진 자, 無量壽), 아미타브하(amita-bhas:한량없는 광명을 지닌 자, 無量光)라고 하는 두 가지 범어로 표현되었던 것이지만, 그것이 중국으로 전해졌을 때는 아미타라고 음사(音寫)되었고 이 아미타불의 신앙을 중심으로 하여 성립된 것이 정토교(淨土敎)이다. 불교에서는 예로부터 생로병사가 있는 고통의 사바세계를 벗어나 영원한 행복의 세계인 정토를 염원하면서 불화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대중들은 정토 세계를 염원하며 목판을 새겨 판화로 인출한 후 채색을 곱게 입혀 주로 집안에 두어 예배와 교화의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유교 국가인 우리나라 보다는 일본에서 정토불교가 발전하게 되었다. 이번 특별전은 고판화박물관이 그동안 수집한 고판화박물관 유물 6,000여점 중 불교 회화사와 판화사에 주목 받는 ‘정토’와 관련된 목판과 전적, 불화 판화 등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베트남의 정토관련 자료 70여 작품을 선별하여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등장하는 유물 중에 눈에 띄는 작품으로 정토불교가 가장 발전한 일본 도쿄의 유명한 정토교 사찰인 중상사(조조지)에서 1845년 판각을 완료한 가로105cm 세로 109cm 대형 목판 원판이다. 대형 산 벗 나무 세 쪽에 영원한 행복의 세계인 정토를 칼로 아름답게 새긴 조각 솜씨가 너무 정교하여, 이것이 사람의 손으로 제작될 수 있을까 반문할 정도로 판각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유물이다. 이 중상사 정토만다라(관경만다라) 판목을 살펴본 고판화학자인 전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실 실장 박도화 박사는 ‘관경만다라 판목 중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작품으로 평가’하면서 특히 ‘판목 뒷면에 제작 시기 등이 묵서되어 있어 정토만다라 판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하였다. 증상사 정토만다라 판목이 고판화박물관에 소장하게 된 인연은 10여 년 전, 이 증상사 정토만다라 목판화를 수집한 한선학관장이 2020년 12월에 야후옥션을 통해 바로 10여 년 전에 수집하였던 정토만다라를 찍은 판목 원판을 치열한 경쟁 끝에 낙찰 받은 후 공식적으로 일본 세관을 통해 입수를 하게 되었다. 동국대에서 불교미술을 전공한 한선학 관장은 이 중상사 정토만다라를 입수한 것에 대해 “30여년의 동 아시아 고판화에 미쳐 일방적인 짝사랑이 그 결실을 맺은 것이며, 아미타 부처님의 가피가 이어진 것으로 30여 년 동안 수집한 최고의 성과 중 하나”라고 평가하였다. 이후 한 관장은 한국고판화학회, 세계고판화연구보존회 연구자들과 함께 판목을 분석하고 조사하여 전시에 앞서 25일 최초로 언론에 공개하였다. 그리고 실제 눈으로 본 목판은 눈을 떨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판화는 보통 인출본 만으로 그 예술성을 보는 경향이 크지만 이 증상사 정토만다라 목판은 그 자체로 예술이었다. 이번 전시에는 중상사 정토만다라 목판을 비롯하여, 단색, 다색 판인채회본도 함께 공개된다. 더불어 일본왕실과 토요토미 가문이 문장이 찍혀있어 16C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발원하여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정토만다라 다색판화와 1731년 제작된 지광 정토만다라, 19세기 제작된 무량수경만다라와 불설아미타경 채색판화 등 정토삼부경의 내용을 판화로 찍고 채색을 올려 극채색화로 제작된 일본 불화판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의 유물로는 극락의 세계를 아름답게 표현한 500여 년 전 조선에서 만들어진 강원도 유형문화제 152호인 덕주사본 아미타경의 아미타래영도와 강원도 유형문화재 153호인 용천사본 아미타경에 등장하는 반야용선도를 비롯하여, 실상사판 16관경과 관무량수경 등이 소개된다. 중국 유물로는 명말 청초에 제작된 ‘아미타래영도’ 목판을 비롯하여, 유명한 년화산지인 광저우 불산에서 제작된 극락으로 인도하는 배인 반야용선을 새긴 ‘반야용선도’, 극락세계를 아름다운 채색 석판화로 표현 한 남경 금릉각경처의 ‘극락장엄도’ 판화가 전시된다. 전시를 기획한 한선학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고판화박물관의 역량이 총망라된 대규모 전시로 관련학자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동 아시아인들이 꿈꿔왔던 영원한 행복의 안식처인 정토의 세계를 고판화를 통해 더욱 쉽게 이해 할 수 있어 동양 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하였다. 한편,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올해로 개관 19년을 맞이한 국내 유일의 판화전문박물관으로 국내외 동아시아의 다양한 옛날 판화를 6,000여점 수집하여 중국, 일본을 비롯하여 국립민속박물관 등 국내의 다양한 기관의 초청전시회를 비롯하여, 60여 차례의 특별전시와 연구, 교육 등을 통해, 세계적인 고판화 전문 박물관으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허중학 기자]
