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판화전문박물관 ‘고판화박물관’ 소장품 중국에서 전집으로 발간된다.
[서울문화인]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한선학 관장)이 소장하고 있는 판화가 중국 최고의 고판화 학자인 주심혜 선생(전 북경 수도 도서관 부관장) 주선으로 북경시에서 운영하는 북경연산燕山출판사(사장 하염夏艳)에서 대형 컬러 8권 전집으로 발간하기로 했다고 알려왔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은 국내 유일의 판화전문박물관으로 국내외 동아시아의 다양한 옛날 판화를 6,000여점 수집하여 60여 차례의 특별전시와 연구, 교육 등을 통해, 세계적인 고판화 전문 박물관으로 높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17일 중국 북경 류리창에 있는 북경연산출판사에서 계약을 마친 한선학 관장은 “한국 고판화박물관 유물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마련되면서 동아시아 인쇄문화의 꽃인 고판화 문화가 활짝 피는 초석이 마련되었다.”며 “이러한 결과는 30여 년간 모은 한국, 중국, 일본, 티벳, 몽골, 베트남 등 동 아시아 고판화 유물 6,000여점의 다문화적인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일이다.” 라고 밝혔다.
‘한국고판화박물관장품집’의 발간은 박물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는 고판화박물관 노력의 결실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판화가 대중들에게 조명을 맞지 못하는 현실에서도, 고판화박물관은 세계에서 유일한 원주 세계고판화문화제를 14년 동안 꾸준히 열면서 국가별, 장르별로 열린 다양한 고판화 특별전과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의 학자들과, 전문가들의 다양한 교류 활동을 이어갔다.
또한, 박물관에서 제작된 30여종의 도록과 12여종의 학술지 등이 국내외에 알려지면서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이 중국에서 출판되어 한국을 비롯한 동 아시아 고판화의 아름다움을 세계 속에 전파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한 관장은 그러면서도 “이러한 활동이 지속되었던 것은 12년 동안 연속 선정된 문화재청 생생문화사업을 통한, 문화재청, 강원도, 원주시의 지속적인 후원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한국고판화장품집’이 중국에서 전집으로 출판되는 계기는 중국 역대 불교 판화 중 3천여 점을 정리한 ‘중국불교판화전집’(中國佛敎版畵全集)에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이 소장한 중국판화 100여점이 수록되면서, 고판화박물관의 유물의 가치가 중국에 알려지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2019년 12월에 북경연합출판공사에서 한국 고판화박물관 소장품을 대형 컬러 상하권 2권으로 발간하기로 계약하면서였다.
하지만 이 계약은 4년간 지속된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폐기되었으며, 이를 아쉽게 생각하여 팬더믹 이후 4년 만에 지난 6월 북경에서 만난, 한선학관장과 주심혜선생 마문대선생, 북경연산출판사와 북경연합출판공사 공동 대표인 하염대표 등이 의기투합하여 중국 고판화만을 다루지 말고 한국, 일본, 티벳, 베트남 등 동 아시아 고판화가 발전되었던 국가와 다양한 장르로 발전한 고판화를 확대하여 8권의 전집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잠정 합의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되어 8월 17일 계약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들어난 전집의 규모는 권당 400쪽 내외에 달하는 대형 채색 도록으로 8권으로,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그동안 수집한 유물 6,000여점에서 선별되어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국가별로 이루어지며, 전적에 들어있는 삽화판화와 탱화 형식의 거는 판화인 종교판화, 판화로 만들어진 한국의 민화, 중국의 연화, 일본의 우키요에와 오츠회, 베트남의 동호, 향총 판화를 비롯한 민간판화, 판화를 찍었던 판목을 비롯하여, 판목으로 인출한 판화 등 장르별로는 크게 네 부분으로 실릴 예정이다.
수록될 대표적인 소장품으로는 한국 국가 보물로 강원도에서 추천하여 문화재청에 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2점을 비롯하여, 이미 지정된 강원도 문화재 7건을 비롯하여, 중국 소장품으로는 세계 유일본으로 인정받는 명나라 헌종(憲宗) 성화(成化) 13년(1477) 판각 불정심다라니경(佛頂心陀羅尼經)과 오대산성경전도 등이 있으며, 일본 판화로는 고려시대 오백나한도를 에도시대에 판각한 대형 오백나한도 판화와 관경만다라를 찍었던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판목 중 하나로 평가받는 관경만다라 판목 등 다양한 작품들이 수록될 예정이다.
이 전집은 1년 6개월의 편집과 제작 기간을 거쳐 만들어질 예정이며, 이번 전집의 주편을 맡은 마문대선생(북경수도도서관 관원)은 “중국 출판사상 한국, 중국, 일본 등 동 아시아 고판화가 발전하였던 국가의 유물이 함께 실리는 최초의 출판 기획으로 고판화사에 남을 중요한 출판물로 기록 될 것이며, 이는 한국고판화박물관의 한선학 관장이 30년 전부터 동 아시아 유물을 국가를 망라하여 다문화적으로 수집하였기 때문에 가능 한 일이라고 평가하였다.”
중국에서 최근 발행되는 대형 출판물들이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소장되는 추세에 따라 세계 곳곳에 소개될 예정이며, 출판저작권료로 한화 2억 5천만 원에 상당하는 200세트를 한국고판화박물관에 현물로 주는 계약에 따라 한국의 유수 도서관과 박물관에도 소개될 수 있는 길이 열릴 예정이다.
이 계약을 성사한 당사자인 북경연산출판사 하염사장은 “이 전집에 순조롭게 편집되고 제작되어 인쇄 문화의 꽃인 동 아시아 고판화가 세계에 알리는 계기되고 이를 통해 미술사, 서지학, 판화사를 연구하는 학자들과 판화작가들을 비롯하여 판화를 사랑하는 세계 애호가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사랑 받는 출판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