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인] 국립민속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 중에 한 곳이 학교, 음악다방, 만화방, 연쇄점, 사진관 등 1970년대 거리를 재현한 야외전시장 ‘추억의 거리’이다. 박물관에 행사가 있을 때는 평소에는 닫혀있던 이곳도 다양한 행사의 한 곳이 되면서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로 분비 던 곳이었다.
그러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한동안 주춤했던 ‘추억의 거리’가 다시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은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추억의 거리에서 체험행사를 지난 7월 22일부터 오는 10월 30일까지 운영한다.
지금은 사라진 음악다방은 1970년대 젊은이들이 음악을 듣고, 차를 마시며 친구를 만나는 인기 만점의 복합문화공간이었다. 특히 멋진 DJ(디스크자키)에게 애창곡을 신청하여 듣는 묘미는 가슴을 설레게 하였다. 이를 재현한 추억의 거리 ‘약속다방’에서는 7080 음악 신청곡 체험을 통해 그때 그 시절 유행과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달달한 다방커피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레트로 감성 가득한 만남의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은 개인에 대한 기록이자, 시대에 대한 기록이다. 추억의 거리 사진관 ‘창신사장’은 1970년대 생활 모습이 고스란히 담긴 결혼사진, 졸업사진, 가족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더불어 1970년대 사진관처럼 풍경화 그림판을 배경으로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볼 수 있는 체험과 영수증 용지에 흑백사진을 찍어 가져갈 수 있는 영수증사진기가 마련되어 있어 다채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한다(1인 1장).
요즘은 웹툰으로 대변되고 있지만 만화는 여전히 인기가 있다. 1970년대에 만화책은 최고의 오락거리로, 만화방은 하굣길 어린이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곳이었다. 추억의 거리 ‘고바우 만화방’은 그 시절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다양한 만화책이 비치되어 장년들에게는 아련한 추억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가족·친구와 함께 장기와 바둑을 둘 수 있는 놀이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도시의 풍경이 변하면서 사라진 것이 바로 골목이다. 당시 동네 골목은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터였고 이곳에서는 모두가 친구였다. 누군가 엄지를 치켜세우고 “○○놀이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를 외치면 차례로 엄지를 붙잡고 무리가 되어 놀이를 즐겼다. 추억의 거리 골목 곳곳에도 사방치기, 오징어놀이, 고무줄놀이, 비석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와 같은 정겨운 골목놀이가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물자가 풍족하지 못했던 1970년대만 하더라도 우산은 고쳐서 다시 쓰는 귀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점차 삶이 풍족해지면서 흔해진 우산은 살이 부러지거나 망가지면 바로 버려지게 되었고 이를 고쳐서 쓰는 일은 점점 더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추억의 거리 ‘학교’에서는 무엇이든 아끼고 다시 사용하고자 했던 70년대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아보는 우산 수리체험을 진행한다. 체험은 매주 토요일 13시부터 17시 30분(15:00~15:30 휴식)까지 선착순 접수로 운영되며, 접수된 우산 상태에 따라 체험 인원과 소요시간은 달라질 수 있다.
이곳의 풍경은 사실 대부분 사라지고 중, 장년들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공간들이다. 이번 여름휴가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국립민속박물관 추억의 거리를 찾아, 1970년대로 시간여행을 떠나 아이들과 추억을 공유해 보는 것은 어떨까 [허중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