[전시]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우리나라 채색화를 살펴보다. ‘한국 채색화의 흐름展’
[전시]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우리나라 채색화를 살펴보다. ‘한국 채색화의 흐름展’
[서울문화인]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과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열리는 ‘한국 채색화의 흐름:참(眞) 색과 참 빛이 흐르는 고을(晉州)’ 기획전의 관람 열기가 뜨겁다.진주시와 국립진주박물관 공동주최로 지난 3월 22일부터 시작된 ‘한국 채색화의 흐름’ 기획전은 개막 13일 만에 10,000여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다녀갔다고 전한다. 이는 비단 진주시민뿐만 아니라 서부경남, 영‧호남 지역민의 호응이 컸으며, 또한 각계 유명인사들의 관람도 줄을 잇고 있다. 동북아시아에서는 수묵화의 위상이 컸기에 수묵화와 변별을 위해 색채가 들어간 회화(채색화)로 구분된다. 그리고 채색의 정도에 따라 담채, 진채 등의 기법적인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채색화의 역사는 1,700년 전인 삼국시대 고분벽화부터 시작되었으며, 고려 불화, 조선시대의 장식화, 초상화, 민화 등 회화 예술을 거쳐 현대까지 오랜 세월을 발전해 왔다. 이번 전시는 삼국시대부터 근현대까지 한국 채색화의 흐름을 조명하는 전시이자 지방자치단체 주관으로 기획하는 것은 처음 이뤄진 전시지만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박물관, 밀양시립박물관, 남원향토박물관, 삼성문화재단 리움미술관, 금성문화재단, OCI미술관, 이영미술관, 서울대학교미술관, 황창배미술공간의 소장 작품과 개인소장가들 등 다양한 기관의 협조로 이루어진 대규모 전시로 74점의 작품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전시 또한 근현대를 기점으로 나눠 2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먼저 국립진주박물관에서는 고려시대 공민왕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천산대렵도’를 비롯해 김홍도ㆍ신윤복의 채색화, 작자미상의 ‘수갑계첩’과 ‘회혼례도’, 리움미술관 소장의 보물 제1394호 ‘경기감영도’, ‘십장생도’,이형록의 ‘책가문방도’, ‘일월오봉도’를 비롯하여 민간에서 민화로 일월오봉을 그려 사용했던 ‘일월부상도’,그리고 채용신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팔도미인도’ 등이 소개된다.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는 한국의 피카소로 알려진 진주 출신 박생광 작가의 진주의 특색을 담은 촉석루와 진주 뒤벼리 풍경이 담긴 작품 및 강렬한 색채의 무당, 무녀, 제왕, 이당 김은호가 그린 조선시대 역사와 이야기 속 대표 여성인 논개, 춘향, 아랑의 초상과 이유태의 ‘호국’,박래현의 ‘회고’,박노수의 ‘여인’,천경자의 ‘사군자’, 오태학의 ‘소와 아이들’ 등 총 16명의 작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전시 관련 프로그램으로 5월 19일 (목) 14시 국립진주박물관 두암관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학술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며,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는 어린이날을 맞아 5월 5일~8일, 4일간 어린이를 위한 컬러링북 체험이 진행된다. 이번 기획전은 오는 6월 19일까지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과 국립진주박물관(진주성 입장료는 유료)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나 쾌적한 관람을 위해 전시장별 시간당 인원 제한(박물관 100명, 미술관 50명)이 있다. 20명 이상의 단체 경우, 사전 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다. [허중학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컬렉션’ 기증처 7개 기관의 주요 기증품 선보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컬렉션’ 기증처 7개 기관의 주요 기증품 선보이다.
