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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인]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관은 서울관과 달리 꼭 미술작품 관람을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잠시 도심을 벗어나 또 다른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놓치고 지나치는 공간이 바로 옥상정원이다. 이곳 옥상정원은 2층에 조성된 원형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탁 트인 외곽의 관악산, 청계산, 과천저수지 등 주변의 수려한 자연풍광을 조망할 수 있어 숨겨진 명소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자연 속에 자리 잡은 국립현대미술관이 과천관 특화 및 야외공간 활성화를 위해 중장기 공간재생 프로젝트로 지난해 과천관 3곳의 순환버스 정류장에 조성된 ‘예술버스쉼터’에 이어, 올해는 공간재생 두 번째 프로젝트로 미술관 최고층인 3층의 ‘옥상정원’을 새로운 감각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과천관의 옥상정원은 중앙로비에 자리하고 있는 백남준의 ‘다다익선’을 따라 원형 길을 따라 올라가면 나타난다. 옥상에 들어서면 360도 캐노피(canopy·덮개) 구조물을 만나게 된다.
일정 간격으로 늘어선 파이프는 방향에 따라 높이를 달리하면서 주변의 풍경에 따라 리듬감을 더하는 이 구조물은 MMCA 과천프로젝트(MMCA Gwacheon Project) 당선작으로 설치된 조호건축(이정훈)의 <시간의 정원 Garden in Time>이다. 이 구조물은 단순한 구조물이하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작품에 투영되는 빛과 그림자의 변화를 통해 ‘자연의 순환’, ‘순간의 연속성’, ‘시간의 흐름’을 시각화한 구조물로, 자연의 감각과 예술이 공명하는 시공간을 펼쳐낸다. 또한, 야간에는 조명을 통해 주변에 새로운 야경을 제시한다.
이정훈 작가는 “이곳 옥상 공간이 관람객에게 과천관을 둘러싸고 있는 드넓은 산과 물, 자연을 눈으로 감상하는 것에서 나아가 ‘만약 시간에 물성이 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로 드러날 것인가?’라는 생각에서 그는 빛, 그림자, 바람 등 공감각적 경험을 통해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물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그간 관람객의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옥상 공간의 장소적 특수성을 살려서, 새로운 경험적 공간으로 재생하는데 가치가 있다”며, “관람객이 전시의 여운을 누리면서‘자연 속 미술관’을 예술적으로 향유하는 새로운 쉼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도 이번 프로젝트의 후보에 올랐던 4팀(김이홍, 박수정 & 심희준, 박희찬, 이석우)이 해석한 옥상정원 제안작도 프로젝트 기간 중 옥상정원 입구에 마련된 아카이브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유튜브 채널에서도 만날 수 있다. [허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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