[서울문화인] 지난 2021년 4월 고(故) 이건희 회장의 유족들이 ‘이건희컬렉션’으로 불리는 11,023건 약 2만3천여 점을 기증하겠다는 발표에 수많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졌었다. 이 기증품의 대부분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었고 일부 근대 미술 작품은 작가의 연고지 등을 고려해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되었다. 당시 공개된 이건희 회장의 기증품은 감정가로 2조∼3조원에 이르며, 시가로는 1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요한 기증품 리스트는 당시 언론을 통해 공개되었고 또한 지난해 7월, 가장 많은 기증품을 수여받은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이건희컬렉션’의 일부를 첫 공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고(故) 이건희(李健熙, 1942~2020) 삼성 회장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기증 1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을 28일부터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무엇보다 이번 특별전은 다양한 기관에 기증된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과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윤범모)이 공동 주최하고 광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공립미술관 5개처가 참여, 이건희 기증품 수증기관 전체가 협력한 전시로, 7개 기관 기증품 295건 355점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2021년 4월 28일 고 이건희 회장 유족은 그의 수집품 중 문화유산 2만 1,693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근현대 미술품 1,48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아울러 근현대 미술품 102점을 지역 미술관 다섯 곳, 즉 광주시립미술관(30점), 대구미술관(21점), 양구 박수근미술관(18점), 제주 이중섭미술관(12점), 전남도립미술관(21점)에 나누어 기증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전시품은 선사시대부터 21세기까지의 금속, 도토기, 전적, 목가구, 조각, 서화, 유화 작품 등으로 시기와 분야가 다양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정선(鄭敾, 1676~1759)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국보) 등 249건 30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1926)의 <수련이 있는 연못> 등 34건 35점을 출품하였다. 이어 광주시립미술관은 김환기(金煥基, 1913~1974)의 <작품>, 대구미술관은 이인성(李仁星, 1912~1950)의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朴壽根, 1914~1965)의 <한일(閑日)>, 이중섭미술관은 이중섭(李仲燮, 1916~1956)의 <현해탄>, 전남도립미술관은 천경자(千鏡子, 1924~2015)의 <만선(滿船)> 등 공립미술관 5개처에서 총 12건 12점을 출품하였다. 이 중 국가지정문화재는 국립중앙박물관 출품 <일광삼존상(一光三尊像)> 등 국보 6건 13점과 <삼현수간첩(三賢手簡帖)> 등 보물 15건 20점이 공개되었다. “전통문화의 우수성만 되뇐다고 해서 우리 문화의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보통 사람들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정말 ‘한국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때 문화적인 경쟁력이 생긴다” -고 이건희 회장 고 이건희 회장은 인류 문화의 보존이라는 수집 철학을 바탕으로 시대와 분야를 넘나드는 문화유산과 미술품을 수집했다. 2004년 리움미술관 개관사에서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것으로서, 우리 모두의 시대적 의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이번 특별전은 수집과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고, 고 이건희 회장 기증품의 다양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기획, 이를 위해 문화유산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전시품을 선별하고, 서로를 연결해 한국 문화의 정체성이 드러나도록 했다. 전시장은 이러한 기획 의도를 반영하여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와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로 구성했다. 제1부 ‘저의 집을 소개합니다’에서는 컬렉터의 집을 은유하는 공간으로 꾸며 고 이건희 회장의 안목과 취향을 보여주는 수집품을 선보인다. 먼저 ‘가족과 사랑’을 주제로 한 근현대 회화와 조각품을 전시한다. 장욱진(張旭鎭, 1917~1990)의 <가족>은 허물없는 가족애를 순진무구한 화풍으로 전달한다. 처음 공개되는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의 <정효자전(鄭孝子傳)>과 <정부인전(鄭婦人傳)>은 강진 사람 정여주의 부탁을 받아 그의 일찍 죽은 아들과 홀로 남은 며느리의 안타까운 사연을 글로 쓴 서예 작품이다. 이어서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관통하는 한국적 정서를 보여주는 공간을 보여준다. 이곳에는 18세기 <백자 달항아리>와 김환기의 1950년대 <작품>을 전시, 김환기의 추상 회화가 전통 문화와 자연에 대한 향수에서 출발했음을 한 눈에 보여준다. 또한, 책가도 병품과 함께 이건희 기증품으로 꾸며진 책가도 형식의 진열방식은 실제 책가도 병풍을 실물로 구현된 느낌을 준다. 제1부 중간에 작은 정원을 연출하여 <동자석>을 전시하고, 마지막에는 프랑스 인상주의의 거장 클로드 모네가 만년에 그린 <수련이 있는 연못>(1917~1920)을 국내 처음으로 전시한다. 제2부 ‘저의 수집품을 소개합니다’는 수집품에 담긴 인류의 이야기를 네 가지 주제로 나누어 살펴보는 공간이다. 첫 번째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은 조선시대 산수화와 현대 회화를 함께 전시하여 자연이 영감의 원천이었음을 보여주며, 두 번째 ‘자연을 활용하는 지혜’에서는 인간이 흙과 금속을 활용하여 만들어낸 토기와 도자기, 금속공예품을 전시한다. 세 번째 ‘생각을 전달하는 지혜’에서는 종교적 깨달음과 지식이 담긴 불교미술과 전적류를 전시한다. 이 가운데 고려불화는 첫 2개월 간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고려 14세기), 다음 2개월은 <천수관음보살도(千手觀音菩薩圖)>(고려 14세기, 보물)를 선보일 예정이며, 전적류에는 <초조본 현양성교론(初雕本顯揚聖敎論)>(고려 11세기, 국보), 금속활자로 인쇄한 초간본 <석보상절(釋譜詳節) 권20>(조선 1447~1449) 등 귀중한 옛 책이 소개된다. 네 번째 ‘인간을 탐색하는 경험’에서는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 된 개인의 주체적 각성을 예술품으로 살펴보고,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함께 경계를 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공유한다. 마지막 공간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문화사랑 정신과 수집 철학을 어록과 영상으로 전달하며, 맺음 한다. 한편, 4개월 간 진행되는 전시 기간 중 1개월마다 주요 서화작품은 교체하여 선보인다. 지난해 고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에 2개월 간 전시되었던 <인왕제색도>와 <추성부도>는 오는 10월 4일 개최 예정인 국립광주박물관 고 이건희 회장 기증전에서 선보일 예정이여서 빛에 쉽게 손상되는 고서화를 보호하고자 개막 1개월 동안만 선보이며, 박대성의 <불국설경>(1996), 이경승의 <나비>(1919) 등도 순차적으로 매월 교체하고 각 전시품에 어울리는 영상물로 사계절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은 오는 8월 28일까지 개최한다. [허중학 기자]
[전시] 근.현대 역사가 깃든 운경고택, 최정화 작가 일상의 공예품으로 새 숨결
[전시] 근.현대 역사가 깃든 운경고택, 최정화 작가 일상의 공예품으로 새 숨결
[서울문화인] 사직단을 끼고 인왕산을 오르는 언덕길에 위치한 고택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조선 14대 왕 선조의 후손이자, 제12대 국회의장 운경(雲耕) 이재형(李載灐, 1914~1992) 선생이 1992년 작고할 때까지 39년간 거주하였던 운경고택(종로구 인왕산로 7)이다. 이곳에서 지난 15일부터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최정화 작가와 함께하는 <최정화: 당신은 나의 집>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운경고택은 조선의 역사와 개인의 역사가 함께하던 곳이었다. 이곳은 조선 14대왕 선조의 아버지인 덕흥대원군이 살던 곳으로, 선조가 왕이 되자 사당을 지어 조상의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후 선조의 일곱째 아들인 인성군의 후손인 운경은 이곳이 도정궁(임금의 친족에 들어와 임금이 된 사람의, 임금이 되기 전의 시기. 또는 그 시기에 살던 집)터의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고 조상의 체취가 남아있는 이곳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였다. 현재 이곳은 1993년 설립한 비영리 공익 (재)운경재단(이사장 강창희)이 장학 사업과 사회 공헌 사업을 비롯해 운경고택을 활용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운경 선생 작고 이후 한동안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그러다 2019년부터 갤러리로 활용되면서 일반인에게 공개되고 있다. 갤러리로 활용되면서 2019년 장응복, 하지훈 디자이너와 진행한 <차경 借景, 운경고택을 즐기다>를 통해 전통 한옥의 우수성과 운경의 철학을 대중과 나누었고, 2021년에는 플로리스트 무구를 초청하여 운경고택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한 <운경미감 雲耕美感 20201, 꽃, 집>을 진행하였다. 이번 전시는 올해 운경 이재형 30주기와 최정화 작가의 활동 30주년이 맞물려 있는 해로 운경재단은 최 작가와 최영 소설가와 함께 2년여에 걸쳐 기획하여 선보이는 전시이다. 1990년대 이래 한국 현대미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작가 최정화는 다양한 일상적 물건들을 집적하거나 재배치함으로써 공예의 예술화 작품을 진행해온 만큼 이번 전시는 삶의 공간이었던 운경고택에 일상의 공예품을 각 공간의 쓰임새와 어우러짐이 그대로 스며지게 구성하였다. 고택에 들어서면 낡아 버려진 손수레, 플라스틱 바구니와 의자, 찌그러진 밥그릇, 누군가 덮던 이불 등이 최 작가의 30년간 작업해온 24점의 작품이 고택 곳곳에 가득하다. 언 듯 이것들은 400년 역사의 고택과 괴리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하다. 하지만 괴리감 보다는 30년간 삶의 손길이 멈춰진 공간에 다시 지나간 생명을 불어넣듯 그 아쉬움을 달래는 것 같다. 이미혜 운경재단 상무는 “대한민국 격동기 수십 년간 손님을 맞느라 분주했던 운경고택이 이제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새로운 손님들을 맞이하고자 한다”고 밝혔듯 시공을 넘나드는 오브제의 반복과 축적으로 직조된 최 작가의 작품들은 근대의 역사를 오롯이 담고 있는 운경고택에서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물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듯하다. 또한, 최영 소설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메타픽션’ 형태로 소설 <춘야(春夜)>를 써 내려갔다. ‘복지오’라는 한 인물이 봄밤에 운경고택을 방문하여 겪게 되는 환상적이고 경이로운 이야기를 최정화의 전시작품과 운경고택의 풍경을 버무려 그려내고 있다. <춘야>는 전시 관람객에게 전시용 도록 대신 소설책 한 권씩 나눠주고 한옥 어디서든 차분히 앉아 읽을 수 있게 했다. 이번 전시는 6월 17일까지 진행되며 하루 5회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은 회당 16명으로 제한하고 1시간 20분의 관람 시간이 주어진다. 또한, 전시와 연계된 공공예술 프로젝트, 교육 프로그램 및 소외계층을 위한 놀이형 공예 워크샵도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에 서 있는 우리, 공존의 미래를 모색
2022부산비엔날레, 물결 위에 서 있는 우리, 공존의 미래를 모색
[서울문화인] 2022부산비엔날레가 《물결 위 우리(We, on the Rising Wave)》를 주제로 오는 9월 3일부터 11월 6일까지 65일간 개최된다. 올해 전시 주제인 ‘물결’은 오랜 세월 부산으로 유입되고 밀려났던 사람들, 요동치는 역사에 대한 표현이자, 세계와의 상호 연결을 의미하며, 또한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는 기술 환경의 전파에 대한 은유이면서 해안 언덕으로 이루어진 굴곡진 부산의 지형을 함축하는 의미로 ‘물결 위 우리’는 이러한 지형과 역사 위에서 각 개인의 몸이 그 환경과 긴밀히 엮여 있음을 드러내며, 유동하는 땅을 딛고 미래를 조망하는 상황을 담고 있다. 이번 부산비엔날레에서는 근대 이후 부산의 역사와 도시 구조의 변천 속에 새겨지고 감추어진 이야기를 돌아보고, 세계적 팬데믹으로 단절된 구조 속에서 부산으로부터 출발하여 이를 전 지구적 현실과 연결 지어 이주, 노동과 여성, 도시 생태계, 기술 변화와 공간성을 중심으로 부산의 구체적인 사건과 상황을 참조하고 이와 연결된 다른 지역의 이야기를 함께 살핀다.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 감독인 김해주 감독((1980, 부산, 전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은 “부산의 뒷골목 이야기가 세계의 대도시와 연결되고, 교차하고, 반복되는 구조를 통해 각기 다른 현재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제안하고, 나아가 서로 다른 우리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단단하게 물결을 딛고 함께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부산비엔날레도 부산의 역사와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원도심을 중심으로 전시의 장소를 선택, 낙동강 하구 을숙도에 위치한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하여 부산항 제1부두, 영도와 초량 등 4개의 공간이 활용된다. 부산항 제1부두는 전쟁과 식민 통치 등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주요 역할을 하며, 근대화 산업의 발원지로서 경제 성장과 노동, 이주의 문제와도 아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시설로 제1부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피란 수도 부산’을 등재를 추진하기 위한 핵심 시설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북항 재개발에 포함되지 않고, 원형을 보존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이후의 사용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태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서 사용하는 제1부두의 창고는 1970년대에 지어진 것으로 그 면적은 4,093m²에 달해 부산현대미술관에 이어 주 전시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까지 민간 출입이 통제되었던 부산항 제1부두 창고 부지가 2022부산비엔날레 개막을 기점으로 일반에 첫 공개 될 예정이라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도는 부산항 인근에 위치하여 1930년대부터 조선공업의 중심지로서 한국의 경제 성장 동력을 이끈 중요 도심지이자, 전쟁 당시 피난민과 실향민의 터전으로 많은 애환을 목격한 장소이다. 한국 최초의 근대조선소가 지어진 이래 깡깡이 아지매들의 선박 노동과 제주도에서 이주해 온 영도 해녀들의 삶 그 자체로 ‘이주’와 ‘노동’의 단편을 모두 여실히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2000년대 조선업 쇠퇴 이후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는 송강중공업(과거 조선소의 벤더업체로 선박의장품, 조립금속품, 산업기계 등을 제조)의 폐공장 건물이 이번 2022부산비엔날레의 전시 장소로 활용된다. 초량의 산복도로에 자리할 전시 장소는 부산의 근간을 지탱해온 사람들의 삶이 가장 잘 녹아 있는 ‘집’을 선택했다. 집과 언덕, 산복도로의 형태는 부산의 지형과 거주의 특징을 보여주며, 지역 공동체와 이주, 노동과 연결되어 있다. 거주민들의 애환이 담긴 산복도로 마을의 골목길과 집들은 2000년대 이후 일부 재개발이 진행 중이며, 바다를 바라보던 그들의 경관을 고층 빌딩들이 막아서면서 이제는 그 풍경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이 마을의 친밀한 규모와 복잡한 네트워크는 부산의 역사적 도시 경관과 부산의 사회 문화적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인 강한 공동체 의식의 토대가 되며, 오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소로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 4일 가진 설명회에서 조직위는 2022부산비엔날레 전시 방향과 흐름을 가장 잘 표현 할 수 있는 작가 일부를 공개했다. 이번 공개에는 7명(팀)의 한국 작가와 5명의 해외 작가가 포함되었으며, 연령대 또한 30대부터 70대까지 고루 분포되었다. 1차 공개된 한국 작가 김성환은 이주의 역사에 관한 관심으로 한인들의 첫 공식 이주지인 하와이에서 리서치를 진행해 왔다. 이번 비엔날레에는 신작을 포함한 연작을 소개할 예정이다. 부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이인미는 부산의 사라져 가는 장소나, 지역의 건축적 특수성 및 고유성을 흑백 사진으로 담아오고 있다. 이어 해외 작가 중 나이지리아 출신 오토봉 엥캉가(Otobong Nkanga)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 역사와 땅의 의미를 탐구하는 설치와 퍼포먼스 작업을 제안하녀, 주변 도시 환경을 반영한 대담하고 유쾌한 설치 작품을 만드는 영국 출신의 필리다 발로(Phyllida Barlow)는 부산의 도시 풍경과 산업 및 건축의 재료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감민경, 김주영, 남화연, 라이스 브루잉 시스터즈 클럽, 이미래, 히라 나비(Hira Nabi), 로르 프루보(Laure Prouvost), 미카 로텐버그(Mika Rottenberg) 등이 1차로 이름을 올렸다. 김해주 감독은 올해 비엔날레에 참가할 작가는 오는 6월경에 최종 결정될 예정이며, 참여 작가는 지난 비엔날레와 비슷한 60명 대 내외로 선정될 것이라 밝혔다. [허중학 기자]
[전시] 10년 만에 선보이는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전시] 10년 만에 선보이는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서울문화인] 송은문화재단이 2021년 8월, 신사옥 개관을 기념해 건축사무소 헤르조그 & 드 뫼롱과 협력 기획한 특별전과 《제21회 송은미술대상전》에서는 본선에 오른 작가 20인의 신작을 선보인데 이어 4월 6일부터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Past. Present. Future.》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소장품전은 2012년에 개최한 《Testing Testing 1.2.3 : 송은문화재단 소장품전》 이후 10년 만에 선보이는 전시로 송은문화재단이 미술계 젊은 인재들의 활동을 지원하며 소장하게 된 김세진, 김영은, 김우진, 김은형, 김준, 김준명, 김지평, 박보나, 박준범, 신정균, 이세경, 이은우, 이재이, 이진주, 정소영, 최성임, Orange Miner(고재욱) (가나다순) 작가의 작품 일부와 고미술 소장품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전시의 구성은 과거, 현재, 미래가 나열되거나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간에 과거, 미래가 교차되는 지점이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고려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회화∙공예∙서예, 동시대 작가들의 벽화∙조각∙영상, 그리고 미래를 바라보는 NFT 작품을 선별해 과거부터 흘러온 한국 미술의 흐름과 의미를 따라 조명한다. 이는 기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선보여온 장르, 시대 이런 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모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송은문화재단은 이런 방식으로 기획한 것은 한국 미술사의 회고, 전통적인 소재와 표현기법에 대한 실험을 이어가는 동시대 작가들, 예술의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NFT 작업을 선보이며 동양적 세계관을 평행 교차하는 시간성에 녹여내고자 이런 방식으로 전시를 구성하였다고 한다. 한편, 이번 전시와 연계하여 송은문화재단의 전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국내 작가 8인(고재욱, 김세진, 김우진, 박보나, 박준범, 신정균, 이재이, 정소영)이 참여하는 스크리닝 프로그램이 이번 전시 기간 동안 진행되며, NFT 작품과 관련하여 온라인을 통한 미술 작품 패러다임의 변화를 미술계 인사들과 함께 논의하는 NFT 토크와 더불어, 병풍, 족자 등 고미술을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방식에 관해 전시 참여 작가 김지평의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될 예정이다. 토크 프로그램 상세일정 및 내용은 추후 송은 공식 웹사이트 및 SNS를 통해 공유할 예정이다. 전시는 5월 14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실감형 미디어로 그려낸 수호신 호랑이
국립민속박물관, 실감형 미디어로 그려낸 수호신 호랑이
[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이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선보였던 《호랑이 나라》 특별전에 이어 두 번째 호랑이 전시로 실감형 미디어 전 《호랑이 神(신) 나다》를 새롭게 개막하였다. 지난 특별전에서 호랑이와 관련된 유물들을 선보였다면, 이번 전시는 다채로운 실감형 미디어와 체험을 통해 호랑이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관람객에게 전달하는 전시로 예로부터 산신으로 여겨왔던 호랑이의 활약과 호랑이가 지닌 상징적 의미를 실감형 미디어로 담아내었다. 전시는 1부 감상형 콘텐츠(5분)와 2부 체험형 콘텐츠(5분)로 나뉘어져 있으며, 매 시간마다 4회(정각·15분· 30분·45분) 진행된다. 먼저 감상형은 벽면과 중앙, 바닥면까지 총 6면에 ‘호랑이가 탄생하여 숲의 생명을 일깨우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나쁜 액운을 막아주며 산신(山神)으로 좌정하는 과정’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담아냈다. 우리나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했던 호랑이의 용맹함을 생활 속 물건에 표현했던 옛 사람들의 모습도 친근한 분위기의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냈다. 이어 체험형에서는 혼례가 펼쳐지고 있는 조선시대의 가옥을 배경으로 곳곳에 숨어있는 호랑이를 관람객이 직접 찾아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관람객의 터치에 반응하여 등장하는 호랑이는 모두 국립민속박물관 호랑이 관련 소장품의 모습을 본 따 만든 것으로, 옛 사람들의 생활 속 곳곳에 자리했던 호랑이의 모습을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호랑이의 활약을 담은 실감형 미디어 전시《호랑이 神(신) 나다》는 오는 7월 4일(월)까지 기획전시실 2에서 만나볼 수 있다. [권수진 기자]
국립중앙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불교조각품 소개
국립중앙박물관,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불교조각품 소개
[서울문화인]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 상설전시관 3층에 위치한 세계문화관 일본실에서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불교조각품 5점이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5점의 불교조각품은 일본 불교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밀교, 정토교, 신불습합까지 다양한 불교조각품으로 구성되어 일본 불교 조각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일본의 불교미술은 초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았으나 9세기부터는 일본의 독자적인 양상을 나타낸다. 이 무렵부터 주문과 의식으로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밀교(密敎)와 서쪽의 극락정토(極樂淨土)에서 다시 태어나게 해달라고 비는 정토교(淨土敎) 신앙이 성행했다. 여기에 일본 고유의 신앙과 불교가 합해진 신불습합(神佛習合)은 한국과 중국에서는 없는 일본의 독특한 불교문화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조각품들은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불상이라 하겠다. 세계문화관 일본실, 인도·동남아시아실 봄 정기 교체 또한, 세계문화관 일본실과 더불어 인도․동남아시아실의 전시품도 일부 교체하여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일본실에서는 일본 고전문학의 주요 소재인 우지강이 흐르는 다리 아래 버드나무와 물레방아를 표현한 <유교수차도(柳橋水車圖)>와 600년 전 이상적인 봄 풍경을 그린 수묵산수화, 그리고 에도(도쿄의 옛 이름)에서 교토로 떠나는 여정을 담은 채색판화 『도카이도 53 역참』 등이 새롭게 소개되고 있다. 인도·동남아시아실에서는 인도 회화와 동남아시아 불교조각품 일부를 교체 전시한다. 자이나교 신도들의 순례 체험을 위한 그림과 인도의 대표 서사시 『라마야나』의 한 장면을 그린 그림 등을 선보인다. 이 외에도 동남아시아 불교조각 코너를 14~15세기 티베트와 네팔 등 히말라야 지역의 불교조각으로 교체하여 다양한 지역의 불교조각을 감상할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세계문화관은 연중 무료 관람이며, 도쿄국립박물관 소장 일본 불교조각품 특별 공개는 2023년 10월 9일까지 진행된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